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7일 일요일

리뷰 : 컁컁 바니 슈피리어(1990/4/16,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컁컁 바니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컁컁 바니 슈피리어>입니다.
전편에 이어 토끼 귀를 달고 있는 아리스가 주인공에게 새로운 수첩을 줍니다.

이름으로 공략할 캐릭터를 선택하게 하던 전작과 달리
처음 시작하기 전에 혈액형이나 본인의 직업 등을 고르게 하고
그에 맞는 상황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시스템 상으로는 특별할 것이 거의 없습니다.



여러 상황, 여러 직업,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아쉬운 점은 시작부터 H씬까지 도달하기까지 별 내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엘프 사의 <핑키 퐁키>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 게임은 컁컁 바니 시리즈 중에서도 고난이도로 악명 높습니다.
컁컁 바니 시리즈뿐만 아니라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 중에서
손꼽히는 난이도입니다.

이 게임이 어려운 이유는 먼저, 게임 오버를 영문도 모르고 당한다는 점입니다.
플레이어가 확인할 수 있는 호감도 수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분기 차트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뭐가 마음에 안 드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단순히 직전 선택지 때문에 게임오버를 당한다면
다시 플레이해서 제대로 선택하면 됩니다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맨 처음에 별 의미없이 선택한 혈액형 때문에 
마지막에 거절당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 내에 올바른 선택지에 대한 힌트가 부족한 것도 문제입니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공략본을 보고 플레이해도 힘들다고 합니다.
공략본을 보고 플레이하려면
무슨 커맨드를 정확히 몇 번 선택해야하는지
일일히 설명한 공략본을 보시길 바랍니다.
두루뭉실하게 요점만 적힌 공략본으로는 택도 없습니다.

당시 게임잡지에 게제된 인터뷰에 의하면,
이 게임의 제작진조차 게임을 클리어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본인들이 클리어하기 힘들었으면 양심적으로 조금이라도 쉽게 만들었어야죠.



난이도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팬들에게는 어느 정도 지지받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다양한 패턴을 도입했기 때문에
열 두 캐릭터나 등장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저에게는 무엇보다도 역시 난이도가 압박이었습니다.
화사한 그래픽과 귀여운 캐릭터가 눈 앞에 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할만한 게임은 아닙니다.

별 스토리도 없는 게임을 고생하면서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없다고 봅니다.

2018년 5월 20일 일요일

리뷰 : 컁컁 바니(1989/8/10,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래 예정에는 없었지만 6월달에 발매되는 신작에 맞춰
<컁컁 바니> 시리즈를 먼저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컁컁 바니> 시리즈는 칵테일소프트 초기의 대표 시리즈로 헌팅 게임입니다.
스토리보다는 캐릭터와 그래픽을 앞세운 인기 시리즈였습니다.

1989년 8월 10일 - <컁컁 바니>
1990년 4월 16일 - <컁컁 바니 슈피리어>
1991년 8월 10일 - <컁컁 바니 스피릿츠>
1992년 7월 30일 - <컁컁 바니 프리미에르>
1993년 6월 25일 - <컁컁 바니 엑스트라>
1994년 11월 11일 - <컁컁 바니 리미티드5 1/2>
1996년 12월 26일 - <컁컁 바니 프리미에르2>
1997년 12월 12일 - <컁컁 바니1 Primo>
2000년 8월 25일 - <컁컁 바니6 imail>

여기에 덧붙여 2018년에 비로소 <컁컁바니 프리미에르3>가 발매됩니다.
보시다시피, 윈도우 이전 시기의 <컁컁 바니>시리즈는 매년 발매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칵테일소프트의 대표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 시기로 넘어오면서는 <컁컁 바니 프리미에르2> 이후 다소 뜸해졌습니다.
97년도의 <컁컁 바니1 Primo>는 89년도 <컁컁 바니>의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그리고 2000년도에 나온 <컁컁 바니6 imail>는
시원하게 말아먹고 무려 18년동안 이 시리즈는 봉인되었습니다.

