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5일 일요일

리뷰 : 세일러복 전사 페리스(1990/1/28,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세일러복 전사 페리스>라는 제목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마법소녀물을 연상합니다.
마법소녀물의 간판과도 같은 애니메이션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과
제목이 흡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게임은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이 나오기도 전에 발매된 게임입니다.
전혀 상관이 없고, 마법소녀물도 아닙니다.

사실 이 게임의 제목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 <몽환전사 바리스>의 패러디입니다.



<몽환전사 바리스>하면 상기 이미지의 PC엔진판이 가장 유명하지만
사실 이것도 PC엔진판은 세일러복 전사 페리스보다 늦게 발매되었습니다.



따라서, PC88판정도가 세일러복 전사 페리스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겠군요.
<몽환전사 바리스>하면 비키니 아머로 유명한 게임이지만
첫 판에서는 주인공이 비키니 아머 대신 세일러복을 입고 싸웁니다.

고로, 당시의 사람들은 세일러복 전사 페리스는
<몽환전사 바리스>의 첫 판과 비슷한 게임이겠거니 하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전혀 다릅니다.



횡스크롤 비행 슈팅게임이거든요.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이 확실히 보이는 <몽환전사 바리스>와 달리
우주선 안에 들어있는 여주인공의 옷차림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왜 옷자락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저런 제목을 지은 거죠?
특정 드레스코드를 제목에 붙여 놨으면
그 옷차림이 잘 보이게 게임을 만들어야죠.
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파는 격입니다.



뭐, 어쨌든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페리스는 학교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외계인이 등장해서 친구들을 납치해갑니다.


페리스는 친구들과 도시락반찬을 되찾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외계인들을 추적한다는 스토리입니다.
뭐, 스토리야 아무려면 어때라고 생각합니다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세일러복이 아닙니다.
오프닝에서 도시락 먹을 때 잠깐 세일러복을 입기는 했지만
명백하게 세일러복 전사가 아니에요.

어차피 몇 개 안되는 CG일 뿐이잖아요.
제목을 저렇게 지었으면 최소한 세일러복을 입혀놨어야죠.
하다못해 저렇게 CG를 만들었으면 제목이라도 바꿨어야죠.
여고생 전사라든가 미소녀 전사라든가 여러 방법이 있잖아요.
대체 뭐 때문에 이런 기만적인 제목으로 낚시질을 하는 거죠?


뭐, 어쨌든 비행 슈팅 파트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 얘기로는 다소 어려운 편이라고 합니다.
탄막슈팅의 고수들에게야 이정도는 껌이겠지만
일반인들이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정도라는 뜻이죠.

그리고 일반인보다 떨어지는 피지컬을 지닌 저에게는 최악의 난이도였습니다.
1탄도 클리어하지 못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 상점에서 비행기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스토리나 야한 CG도 나온다고 하는데 모릅니다.
1탄도 못 깼으니까요.

니코동의 영상까지 보면서 열몇 번을 도전해 봤지만 포기합니다.
도저히 못 하겠습니다.



1탄 중반에 스테이지 그래픽입니다.
왜 이렇게 쓸데없이 배경을 화려하게 만든 건지 모르겠군요.
적이 날아오는 것도 잘 안 보이고 눈만 아프잖아요.
우주 배경이면 그냥 까만 배경에 하얀 점만 찍어도 충분한데
괜히 불편한 그래픽입니다.

이것 때문에 클리어 못했다는 건 아닙니다.
잘 보이는 곳에서도 실컷 죽었거든요.



얼마하지도 못 하고 포기했기 때문에, 총평은 없습니다.

2018년 2월 18일 일요일

리뷰 : 후르츠 칵테일(1989/11/24,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길었던 페어리테일 사의 게임 리뷰는 잠시 중단하고,
그 다음은 F&C의 C, 칵테일소프트의 게임을 리뷰해 보겠습니다.

F&C나 페어리테일같은 브랜드 인지도와 마찬가지로
칵테일소프트의 인지도 역시 지금은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90년대의 칵테일소프트는 업계 최고의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다소 시리어스한 게임 위주로 만들었던 페어리테일과 달리,
칵테일소프트는 좀 더 귀엽고 유쾌한 캐릭터와 순애적인 분위기의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제 주위의 사람들은 페어리테일보다는 칵테일소프트를 좀 더 좋아했고,
저도 그랬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인지도가 없는 건 그렇다쳐도,
관심없는 게임이라도 계속 만들면서 생존신고라도 해주는 페어리테일과는 달리,
칵테일소프트는 오랫동안 신작 발매소식도 없고,
생존신고라고 해봐야 옛날 게임 재탕뿐이라서
대체 뭐하는지 모르겠는 회사입니다.
이렇게 쓰려고 정말 오래 전부터 생각했었죠.


