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네가 좋아!>는 당시 방송했던 일본 드라마에서 제목을
그대로 가져 온 에로게입니다.
평범한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이죠.
연예부 기자인 주인공은 편집장에게서
아이돌 카스미의 심야 데이트에 대해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이것 저것 질문을 합니다.
수많은 캐릭터가 각 방에서 대기하고 있는 구성은
제가 리뷰했던 게임 중에서는 엘프 사의 <프라이빗 스쿨>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프라이빗 스쿨>과 비슷한 점이 많은데
1년정도 후에 나온 게임답게 여러 면에서 더 발전된 형태입니다.
<프라이빗 스쿨>이 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키고도
거의 대부분을 제대로 소화 못 시킨 것에 비해서,
이 게임은 등장한 많은 캐릭터들이 H씬을 하나정도는 갖추고 있죠.
스토리의 질도 <프라이빗 스쿨>에 비해 훨씬 괜찮습니다.
시대를 고려하면 CG의 질과 양도 괜찮은 편이고,
그 외의 장점으로는 마구잡이로 개그를 연발하는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요즘 게임들의 주인공 캐릭터는 비교적 밋밋한 느낌이지만
옛날 게임에는 맥락도 없이 헛소리를 하는 주인공이 상당히 많았죠.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저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딱 한 가지 문제점을 꼽아보자면, 바로 제목입니다.
세계에서 제일 네가 좋아!라는 제목은
가벼운 주인공이나, 수많은 캐릭터들과의 H씬이 있는 게임에는 안 어울리잖아요.
그런 제목은 순수한 사랑을 다룬 게임에나 붙여야죠.
어쨌든 에로게니까 내용상 사랑도 들어 있고,
세계에서 제일 네가 좋아라고 해도 완전히 틀렸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세일러복도 안 입고 싸우면서 <세일러복 전사 페리스>라는
제목을 붙인 작품보다는 훨씬 정직하죠.
하지만 제목에서 받을 수 있는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좀 과장해서 예를 들면, 치X을 소재로 다룬 게임이 있다고 칩시다.
<최종치X전차>나 <X한전용차량> 이런 제목이 일반적이고,
<치X는 범죄> 이런 제목을 붙여 역설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겠죠.
근데 <세계에서 제일 전철이 좋아>, 이런 제목을 붙였다고 생각해보세요.
주인공이 전철을 많이 타니까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지만 느낌이 다르잖아요.
뭔가 순수한 철도 매니아의 게임이 되어 버렸잖아요.
총평하자면, 시대를 고려할 때, 잘 만든 캐릭터 게임입니다.
당시 칵테일소프트는 좋은 작품을 많이 냈고,
이 게임은 그 중에서는 눈에 띄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게임이라는 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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