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4일 일요일

리뷰 : 하급생2(3)(2004/8/27,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소꿉친구인 사이몬 타마키입니다.
주인공이 몸 담고 있는 킥복싱 동호회의 매니저이기도 하며,
근처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죠.

전작과 마찬가지로 하급생2에서는 각 캐릭터에게 네 가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 '주소', '생일', '남자친구의 유무'죠.
주소나 생일이나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이지만 
타마키에게도 형식적으로 이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타마키는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남자친구의 유무'에 '있다'라는 대답을 하는 캐릭터입니다.
이미 의대생 남자친구가 있어요.
소꿉친구인데 이미 남자친구가 있는 겁니다.

어디서 전학생이라도 오지 않는 이상 
소꿉친구 캐릭터라면 당연히 게임의 1선발을 맡던 시절,
비처녀 소꿉친구 캐릭터의 비극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캐릭터와 데이트 도중에 타마키의 데이트를 목격하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비슷한 이벤트가 전작의 시즈카나 미나츠에게도 있었으나
하급생2는 한발짝 더 나아가 키스나 애무를 하는 장면까지 있죠.



타마키 공략의 시작은 데이트를 신청하는 것입니다.
소꿉친구의 친분 때문인지 극초반에 데이트 신청을 성공할 수 있는 캐릭터죠.

게임 시작 첫 주에는 데이트 신청을 시도조차 할 수 없는데
주인공이 '타마키는 그냥 친구일 뿐이니까'라고 생각하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에 굴하지 않고, 둘째 주에도 데이트를 신청하면 
주인공이 알았다고 하고 데이트 신청을 합니다.



주인공은 플레이어의 조종을 받는다고 치고
애인이 이미 있는 타마키는 왜 데이트 신청을 쉽게 받아 주는 걸까요?
이유는 타마키가 주인공과의 관계를 남녀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타마키는 주인공 볼에 붙은 밥풀을 아무렇지도 않게 떼어 먹고,
오락실 데이트에서는 주인공이 당황할 정도로 가슴이 밀착되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전작의 미코와 비슷한 느낌인데 좀 더 강하게 표현한 겁니다.
주인공과 데이트한다는 건 타마키에게 그냥 친구랑 놀러간다는 것일 뿐이고
그 이상의 의미는 전혀 없는 거죠.

타마키가 주인공에게 감정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애인이 아닌 다른 남자와의 데이트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타마키는 떳떳하다거나 떳떳하지 못하다거나의 문제도 아니고
아예 문제가 된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있는 거죠.



아직 초반부이지만, 이 때부터 거부감을 느낀 사람도 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주인공이 타마키에게 뭔가 애틋한 감정이 있던 것도 아니고,
타마키 역시 주인공에게 별 감정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생 애인의 눈치따위는 보지 않고 계속 데이트를 하는 거죠.
플레이어가 보기에는 참 생각없는 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굳이 성사되지 않을 둘의 데이트가 계속 되는 이유는 뭘까요?
주인공 때문도 아니고, 타마키 때문도 아니며
바로 플레이어가 마우스로 직접 하는 데이트 신청 선택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 일을 플레이어가 직접 해야 하니
이런 설계를 좋아하지 않았던 분들도 계셨죠.



이런 비정상적인 관계가 아무 문제 없이 지속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애인에게 비밀로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
애인이 가만히 있지 않겠죠.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타마키가 한 소리 들은 것 같습니다.

타마키도 눈치가 보였는지 주인공에게 놀러가는 걸 좀 삼가하자고 이야기합니다.
그 후에는 데이트 신청을 하면 거절을 당하죠.
약 3주동안 데이트 신청을 안 받아 주지만
그 후에는 다시 '에라 모르겠다'식으로 데이트를 하게 됩니다.