근데, 불과 두 달전에 신작정보가 나왔습니다.
무려 <컁컁바니 프리미에르3>, 전작에 이어 22년 만에 나온 속편입니다.
차라리 <피아캐롯> 시리즈를 우려먹으면 모를까
너무 유물을 꺼내는 거 아닌가요?

뭐, 어쨌든 칵테일소프트는 지금도 잘 살아있는 회사입니다.
저는 이 회사가 잘 나갔던 시절인 90년대 게임들을 리뷰할 생각입니다만,
윈도우 시절까지 속편이 나왔던 게임들은 뒤로 미루기 때문에
칵테일소프트의 초반을 책임졌던 <컁컁바니> 시리즈와
칵테일소프트, 더 나아가 F&C의 흥망성쇠 그 자체인 <피아캐롯> 시리즈는
아직 리뷰하지 않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나이키>나 <졸업사진>같은 명작이 아직 남아있죠.



어쨌든 처음에 리뷰할 게임은 <컁컁바니>와 <맑은 뒤 대소동>을 제끼고
칵테일소프트의 세 번째 작품인 <후르츠 칵테일>입니다.



당시 유행했던 보드게임&CG감상 방식입니다.
포커룰로 승패를 계산하기는 하는데 정확히 무슨 포커인지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포커 변형룰 중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꼴등이 옷을 벗습니다.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 이런 저런 캐릭터들의 프로필이 나오고....



승리하면 옷을 한장 한장 벗는 CG가 나오죠.
추가 데이터도 있지만 게임방식이 정확히 똑같고 캐릭터만 추가되는 방식입니다.



총평하자면, 딱히 칭찬할 점도 비판할 점도 없는 옛날 게임입니다.
더 할 말은 없군요.

2018년 2월 11일 일요일

리뷰 : 마리아에게 바치는 발라드(1995/5/26, HARDCOVER)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리아에게 바치는 발라드>입니다.
미국을 배경으로한 엽기 연쇄 살인과 그에 휘말린 탐정에 관한 내용의 작품입니다.



시작부터 한 여성이 살해당하고 시작합니다.
<네크로노미콘> 때와 마찬가지로 임팩트 있는 오프닝입니다.
하지만, 오프닝 때의 이 살인 장면은 이 게임에서 가장 소프트한 살인 장면입니다.
차마, 블로그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참혹한 CG와 살인 묘사가
이 게임의 주요 특징입니다.
잔인한 내용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먹힐 만한 내용입니다.



범죄 수사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은데,
추리적인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잔인한 연쇄 살인 사건 사이사이를 채워줘야 할
탐정의 활약 스토리가 다소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래픽도 페어리테일 계열사의 게임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불안정합니다.
<네크로노미콘>도 부분부분 불안정한 기미가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게임은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그래픽에 대해 깐깐하지 않은 저에게도 잘못된 부분이 눈에 계속 걸립니다.



시스템은 단순한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입니다.
오프닝의 살인 장면이 지나가면,
주인공이 주요 등장인물인 영화계 사람들과 함께
파티를 즐기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파티에 참가하고 있는 8명을 하나하나 불러서, 이것저것 물어 봅니다.
별 거 없는 파티입니다.
파티 도중에 갑자기 불이 꺼지더니 파티의 주인공이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된다는
자극적인 전개였으면 재미있었겠지만 아무 일 없이 대화만 하는 파티일 뿐이죠.

뭐, 단순한 인물 소개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무 일없는 느긋한 파티가
잔인한 살인장면보다도 더, 저에게 강력한 트라우마를 심어 주었습니다.



파티에서 대화할 수 있는 인물은 총 8명입니다.
파티 참가자는 유리코, 패트리시아, 토니, 글로리아, 신디, 파버감독, 가이, 크리스티입니다.
한 번에 한 명씩 불러서 이것 저것 물어봅니다.
뭐, '파티'에 대해서나 '영화'에 대해서는 충분히 물어볼 수 있죠.
근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일일히 물어봐야 합니다.

