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30일 일요일

리뷰 : 하급생(1)(1996/6/7,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96년도에 발매된 <하급생>입니다.
방대한 볼륨과 높은 자유도로 인해 아마도 엘프 사에서 발매된 게임 중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게임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목이 엘프 사의 대표 게임인 <동급생>과 비슷할 뿐더러
맵 이동 시스템도 얼핏 보면 <동급생>과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시스템 면에서 <동급생>과는 공통점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예전에 실키즈의 <Birth days> 리뷰를 할 때,
그 게임이야말로 하급생과 비슷하다고 한 적이 있었죠.
<Birth days>, <발렌타인 키스> 등의 게임을 중심에 놓고,
<동급생>의 시스템을 접목시킨 게임이 바로 하급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Birth days>, <발렌타인 키스>는 그리 인지도가 높은 게임이 아닙니다.
하급생을 <동급생>에 비교하여 쉽게 설명한다면,
<동급생>을 더 확장시키고 자유도를 높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죠.



<동급생>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플래그를 그대로 따라가게 되어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여성들과 약속장소를 잡고 길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데이트 시간과 장소는 시스템적으로 정해져 있었죠.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은 만날 시간과 장소를 까먹지 않는 것뿐이었습니다. 

반면에 하급생은 데이트 시간과 장소를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데이트를 몇 시간할지도 선택할 수 있죠.
같은 날 여러 명과 데이트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것이 하급생의 가장 핵심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시간은 일주일 단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평일은 학교나 아르바이트로 바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개입없이 빠르게 지나가지만
토요일, 일요일, 휴일은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을 해야 하죠.

기본은 토요일날 데이트를 신청해서 일요일에 데이트를 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데이트를 할 때는 아무 대사도 없이 시간만 지나가지만
캐릭터, 계절, 장소를 잘 조합하면 특정한 데이트 이벤트를 볼 수도 있죠.



이 게임의 전체 시간은 1년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즐길 수 있는 거죠.
계절에 따라 캐릭터들의 다양한 옷차림을 볼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각 계절 단위로 이벤트를 볼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벤트 타이밍이 느슨하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는 의미없이 보내도 괜찮지만
계절만큼은 신경써 줘야 합니다.
해당 계절에 보지 않으면 끝까지 못 보는 이벤트가 많기 때문이죠.



각 계절마다 이벤트가 나뉘어져 있는만큼
CG와 이벤트는 탁월한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수영장, 여름 축제, 신년 참배 등 특정 계절에만 데이트할 수 있는 장소도 있죠.



이 게임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바로 호감도에 따른 캐릭터들의 태도 변화입니다.
처음에는 주인공에게 무관심하거나 적대하던 캐릭터들도
꾸준히 대화를 걸고, 데이트를 하다 보면 점점 부드러운 태도로 변화하게 되죠.
여성 캐릭터가 어느날 갑자기 뺨을 붉히게 되는 효과가 인상적입니다.

이런 태도 변화는 일상 대화와 데이트 과정에서도
소소하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호감도에 따라 대사와 태도가 달라지게 되죠.

또한, 각 캐릭터마다 '주소', '전화번호', '애인유무' 등을 묻는 커맨드가 있는데
일정 호감도를 달성해야만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호감도가 일정 수준 이하일 때는 그걸 주인공에게 왜 알려줘야 하냐고 뭐라하지만
호감도가 아주 높을 때 물어 보면 그걸 왜 이제 묻냐고 뭐라하죠.



그 외에도 데이트를 신청했을 때 받아 주는지,
데이트 후에 끌어 안거나 키스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H씬에 돌입할 수 있는지 모든 단계마다 호감도 수치가 정해져 있습니다.

호감도 수치는 게임 내에 표시되지 않고
어느 정도 호감도가 되어야 성공하는지도 알기 힘듭니다.
이 때다 싶을 때 도전해 볼 수밖에 없고
이런 것들이 성공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게 되죠.


호감도를 올리는 방법으로는 일상 대화와 데이트,
그리고 기념일에 줄 수 있는 선물 등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 깊이를 더한 부분은 바로 랜덤성입니다.
각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장소도 랜덤이며,
랜덤한 확률로 다른 여성에게 데이트를 목격당할 때도 있죠.