<컁컁 바니6 imail>이 망했기도 하지만,
사실 이후의 칵테일소프트는 뭘 해도 안 되던 시기이기 때문에,
후속작이 나왔어도 망했겠죠.
올해 나오는 신작 역시, 좋은 게임이 나올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어쨌든 시리즈 첫 작품인 <컁컁 바니>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역시 89년도 게임 중에서도 손꼽는 최고의 그래픽입니다.



시리즈 3편까지 주인공의 소원을 들어주는 '거울나라의 아리스'입니다.
제목에 맞춰 토끼 귀를 달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늘 거울에 대고 '여자친구가 있었으면...'하니까
소원을 들어주러 등장했답니다.

적힌 여자아이와 사이가 좋아지는 수첩을 건네줍니다.
연인 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는가는 주인공에게 달려있습니다.



그 후, 다섯 명의 여자 중 하나를 선택해서 
여러 선택지를 통해 대화를 하고 호감도를 올려 나가며
H씬까지 보는 게 최종 목표인 게임입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옛날 게임이기 때문에 대화의 내용이 너무 짧다는 점입니다.
내용상으로는 대화 밖에 없는 게임인데,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주인공이 묻는 말에, 여성 캐릭터가 짧은 대답만 하는 방식입니다.
대화가 아니라 거의 취조 수준이에요.

시리즈 첫 게임인 것을 감안하면, 양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만
지금 플레이하기에는 역시 아쉬움이 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리메이크작품인 <컁컁 바니1 Primo>가 있습니다.
윈도우용으로 발매되어 그래픽면에서 상당히 좋아졌고,
보이스가 들어있습니다.

리메이크라고는 하지만,
대사나 시스템이 전혀 달라졌습니다.
캐릭터 이외에는 사실 같은 게임이라고 볼 수도 없는 수준입니다.



게임 시작과 게임 도중, 주인공의 프로필을 자유자재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만나는 여성 캐릭터와 같은 대화를 하더라도
프로필 궁합에 따라 오르는 호감도 수치가 달라집니다.
시스템은 원작보다 <컁컁 바니 스피릿츠>에 더 가깝습니다.



주인공의 훙분도와 숙련도,
그리고 여성 캐릭터의 친밀도, 호감도, 흥분도가 있습니다.
대화와 함께, 화면 이곳저곳을 클릭하여 호감도와 흥분도를 쌓아 나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짜증나게 하는 수치는 주인공의 흥분도입니다.
차근차근 H씬에 돌입하면서 여성과 함께 주인공의 흥분도가 함께 높아지는데
흥분도가 너무 높아지면 사실상 게임 오버인 조루 엔딩입니다.
아리스가 주인공을 조루라고 비웃으며, 
여성 캐릭터의 기억과 호감도를 리셋해줍니다만,
열심히 올린 호감도가 리셋되어 버리면 피눈물이 납니다.
난이도도 꽤 높은 편이라 짜증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리메이크는 마음에 듭니다.
스토리는 거의 없는 수준이지만, 캐릭터 게임으로는 상당히 준수합니다.

총평하자면, 컁컁 바니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서 
시리즈의 방향성을 정해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플레이하기에는 역시나 너무나도 고전입니다.

리메이크인 Primo는 좋아하는 작품입니다만 난이도가 쓸데없이 높습니다.

2018년 5월 13일 일요일

리뷰 : JYB ~메하메 하루가는 비밀의 주문~(1993/3/26,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JYB ~메하메 하루가는 비밀의 주문~>입니다.
읽을 때는 쟈이브라고 읽습니다.
제목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사실 상당히 문란한 제목입니다.
키보드의 J, Y, B를 일본어로 쳤을 때, 그 의미가 드러납니다.
우리나라 식으로 하자면 QH...여기까지만 말하겠습니다.

어쨌든 이 제목은 당시에 나름 유명했던 모양이지만,
게임 제목으로는 다소 성의 없는 제목이라고 생각됩니다.
부제가 없다면 게임이 무슨 내용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잖아요.
뭐, 부제가 있어도 짐작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요.



어쨌든 내용은 이렇습니다.
주인공의 연인인 모모코는 수줍음이 많고 소극적인 주인공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모코는 주인공에게 적극적이 되는 주술을 겁니다.
마침 그 주술을 들은 견습 마녀 츄루루가 그 소원을 들어줍니다.
근데 '적극적인 여자'로 성전환까지 시켜버립니다.

