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9일 일요일

리뷰 : 아라베스크 ~소녀들이 엮어낸 사랑이야기~(1994/4/13,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라베스크 ~소녀들이 엮어낸 사랑이야기~>입니다.



시스템은 단순한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어차피 게임오버도 없고 멀티엔딩도 없으니
그냥 적당히 선택하다 보면 엔딩을 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화면에 나온 캐릭터는 주인공인 앨리스입니다.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다짜고짜 숲속에서 H씬이 나오더니
남자가 앨리스를 숲속 한가운데에 있는 저택에 버려두고 혼자 떠납니다.



저택에는 가면을 쓴 저택 주인과 여러 여성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백합씬이 이 게임의 주요 내용입니다.


그래픽은 훌륭하지만 스토리나 볼륨이 너무 미흡합니다.
이 시기의 페어리테일 사의 게임은 대부분
꼭 H씬이 아니라도 스토리나 미니게임 등으로 즐길 거리가 있었는데
이 게임은 H씬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수준입니다.


숲 속 외딴 곳에 덩그러니 있는 저택과 가면을 쓴 남자,
무언가 미스테리한 설정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배경인데
내용이 너무 공허하게 흘러갑니다.
충분히 짐작가는 뻔한 스토리인데 두, 세시간 정도면 클리어 가능한 분량입니다.
공들여 만든 저택 분위기가 아깝습니다.



총평하자면, 실망스러운 게임입니다.
그래픽과 백합씬, 이 두 가지는 그럭저럭 괜찮게 평가합니다.
다만, 저 두 가지 장점은
20년도 더 된 게임을 플레이할 매력으로는 부족합니다.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제 입장에서는 거의 볼 것이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리뷰 : DEAD OF THE BRAIN2(1993/11/26,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이트메어 콜렉션의 <DEAD OF THE BRAIN2>입니다.
전작하고 시나리오가 이어져 있습니다.



포인트 클릭 시스템입니다만 전작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커맨드를 먼저 선택하고 화면의 특정 부분을 클릭해야 했던 전작과 달리
이 게임은 '이동' 이외에 별다른 커맨드가 없습니다.
<ELLE>의 경우처럼, 자동적으로 커서 이미지가 바뀌는 시스템은 아닙니다만
자동적으로 그때그때 커맨드가 바뀌는 시스템입니다.

한 가지 더 훌륭한 점은 마우스 포인트를 보조해주는 사각형 표시가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이 클릭하는 영역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게임 중에서 시스템적인 면에서는 가장 완벽합니다.
게임 진행이 수월하고 편리합니다.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죠.


다만, 스토리는 전작만 못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도 히로인도 전작과 똑같습니다.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한 번 살아남은 생존자가 또다시 주인공이라니
주인공도 참 운이 없습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좀 식상합니다.



신캐릭터도 추가가 되었지만, 히로인이 아닌 여성입니다.
늘 그렇듯이 사망자 수를 채워주는 역할이죠.
그동안 계속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사실 이 부분도 실망스럽습니다.
게임 시작할 때, 등장인물들만 봐도 누가 죽겠구나 하고 예상이 갑니다.
그리고 그 예상이 빗나가는 법이 없습니다.

패턴이 너무나도 뻔해서 충격이 덜 합니다.
한 번쯤은 살려줄 수 있잖아요.


스토리 면에서 비판을 더 하자면, 초반부에는 좀비는 등장 안 하고
블러디 폭스라는 양아치 집단과의 항쟁이 너무 길게 묘사됩니다.
물론, 스토리 전개 상 있어야 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밀도가 높았던 전작의 스토리와 달리 
좀비를 기다리는 플레이어를 다소 지루하게 만듭니다.



<DEAD OF THE BRAIN>시리즈는 1&2합본으로
PC-엔진 CD롬으로 발매되었습니다.

본래 PC-엔진 게임은 다른 가정용 게임기에 비해
성인 게임의 수정을 덜 하는 편이고,
<DEAD OF THE BRAIN>시리즈는 애초부터 서비스신이 많이 없는 게임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거의 수정되지 않은 채로 이식되었습니다.
특정부위만 겨우 가린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PC-엔진의 가장 마지막 게임이라고 합니다.
1999년도에 발매되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세가 새턴은 물론이고 
드림캐스트 출시보다도 이후에 발매된 PC-엔진 게임입니다.
하다못해, 망한 게임기인 PC-FX에라도 이식했다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수정이 거의 안 된만큼 딱히 할 얘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포인트 클릭 시스템과 게임패드 조작의 궁합입니다.

