*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리뷰는 셋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세 번째 편입니다.
동급생 PC-엔진판은 PC-엔진 게임 중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인 티가 납니다.
PC-엔진의 스펙으로는 동급생의 모든 걸 담기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래픽도 그다지 나빠지지 않았고, 음성도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고,
'여름색의 신데렐라'라는 오프닝곡과
'안녕, 여름 날'이라는 엔딩곡도 들어 있습니다.
콘솔 게임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H씬은 짤렸습니다.
하지만, <드래곤나이트>시리즈에 비하면 상당히 많이 보여주는 편입니다.
성인 등급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진도가 나갑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PC-98판에는 없는 추가 CG도 존재합니다.
특히, PC-98판 엔딩은 모두 H씬으로 끝나기 때문에
PC-엔진판에서는 옷을 입은 장면으로 수정하거나, 아예 새로 만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세가 새턴판입니다.
세가 새턴판은 기본적으로 PC-엔진판을 기반으로 만들었습니다.
달라진 점이 많지는 않지만 퀄리티는 크게 향상되었는데,
PC-엔진보다 세가 새턴의 사양이 훨씬 괜찮았기 때문입니다.
위의 CG가 PC-엔진판, 아래 CG가 세가 새턴판입니다.
두 기종의 그래픽 차이가 제대로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세가 새턴은 가정용 콘솔로서는 독특하게도 성인용 게임을 취급했습니다.
동급생 세가 새턴판의 경우도 H씬의 중요 부분은 짤렸습니다만,
PC-엔진판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까지 합니다.
PC-엔진판과 세가 새턴판의 또 다른 특징은 신 캐릭터의 등장입니다.
타카노 미도리입니다.
상당히 화려한 복장을 하고 있지만, 저 모습은 설정입니다.
사실은 학교에서 조용하고, 존재감 없는 캐릭터로
활발한 주인공을 동경하는 소녀입니다.
지갑 속에 주인공이 난동부리는 사진을 넣어두고 있죠.
호리 마스미입니다.
여경 캐릭터로 주인공과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아무에게나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다니는 주인공조차도
한 수 접고 들어갈 정도로 기가 센 여성이기도 합니다.
사쿠라기 쿄코입니다.
사쿠라기 마이의 여동생이죠.
친언니인 마이와는 동시공략이 당연 불가능합니다.
쿄코는 일부러 마이의 데이트와 비슷한 시간대에
주인공과 데이트 약속을 잡습니다.
주인공이 마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험한 것인데,
마이와의 데이트를 펑크내고 쿄코에게로 가면 쿄코가 당황하면서 도망갑니다.
동급생 Windows판입니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엘프는 PC-98시절의 명작들을
Windows용으로 옮기는 작업을 수행했고,
동급생 역시 그 작업의 일환이었습니다.
시스템에는 많은 수정을 가했습니다.
본래 동급생은 수면 시 세이브를 하는 시스템으로서
그것은 Windows판에서도 딱히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급생2>나 <취작>처럼 일기장을 모아서 세이브 슬롯을 늘리는
시스템이 생겨났습니다.
또한, 8시간의 취침이 강제되었던 PC-98버전과 달리
1시간에서 8시간까지 취침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또한, 스크립트가 굉장히 많이 변했습니다.
대화의 맥락만 비슷하고 세부적인 대화 내용은 크게 변화했습니다.
선택지 역시 많이 변화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선택지가 나오는 타이밍마저 달라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벤트나 CG 역시 추가되었습니다.
엔딩의 경우도 완전히 바뀌었는데,
H씬이 사라지고, 후일담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부분을 비판하는 사람을 많이 봤는데,
저는 오히려 이쪽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PC-98판 엔딩은 순진한 캐릭터들의 파격적인 변화가 매력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엔딩이 너무 짧고, 내용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Windows판이 내용이 길고 더 여운이 있는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엔딩곡이 흐를 때 나오는 장면도
Windows판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달리, 저는 동급생 Windows판은
엘프사의 일부 리메이크들과 달리 잘 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작보다 Windows판이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원작을 거의 그대로 갖다 붙였을 뿐인 다른 게임 리메이크들과 달리
리메이크만의 매력을 만든 것이 마음에 듭니다.
원작을 거의 그대로 갖다 붙였을 뿐인 다른 게임 리메이크들과 달리
리메이크만의 매력을 만든 것이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으로, 동급생 오리지날판입니다.
DMM에서 2007년에 출시되었습니다.
동급생 Windows판에서 변화했던 스크립트와 엔딩을
PC-98판의 스크립트와 엔딩으로 바꾼 버전입니다.
맵은 Windows판의 맵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일기장을 모으는 방식은 사라지고 그냥 평범한 세이브 방식이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추가된 부분이 많았던 Windows판과 달리
오리지날판은 추가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확인한 것에 한해서는 PC-98판에 비해 오리지날판은
고작 CG 2개가 더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게다가, 그 추가된 두 CG는 Windows판에 있는 CG입니다.
다시말해, 새롭게 추가된 CG가 단 한 장도 없습니다.
PC-98판에 있다가 Windows판에서는 사라진 CG를 복구한 게 몇 장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음성도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한참 옛날에 나왔던 PC-엔진판에조차 음성이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날판은 그야말로 오리지날로 음성이 없습니다.
Windows판의 음성은 대사가 다르기 때문에 못 가져올 테고,
콘솔판의 음성은 뭐, 기술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저작권적인 문제도 있고,
세월도 많이 변했으니까 가져올 수 없었겠지요.
그렇다고 2007년에 나온 미연시가 음성이 없다는 건 심하지 않습니까?
옛날에는 음성이 없는 미연시도 많았고,
일단 발매부터 하고 나중에서야 보이스 패치가 따로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내 인터넷에 불법복제로 돌아다니던 모 게임같은 경우는
용량문제로 음성을 제거한 버전으로 돌아다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7년에는 이미 음성이 있는 미연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CG도 추가 안 되었고, 음성도 없습니다.
오리지날판이라는 그럴싸한 이름 하에 너무나도 성의가 부족했습니다.
동급생의 캐릭터를 이용한 마작 게임도 있습니다.
'마작 동급생'과 '마작 동급생 스페셜'이라고 합니다.
오락실 게임인데 코인을 뜯어내기 위함인지 난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다섯 판만에 미사에게 국사무쌍을 쳐맞았습니다.
이 중에서 마작 동급생 스페셜은 세가 새턴으로 이식되기도 했습니다.
탈의마작으로 H씬은 없지만
가정용 콘솔로서는 놀랍게도 상당히 은밀한 부위까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플레이스테이션에도 동급생 마작이 있습니다.
오락실 및 세가 새턴의 마작 게임과 달리 건전한 게임입니다.
마작 게임만 나오면 제가 할 말은 정해져 있는데
차라리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시리즈를 하시길 바랍니다.
<작급생>은 동급생 캐릭터만 나오는 게임이 아닌 관계로
이번 리뷰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총평하자면, 동급생은 엘프 사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90년대 초반 미연시의 상징입니다.
발매시기 대비 퀄리티는 압도적입니다.
지금 플레이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