평일 학교에서도 랜덤한 확률로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이벤트도 있는데
여성 캐릭터들이 주인공에게 아이템을 달라고 부탁하는 이벤트죠.
아이템을 안 갖고 있다면 소용없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항상 다양한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갑자기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안 하는 '소설책'이나 '사진집'같은 건 부담없이 줄 수 있죠.
근데, 순금 귀걸이같은 비싼 걸 달라고 할 때도 있고
시가 5만엔짜리의 '우주적 효과의 감기약'을 달라고 할 때도 있습니다.
아니, 5만엔짜리 감기약이 필요할 정도면 그냥 119를 부르세요.

게다가, 사실 그렇게 호감도가 많이 오르지도 않습니다.
주인공이 착취당하면서 한 푼, 두 푼 모아서 산 5만엔짜리를 가져 간 캐릭터가
입 싹 닦고 주소나 전화번호를 안 알려줄 때도 있어요.
도의적으로 5만엔짜리를 가져 갔으면
본인이 자발적으로 장부에 주소하고 전화번호 적고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사실 하급생 1편의 경우는 블루세라 재테크와 지장보살 서비스만 이용하면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게임을 아는 분이라면 굳이 귀찮은 아이템 이벤트를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게임 내에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각 캐릭터들을 동시 공략하는 게 가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랜덤성과 동시공략 요소 때문에 많은 연구를 거듭했죠.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동시공략에 대해서는 요점만 말하면
티나를 제외한 전원 동시 공략이 가능한지는
동시 공략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엔딩은 호감도가 가장 높은 단 한 캐릭터만 볼 수 있습니다.
전원 동시 엔딩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죠.

전원 1회 H씬 기준이라면 숙련자가 쉽게 가능합니다.
미즈호-미코같이 동시 공략이 불가능하게 설계되었다고 알려진 경우가 있지만,
사실 호감도가 반비례할 뿐이지 철저한 계획을 통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연구했던 건 전원 7회 H씬입니다.
캐릭터당 7회를 본다면 모든 H씬 CG를 전부 모을 수 있기 때문이죠.
제가 알기로는 오랜 연구 끝에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런 다양한 재미에도 불구하고 1년은 너무 길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의 경우에는 한 번에 한 캐릭터씩을 공략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면 그다지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어서 스케쥴이 텅 비게 되죠.
숙련자의 경우는 전원 공략을 하지 않는 이상,
이벤트가 충분히 많지 않아서 그냥 흘려 보내는 시간이 많게 됩니다.
캐릭터들의 이벤트 양이 1년을 채우기에 부족하다는 불만이 있는 거죠.

다만, 당대 기준으로 하급생은 볼륨이 상당히 컸던 게임입니다.
캐릭터만해도 13인이며,
버리는 캐릭터 하나 없이 준비된 CG수도 상당하죠.

다음 리뷰에서 그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2021년 5월 23일 일요일

리뷰 : 귀작(3)(2001/3/30,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귀작 진엔딩 소개에 들어가기 전에 앞서,
이 게임의 기본적인 파라미터를 살펴 보겠습니다.
'귀축도'. '수집력', '영업력' 세 가지 파라미터가 있죠.

이 중 '수집력'과 '영업력'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했는데
'귀축도'는 대체 무슨 스탯일까요?
아시다시피 키사쿠는 완벽한 귀축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만큼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이미 귀축 그 자체죠.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귀축도는 상당히 높은 수치이며,
웬만해서는 하락하지 않는 수치입니다.

게임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면, 
귀축도 수치가 모자라서 불이익을 보는 경우도 전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는 신경쓸 필요도 없는 스탯입니다.

이 귀축도 수치를 확연히 떨어뜨리는 방법은
게임에서 특정한 엔딩을 보면 얻을 수 있는 책 '선악표리일체론'을 읽는 것입니다.
800~900선에서 떨어지지 않는 귀축도 수치를
정확히 500으로 맞출 수 있는 책이죠.

