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DEAD OF THE BRAIN 〜사령의 비명〜>입니다.
페어리테일 사의 공포시리즈인 나이트메어 콜렉션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포인트 클릭 시스템입니다.
양쪽에 있는 'LOOK', 'TALK' 등의 커맨드를 선택한 후에
중앙에 있는 화면에서 특정 포인트를 클릭하면 됩니다.
<극락 만다라> 못지않게 저를 열받게 한 부분이 있었지만
<극락 만다라> 리뷰에서 설명했으므로 다시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긴박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시간제한이 걸리고
특정 포인트를 클릭해야할 상황이 있습니다.
위의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머리에 총을 쏴야 하는데
안 그래도 시간도 촉박한데 클릭 판정이 엄격해서 계속 게임오버를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 덕분에 게임을 좀 더 스릴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무대는 미국으로 미국 공포영화 느낌이 나도록 만든 게임입니다.
주인공 이름은 콜이라고 하며 어느날 알고 지내던 박사가 자신을 찾아오라며
전화를 겁니다.
박사는 무려 죽은 자를 소생시킬 수 있는 '소생약'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아직 사람에게 실험해보지는 않았지만 키우던 고양이가 정말로 되살아 났다고 합니다.
다만, 소생한 생물은 갑자기 난폭해집니다.
나중에 나오는 사실이지만 인간이 소생하면
인간을 습격하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습격당한 인간들은
비슷한 증상으로 감염됩니다.
쉽게 말해, 좀비가 됩니다.
게임내에서는 사령으로 표현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좀비로 부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러던 중, 박사의 집에 갑자기 방문한 경찰이 난폭한 고양이 때문에 사망하게 되고
수습해보겠다고 경찰에게 소생약을 투여하자 경찰은 좀비가 되어
주인공과 박사를 습격합니다.
그리고 둘은 하필 공동묘지로 도망치다가 박사가 넘어지는 바람에 약을 쏟게 되고
공동묘지에 묻혀있던 시체들이 무더기로 좀비로 되살아나는
대참사가 벌어지게 됩니다.
주인공과 박사는 가까쓰로 주인공의 여자친구 시라의 집으로 대피합니다.
경찰에 전화해보지만 전화도 받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시라의 집에까지 좀비들이 들이닥칩니다.
심지어 이 좀비들은 총에 맞아도 죽지 않습니다.
주인공 일행은 경찰서로 도망쳐 보지만
경찰서에 있던 경찰들은 모두 사망한 상태였고
도시는 좀비 아포칼립스 상태가 되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좀비가 이렇게 빨리 퍼지는지
주인공 일행도 의문으로 생각하지만
어쨌든 주인공 일행은 경찰서에 있던 메시지를 토대로 생존자를 찾아 호텔로 갑니다.
다행스럽게도 호텔에는 생존자들이 모여 좀비를 퇴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과거 에어로빅 강사를 했다는 여자가 누님 포스로 주인공을 안내합니다.
히로인이 아니면 가차없이 사망시키는 페어리테일 사의 특기를 생각해 볼 때,
이 여성은 곧 시체로 발견될 거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주인공은 시라를 안전한 곳에 두고
조직의 명령에 따라 박사와 함께 호텔 2층에 있는 좀비 다섯을 퇴치하러 갑니다.
경찰서에서 좀비는 뇌가 약점이라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에
총으로 머리를 쏴 죽이면 됩니다.
순조롭게 좀비 넷을 죽였지만 마지막 좀비가 박사를 감염시킵니다.
박사는 인류를 위해 만든 소생약이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 냈다는 죄책감을 토로하며
좀비가 되기 전에 자신을 죽여달라고 주인공에게 부탁합니다.
주인공은 눈물을 머금고 박사를 죽이고,
마지막 좀비를 퇴치하러 갑니다.
그러나 마지막 좀비에게 역공을 당하게 되고,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좀비가 의외로 계략을 써서 공격한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다행히도 죽기 일보 직전에, 호텔에 숨어있던 저널리스트가 구해줍니다.
그리고 저널리스트에게서 정말 뜻밖의 사실을 듣게 되는데
좀비가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 한 달전이라고 합니다.
박사가 소생약을 인간에게 처음 사용한 것이 오늘밤인데
좀비는 한 달전부터 있었답니다.
어쩐지 좀비가 몇 시간만에 도시를 다 점령해 버려서 이상하긴 했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박사는 이미 사망해서 박사에게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주인공은 진실을 찾기 위해 박사의 집을 조사하기로 합니다.
여기까지가 초중반부의 스토리입니다.
뭐, 후반부는 터미네이터의 영향을 받은 이상한 마무리로 흘러가서 좀 아쉽습니다만
초중반부는 꽤 긴장감있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당시로서는 나름 괜찮은 그래픽,
흡입력 있는 스토리,
좀비가 갑자기 등장해서 사람을 놀래키는 연출 등 상당히 장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하지만, 제가 게임을 추천할 때는 당시의 가치뿐만 아니라
지금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가를 고려합니다.
DEAD OF THE BRAIN은 당시로서는 멋진 게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좀비물은 역사가 긴 장르입니다.
이 게임이 나올 때인, 92년도에는 좀비물이 약간 주춤하던 시절이었지만,
10년 후에 영화 <28일후>나 <새벽의 저주> 등이 대박을 쳤고
영화, 만화, 게임 등에서 전반적으로 어마어마한 좀비 붐이 일어났습니다.
게임으로 한정해서 봐도 명작이라고 불리는 <워킹데드>시리즈를 비롯한
수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굳이 92년도의 이런 고전 에로게를 할 이유가 없을 정도입니다.
스토리면에서도 당시 에로게 기준으로는 독특한 스토리였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뻔한 클리셰로 점철되어 있는 스토리입니다.
뭐, 25년이 지난 시점에까지 통할만한 스토리를 게임에 요구하는 건 가혹합니다만
어쨌든 지금 플레이할 가치 측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차라리 에로한 장면이 스토리의 취약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간염>시리즈나
게임화된 소설인 <좀비가 넘치는 세상에서 나만이 습격당하지 않는다>같은 걸
플레이하는 게 더 좋습니다.
총평하자면, 추천 작품 리스트에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상당히 고민한 작품입니다.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만일, 뒤에 나온 작품들인 <마린필트>나 <DEAD OF THE BRAIN2>가
이 작품보다 훌륭했다면 그쪽을 추천하고 이 게임은 추천을 보류했을 것입니다.
최근에 나오는 좀비물 에로게와 비교해서 장점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미친 과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스토리가 집약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모에한 장면이나 H씬 같은 게 쓸데없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미국 영화 느낌의 좀비물입니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당시 페어리테일 사는
다양한 시도와 그에 걸맞는 분위기를 만드는 점에서 최고인 회사였고
DEAD OF THE BRAIN은 그중에서도 가장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아슬아슬한 합격점으로 추천작으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