옛날에 <동급생>시리즈의 게임기 이식판을 설명할 때,
말했는지 말하려다 그만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포인트 클릭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마우스로 조작한다고 생각하고 짜여진 시스템입니다.
마우스로 조작할 때는 상당히 편합니다.
반면에, 게임패드로 커서를 조작하는 건 상당히 불편합니다.

특히, DEAD OF THE BRAIN시리즈는
갑자기 등장하는 좀비에 대항할 때, 클릭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마우스로 할 때는 널럴하게 할 수 있었던 행동을
게임패드로는 시간에 맞춰 끝낼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좀비가 쫓아올 때, 좀비에 대항할 무기를
2분정도만에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PC판에서는 문제없이 클리어했지만, PC-엔진판에서는 결국 클리어할 수 없었습니다.
제 손이 느려서일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PC-엔진판은 엔딩을 보지 못했습니다.



총평하자면, 결국 전작만 못했던 후속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전작의 주인공과 히로인 콤비가 후속작에서도 똑같은 역할을 맡았을 때부터,
이 게임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은 좀비 헌터나 프로 탐정이 아닌, 일반시민입니다.
도시가 좀비가 들끓었을 때, 갑작스러운 사건에 처음에는 당황하고 두려워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점점 용기를 내는 그런 스타일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반면에, 2편에서의 주인공은 두 번째로 닥친 똑같은 재앙에
당황하기도 뭐하고, 두려워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프로도 아닌
어중간한 주인공이었습니다.

편리한 시스템과 충격적인 멀티 엔딩도 있었지만,
그 외에는 전작에 비해 좋은 점이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2017년 10월 15일 일요일

리뷰 : 마린필트(1993/3/12,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EAD OF THE BRAIN>에 이은 나이트메어 콜렉션 제2탄,
<마린필트>입니다.
전편 <DEAD OF THE BRAIN>은 좀비 아포칼립스를 소재로 하고 있는 반면,
마린필트는 복잡한 SF 설정따윈 버리고 단순하게 이야기 하자면,
에일리언같은 외계생명체의 습격입니다.


좀비물에 비해서 외계생명체의 습격을 소재로 다룬 에로게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외계생명체 습격을 소재로한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마브러브 얼터너티브>시리즈가 있지만 국제적인 군대를 조직해서
외계생명체와 싸우는 스토리로, 마린필트와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그 외에 외계인이 등장한다면,
여자로 모에화된 외계인이 지구를 찾아오는 내용이라거나,
마법소녀나 변신 미소녀와 싸워서 촉수로 이런 저런 짓을 하려는 외계인이나
뭐, 그런 것밖에 없죠.

모두 호러 서스펜스적인 분위기의 마린필트와는 거리가 멉니다.
마린필트는 지금 시점에서 봐도 꽤 희귀한 소재의 게임입니다.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DEAD OF THE BRAIN>과 같은
포인트 클릭 시스템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생명반응을 탐지하는 레이더가 있어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그 외에는 특별히 설명할 점은 없군요.

주인공을 포함한 일행 여섯 명은,
한 경비원이 살해된 연구소에서 숨바꼭질 놀이를 하기로 합니다.
살인범이 남아 있을지 모르는 연구소로 대담하게 들어가서
다 큰 어른들이 숨바꼭질이나 하겠다니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친구중 하나인 빌리가 숨바꼭질 도중에 살해당한 채로 발견됩니다.
비디오 카메라를 좋아했던 빌리가 죽기 직전 남긴 영상에는
정체불명의 외계생명체가 찍혀 있습니다.
주인공 일행은 이런 저런 지인의 도움을 받아서
외계생명체를 퇴치하기 위해 싸운다는 스토리입니다.



왼쪽에 있는 여자는 리나, 오른쪽에 있는 여자는 메이입니다.
중간에 있는 친구의 이름은 진으로 주인공을 제외한 남성 캐릭터 중에서는
그나마 비중있는 캐릭터입니다.



히로인인 메이는 사실 역할도 비중도 매력도 참 애매합니다.