 

귀축도를 500미만으로 만들고 H씬을 시도하려고 하면,
키사쿠가 갑자기 '아, 오늘은 왠지 안 땡기는데.'라고 합니다.
본인은 할 마음이 없으니 플레이어가 직접 할 건지를 물어 보게 됩니다.
키사쿠 대신 플레이어가 하는 1인칭의 H씬을 볼 수 있는 거죠.
이 점은 <취작>의 경우와 비슷한데,
진엔딩의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제 키사쿠를 구원하는 귀작의 진엔딩을 살펴 봅시다.
스기모토 제약 회장님에 이끌려 억지로 교회로 간 키사쿠가
성모상 앞에서 불평을 토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죠.
키사쿠는 신이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사랑한다면,
자신같은 인간은 태어나지도 않았을 거라고 불평합니다.

이 장면은 통상 루트에서도 초반에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만,
진엔딩 루트에서는 키사쿠의 불평 이후 성모상의 얼굴을 보여주는데
성모상이 키사쿠 몰래 눈을 뜨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 키사쿠의 방에서 갑자기 어린 여자 애가 튀어 나옵니다.
변태인 키사쿠이지만, 이런 어린 여자애에게는 관심도 없기 때문에
욕을 하며 냉정하게 쫓아 냅니다.

하지만, 여자애는 어느 순간 다시 방에 있습니다.
키사쿠에게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도 하죠.



집없는 고아인지, 지박령인지는 모르겠지만
키사쿠가 아무리 구박해도 여자애는 떠날 생각을 안 합니다.
키사쿠는 그냥 무시해 버리기로 하고
하던 짓이나 계속 하려고 합니다.

사실, 쫓아내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바로 통상루트의 H씬입니다.
키사쿠가 통상루트처럼 다른 여자를 협박하고 ㄴㅇ하게 되면
여자애는 아무 얘기없이 떠나 버리죠.
키사쿠를 구원하기 위해서 키사쿠는 나쁜짓을 해선 안 되는 거죠.

여자애가 떠나게 되면, 진엔딩을 보는 건 실패하는 겁니다.
키사쿠의 귀축도를 500미만으로 맞춰놓고
키사쿠가 직접 하는 게 아닌, 플레이어가 대신하는 H씬은 허용됩니다.
키사쿠의 나쁜 짓을 플레이어가 대신 해 주는 개념이죠.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계속 키사쿠 눈에 거슬리는 여자애입니다.
설거지나 세탁같은 걸 해 주려고 하죠.
키사쿠가 맞선 보기 전날에는 억지로 목욕탕에 데리고 가서
키사쿠 등을 밀어줍니다.

키사쿠는 세탁이나 목욕을 귀찮아서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은 추잡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러 안 하는 거죠.
여자애의 그런 태도에 키사쿠는 굉장히 화를 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동거하는 나날이 계속되면
소녀의 순수함에 감화된 탓인지 점점 키사쿠는 인간성을 되찾게 되고,
여자애의 응석을 받아줄 때도 있죠.

<취작>과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진엔딩이지만
좋아하는 분들께는 꽤 감동적인 스토리로 회자되는 엔딩입니다.
귀작이 여러 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게임이었으나
진엔딩은 꽤 잘 뽑혔다고 생각해요.
여자애의 정체와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는
직접 플레이하시는 분들을 위해 남겨 놓겠습니다.



<유작>에 팬디스크로 <도작>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귀작에도 팬디스크가 있는데
바로 <귀축탐정 하게사쿠>라는 게임입니다.

하게사쿠는 삼형제의 숙부에 해당하는 사람인데
완전히 똑같은 얼굴에 대머리라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죠.
하게사쿠는 탐정업을 하고 있으며
스기모토 제약의 소중한 물건을 찾으라는 의뢰를 받아
스기모토 제약의 관련 인물들을 조사하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살인 사건이 터지기도 하죠.

 

물론 피는 못 속이기 때문에 하게사쿠가 성실한 탐정일은 하지는 않습니다.
조사도중 많은 캐릭터의 약점을 잡으며,
협박하여 변태적인 일을 시키기도 하죠.

몇몇 CG에서 변화를 주기는 했지만
대체로 귀작의 CG를 사용한 개그 게임입니다.
H씬과 CG가 추가되기도 했지만 에로게로서는 별 거 없는 게임이죠.

다만, 추리물로 보면 스토리가 의외로 괜찮습니다.
주인공 캐릭터 특성상 억지로 전개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승전결이 잘 구성되어 있어요.
마지막 반전도 놀라웠습니다.