A를 불러서 B, C, D, E....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일히 물어보고,
B를 불러서 A, C, D, E....에 대해서,
C를 불러서 A, B, D, E....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죠?
사람이 여덟 사람, 한 명당 질문이 9개해서 질문해야 되는 내용이
총 72개입니다.

하지만, 72번만 질문해도 되는 건 아닙니다.
한 질문을 여러 번해서 반복 대사가 나올 때까지 계속 질문을 해야합니다.
이렇게나 질문해야 할게 많은데 대충 넘어가도 되겠지 하고
질문을 여러번 하지 않으면, 게임이 진도가 안 나갑니다.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여덟 명을 하나하나 불러서 또 질문해야하죠.
뭐를 질문 안 해서 진도가 안 나가는 건지 알 수 없으니까요.
상당히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게다가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각자 다른 사람 하나하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요?
만약에 A가 살해당했거나, 유력한 용의자라거나, 중요한 증인이라면
A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B, C, D, E...한테 물어보고 그럴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처음부터 모두에게 각자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고요?
누가 중요한 인물인지도 아직 제대로 모르는 때에
그런 정보는 나중에 기억도 안 나고 불필요하죠.

72개의 질문을 굳이 하지 않아도, 중요한 인간 관계라면
단순한 잡담 속에서 은근히 드러내는 게 제작자의 역량인 거죠.
굳이 그딴 걸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으면 설정집같은 걸
따로 게임에 동봉하면 되잖아요.
대체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 작업을 강제로 시키는 겁니까?



어쨌든 고통스럽게 72개의 질문을 여러 번하면 드디어 게임이 진도가 나갑니다.
비중있는 인물 두 사람이 새로 등장하죠.
그리고...



네, 질문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여덟명에서 두명이 추가되어,
열 명에게 각각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열 명의 사람들에게 11개의 질문을 하는 거죠.
무려 110개입니다. 110개!

장난치나요? 이 고통스러운 작업을 시킬 거면 하다못해
열 명을 한꺼번에 등장시켰어야죠.

이전에 했던 질문은 다시 안 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죠.
근데 다른 대답이 옵니다. 이전에 했던 얘기인데도 또 봐야 된다고요.
똑같은 대답이 오는 질문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뭐가 똑같은 질문이고, 뭐가 다른 질문인지
질문해보기 전에는 알 수 있는 방법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만약, 그냥 똑같겠지하고 넘겨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또 다시 게임 진도가 안 나가서 처음부터 다시 열 명 불러서 질문이나 하고 있겠죠.
그런 참사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모든 질문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겁니다.

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포인트 클릭 방식 어드벤처인 <REIRA>나 <극락 만다라> 시스템에 혹평을 했던 적도 있고,
RPG인 <천신란만>이나 <METAL EYE2>에 혹평을 했던 적이 있지만,
명령 선택식 방식의 경우는 불편해도 언제나 그러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명령의 개수에는 한계가 있고, 어쨌든 그걸 다 선택하면 다음 진도로 넘어 가니까요.
하지만, 이 게임은 갯수의 한도가 넘었어요.
단순한 게임 등장인물 소개장면에서 이렇게까지 열이 받아 보기는 처음입니다.

어쨌든 결국, 끝은 오기 마련이고 열 명에게 11개의 질문을 끝마치면
드디어 겨우 진도가 나갑니다.



네, 질문이 또 추가되었습니다.
이번엔 엽기살인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봐야 되는군요.
뭐, 이번에는 중복 질문이 많은 것 같아서
아마도 모든 질문을 전부 해볼 필요는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모험을 하지 않을 겁니다.
계속 말씀드렸다시피, 만일 아니라면 처음부터 열 명을 불러서 다시 물어봐야 되니까요.

니코동에 이 게임 영상을 보면, 이 파티 장면만 무려 '네 시간'입니다.
물론 게임 영상은 시청자들이 텍스트를 읽을 수 있게 다소 천천히 진행하겠지만,
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인물 소개 장면을
몇 시간이나 쳐 보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제정신으로 버틸 수가 없습니다.

천만다행으로 파티 장면만 어찌어찌 지나가면
그 후부터는 크게 열받는 시스템 상의 문제점은 없습니다.
여전히 진행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정도야 일반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에도 있는 수준입니다.