이 이벤트는 타마키의 호감도가 60정도 되면 발생하는데
이쯤에서는 타마키도 주인공을 남자로서 많이 의식하기 시작한 시점일 겁니다.
이전까지는 타마키 스스로가 뭐가 문제인지 못 느꼈다고 옹호해 줄 여지도 있지만
여기서부터는 양쪽에 애매하게 발을 걸치고 있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부분을 어장관리라고 생각하고 불쾌하게 느낀 플레이어도 많았죠.



가을 쯤이 되면 데이트가 펑크난 타마키가 우연히 지나가던 주인공과 대신 논다든가,
주인공과의 데이트가 끝나면 애인이 나타나 차에 태워서 어디로 간다든가,
타마키가 공원에서 고민한다든가 하는 이벤트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타마키와 애인의 관계가 삐그덕거리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거죠.
타마키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 상황 속에서도 계속 타마키에게 데이트를 신청해야 합니다.
당연히 플레이어의 손으로요.

애초에 주인공이 타마키에 대해 남몰래 연심을 품고 있었다면
그래서 어떻게든 타마키를 빼앗으려는 마음이었다면
그나마 나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조차도 없이 무의미한 데이트만 계속 신청해야 하니
소꿉친구의 연인관계를 그냥 파탄내는 스토리가 되어 버렸죠.

그런 데이트 중에 또다시 의대생 애인이 차를 타고 나타나 타마키를 픽업해 갑니다.
척보기에도 그다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차는 러브호텔을 향하죠.
타마키가 걱정되기 때문에 주인공도 러브호텔로 갑니다. 플레이어가 조작해서요.

러브호텔 앞에서는 타마키가 애인과 싸우고 있죠.
애인은 마침 도착한 주인공을 보더니,
타마키도 이미 헤어질 생각으로 주인공을 부른 거 아니냐고 야유를 하며
타마키와 의대생 애인의 관계는 파국을 맞이하게 됩니다.



타마키는 실연의 충격으로 주인공과 제대로 된 대화조차 나눠주지 않습니다.
집에 찾아가도 만날 수 없으며, 학교나 길거리에서 우연히 10번을 조우해야 
타마키가 충격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세이브/로드를 통해 하루 만에 타마키를 10번 만나면
단 일주일만에 실연의 아픔에서 회복하는 타마키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 후에는 평범한 하급생 시리즈의 스토리로
주인공과 타마키가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는 스토리입니다.
다만, H씬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명대사가 여럿 있었죠.
'미안해, 처음이 아니라서...'
'하지만, 알아 줬으면 좋겠어. 나, 정말로 그 사람을 좋아했으니까...'
같은 것들 말이죠.



여기까지가 이제는 전설이 된 사이몬 타마키의 스토리입니다.


스토리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는 미루고
일단 가장 문제가 되었던 건 메인 히로인이 비처녀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난리가 났죠.

일본 사이트에서 이 게임 이야기만 나오면 중고니 빗ㅊ니 도배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꽤 신랄했는데
방금 말했듯이 어장관리라는 건 플레이한 사람도 그렇게 느낀 사람이 있었던만큼
관점의 차이지 악성루머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악성루머는 더 심하게도 임신이라든가, 낙태라든가 하는 
있지도 않은 사실무근의 얘기들이었죠.
정말로 엄청 났습니다.

타마키는 원래 주인공에게 관심도 없었는데
기억상실에 걸린 틈을 타서 주인공이 빼앗았다는 루머도 있었죠.
팬디스크에서 기억상실이 나오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스토리입니다.
또한, 주인공과의 H씬 와중에 전남친의 이름을 계속 외친다는 루머도 있었는데
이 역시 사실무근입니다.
다만, H씬에서는 전남친과 비교한다는 느낌을 주는 대사도 있긴 있었기 때문에
전혀 떡밥이 없었다고는 볼 수 없죠.



