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2일 일요일

리뷰 : 전격 너스(1992/9/22, 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격 너스>는 칵테일소프트의 게임 중에서도 특히 인상깊은 게임입니다.
제가 극찬한 바 있는 <졸업사진/미키>와 같은 연도에 나온 게임이죠.
전격 너스가 <졸업사진>급의 명작은 아니지만
<졸업사진>과는 다른 방향으로 재미를 주는 게임이었습니다.



PC-98판에서는 게임 시작시 오프닝 영상이 나옵니다.
밑에 가사가 자막으로 나오는데 정작 노래 음성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멜로디만 듣고 플레이어가 따라 불러야 합니다.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했던 PC-98기종의 어쩔 수 없는 문제점이었습니다.
CD를 사용했던 FM-TOWNS판에서는 노래가 제대로 나온다고 합니다.
요즘 시대에는 유튜브로 오프닝을 찾아서 노래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딱히 단점은 아닙니다.

오프닝 노래는 다소 오래전 유행 느낌이기는 하지만,
변신 미소녀물의 특징을 잘 살린 노래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게임은 변신 미소녀물입니다.
게임 도중에 변신 씬도 있습니다.
이 역시 PC-98판과 달리 FM-TOWNS판에서는 변신 음성이 있다고 합니다.



시스템은 명령 선택식으로 THINK, LOOK, TALK, ACTION 등의 명령을
계속 선택하다보면 언젠가는 진도가 나가는 방식입니다.
매우 단순한 방식입니다.



다소 어려운 부분은 전투씬입니다. 이 게임에는 전투가 있습니다.
변신 미소녀물이니까요. 변신도 했으니 전투나 해야지요.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많은 적들도 간호사입니다.
이름 뒤에 너스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1편의 최종보스인 블랙 너스입니다.
복장이고 행적이고 간호사와는 전혀 관계 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너스입니다.

전투는 처음에야 재미있지 전술이 한정적이어서 금방 질립니다.
공격도 아이템 사용도 랜덤으로 뜬 세 가지 선택지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싸우는 방식입니다.

랜덤 아이템 중에는 체력이 전부 회복되는 아이템도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때려봤자 적은 랜덤한 확률로 전부 회복해버리는 겁니다.
반대로, 플레이어도 아무리 맞더라도 전부 회복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무조건 공격한다고 되는 게임이 아닙니다.
방법은 나오는 아이템 중에 내 공격력, 방어력을 올리는 아이템과
적의 공격력을 내리고, 방어력을 내리는 아이템들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내 공격력이 충분히 높고, 적의 방어력을 많이 내려놓았다면
그때부터 공격하여 적을 쓰러뜨리면 됩니다.

다시 말해, 공격보다 버프 아이템을 통해
이길 수 있는 판을 짜놓고 나서 싸우는 시스템입니다.



게임은 의사인 주인공과 간호사인 키라라가
악의 조직인 흑십자단과 싸워나가는 스토리입니다.



본래는 키라라 역시 흑십자단의 일원으로
주인공이 의사로 있는 병원의 환자를 암살하기 위해 병원에 잠입합니다.
그러나 암살 직전, 주인공에게 발각됩니다.
키라라는 자신이 찾던 어머니가 사실은 흑십자단에 의해 행방불명되었고,
지금까지 자신이 속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흑십자단을 배신합니다.

그리고 조직의 습격과 싸우기 위해 전격 너스가 된다는 스토리입니다.



그런 진지해 보이는 스토리를 배경에 깔아놓고,
진행되는 것은 온갖 패러디로 점철된 개그물입니다.
위의 CG는 <졸업사진>의 패러디입니다.



그 외에도 전투에서 졌을 시,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의 부활을 패러디했고,
<고르고13>, <루팡3세>등의 작품들을 패러디한 캐릭터가 빈번하게 보입니다.
패러디를 중심으로 한 개그가 상당히 뛰어난 작품입니다.

변신 미소녀물답게 한 화, 한 화 새로운 적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됩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전격 너스 키라라입니다.
이 시기 칵테일소프트는 게임에 캐릭터를 너무 많이 집어 넣어
캐릭터 하나하나의 매력을 죽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만,
전격 너스같은 경우는 키라라 하나에 거의 올인했기 때문에
캐릭터의 매력이 남다릅니다.



총평하자면, 칵테일소프트의 매력이 살아있으면서도
패러디 개그가 잘 접목된 게임입니다.
칵테일소프트의 게임은 대부분 이렇게 막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저에게는 이런 스타일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리뷰 <전격 너스2 모어섹시>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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