총평하자면, 제 리뷰는 그래픽, 스토리, 시스템 등을 각각 따로 분리해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 아닙니다.
그냥 플레이하고 전체적으로 재밌었다, 재미없었다를 따질 뿐이죠.

초반 파티 장면이 없었다면, 게임에 더 몰입했을 수도 있고
스토리를 좀 더 재미있게 플레이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미 이 게임에는 미운 털이 박혀서
모든 걸 삐뚤어진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인생 최악의 게임 중 하나입니다. 리뷰를 쓰면서도 한 번 더 열 받았습니다.
다시는 플레이하고 싶지 않군요.

2018년 2월 4일 일요일

리뷰 : 네크로노미콘(1994/6/24, HARDCOVER)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RED-ZONE이 페어리테일 사의 에로를 강화한 작품을 발매하는 회사였다면,
HARDCOVER는 페어리테일 사의 괴기, 공포, 스릴러, 서스펜스를
강화한 작품을 내는 회사였습니다.
적어도 PC98시절에는 그랬습니다.

HARDCOVER는 10년 전쯤까지
어찌됐든 제작사 스스로는 서스펜스 탐정물이라고 주장하는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게이머들에게는 알맹이 없는 학원코미디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 시절 F&C 작품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그랬듯이 시원하게 망했고,
10년 넘게 소식 하나 없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미래가 어떻게 되었든 첫번째 작품인 <네크로노미콘>은
HARDCOVER 특유의 분위기가 정말 잘 녹아있는 작품입니다.
러브크래프트의 <인스머스의 그림자>를 비롯한
크툴루 신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초반 오프닝부터 심각하게 끔찍하고 충격적인 장면을 선사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사람들의 뇌리에 많이 남은 장면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차마 블로그에 설명할 내용이 아니라 생략하겠습니다.


주인공인 기자 조나단은 아캄이라는 마을로 휴가 겸 취재를 떠납니다.
기차 역장이나 버스 운전수는 아캄 마을을 위험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주인공은 개의치 않고 아캄으로 향합니다.



외부 사람을 배척하는 수준이 아닌, 의심스럽기 짝이 없는 마을 사람들이
주인공들을 시도때도 없이 감시하고 있습니다.
저 눈빛만 봐도 마을에서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조용히 있다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관에서 만난 마을 외지인 동료들입니다.
오른쪽은 본인 생각만 하며 온갖 민폐짓을 저지르고 다니는 꼰대 아저씨 토마스,
왼쪽은 학구열이 넘쳐나 마을의 비밀을 들쑤시고 다니는 학자 할아버지 가드너입니다.
이런 위험해 보이는 마을에서 이런 동료들과 함께 다니니
조용히 있다 가기는 글렀습니다.

가운데는 코데리아로 마을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뭔가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 다른 마을사람들과 달리 정신이 온전한 것 같은데
주인공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날 밤 H씬까지 진도가 나갑니다.
이로써 주인공은 무섭다고 마을에서 혼자 도망치지도 못하는 처지가 됩니다.
코데리아를 놓고 도망칠 수는 없으니까요.

주인공 일행의 캐릭터 조합은 정말 멋진 것 같습니다.
절벽 위에서 위태위태한 주인공을 언제라도 밀어 버릴 수 있는
웬수같은 동료들입니다.



유일하게 비중있는 여캐라고 볼 수 있는 코데리아가
별로 귀엽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데 사실 저도 동감입니다.
괜히 캐릭터성 강조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분위기가 망가질 수도 있으니
호러 게임에서 이런 캐릭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코데리아 외에 다른 귀여운 미소녀가 하나도 없는 건 좀 안타깝군요.



게임 중간에는 H씬만을 위한 엑스트라도 등장합니다.
아무래도 성인 게임치고는 에로함이 부족한 것을 의식한 것 같은데
억지로 끼워넣은지라 별 재미는 없고 게임 분위기만 깨는 것 같습니다.



초중반에는 다소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이곳 저곳을 조사하지만
후반부에는 꽤나 몰입할 수 있습니다.
멀티 엔딩으로 은근하게 섬뜩한 엔딩과
탈출했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엔딩이 마음에 듭니다.



총평하자면, CG도 분위기도 스토리도 섬뜩하게 잘 만든 수작입니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애독한 사람이라면
스토리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전혀 읽지 않은 저로서는 만족할만한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