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엘프 인 원더랜드2> 2012.07.19. 발매
엘프 인 원더랜드는 엘프 사가 망하기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었던 무료게임입니다.
지금은 이 게임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엘프 사가 망하기 전에 잘 챙겨놨죠.
무료인만큼 양과 질 모두 부족한 팬서비스용 게임이고,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게임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동서남북 등의 이동 명령어나 '보다', '말하다' 등의 행동 명령어의 문자를
키보드로 직접 입력하는 게임 방식이죠.
1980년대의 어드벤처 게임에 주로 사용되었던 방식인데
사실 엘프 사의 옛날 게임은 단 한 번도 이 시스템을 사용했던 적이 없습니다.
제가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상당히 어렵고 불편한 시스템입니다.
저는 이런 스타일의 게임을 공략의 도움을 받지 않고 클리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죠.
엘프 인 원더랜드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건,
길 한가운데서 고통스러워 하며 쓰러져 있는 여성입니다.
무료 게임이니까요. 미흡한 그래픽도 스토리도 이해할 수 있죠.
그림만 보고서는 절대 알아낼 수 없지만,
<인간데브리>의 소라라고 합니다.
고통스러워 하는 이유는 자신의 가슴 크기에 맞지 않는 브래지어를 차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림체와 함께 지능도 퇴화해 버렸군요.
아무튼, 어딘가에서 큰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찾아 줘야 게임이 진행됩니다.
참고로 큰 사이즈의 브래지어는 다른 사람이 안경 대신으로 얼굴에 쓰고 있습니다.
길바닥에서 안경을 주워서 그 사람 얼굴에 씌워 주면 브래지어를 얻을 수 있죠.
이 정도 설명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 게임이 제대로 된 스토리를 만들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스토리는 80년대 스타일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개그물입니다.
사용된 캐릭터는 <동급생2>(1995), <유작>(1995), <하급생>(1996), <취작>(1998),
<카와라자키가 일족2>(2003), <미육의 향기>(2008), <인간데브리>(2010)의
캐릭터들입니다.
가장 많이 활용된 캐릭터는 <미육의 향기>와 <인간데브리>의 캐릭터들인데
이 게임이 2011년도에 발매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냥 최신 캐릭터들이었죠.
엘프 사의 깊은 역사를 생각할 때,
좀 더 고전 감성의 캐릭터들을 많이 등장시키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엘프 사는 오래된 캐릭터들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 같습니다.
FANZA에서 구매 가능한데,
옛날에는 딱 100엔이었는데 지금은 102엔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합니다.
게임 시스템과 그래픽, 스토리 수준은 전작과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등장 캐릭터는 <동급생2>(1995), <유작>(1995), <하급생>(1996),
<워즈 워스> 리메이크(1999), <카와라자키가 일족2>(2003),
<미육의 향기>(2008), <내 애인은 가텐계>(2011)입니다.
<워즈 워스>와 <내 애인은 가텐계>의 캐릭터가 특히 많이 활용되었는데
역시 추억 되살리기 용으로는 아쉬운 캐릭터들이죠.
전작에 비해서 괜찮은 부분은 마지막에 <유작>을 연상시키는 부분입니다.
퍼즐 같은 건 당연히 미흡하지만,
그래도 한 층, 한 층 클리어한다는 <유작>의 스타일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죠.
마지막에 이사쿠를 쓰러뜨리면,
게임 클리어 기념으로 <내 애인의 가텐계>의 고퀄리티 CG를 한 장 줍니다.
이 CG 때문에 게임 가격이 100엔이 아니냐는 설이 유력하더군요.
2편도 딱히 80년대 일본 스타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플레이할 게임은 아닙니다.
엘프 사의 팬이라면 추억을 떠올릴 만한 부분이 아예 없진 않지만
그런 추억 요소를 더 많이 넣어 줬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전 엘프 사의 막 나가는 감성 속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을 기대했는데 아쉬운 게임이었죠.
무료 게임다운 퀄리티입니다.
단 돈 102엔이라도 이 게임에 쓰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일단 반대하겠습니다.
잘 봤습니다. 매주 일요일 밤 월요일 아침에 백개먼님 글을 읽는게 습관이 됐습니다. 한동안은 NTR 작품들이 연이어 소개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번주는 뭔가 쉬어가는 느낌처럼 보이네요.ㅎㅎ 저는 앨리스소프트의 츠마미구이 시리즈와 하트풀마망을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는데 백개먼님께서는 어떠셨을지 궁금하네요. 이 게임들도 NTR에 들어갈까요?
답글삭제백개먼님 혹시 CRAFTWORK의 "for elise"와 "사요나라를 가르쳐줘"를 리뷰해 줄 수 있나요? 저 두 게임이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답글삭제feveriot//
답글삭제안타깝게도 NTR적인 의미에서는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들이 아닙니다.
마침, 엘프, 실키즈 이후에 앨리스소프트 게임들 리뷰를 계획하고 있는데
해당 게임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일은 좀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Unknown//
일단 지금 계획이 7월까지는 꽉 차있기 때문에
하면 8월달에나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만, 워낙에 이름 높은(?) 게임들이라 리뷰가 가능할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검토해보고 안 되겠다 싶으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