2011년에는 애니메이션을 추가한 완전판이 발매되었습니다.
과거 엘프 사는 움직이는 H씬 개발에 누구보다도 열을 올렸던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그런 행보에 비판적이었습니다만 
결국 <미육의 향기>를 시작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보게 되었고 
당시 엘프 사는 이 기술에서 앞서 나가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기술 자체는 훌륭했던 것을 저도 인정합니다.

그 이후 <카와라자키가 일족2>, <새댁만화경>이나 귀작처럼
기존 엘프 사 계열 게임들의 H씬을 움직이는 CG로 수정한 게임들을 발매했습니다.

저는 모든 움직이는 CG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입니다만
귀작은 그 중에서 가장 좋지 않았던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귀작 완전판같은 경우는 모든 H씬을 움직이는 CG로 바꾸었습니다.
애초에 애니메이션을 전제로 만든 게임이 아니다 보니,
애니메이션 기술을 적용하기 적절하지 않은 CG가 있는데
그런 CG까지 모두 억지로 바꾸었죠.

적합한 CG를 엄선해서 움직이는 CG로 바꾸거나, 
아니면 그래픽 전체를 애니메이션에 맞게 바꿨어야 했는데
전체를 바꿔 버리니 몇몇 CG가 너무 어색했습니다.
H씬을 굳이 고생해서 거슬리게 만들었어요.



그 후, 엘프 사는 망해 버렸고 귀작의 IP는 FANZA쪽으로 넘어 갔습니다.
귀작의 캐릭터를 활용한 콜라보 에로게라든가
웹게임을 발매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소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총평하자면, 이전작들과 많이 다른 게임이었고,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다른 면에서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사쿠의 코믹하고 양면적인 캐릭터성은
삼형제 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었고,
키사쿠가 가장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죠.

<유작>, <취작>과 달리 한국어 패치가 안 나온 점은 아쉽지만
두 작품을 재미있게 하신 분들이라면 귀작도 해 보실 것을 권하고 싶네요.

2021년 5월 16일 일요일

리뷰 : 귀작(2)(2001/3/30,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스기모토 제약회사의 기숙사 관리인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키사쿠가 만나게 되는 사람은 미나미 과장이라는 남성입니다.



관리인이 되기 위해서 면접 때 온갖 아부를 다 떨어야 하죠.
미나미 과장은 같이 술 마실 때에 키사쿠에게 친근하게 대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재수없는 상사의 스타일입니다.
오만한 태도를 보이며 키사쿠를 회사에서 쫓아 내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죠.

그에 대항하는 키사쿠는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부장의 지위까지 오르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보여주는데,
부장으로 승진하면 미나미 과장은 비굴한 태도로 인사하러 옵니다.
이 장면에 대해 통쾌했다는 의견이 많더군요.



그 미나미 과장의 부인인 미나미 나데시코입니다.
이런 장르에서는 전통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싫어하는 상사의 부인'이죠.

아쉽게도 상사의 부인이라는 점 이외에는 별 달리 캐릭터성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키사쿠가 스기모토 제약의 정사원이 되면 같은 팀에 속하게 되는
여직원 키미사키 히로미입니다.
원래 조용하고 말이 많은 편이 아닌 것같지만
키사쿠같은 추한 아저씨와 별로 말을 섞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겠죠.
회사 일때문에 키사쿠에게 잔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전적으로 키사쿠의 잘못입니다.



하지만, 히로미도 그다지 떳떳하지는 못한데
사실 몰래 회사 기밀을 빼돌리고 있었죠.
그로 인해 키사쿠에게 약점이 잡히게 됩니다.



스기모토 제약의 접수원인 시라이시 모모코입니다.
평소에는 키사쿠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는 캐릭터로 특별한 개성이 없어 보입니다.



사실은 이 쪽 장르의 캐릭터로서는 
비슷한 캐릭터를 찾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면모를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협박을 한 후 ㄴㅇ을 하게 되면,
'키사쿠는 사실 좋은 사람인데 세상이 키사쿠를 계속 핍박했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키사쿠야말로 가장 불쌍한 사람이다.'
같은 이야기를 계속 합니다.
키사쿠까지도 그녀에게 어느 정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ㄴㅇ하러 갔더니 '그런 일보다 밥 차려 놨으니 함께 식사나 하자.'고 했을 때는
저조차도 허를 찔렸고, 
마지막에는 회사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키사쿠도 같이 가지 않겠냐는 권유도 합니다.
당연히 키사쿠는 매몰차게 거절하고, 모모코는 울면서 떠나게 되죠.

