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2023년 3월 31일, 29년의 역사를 지닌 에로게 회사 GIGA사가 폐쇄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거의 10년 가까이 '이 회사 언제 망하나'를 생각했던 것 같은데
드디어 그 날이 왔네요.
예전에 V.G.시리즈를 리뷰할 때 설명했었는데
GIGA사는 오랫동안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고,
저는 지난 몇 년간 GIGA사의 게임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계를 한참 돌려서 05~08년도쯤으로 돌아가 보면,
당시 저에게 GIGA사는 가장 좋아하는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제가 GIGA사 게임을 뭘로 시작했었는지
처음 다섯 개를 순서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죠.
<ripple ~블루씰에 어서오세요~>
<컬러풀 키스>
<V.G. NEO>
<DUEL SAVIOR>
<파르페 ~쇼콜라 second brew~>
이 순서로 플레이했었습니다.
이 중에서 세 번째 게임 <V.G. NEO>는 이미 리뷰했었고
당시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첫 번째 <ripple ~블루씰에 어서오세요~>도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고,
두 번째<컬러풀 키스>는 그럭저럭 좋아했던 게임이지만
애초에 킬링타임용 수준이 상한이었던 게임이었죠.
이 회사를 기억했던 이유는 그냥 오프닝 곡들이 좋았기 때문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인 <파르페 ~쇼콜라 second brew~>는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저뿐만이 아니겠지만
굉장히 훌륭했던 게임입니다.
<파르페 ~쇼콜라 second brew~>로 인해
GIGA사는 저에게 최고의 회사로 기억되었죠.
다시 말해, 세 번째 게임까지 '노래만 좋았던 회사'가
다섯 번째 게임이 되자 갑자기 '최고의 회사'가 되었던 겁니다.
그 사이에 있던 네 번째 게임이 바로 <DUEL SAVIOR>인 거죠.
GIGA사에 대한 제 인식을 바꾸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게임입니다.
저는 이 게임을 과거에 두 번 플레이했었는데
2005년에 한 번, 그리고 2006년에 JUSTICE로 한 번 플레이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무려 17년이 지나 플레이하게 되었죠.
17년이 지난 후의 첫 플레이 감상은...
제 기억으로는 훨씬 세련된 느낌의 게임이었는데
지금 플레이해 보니 굉장히 올드한 게임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보다 더 오래된 게임도 많이 리뷰했었습니다만,
이번만큼 제 추억과 실제 게임의 간격이 컸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단순히 시스템이나 해상도, 액션도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만,
'이세계물'이라는 장르가 폭발적으로 흥하기 이전의 게임이다보니
뻔하거나 식상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발매 당시에는 클리셰 파괴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게임이지만
별의별 이세계물이 다 있는 지금 시점에서 보자면
듀얼 세이버는 전형적인 정통파 이세계물로 보일 정도죠.
갑자기 이세계의 부름을 받아 이세계로 소환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이 세계는 '아바타'라고 불리는 모든 차원의 근원인 세계입니다.
이곳이 무너지면 주인공의 세계도 무사하지 못하겠죠.
그리고 아바타에는 '파멸'이라고 하는 위협이 임박해 있습니다.
아바타에서는 1000년에 한 번씩 등장한다는 '구세주'를 기다리고 있으며
학교에 '구세주 클래스'라는 것을 설립하여 구세주 후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여동생 미아가 구세주 후보로 선정되어 소환된 거죠.
역사상 남자가 구세주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주인공은 구세주 후보의 증명인 '소환기'를 꺼냄으로써
자신이 구세주 후보가 맞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렇게 주인공과 여동생 미아가
구세주 클래스에서 친구들과 많은 것을 배우고,
다가오는 파멸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스토리입니다.
일단 구세주 클래스가 1대6의 여초 클래스라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역사상 유일의 남성 구세주 후보이기 때문에
다른 클래스메이트는 당연히 전부 여성이죠.
두 번째 요소는 연습경기입니다.
구세주 후보들은 자주 결투 연습을 하는데
이 결투의 패자는 승자의 요구를 하루동안 들어줘야 하는 규칙이 있죠.
다른 캐릭터들끼리는 무슨 요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여자를 밝히는 주인공이 할 요구는 정해져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미소녀들과 구세주가 되기 위한 훈련을 하며 지내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 스토리입니다.
에로게에서 흔치 않은 액션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에로게에서 액션 장르는 그다지 메이저하지는 않지만
GIGA사는 다양한 액션 게임을 발매했었죠.
이 게임 이전에도 GIGA사는 V.G.시리즈라는 대전 액션 게임을
오랫동안 개발했었습니다.
이 게임은 2D 횡스크롤 방식인데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기술 자체도 단순합니다.
액션 게임을 잘 못하는 제게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정도죠.
하지만, 엔딩을 본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어서
다양한 전투 방식의 캐릭터를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얻는 경험치가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점도 괜찮았죠.
레벨업이 그렇게 큰 메리트가 있지는 않지만
JUSTICE 기준으로 과거에 플레이했을 때는
다양한 캐릭터를 키우지 않아 고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의 고생을 무려 17년이나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플레이에서는 특히 신경을 썼고,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았죠.
여기서 완성된 배틀 방식은 이후 GIGA사의 여러 게임에 활용되었지만
액션 게임은 제가 잘 아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할 말이 많지는 않네요.
개인적으로는 어렵지 않았고, 타격감이 있어서 나쁘지 않게 플레이했습니다.
옛날 게임의 그래픽이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는 분이라면
추천할만 하다고 생각되네요.
리뷰 2편에서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그리고 제가 이 게임에서 좋아했던 요소를 위주로 소개해 보도록 하죠.
드디어 이 게임이군요...
답글삭제한글패치만 있었다면 참 좋았을법한 발더 시리즈랑 메이드카페 시리즈와 함께 제 GIGA 최애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