엘프 사는 타마키를 대체 왜 비처녀로 설정했을까요?
이 정도 논란이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겠지만,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엘프 사의 최고 명작이라고 불리는
<이 세계의 끝에서 사랑을 노래한 소녀 YU-NO>에서는
비처녀 캐릭터가 일곱 캐릭터 중에 무려 다섯 명입니다.
칸나의 뒷사정의 경우는 특히 더 과격했죠.
하지만, 그 때는 그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그때의 기억들을 갖고 있던 엘프 사에서는 이런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겁니다.



하급생2에서는 등장하는 아홉 캐릭터 중 다섯 명이 비처녀 캐릭터입니다.
타마키, 후미, 미사키, 카즈키, 미카죠.
스토리나 캐릭터로 봤을 때, 후미나 미카면 모를까
미사키나 카즈키까지 비처녀 캐릭터라는 점에서
엘프 사가 이게 문제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문제가 금기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하지 못했겠죠.

더군다나 후미와의 첫 H씬에서는
처음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주인공에게 후미가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냐.'고 대답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그만큼 별 생각이 없었다는 거죠.


하지만, 에로게 전반의 경향으로 봤을 때
90년대면 모를까 2000년대에는 이미 대부분의 에로게 회사가
이 문제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엘프 사가 눈치가 없었을 뿐이에요. 소비자의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에로게에 한정해서 하급생2는 비처녀 논란의 시작도 아니고 절정도 아닙니다.
마침표에요.
이 이후에는 그 어떤 게임도 감히 이 금기를 건드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에로게의 캐릭터는 나이에 관계없이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무조건 처녀입니다.
H씬이 없는, 예를 들어 선생님같은 비공략 캐릭터들은 게임 중에
'아직 키스도 해 본 적 없어'라는 대사가 삽입되어 있죠.

처녀빗ㅊ같은 캐릭터도 에로게에서는 일상적인 캐릭터입니다.
미망인인데도 H 이전에 남편이 죽어서 처녀,
애 딸린 유부녀인데도 시험관 아기라서 처녀,
처녀가 아닌데도 과거로 돌아가서 처녀,
이 놈의 바리에이션은 끝도 없습니다.

이 모든 경향을 하급생2가 만들어 낸 건 아닙니다.
그 이전부터 이런 경향이 있었고, 
하급생2는 금기를 건드린 게임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였을 뿐이죠.

사실 처녀에 관한 논쟁은 요즘은 많이 수그러 들었습니다.
과몰입과 분탕 등 비슷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이제는 이런 걸 굳이 따지는 사람을 성토하는 분위기로 많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다만, 에로게 업계에서 이 문제는 여전히 아무도 범할 수 없는 금기입니다.



처녀 논란의 시대가 지나고 
하급생2에 대해 많이 제기되었던 문제는 역시 NTR 스토리입니다.
사실 진작에 이게 문제가 되었더라면 이해가 되는데
이 문제는 싹 사라지고 처녀 논란만 실컷 터졌던 분위기가 비정상적이었죠.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순애물을 원했던 사람들에게는
꽤 불쾌할 수 있는 설계였습니다.
비주얼 노벨이 아니라 하급생2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주인공의 행동을 조작한다는 점에서 몰입감을 높여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역으로 그게 더 큰 문제로 작용했습니다.
데이트 신청에서 러브호텔로 가는 조작까지
찝찝한 작업을 플레이어가 직접 해야 하죠.

타마키의 테마는 아무 감정없는 친구에서 연인으로의 변화였으나
그 과정이 일반 미연시와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그러나 과감한 소재에 비해 스토리나 캐릭터도 아쉬웠죠.
심도있는 내용이나 섬세한 감정 묘사를 거의 보여주지도 못했습니다.
대부분이 사람들은 주인공과 타마키의 행동에 공감하지 못했고
게임에 많은 불평을 토했습니다.



전에 밝혔듯이 저는 NTR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 평가로 타마키의 스토리가 그다지 훌륭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불쾌하지도 않았습니다.
논란을 보고 오히려 '성인 게임에서 이 정도도 못할 정도인가.'라고 생각했죠.
제 기준에서는 밋밋하고 온건한 스토리였습니다.