착한 캐릭터였지만, 이런 장르하고는 맞지 않는 캐릭터였습니다.
H씬 내내 키사쿠와는 대화가 안 맞는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인지
게임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여 줬고
이후 ㄴㅇ물에서 이런 캐릭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키사쿠와 같은 팀의 사원인 스에히로 마도카입니다.
한참 연상인 키사쿠에게 반말할 정도로 예의가 없는데
부장이 지적하자 자기는 부장한테도 반말한다고 대꾸합니다.



부장과는 불륜관계로 키사쿠는 이 약점을 사진으로 찍어서
마도카를 협박하게 되죠.
하지만, 회사원들이 놀러 갔을 때도 잘 보이는 장소에서 다투고,
부장 딸은 이미 불륜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으니
이게 정말 중대한 비밀이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마도카도 협박 때문에 넘어왔다기 보다는
부장에게 질려서 키사쿠와 사귀자정도의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H를 거듭하던 중 키사쿠의 절륜함에 반해
키사쿠가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하게 됩니다.



부장의 딸인 히메노 유리입니다.
이 캐릭터도 내성적이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도 키사쿠와 대화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불륜을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고,
그런 아버지에 대한 반항으로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립니다.
도둑질까지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약점을 잡히게 되죠.



키사쿠가 영업하는 병원의 간호사로 근무하는 아키모토 아오이입니다.
첫 만남은 키사쿠와 아오이의 언니의 맞선 장소에서였죠.
회장의 강권에 억지로 맞선에 끌려 나온 키사쿠는
맞선을 망칠 생각으로 대놓고 이상한 짓을 했는데
아오이는 그걸 재미있는 유머로 받아 들였습니다.



다른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이 캐릭터도 참 애매했다는 성격이 듭니다.
히로미나 유리는 스토리적으로는 그런 대로 뭔가 있었는데
이 캐릭터는 그보다 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엘프 사가 늘 좋아했던 간호사를
등장시키기 위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기모토 제약 회장의 비서인 카시와기 아야노입니다.
거의 유일하게 키사쿠에게 적의를 숨기지 않는 캐릭터죠.



능력있는 여성이며 키사쿠를 언제나 경계하고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큰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AV를 촬영했다는 과거가 있었다는 거죠.
예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돈을 뜯기며 사는 신세였는데
키사쿠는 추적하여 그 AV까지 찾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철저하게 방어했던 아야노에게도 피할 수 없는 약점이었죠.



스기모토 제약 회장의 딸인 스기모토 쇼코입니다.
활기찬 성격이죠. 키사쿠를 신기한 아저씨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키사쿠의 부하직원과 연애중이었고,
키사쿠에게 약점을 잡히게 되었죠.


여기까지가 귀작의 메인 캐릭터들입니다.
대체로 전작들에 비해 캐릭터가 약했다는 의견이 많았고,
저도 동의하는 점이 있습니다.



사실 이 게임에서 가장 눈여겨 볼 캐릭터는 주인공인 키사쿠입니다.
형들과 마찬가지로 악랄한 짓을 대놓고 하는 캐릭터는 맞지만
가끔 좋은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노인들을 공경하고, 불량배들에게 습격당하는 여성을 돕기도 합니다.
습격당한 여성의 옷까지 꿰매어 주는데
다른 여성들을 비참한 지경이 될 때까지 ㄴㅇ했던 키사쿠와 
같은 사람인지 의심까지 들 정도입니다.



키사쿠의 행동을 자세히 보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면서도
키사쿠는 자신이 도와주고 있는 게 아니라 
창피를 주고 괴롭히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죠.

말만 험하게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나쁜 짓을 한다는,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키사쿠 자신이 나쁜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거죠.



저는 성선설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키사쿠의 본성은 착했지만 형들 때문에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죠.
키사쿠의 어린 시절에는 슈사쿠에게 심약하다고 놀림을 받았다거나 
형들에게서 목숨의 위협까지 받았다는 묘사가 있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키사쿠를 악하게 만들었던 거죠.