오히려 리나가 더 눈에 띕니다.
애초에 꽤 미인이라는 설정이라서 친구 그룹에서 그녀를 마음에 둔 사람이 많고,
주인공과 적극적으로 외계생명체와 싸웁니다.
외관으로나 성격으로나 역할로 보나 정말 매력적입니다.

문제는 히로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이런 장르의 게임이 늘 그렇습니다.
히로인이 아니면서 매력적인 캐릭터는 반드시 사망으로 처리하죠.


어찌됐든 일부 친구를 잃었지만 주인공 일행은 격렬한 전투 끝에
외계생명체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외계생명체는 아직 어딘가에 남아 있습니다.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갈아 끼워야할 플로피 디스크가 아직 두 장이나 남아있습니다.
결정적으로 히로인이 아닌 여성 캐릭터, 리나가 아직 안 죽었죠.



정작 리나는 본인이 죽을 운명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모른 채,
주인공에게 적잖은 관심을 표현하며 사망 플래그를 세웁니다.
이대로 히로인 자리를 빼앗는다면 생존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주인공은 리나를 거절하죠.



평화를 즐기던 사람들 앞에 외계인은 갑작스럽게 다시 등장하고
주인공과 친구들은 외계인 퇴치를 위해 다시 한 번 뭉칩니다.



저번보다 격렬한 싸움이 이어집니다만, 결국은 주인공 일행이 승리합니다.



모든 사건이 종결된 후, 단 둘이서만 석양을 바라보는 엔딩에서 알 수 있듯이,
리나와 친구 하나는 그새를 못 참고 사망했습니다.


총평하자면, <DEAD OF THE BRAIN>만큼이나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다만, 외계생명체가 좀비만큼 공포를 주지 못하고,
스토리도 전반적으로 <DEAD OF THE BRAIN>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무엇보다, 전작에 비해 이렇다 할 발전된 점이 없는 것이 감점요인입니다.

캐릭터는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에 리나만 살려줬어도 좀 더 좋은 점수를 줬을 게임입니다.

2017년 10월 8일 일요일

리뷰 : DEAD OF THE BRAIN 〜사령의 비명〜(1992/4/1,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DEAD OF THE BRAIN 〜사령의 비명〜>입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공포시리즈인 나이트메어 콜렉션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포인트 클릭 시스템입니다.
양쪽에 있는 'LOOK', 'TALK' 등의 커맨드를 선택한 후에
중앙에 있는 화면에서 특정 포인트를 클릭하면 됩니다.
<극락 만다라> 못지않게 저를 열받게 한 부분이 있었지만
<극락 만다라> 리뷰에서 설명했으므로 다시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긴박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시간제한이 걸리고
특정 포인트를 클릭해야할 상황이 있습니다.
위의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머리에 총을 쏴야 하는데
안 그래도 시간도 촉박한데 클릭 판정이 엄격해서 계속 게임오버를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 덕분에 게임을 좀 더 스릴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무대는 미국으로 미국 공포영화 느낌이 나도록 만든 게임입니다.
주인공 이름은 콜이라고 하며 어느날 알고 지내던 박사가 자신을 찾아오라며
전화를 겁니다.

박사는 무려 죽은 자를 소생시킬 수 있는 '소생약'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아직 사람에게 실험해보지는 않았지만 키우던 고양이가 정말로 되살아 났다고 합니다.
다만, 소생한 생물은 갑자기 난폭해집니다.
나중에 나오는 사실이지만 인간이 소생하면
인간을 습격하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습격당한 인간들은
비슷한 증상으로 감염됩니다.
쉽게 말해, 좀비가 됩니다.
게임내에서는 사령으로 표현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좀비로 부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러던 중, 박사의 집에 갑자기 방문한 경찰이 난폭한 고양이 때문에 사망하게 되고
수습해보겠다고 경찰에게 소생약을 투여하자 경찰은 좀비가 되어
주인공과 박사를 습격합니다.
그리고 둘은 하필 공동묘지로 도망치다가 박사가 넘어지는 바람에 약을 쏟게 되고
공동묘지에 묻혀있던 시체들이 무더기로 좀비로 되살아나는
대참사가 벌어지게 됩니다.
주인공과 박사는 가까쓰로 주인공의 여자친구 시라의 집으로 대피합니다.



경찰에 전화해보지만 전화도 받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시라의 집에까지 좀비들이 들이닥칩니다.
심지어 이 좀비들은 총에 맞아도 죽지 않습니다.

