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1일 일요일

리뷰 : VENUS(1994/6/29,소프트하우스 파슬리)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프트하우스 파슬리에서 발매한 <VENUS>라는 게임입니다.
소프트하우스 파슬리는 주식회사 스퀘어 계열의 회사로
여기서 스퀘어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로 유명한 그 스퀘어가 아닙니다.
그냥 이름만 같은 회사입니다.
이 스퀘어 계열의 다른 회사로는 U-me soft가 있습니다.

아무튼 소프트하우스 파슬리의 역사는 89년도부터 시작되며
90년대에 주사위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에로게를 만들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VENUS의 장르는 AV배우 섭외 시뮬레이션입니다.
주인공은 매출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인 AV회사 사장입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주인공은 길거리에서 헌팅을 통해 만난
네 명의 미녀에게 출연을 권유합니다.

당연하지만 여성들은 AV출연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하여 두 달동안 자주 데이트를 하며 애정과 신뢰를 쌓은 후,
AV에 출연시킨다는 스토리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믿게 한 후에 AV에 출연시킨다니
도의적으로 괜찮은지 의문이 듭니다.
올려야 할 것은 애정과 신뢰가 아니라 개런티죠.
거절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돈이요.



두 달동안 네 명의 캐릭터와 번갈아 가면서 데이트를 합니다.
각각의 캐릭터는 시간이 안 되는 요일이 있습니다.
실수로 그 요일에 데이트 권유를 하게 되면,
그 날 하루를 통째로 날리게 됩니다.

게임 내에 데이트 비용같은 전략 요소는 딱히 없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건 데이트 신청하는 요일입니다.



백화점이나 해변 같은 경우는 데이트하러 갈 수 있는 시기가 따로 있습니다.
평소 때는 유원지나 레스토랑, 영화관같은 곳을 주로 가죠.
유원지에 가면 애정도가 올라가고, 영화관을 가면 흥미도가 올라 갑니다.
데이트 장소별로 올라가는 항목이 다른 거죠.



실제 플레이에서는 그다지 신경 안 쓰게 되는데
신뢰, 호의, 애정, 흥미, 기분 등 항목이 있지만
엔딩에 영향을 미치는 건 총체적인 수치로 추정되는 LOVE, 단 하나이기 때문이죠.

저 LOVE 수치가 낮으면 AV출연을 거절하고,
높으면 높을수록 점점 더 과격한 장르에 출연하게 되는 겁니다.
복수 캐릭터가 등장하는 AV를 찍을 수도 있죠.




두 달동안 매일 같이 데이트를 하는데
이벤트가 너무 적어서 아쉽습니다.

또한 이 게임은 단순한 헌팅, 데이트 게임이 아니라
AV출연을 설득하기 위한 명확한 목적이 있는데
이벤트가 다른 게임들과 다르지 않아요.

물론, 주인공이 말 꺼낼 때마다 AV, AV 노래를 부른다면 거부감이 느껴지겠죠.
그래도 여성들이 AV에 관심을 갖게 되거나, 
출연을 결심하는 이벤트를 조금이라도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런 이벤트가 없다 보니, 주인공의 목적과 주인공이 하는 행동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드는 게임입니다.



두 달이 지난 후에는 각 캐릭터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출연 교섭을 합니다.
LOVE 수치가 60만 넘으면 되기 때문에 OK를 받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죠.

전화를 여성 캐릭터가 아니라 부모님이 받아서 황급히 끊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이제 엔딩인데 그런 쓸데없는 것까지 구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출연을 허락받으면 각각의 캐릭터가 어떤 AV에 출연할지를 선택합니다.
H씬 없이 알몸만 나오는 프로모션 비디오도 있고, 수위가 높은 AV도 있습니다.
LOVE를 제대로 올리지 않았다면 수위가 높은 AV는 선택할 수 없죠.



각 캐릭터당 네 개의 비디오를 찍을 수 있습니다.
총 열여섯 개의 엔딩이 있는 거죠.
몇 번 플레이해 본 결과, 단 한 번의 플레이로 모든 엔딩을 보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별다른 요령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플레이할 때는 각 캐릭터들의 LOVE가 잘 안 올랐습니다.
지루하더라도 모든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공략 캐릭터를 바꿔 가며 세, 네 번 정도는 플레이해야 했죠.



총평하자면, 평범한 데이트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처음과 마지막 부분을 빼면 AV라는 설정은
아무 의미없다고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그보다 제게 가장 아쉬웠던 건 
데이트 이벤트가 한정적이어서 지루했다는 점입니다.
차라리 쓸데없는 설정을 버리고 
데이트라도 실컷 즐기게 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댓글 2개:

  1. 같은 회사게임중에 '트루 러브 스토리' 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흔한 90년대 학원물 육성요소가 있습니디. 의외로 양덕들 사이에서 히트친건지 일본어 사이트보다 영문 팬사이트가 더 많고 웹상에서 플레이 할 수 있게 올려논곳도 있더군요 ㅎㄷㄷ 스팀에도 올라온걸로 알고 있는데 저도 나름 재밌게 플레이 했습니다.

    잡설이 조금 길었는데 트루러브 스토리를 플레이 하다보면 스크린샷에 나오는 파란머리 여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공략캐는 아니고 1회한정 주인공의 체력을 회복시켜주고 다시 사라지는? 이벤트성 캐릭인데 개인적으론 본편에 등장하는 여캐들보다도 디자인이 더 맘에 들어서 아쉬웠는데 여기서 이렇게 다시 보게되다니 반갑??네요 다른게임에 출연한 게스트였을줄은 전혀 생각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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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헤헤//
    트루 러브가 스팀에 올라오기까지 했는지 몰랐네요.
    유럽하고 미국에서 정식 배급되기까지 했다는데
    비슷한 게임들에 비해 특별한 매력이 있지는 않은 것 같아서
    좀 의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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