발매 당시의 플레이했던 사람들의 분노라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
발매 전에는 정보가 없었고 이런 스토리가 될 거라고 예측하기 힘들었으니까요.
근데 뭔 게임인지 다 알고 있는 지금 플레이한 사람들의 시점에서
충격적인 스토리라기에는 좀 약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하급생2보다 1년 전에 발매된 E.G.O.의 <우리 여동생의 경우>만 봐도
훨씬 과격하고 충격적이었죠.


제가 아쉬워하는 건 이런 점입니다. 에로게가 너무 조심스러워졌어요.
예전에 제가 기대했던 에로게의 모습은
다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묘한 스토리, 과감한 캐릭터 설정, 복잡한 인간관계 등의 요소를 갖춘
어른들의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20년간 나왔던 게임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성인 요소들을 많이 넣었다는 게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구장창 H씬만 나온다든가,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음담패설로 점철되어 있다든가,
단순히 CG가 잔인하고 선혈이 낭자한다든가 할 뿐이었죠.

대부분의 게임들은 그냥 소년 액션 만화나 러브코미디에
H씬이 추가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게임들 중에서도 많은 게임을 사랑하지만
모든 에로게가 그렇게 될 필요는 없잖아요.

충격적이고, 씁쓸하고, 찝찝하고, 괴로운 게임이면 어떻습니까?
처녀 아닌 캐릭터 나오면 어떻고, NTR 엔딩도 약간 있는 순애물 나오면 어떻습니까?


<바하무트 라군>같은 일반 게임도 아니고
성인 게임에서 이 정도도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가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다양성은 훼손되고 양산형 에로게만이 업계를 지배해 버렸어요.

뭐, 이게 취향인 분들이 많기 때문에 에로게도 이런 방향으로 갔을 것이고 
그게 꼭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제가 생각했던 미래와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하급생2가 이런 분위기에 큰 영향을 줬던 게임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미래를 상징하는 게임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 빨리 눈치채고 에로게에서 손을 털었어야 했죠.
물론, 하급생2를 플레이할 때는 몰랐고 이제 와서 생각하면 말이지만요.



제 에로게 인생을 총평하자면, 망했습니다. 
빨리 다른 길을 찾아 봤어야 했죠. 이젠 뭐 오도가도 못합니다.

하급생2만 잘 되었더라면 엘프 사의 미래도, 에로게의 미래도
어느 정도 제 생각대로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급생2, 제 인생의 중요한 IF와도 같은 게임이네요.

댓글 4개:

  1. (feveriot입니다.) 왠지 이후 엘프가 작정하고 NTR쪽을 더 판 이유가 하급생2 논란의 결과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것도 다소 코미디같단 생각이 들어요. 대놓고 플레이어 정신을 능욕하는 네토라레 당하는 게임들은 논란이 없었다는 게.

    답글삭제
  2. 언노운//
    욕 안 먹도록 아예 간판부터 그 쪽 장르라고 명시했죠.
    그러다 보니 아예 발매되는 장르 자체가 극단적으로 나뉘어진 것 같습니다.
    많은 스토리들이 호불호도 없고 반전도 없이 스무스하게 진행됩니다.
    저도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중에서 마음에 안 들었던 게임도 있었지만
    그것도 에로게 다양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경향은 많이 아쉽네요.

    답글삭제
  3. 리뷰 잘 읽었습니다. 8월부터 하급생2를 하기 시작해서 오늘 드디어 끝냈습니다. 날짜로 따지면 약 3개월 정도 걸렸네요. 이렇게 오래걸린 이유는 한마디로 게임이 제게 동기를 부여하지 못해 마음을 잡고 억지로 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 기념으로 백개먼님의 하급생2 리뷰를 처음으로 다 읽고 제 소감을 몇줄 적으려 합니다.