졸지에 여자가 된 주인공이 마법을 풀기 위해
마을 어딘가에 숨어있는 '마계의 프린세스'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마을은 그다지 크지 않고, 각 건물을 클릭함으로써 그 장소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그 이외에는 평범한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으로 진행됩니다.
전개상으로는 딱히 특별한 시스템이 없고,
H씬은 상당히 특이한 시스템으로 진행되는데 그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의심되는 여자들을 찾아다니는데,
용의자는 무려 15명입니다.
그리고 단서는 '붉은 색', '은제품', '레즈비언'입니다.
이 단서를 충족시키는 여성을 찾아내면,
마녀 츄루루가 마법을 걸어 H씬 방식으로 마계의 프린세스인지 검증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15명 모두가 상기의 조건을 충족합니다.
그냥 전원에게 마법 걸고 H씬에 돌입합니다.
단서 이런 거 쥐뿔도 소용없기 때문에,
수사물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전혀 수사물이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최대한 많은 여성들에게 마법을 거는 것입니다.
난이도는 은근히 어렵습니다.



총평하자면, 스토리따위는 의도적으로 포기한 캐릭터 게임입니다.
귀여운 캐릭터가 많이 나온 건 사실이고
게임이 의도한 바는 충실히 구현된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깊은 여운이 없어서 저는 그다지 높이 평가하지 않지만
괜찮은 수준의 게임 정도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2018년 5월 6일 일요일

리뷰 : 윌의 전언(1992/12/11,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몬 칵테일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윌의 전언>입니다.
시리즈로 묶인 다른 두 작품과 전혀 관계없는 SF 세계관의 게임입니다.



시스템은 단순한 포인트 클릭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위에 <보다, 조사하다>, <말하다, 듣다>, <움직이다, 누르다>, <이동, 들어가다> 등의
커맨드를 선택한 후 화면의 특정 포인트를 클릭하는 방식입니다.
특별한 점은 없기 때문에 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일단, 주인공 일행 캐릭터가 개성이 부족합니다.
참고로 왼쪽이 여성인 루시아, 오른쪽이 남성 루이인데
게임은 여성 루시아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이름도 비슷하고, 얼굴도 상당히 흡사하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둘은 남매 관계가 아닌 전혀 남남입니다.
안 그래도 개성이 없는 캐릭터들이
얼굴까지 비슷해서 마치 시민A, 시민B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주인공 루시아의 이웃나라인 '울프'가 주인공의 나라를 침공하려고 합니다.
루이에게서 그 소식을 전해들은 루시아는
루이와 힘을 합쳐 그 침공을 저지하려고 합니다.

울프는 400년 만에 등장해 세계를 파괴한다는
'윌의 악마'를 이용할 계획을 꾸미고 있습니다.


스토리는 짜놓은 설정에 비해 상당히 밋밋합니다.
저저번에 리뷰한 <마유미>는 세계관에 비해 오버해서 스케일을 벌리는 전개였고,
윌의 전언은 세계관에 비해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스토리입니다.
차라리 오버하는 <마유미>쪽이 훨씬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윌의 악마'는
차라리 등장을 안 하는 게 나을 정도로 결말을 망쳐 버렸습니다.
한심한 수준이던 스토리를 시궁창 구석에 처박아 버리는 결말입니다.



총평하자면, 이 게임은 스토리 게임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만
정작 이 스토리를 재미있다고 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습니다.

H씬은커녕 야시시한 장면 하나 없고, 캐릭터도 화려하지 않다보니
그냥 스토리 게임이라고 불리는 것 같지만 사실 이 게임에서 가장 감점 요인은
물에 물탄 듯 밍밍한 스토리입니다.

칵테일소프트가 무슨 재미를 주기 위해 이 게임을 만들었는지 궁금하며,
재미를 줄 생각이 있기는 했는지마저 의문인 작품입니다.
플레이 타임이 길지는 않지만 그조차도 시간 낭비인 게임입니다.
전혀 추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