모모코가 헛소리를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모모코가 했던 이야기야말로 정답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나오는 인간적인 면모야말로 키사쿠의 본성이었던 거죠.


또한, 이 형제들에게 공통적으로 깔려 있는 심리 중 하나는 피해의식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생각이죠.
이사쿠와 슈사쿠도 같은 생각이었고, 실제로 대체로 옳은 생각이었습니다.
자업자득의 측면이 강했지만요.



키사쿠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모모코의 마지막 장면에서 모모코가 사랑 고백까지 하려고 하자
말을 끊고 쫓아 내버립니다.

키사쿠에게 있어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모모코가 그냥 미쳐버렸다고 생각한 거죠.
모모코의 생각은 거의 정답에 가까웠지만
키사쿠가 받았던 상처의 깊이와 그로 인해 저질렀던 나쁜 짓들까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키사쿠를 구원하기엔 역부족이었어요.


키사쿠의 피해의식이 워낙 건고했던 나머지 키사쿠 스스로는 느끼지 못했지만,
사실 키사쿠가 공격했던 캐릭터 중 상당수가
키사쿠에게 그다지 악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나데시코의 경우는 가끔 키사쿠에게 요리가 남았다면서 가져다 줍니다.
게다가, 키사쿠에게 상담을 요청하기도 하죠.
키사쿠는 귀찮았기 때문에 빨리 끝내려고 되는대로 말을 내뱉었지만
그 상담 내용에 나데시코는 꽤 감명을 받습니다.



히로미와 유리는 키사쿠를 꽤 경계했던 캐릭터들이었습니다.
경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둘은 꺼림칙한 범죄를 저지른 상황이었고,
키사쿠가 그들의 범죄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었죠.
언제 키사쿠가 그 범죄를 폭로할지 전전긍긍한 상황이었습니다.

키사쿠가 특정시기까지 그 약점을 이용해서 협박을 하지 않으면
해당 캐릭터는 자수를 하게 되고 '키사쿠의 큰 뜻'에 감사하는 편지를 보냅니다.
키사쿠가 전부 알고 있으면서도 잠자코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수 있었고,
그 동안 키사쿠의 상냥함을 눈치채지 못 해서 죄송하다는 이야기까지 하죠.



마도카 역시 굳이 H씬을 보지 않더라도
키사쿠에 대해 좋은 태도를 보여 줍니다.
키사쿠가 극구 부정하기는 했지만 
폭한의 습격에서 자신을 구해줬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죠.
할머니를 도와주는 키사쿠를 봤다며 칭찬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키사쿠와 부하직원, 마도카와 아오이 넷의 더블 데이트 이벤트도 있습니다.
놀랍게도 마도카와 아오이 둘 다,
젊은 부하직원보다 키사쿠와 같이 다니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쇼코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놀이동산에 아야노, 부하직원과 같이 놀러갔지만
쇼코는 키사쿠하고만 계속 같이 다니려고 합니다.
쇼코와 놀이기구 한 번 타보고 싶어 구걸하는 부하직원이 안쓰러울 정도죠.

미니게임을 통해 곰인형 경품을 타면,
쇼코가 고맙다고 뽀뽀까지 해줍니다.
키사쿠는 그런 호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구역질을 해버리죠.



아야노의 경우는 키사쿠를 좋게 봤던 장면은 없지만
키사쿠의 능력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야노가 키사쿠를 사장으로 세워주는 엔딩도 있죠.

이처럼 많은 캐릭터들이 의외로 키사쿠에게
나쁘지 않은 태도를 보여 줍니다.
전작들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죠.


여기까지 소개한 건 키사쿠의 캐릭터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제 해석과 다른 의견도 많고,
실제로도 진엔딩에서 이 해석과 상충되는 것같은 장면도 있죠.
각자 느낀 바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제 이런 해석때문인지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 수록 
에로게로서의 귀작에 대한 평가를 점점 낮게 하게 됩니다.
키사쿠가 하는 협박과 ㄴㅇ이 그냥 형들의 나쁜 짓을 흉내내는 가짜처럼 보이더라고요.



아무튼 중요한 건, 키사쿠에게는 아직 인간적인 부분이 조금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진엔딩에서는 그런 키사쿠를 구원하는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죠.
그 스토리에 대한 소개는 다음 리뷰에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