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6일 일요일

리뷰 : 발렌타인 키스(1996/2/9, 실키즈)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Birth days>의 속편인 <발렌타인 키스>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미흡한 한국어 패치가 있었던 게임이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 이 게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비슷하게 미흡한 한국어 패치가 있던 <실낙원>보다도
인지도가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시스템은 전작 <Birth days>의 큰 틀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요일 표시를 클릭하면
주사위를 굴리는 것처럼 요일이 선택되고
그 요일로 진행되는 방식입니다.
 
전작 시스템과의 세세한 차이점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큰 차이점이 있는데, 이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죠.
 
 
<Birth days>가 제목값을 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입력한 생일에서부터 시작되듯이,
발렌타인 키스 역시 제목값을 하며 발렌타인 데이인 214일부터 게임이 시작됩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하나도 받지 못한 주인공이,
내년 발렌타인 데이를 기약하며 게임이 시작되죠.
 
처음 한 달간은 튜토리얼과 같습니다.
별 설명은 없지만, 아무 이벤트도 일어나지 않고 게임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보여줍니다.
이벤트는 314일에 일괄적으로 일어납니다.


이게 무슨 미소녀 게임이야라고 불평할 정도로
아무 이벤트가 없다가,
314일에 갑자기 4명의 여성과 만나게 됩니다.
 
314일부터, '전화', '선물', '데이트'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전작에서 아쉬운 부분 중 하나였던 데이트 이벤트가
발렌타인 데이에서는 약소하나마 존재합니다.
괜찮은 발전이죠.
 
 
하지만, 캐릭터의 개성이 전작에 비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캐릭터가 넷 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비슷비슷한 느낌이라 아쉽습니다.
 


캐릭터 중 하나인 스즈네입니다.
겉보기엔 차분한 아가씨 캐릭터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근데, 이런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게 좋아하는 선물은 고가의 선물입니다.
이유라고 갖다 붙인 게, '집안 형편이 어렵기 때문.'이랍니다.
 
차라리 화려하고 놀기 좋아해 보이는 캐릭터를 넣었으면 됐잖아요.
너무 억지스러운 설정입니다.
 
 
전작에는 여성 캐릭터가 여덟이나 됐었는데,
이번에는 고작 넷입니다.
따라서, 전작에 비해 스케쥴이 널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웬 남자방해꾼이 등장합니다.
캐릭터 모두, 주인공의 연적이 존재한다는 설정입니다.
 
 
데이트만 하려고 하면, 여성 캐릭터 대신 나타나서
기껏 신청한 데이트를 무산시킵니다.
너무 자주 등장해서, 플레이어의 계획을 상당히 틀어 놓습니다.
 
더 무시무시한 점은, 계획만 틀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 캐릭터를 공략 못하게 하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미연시 게임에서 그런 이벤트는 사실상 게임오버입니다.
 
그런 게임 오버같은 이벤트가,
아무 징조도 없고,
선택지도 없고,
갑작스럽게 발생해서 플레이어의 혈압을 높입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이 이벤트가 발생하는 패턴을 잘 모르겠습니다.



전작과 또 다른 점은, 캐릭터마다 제대로 된 엔딩이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게 당연한 것 같은데, 전작이 너무 아쉬워서 발전된 것처럼 보입니다.



총평하자면, 나름 나쁘지 않은 게임입니다.
다만, 불과 네 달 후에 <하급생>이라는 명작이 나오고,
이 이후 몇 년 동안 이보다 훌륭한 시스템의 미연시가 쏟아져 나옵니다.
 
스토리에 강점이 없는 게임이라, 한계가 명확합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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