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9일 일요일

리뷰 : DUEL SAVIOR(1)(2004/10/1,GIGA)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2023년 3월 31일, 29년의 역사를 지닌 에로게 회사 GIGA사가 폐쇄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거의 10년 가까이 '이 회사 언제 망하나'를 생각했던 것 같은데
드디어 그 날이 왔네요.

예전에 V.G.시리즈를 리뷰할 때 설명했었는데
GIGA사는 오랫동안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고,
저는 지난 몇 년간 GIGA사의 게임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계를 한참 돌려서 05~08년도쯤으로 돌아가 보면,
당시 저에게 GIGA사는 가장 좋아하는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제가 GIGA사 게임을 뭘로 시작했었는지
처음 다섯 개를 순서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죠.

<ripple ~블루씰에 어서오세요~>
<컬러풀 키스>
<V.G. NEO>
<DUEL SAVIOR>
<파르페 ~쇼콜라 second brew~>

이 순서로 플레이했었습니다.
이 중에서 세 번째 게임 <V.G. NEO>는 이미 리뷰했었고
당시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첫 번째 <ripple ~블루씰에 어서오세요~>도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고,
두 번째<컬러풀 키스>는 그럭저럭 좋아했던 게임이지만
애초에 킬링타임용 수준이 상한이었던 게임이었죠.
이 회사를 기억했던 이유는 그냥 오프닝 곡들이 좋았기 때문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인 <파르페 ~쇼콜라 second brew~>는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저뿐만이 아니겠지만 
굉장히 훌륭했던 게임입니다.
<파르페 ~쇼콜라 second brew~>로 인해
GIGA사는 저에게 최고의 회사로 기억되었죠.


다시 말해, 세 번째 게임까지 '노래만 좋았던 회사'가
다섯 번째 게임이 되자 갑자기 '최고의 회사'가 되었던 겁니다.
그 사이에 있던 네 번째 게임이 바로 <DUEL SAVIOR>인 거죠.
GIGA사에 대한 제 인식을 바꾸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게임입니다.



저는 이 게임을 과거에 두 번 플레이했었는데
2005년에 한 번, 그리고 2006년에 JUSTICE로 한 번 플레이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무려 17년이 지나 플레이하게 되었죠.
17년이 지난 후의 첫 플레이 감상은...



...짧지 않네요. 17년.
제 기억으로는 훨씬 세련된 느낌의 게임이었는데
지금 플레이해 보니 굉장히 올드한 게임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보다 더 오래된 게임도 많이 리뷰했었습니다만,
이번만큼 제 추억과 실제 게임의 간격이 컸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단순히 시스템이나 해상도, 액션도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만,
'이세계물'이라는 장르가 폭발적으로 흥하기 이전의 게임이다보니
뻔하거나 식상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발매 당시에는 클리셰 파괴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게임이지만
별의별 이세계물이 다 있는 지금 시점에서 보자면
듀얼 세이버는 전형적인 정통파 이세계물로 보일 정도죠.



스토리는 여자를 밝히는 주인공과 여동생인 미아가
갑자기 이세계의 부름을 받아 이세계로 소환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이 세계는 '아바타'라고 불리는 모든 차원의 근원인 세계입니다.
이곳이 무너지면 주인공의 세계도 무사하지 못하겠죠.
그리고 아바타에는 '파멸'이라고 하는 위협이 임박해 있습니다.

아바타에서는 1000년에 한 번씩 등장한다는 '구세주'를 기다리고 있으며
학교에 '구세주 클래스'라는 것을 설립하여 구세주 후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여동생 미아가 구세주 후보로 선정되어 소환된 거죠.



그러나 남자인 주인공은 왜 소환되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역사상 남자가 구세주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주인공은 구세주 후보의 증명인 '소환기'를 꺼냄으로써
자신이 구세주 후보가 맞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렇게 주인공과 여동생 미아가 
구세주 클래스에서 친구들과 많은 것을 배우고,
다가오는 파멸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스토리입니다.



이 게임이 에로게로서 정체성을 발휘하기 위해 뿌린 양념 요소가 있는데
일단 구세주 클래스가 1대6의 여초 클래스라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역사상 유일의 남성 구세주 후보이기 때문에
다른 클래스메이트는 당연히 전부 여성이죠.



두 번째 요소는 연습경기입니다.
구세주 후보들은 자주 결투 연습을 하는데
이 결투의 패자는 승자의 요구를 하루동안 들어줘야 하는 규칙이 있죠.
다른 캐릭터들끼리는 무슨 요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여자를 밝히는 주인공이 할 요구는 정해져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미소녀들과 구세주가 되기 위한 훈련을 하며 지내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 스토리입니다.



일단 이 게임의 독특한 특징은
에로게에서 흔치 않은 액션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에로게에서 액션 장르는 그다지 메이저하지는 않지만
GIGA사는 다양한 액션 게임을 발매했었죠.
이 게임 이전에도 GIGA사는 V.G.시리즈라는 대전 액션 게임을
오랫동안 개발했었습니다.


이 게임은 2D 횡스크롤 방식인데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기술 자체도 단순합니다.
액션 게임을 잘 못하는 제게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정도죠.

하지만, 엔딩을 본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어서
다양한 전투 방식의 캐릭터를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얻는 경험치가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점도 괜찮았죠.

레벨업이 그렇게 큰 메리트가 있지는 않지만
JUSTICE 기준으로 과거에 플레이했을 때는
다양한 캐릭터를 키우지 않아 고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의 고생을 무려 17년이나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플레이에서는 특히 신경을 썼고,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았죠.

여기서 완성된 배틀 방식은 이후 GIGA사의 여러 게임에 활용되었지만
액션 게임은 제가 잘 아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할 말이 많지는 않네요.
개인적으로는 어렵지 않았고, 타격감이 있어서 나쁘지 않게 플레이했습니다.
옛날 게임의 그래픽이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는 분이라면
추천할만 하다고 생각되네요.



아무튼, 듀얼 세이버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는 이 정도입니다.
리뷰 2편에서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그리고 제가 이 게임에서 좋아했던 요소를 위주로 소개해 보도록 하죠.

댓글 1개:

  1. 드디어 이 게임이군요...
    한글패치만 있었다면 참 좋았을법한 발더 시리즈랑 메이드카페 시리즈와 함께 제 GIGA 최애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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