주인공 일행은 경찰서로 도망쳐 보지만
경찰서에 있던 경찰들은 모두 사망한 상태였고
도시는 좀비 아포칼립스 상태가 되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좀비가 이렇게 빨리 퍼지는지
주인공 일행도 의문으로 생각하지만
어쨌든 주인공 일행은 경찰서에 있던 메시지를 토대로 생존자를 찾아 호텔로 갑니다.



다행스럽게도 호텔에는 생존자들이 모여 좀비를 퇴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과거 에어로빅 강사를 했다는 여자가 누님 포스로 주인공을 안내합니다.
히로인이 아니면 가차없이 사망시키는 페어리테일 사의 특기를 생각해 볼 때,
이 여성은 곧 시체로 발견될 거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주인공은 시라를 안전한 곳에 두고
조직의 명령에 따라 박사와 함께 호텔 2층에 있는 좀비 다섯을 퇴치하러 갑니다.
경찰서에서 좀비는 뇌가 약점이라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에
총으로 머리를 쏴 죽이면 됩니다.


순조롭게 좀비 넷을 죽였지만 마지막 좀비가 박사를 감염시킵니다.
박사는 인류를 위해 만든 소생약이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 냈다는 죄책감을 토로하며
좀비가 되기 전에 자신을 죽여달라고 주인공에게 부탁합니다.
주인공은 눈물을 머금고 박사를 죽이고,
마지막 좀비를 퇴치하러 갑니다.


그러나 마지막 좀비에게 역공을 당하게 되고,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좀비가 의외로 계략을 써서 공격한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다행히도 죽기 일보 직전에, 호텔에 숨어있던 저널리스트가 구해줍니다.

그리고 저널리스트에게서 정말 뜻밖의 사실을 듣게 되는데
좀비가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 한 달전이라고 합니다.
박사가 소생약을 인간에게 처음 사용한 것이 오늘밤인데
좀비는 한 달전부터 있었답니다.

어쩐지 좀비가 몇 시간만에 도시를 다 점령해 버려서 이상하긴 했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박사는 이미 사망해서 박사에게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주인공은 진실을 찾기 위해 박사의 집을 조사하기로 합니다.

여기까지가 초중반부의 스토리입니다.
뭐, 후반부는 터미네이터의 영향을 받은 이상한 마무리로 흘러가서 좀 아쉽습니다만
초중반부는 꽤 긴장감있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당시로서는 나름 괜찮은 그래픽,
흡입력 있는 스토리, 
좀비가 갑자기 등장해서 사람을 놀래키는 연출 등 상당히 장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하지만, 제가 게임을 추천할 때는 당시의 가치뿐만 아니라
지금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가를 고려합니다.
DEAD OF THE BRAIN은 당시로서는 멋진 게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좀비물은 역사가 긴 장르입니다.
이 게임이 나올 때인, 92년도에는 좀비물이 약간 주춤하던 시절이었지만,
10년 후에 영화 <28일후>나 <새벽의 저주> 등이 대박을 쳤고
영화, 만화, 게임 등에서 전반적으로 어마어마한 좀비 붐이 일어났습니다.
게임으로 한정해서 봐도 명작이라고 불리는 <워킹데드>시리즈를 비롯한
수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굳이 92년도의 이런 고전 에로게를 할 이유가 없을 정도입니다.

스토리면에서도 당시 에로게 기준으로는 독특한 스토리였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뻔한 클리셰로 점철되어 있는 스토리입니다.
뭐, 25년이 지난 시점에까지 통할만한 스토리를 게임에 요구하는 건 가혹합니다만
어쨌든 지금 플레이할 가치 측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차라리 에로한 장면이 스토리의 취약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간염>시리즈나
게임화된 소설인 <좀비가 넘치는 세상에서 나만이 습격당하지 않는다>같은 걸 
플레이하는 게 더 좋습니다.



총평하자면, 추천 작품 리스트에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상당히 고민한 작품입니다.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만일, 뒤에 나온 작품들인 <마린필트>나 <DEAD OF THE BRAIN2>가
이 작품보다 훌륭했다면 그쪽을 추천하고 이 게임은 추천을 보류했을 것입니다.

