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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9일 일요일

리뷰 : 레슬엔젤스 V1(1995/8/25, KSS)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동의하지 않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저에게 있어 레슬엔젤스라고 하면,
KSS에서 발매된 <레슬엔젤스 V1>입니다.

참고로, KSS는 에로게 회사가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같은 여러 컨텐츠를 발매하는 회사죠.
대표작으로는 애니메이션으로는 <동급생>, <하급생>, <투하트> 애니판이나 <애천사전설 웨딩피치>가 있고,
게임으로는 <용기전승> 시리즈나 <무인도이야기> 시리즈가 있습니다.

Great가 망한 이후, 레슬엔젤스 시리즈 판권은 KSS로 넘어갔고
KSS에서는 레슬엔젤스V시리즈 세 편을 발매합니다.
에로게가 아닌 일반용 게임으로요.

Great 이후의 레슬엔젤스V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레슬엔젤스 게임들과 달리 경영 시뮬레이션 요소를 배제했다는 점입니다.
육성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스토리, 캐릭터를 강조하는 기본 노선이
제 취향에 맞았습니다.

레슬엔젤스V1은 <레슬엔젤스>의 리메이크,
<레슬엔젤스V2>는 <레슬엔젤스2>의 리메이크입니다.



체육관에서 동료들에게 말을 걸어 같이 훈련하는 시스템입니다.
훈련에 따른 능력치 상승도 같이 하는 동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외 기본적인 능력치 시스템이나 레슬링 시합 시스템은 다른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레슬링 시합에서 제가 좋아하는 부분은 시합 그 자체보다는 캐릭터들의 등장씬입니다.
캐릭터마다 각자의 테마곡과 함께 분위기 띄우면서 등장하는 모습을 좋아합니다.

위의 캐릭터는 데스피나 리브레라는 멕시코 레슬러인데
모든 시리즈에 개근하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V시리즈에서만 좋아합니다.
디자인도 멋지게 뽑혔지만, 테마곡이 마음에 들어요.
왜 다른 시리즈에서는 이런 캐릭터 테마곡들을 안 틀어주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 넘치던 모습을 보여주던 레슬러들의
무대 아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제가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캐릭터들의 개성을 살렸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들의 갈등과 고뇌를 보여주기 때문에 더더욱 훌륭합니다.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서 컨셉도 고양이로 잡은 테디캣 호리입니다.
무대 위에서는 좀 과하게 컨셉을 잡은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대 아래서는 그냥 귀여운 미소녀일뿐인 거죠.
사실 이 캐릭터는 무대 아래에서도 어미에 '냐'를 붙이는 과한 컨셉러지만
그래도 무대 아래에서의 모습때문에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소개한 시스템은 <레슬엔젤스 V2>, <레슬엔젤스 V3>에도 공통됩니다.
하지만 그 두 게임은 V1만큼 좋아하지 않습니다.



V1의 가장 큰 강점은 주인공이 마이티 유키코라는 점입니다.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레슬엔젤스> 1편을 기반으로 합니다.
마이티 유키코에 중점을 두고 데뷔하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서 
왕좌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마이티 유키코같은 자신만만하고 활기찬 캐릭터의 성공스토리가 참 매력적입니다.



마이티 유키코의 라이벌인 뷰티 이치가야입니다.
마이티 유키코와 뷰티 이치가야의 라이벌 구도가 기가 막힌 이유는
이 둘이 선의의 라이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두 사람 다 빅마우스 스타일이죠.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대회 '엔젤크라운'에서 
뷰티 이치가야가 우승했을 때 인터뷰는 정말 가관입니다.
허접들 사이에서 우승했으니 당연한 거고,
마이티 유키코따위는 신경쓸 가치도 없다고 인터뷰합니다.

마이티 유키코가 우승했을 때도 입터는 건 마찬가지인데
'뷰티 이치가야따위 상대하는데 전략같은 게 필요없다'
'이걸로 그 거만한 여자도 지 주제를 좀 알았으면 좋겠네요' 같은 말을 합니다.
패자에 대한 예의같은 전혀 없습니다.
결국 누가 우승하든 상대방의 난입과 난투로 마무리됩니다.


그래도 속으로는 둘 다 서로에 대해 정이 있습니다.
V2 마지막 시점에서 마이티 유키코가 뷰티 이치가야 때문에 큰 부상을 입게 되는데
그래도 마이티 유키코는 V3의 복귀전 직전에 사장과 면담에서 
'이치가야가 일부러 그럴 녀석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뷰티 이치가야 역시 관심없는 척하지만 
마이티 유키코가 입원한 병원까지 체크하고 있습니다.
V3 시점에서 유키코가 복귀전을 한다고 하자,
매스컴에는 '그딴 여자 복귀전에 내가 왜 가냐?'고 합니다.



정작 마이티 유키코의 복귀전이 도쿄돔에서 열리자 갑자기 난입해서
'부상은 나았어도, 분수를 모르는 건 치료가 안 된 모양이네.
이번에야말로 다시는 복귀할 수 없도록 걸레짝을 만들어 주겠어'라고 합니다.

굳이 뷰티 이치가야가 아니더라도
마이티 유키코의 선배, 동기, 후배를 가리지 않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넘쳐나는 게임입니다.



총평하자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레슬엔젤스> 시리즈 중 최고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슬엔젤스3>나 <레슬엔젤스 서바이버2>같은 경영 시뮬레이션을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등장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필수적이죠.
그 애정을 갖게 해주는 게임으로 레슬엔젤스 V1만한 게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있어서는 레슬엔젤스 시리즈 최고의 작품입니다.
원작보다 스토리를 깊이 있게 만들었고, 캐릭터를 화려하게 만든 리메이크죠.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지만, 게임 자체는 추천할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댓글 1개:

  1. 안녕하세요. 유튜브에서 레슬엔젤스 시리즈 실황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레슬엔젤스 v 시리즈 에뮬레이터 버전을 구할 수가 없어서 혹시 가지고 계신지 해서 도움을 요청해 봅니다. 유튜브에 '레슬엔젤스' 검색하시면 제가 올린 영상이 많이 있으니 혹시라도 가지고 계시면 유튜브에 댓글 한번만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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