    하급생2는 연애시뮬레이션이라는 목표를 정말 충실하게 이뤄낸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을 분석하면서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세밀한 설정들을 확인하고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전작에서 이미 완성된 것에 세월이 흐르며 편의성까지 고려한 부분도 더해져서요. 하지만 뭐라고 해야할까요. 이렇게 잘 만든 게임인데 하고싶다는 동기를 유발하는 요소가 부족했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이나 만화, 영화를 보면 계속 보고싶다는 욕구가 생기지만 하급생2는 게임 시스템을 제외한 어떤 부분에서도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여성 캐릭터들도 그렇고, 남성 캐릭터들도 그렇고, 사건들이나 이야기들도 그랬습니다. 뒷 이야기가 크게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작에서는 신지가 여자들에게 인기있어지는 과정, 미나츠에게 차이거나 사귀게 된 미노루의 뒷 이야기들이 꽤 괜찮았는데 말이죠. 이 매력의 부재가 하급생2의 제일 큰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 발매되었던 시기 근처에 이 게임을 하신 백개먼님은 타마키 사건때문에 매우 충격을 받으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때 당시 엘프의 게임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잘 몰랐었습니다. 그런 선입관이나 소문을 배제하고 제가 타마키 루트를 해본 소감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단지 이야기가 조금 허술해서 주인공, 타마키, 타마키의 남자친구간의 관계묘사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하면 메인 이벤트가 아닌 기타 이벤트 등에서 타마키에게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뭐 그정도입니다.

    당시 소문도 소문이었겠지만, 제 소감은 엘프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매력없는 게임을 만든 것이 실패의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저는 이미 전작에서 많이 실망을 했었습니다.

    다음 할 게임은 라임색 류기담인데, 전기담에서 많은 실망을 해서 크게 기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목표는 모든 엘프게임을 하는 것이니 포기하지 않고 해보려고 합니다.

    3개월간 들인 시간이 아까워서, 여기에 제가 알게된 내용들을 기록으로 남겨두려 합니다. 인터넷에 있는 공략들에 없는 부분 위주이며 혹시 내용이 너무 많으면 자유롭게 삭제하셔도 됩니다.

    마을 이벤트
    - 3-A 주인공반. 친구가 책을 선물해 준다.
    - 2-C 주인공과 아는 사이라며 어느 학생이 추억의 물건을 주는데 주인공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우산, 현대이공학 대전, 만화, 시집, 밸런스 영양식, 아야시게교 경전 등을 준다.
    - 미술관에서 게 머리모양의 아저씨와 랜덤으로 만나면 미술퀴즈를 낸다. 계속 맞추면 난이도가 올라가는데 끝까지 진행해도 아무것도 없는 듯.
    - 미술관에서 랜덤으로 철가면을 받을 수 있다. 메시지 카운트30까지 대사가 계속 변한다.
    - 검은 고양이장에서 랜덤으로 1000엔을 얻는다.
    - 강에서 랜덤으로 성인 사진집을 줍는다. 낙시를 하면 우산, 철가면, 경전을 랜덤으로 얻을 수 있다.
    - 경전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방에 들어가면 랜덤으로 경전을 받을 수 있다.

    게임센터
    - 두더지 게임: 5천점 달성시 인형, 2만점 달성시 반지.
    - 다트 게임: 보통 프라모델, 만점 달성시 반지.
    - 캐처 게임: 랜덤으로 영양식, 인형, 프라모델, 철가면, 500엔 이하 소액, 사진집.

    사이몬 타마키 정보
    - 동호회 부실에서 만나면 가끔 영양식을 준다.
    - 미술관에서 랜덤으로 만나 철가면을 받은 뒤 주인공에게 준다.
    - 저녁에 랜덤으로 음식을 가져다 준다.
    - 낮에 랜덤으로 빨래를 해주러 집에 온다.
    - 당구장에서 데이트장면을 타마키에게 목격당했을 때 특수 대사가 있다.
    - 2월 12일 이후 졸업을 앞두고 부실을 정리중인 타마키를 볼 수 있다.