최근에 나오는 좀비물 에로게와 비교해서 장점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미친 과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스토리가 집약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모에한 장면이나 H씬 같은 게 쓸데없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미국 영화 느낌의 좀비물입니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당시 페어리테일 사는
다양한 시도와 그에 걸맞는 분위기를 만드는 점에서 최고인 회사였고
DEAD OF THE BRAIN은 그중에서도 가장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아슬아슬한 합격점으로 추천작으로 하겠습니다.

2017년 10월 1일 일요일

리뷰 : 극락 만다라(1993/10/29, 페어리테일)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극락 만다라>입니다.
포인트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여자 얼굴 밑에 있는 큰 눈이 마우스 포인트입니다.
특정 포인트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자동으로 바뀌는 시스템입니다.



지도에서 갈 곳을 클릭하면 다양한 장소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뭐, 이정도가 대략적인 시스템입니다.

스토리는 사신 퇴치를 업으로 하는 주인공이
어느 비구니의 의뢰를 받아 사신이 훔쳐간 구슬을 찾아서 마을을 조사하고 다니는
내용입니다.



내용은 그냥 에로하고도 가벼운 분위기로 할만한 게임입니다.
그래픽도 괜찮고, 스토리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포인트 클릭 시스템에 대해서는 좀 불만이 있습니다.


페어리테일 사에서는 이 게임의 시스템에 대해
'마우스 클릭 한 번만 하면 OK인 간단 조작'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성질날 정도로 전혀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선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 비구니에게서 의뢰를 받고
구슬을 훔친 사신을 찾아 나섭니다.
주인공이 지도에서 갈 수 있는 장소는 처음부터 무려 17개입니다.



당연하게도 장소마다 배경 CG가 있으며
이곳 저곳을 클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열일곱 장소를 돌아다니며 배경이고 사람이고
이것저것 클릭하는데 스토리가 전혀 진행되지 않습니다.
어디를 클릭해야 스토리가 진행되는 건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습니다.
게임 내에서 힌트도 주지 않습니다.

명령 선택식이었다면 하나하나 커맨드를 선택하다 보면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포인트 클릭 방식에서는 본인이 안 클릭한 곳이 있는지,
어딜 클릭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있는 방식이 없습니다.

이게 제가 열받은 이유입니다.
스토리가 진행도 안 되고, 30분이고 한 시간이고 한 번 막히기 시작하면
계속 똑같은 클릭질만 반복해야 됩니다.


<동급생>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캐릭터의 입만 클릭해도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살육의 드레스3>의 경우는 특정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포인트 클릭 방식이 됩니다.
아직 리뷰는 안 했지만 <DEAD OF THE BRAIN2>의 경우에는
클릭하는 영역을 확실히 보여줘서 플레이어가 헤메지 않게 합니다.
클릭해야 하는 부분을 눈에 확 띄게 그리거나,
그 외의 힌트를 주는 방식도 있습니다.

극락 만다라는 별다른 힌트조차도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서로 '어디로 가야 하지?' '몰라' 같은 대화를 하고 있는데
한 대 치고 싶습니다.
플레이어한테 힌트를 줄 생각을 해야죠.

<REIRA>때와 <드라큘라 백작>때도 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겨우 한 장면 내에서 헤맸습니다.
아직 리뷰하지 않은 <DEAD OF THE BRAIN>이나
<마린 필트>에서도 헤맸지만, 그조차도 조사해야 하는 장소는
대여섯개 정도였습니다.

이건 시작할 때부터 조사해야 할 장소가 열일곱개입니다.
한 번 갈 길을 잃어버리면 맞는 장소를 찾는데 한참이 걸립니다.

공략본을 보지 않는다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모든 장소를 다 돌아다니면서 온갖 포인트를 전부 클릭해 보는 겁니다.
더 열받는 건, 그런 방식으로 한 번 클리어한 게임이라도
재탕할 때는 같은 장면에서 또 다시 헤매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번에도 우연히 클릭해서 클리어했을 뿐이니까요.


사실 포인트 클릭 시스템의 문제는 극락 만다라 뿐만 아니라,
여러 고전 게임들에 상당히 많이 존재합니다.
근데 이 게임이 가장 심한 것 같습니다.
늘 이 불평을 하는 것도 귀찮으니, 이번에 한 번 제대로 한 것입니다.



총평하자면,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제외한다면 꽤 괜찮은 게임입니다.
특히, 에로적인 요소에 충실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해 볼 분은 반드시 공략본을 보면서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공략본을 보면서 하면 불만없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