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방대한 볼륨과 높은 자유도로 인해 아마도 엘프 사에서 발매된 게임 중에서
제목이 엘프 사의 대표 게임인 <동급생>과 비슷할 뿐더러
이 게임의 전체 시간은 1년입니다.
가장 많이 연구된 게임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맵 이동 시스템도 얼핏 보면 <동급생>과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시스템 면에서 <동급생>과는 공통점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예전에 실키즈의 <Birth days> 리뷰를 할 때,
그 게임이야말로 하급생과 비슷하다고 한 적이 있었죠.
<Birth days>, <발렌타인 키스> 등의 게임을 중심에 놓고,
<동급생>의 시스템을 접목시킨 게임이 바로 하급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Birth days>, <발렌타인 키스>는 그리 인지도가 높은 게임이 아닙니다.
하급생을 <동급생>에 비교하여 쉽게 설명한다면,
<동급생>을 더 확장시키고 자유도를 높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여성들과 약속장소를 잡고 길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데이트 시간과 장소는 시스템적으로 정해져 있었죠.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은 만날 시간과 장소를 까먹지 않는 것뿐이었습니다.
반면에 하급생은 데이트 시간과 장소를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데이트를 몇 시간할지도 선택할 수 있죠.
같은 날 여러 명과 데이트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것이 하급생의 가장 핵심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시간은 일주일 단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평일은 학교나 아르바이트로 바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개입없이 빠르게 지나가지만
토요일, 일요일, 휴일은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을 해야 하죠.
기본은 토요일날 데이트를 신청해서 일요일에 데이트를 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데이트를 할 때는 아무 대사도 없이 시간만 지나가지만
캐릭터, 계절, 장소를 잘 조합하면 특정한 데이트 이벤트를 볼 수도 있죠.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즐길 수 있는 거죠.
이 게임에 깊이를 더한 부분은 바로 랜덤성입니다.
계절에 따라 캐릭터들의 다양한 옷차림을 볼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각 계절 단위로 이벤트를 볼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벤트 타이밍이 느슨하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는 의미없이 보내도 괜찮지만
계절만큼은 신경써 줘야 합니다.
해당 계절에 보지 않으면 끝까지 못 보는 이벤트가 많기 때문이죠.
각 계절마다 이벤트가 나뉘어져 있는만큼
CG와 이벤트는 탁월한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수영장, 여름 축제, 신년 참배 등 특정 계절에만 데이트할 수 있는 장소도 있죠.
이 게임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바로 호감도에 따른 캐릭터들의 태도 변화입니다.
처음에는 주인공에게 무관심하거나 적대하던 캐릭터들도
꾸준히 대화를 걸고, 데이트를 하다 보면 점점 부드러운 태도로 변화하게 되죠.
여성 캐릭터가 어느날 갑자기 뺨을 붉히게 되는 효과가 인상적입니다.
이런 태도 변화는 일상 대화와 데이트 과정에서도
소소하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호감도에 따라 대사와 태도가 달라지게 되죠.
또한, 각 캐릭터마다 '주소', '전화번호', '애인유무' 등을 묻는 커맨드가 있는데
일정 호감도를 달성해야만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호감도가 일정 수준 이하일 때는 그걸 주인공에게 왜 알려줘야 하냐고 뭐라하지만
호감도가 아주 높을 때 물어 보면 그걸 왜 이제 묻냐고 뭐라하죠.
그 외에도 데이트를 신청했을 때 받아 주는지,
데이트 후에 끌어 안거나 키스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H씬에 돌입할 수 있는지 모든 단계마다 호감도 수치가 정해져 있습니다.
호감도 수치는 게임 내에 표시되지 않고
어느 정도 호감도가 되어야 성공하는지도 알기 힘듭니다.
이 때다 싶을 때 도전해 볼 수밖에 없고
이런 것들이 성공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게 되죠.
호감도를 올리는 방법으로는 일상 대화와 데이트,
그리고 기념일에 줄 수 있는 선물 등이 있습니다.
각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장소도 랜덤이며,
랜덤한 확률로 다른 여성에게 데이트를 목격당할 때도 있죠.
평일 학교에서도 랜덤한 확률로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이벤트도 있는데
여성 캐릭터들이 주인공에게 아이템을 달라고 부탁하는 이벤트죠.
아이템을 안 갖고 있다면 소용없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항상 다양한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갑자기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안 하는 '소설책'이나 '사진집'같은 건 부담없이 줄 수 있죠.
근데, 순금 귀걸이같은 비싼 걸 달라고 할 때도 있고
시가 5만엔짜리의 '우주적 효과의 감기약'을 달라고 할 때도 있습니다.
아니, 5만엔짜리 감기약이 필요할 정도면 그냥 119를 부르세요.
게다가, 사실 그렇게 호감도가 많이 오르지도 않습니다.
주인공이 착취당하면서 한 푼, 두 푼 모아서 산 5만엔짜리를 가져 간 캐릭터가
입 싹 닦고 주소나 전화번호를 안 알려줄 때도 있어요.
도의적으로 5만엔짜리를 가져 갔으면
본인이 자발적으로 장부에 주소하고 전화번호 적고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사실 하급생 1편의 경우는 블루세라 재테크와 지장보살 서비스만 이용하면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게임을 아는 분이라면 굳이 귀찮은 아이템 이벤트를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게임 내에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각 캐릭터들을 동시 공략하는 게 가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랜덤성과 동시공략 요소 때문에 많은 연구를 거듭했죠.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동시공략에 대해서는 요점만 말하면
티나를 제외한 전원 동시 공략이 가능한지는
동시 공략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엔딩은 호감도가 가장 높은 단 한 캐릭터만 볼 수 있습니다.
전원 동시 엔딩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죠.
전원 1회 H씬 기준이라면 숙련자가 쉽게 가능합니다.
미즈호-미코같이 동시 공략이 불가능하게 설계되었다고 알려진 경우가 있지만,
사실 호감도가 반비례할 뿐이지 철저한 계획을 통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연구했던 건 전원 7회 H씬입니다.
캐릭터당 7회를 본다면 모든 H씬 CG를 전부 모을 수 있기 때문이죠.
제가 알기로는 오랜 연구 끝에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런 다양한 재미에도 불구하고 1년은 너무 길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의 경우에는 한 번에 한 캐릭터씩을 공략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면 그다지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어서 스케쥴이 텅 비게 되죠.
숙련자의 경우는 전원 공략을 하지 않는 이상,
이벤트가 충분히 많지 않아서 그냥 흘려 보내는 시간이 많게 됩니다.
캐릭터들의 이벤트 양이 1년을 채우기에 부족하다는 불만이 있는 거죠.
다만, 당대 기준으로 하급생은 볼륨이 상당히 컸던 게임입니다.
캐릭터만해도 13인이며,
버리는 캐릭터 하나 없이 준비된 CG수도 상당하죠.
다음 리뷰에서 그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