    시라이 유리 정보
    - 미술관에서 랜덤으로 만나는 이벤트가 있다.

    와카이 미사키 정보
    - 12/5 일요일 12시~17시 미술관 미사키와 현대아트전 감상. 호감 60~89
    - 2/5 이후 토요일 20시~22시 역에서 곤조 타마사부로(権藤 玉三郎)를 배웅해줌. 호감 60~89. 곤조는 이전 미술교사이며 미사키의 스승이다.
    - 치트를 써서 호감도를 올린 후 대화하면 이런 게임에 치트를 쓰냐며 정정당당하게 게임하자는 대사를 한다.

    타카토 나나세 정보
    - 호텔에서 만나면 대화 자체를 꺼리며 금방 헤어지지만, 호감도 70부터 제대로 대화를 해준다.
    - 타마키와 H를 한 후, 나나세와 H를 하면 방에서 다른 여자의 냄새가 난다는 대사를 한다.

    요코미조 후미 정보
    - 후미와 단둘이 되려면 옥상 이벤트를 봐야하지만, 다른 방법이 있다. 7월까지 후미에게 손을 대지않으면 8월 부터 데이트후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않을거냐고 도발하는 대사를 날린다. 이후 그녀와 단둘이 될 수 있다.

    오야마 에이코 정보
    - 호감도에 따른 일상대화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 데이트 첫인사 대사패턴이 제일 많다. 30분전, 15분전, 정시, 15분후, 30분후 5가지 경우에 두 패턴의 대사가 각 호감도마다 준비되어 있다. 이는 에이코가 일찍 오고 오래 기다려주기 때문인데 따라서 미술관 데이트시 16시에 약속후 지각하면 미술관이 문을 닫아 그냥 돌아가는 특수 대사도 준비되어 있다.
    - 보석가게, 시민홀, 휴먼 네이처, 서점에서 특수 이벤트를 볼 수 있다. 에이코가 다이어트를 한 후엔 시민홀, 휴먼 네이처, 서점에서 특수 이벤트를 볼 수 있다. 에이코때는 살때문에 고민하는 내용들이며 다이어트 후에는 자신의 정체가 발각될까봐 당황하는 내용이다.

    히라사와 히로코 정보
    - 그녀는 호감도에 따라 대사들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로봇 개발 단계에 따라서도 대사들이 나뉜다. 단계는 총 3단계로 돕기전, 1호 기동 시도 후, 2호 기동 시도 후다.각 단계에 따라, 호감도에 따라 대사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느낀점
    - 게임의 대사가 너무 담백해졌다.
    - 남자 캐릭터들의 역할이 거의 없다.
    - 부분 음성이 단점이다.
    - 주인공이 킥복싱부 동호회 부원이라는 의미가 별로 없다.(킥복싱과 관련된 이벤트가 없으며 아무 부라도 상관없을 듯 하다)
    -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설명이 부족하다. 에이코가 왜 주인공을 알고 있었으며 좋아하는지에 대한 설명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 마을에 주민 캐릭터들을 세운 의미가 없다. 캐릭터들 간 서브 이벤트의 추가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답글삭제
  4. hityou2//
    웬만한 댓글은 제가 마음대로 삭제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외부요인으로 인해 블로그 글 전체가 삭제되는 날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예고 없이 삭제될 수도 있으니
    그 부분은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리뷰에는 개인적인 일이라 굳이 적지는 않았지만
    하급생2는 제가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를 함께 했던 게임입니다.
    그만큼 각별한 추억이 있는 게임이었죠.
    단순히 재미없다는 평가나 사람들 관심을 못 받았면 모를까
    밈으로 까이는 분위기가 형성돼서 안 해본 사람들도 너도 나도 까는 분위기였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