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Rance3 ~리자스 함락~>이야말로
란스 시리즈의 진정한 시작을 알리는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편에 비한다면 1편과 2편은 아직 프롤로그에 불과했고,
3편에 이르러서야 앞으로 이 시리즈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명확히 보여주기 시작했죠.
3편의 스케일은 이전의 두 게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습니다.
1편의 무대였던 리자스성과 2편의 무대였던 자유도시 커스텀은
넓은 세계관의 일부에 불과했죠.
3편도 아직 전체 세계관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무대였지만
적어도 이 세계가 광활하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습니다.
세계관을 소개하는 역할을 완벽히 했던 다른 게임이 곧 등장하겠지만,
3편에서 어느 정도 기초를 잡아줬기 때문에
이후의 게임들은 그 토대 위에 올라갈 수 있었죠.
캐릭터적인 면에서도 훌륭해서
그동안 쌓아둔 캐릭터를 십분 활용했으면서도,
앞으로 자주 나올 매력적인 새 캐릭터를 창조해 내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시리즈마다 캐릭터 편성이 자주 변화하긴 했지만,
3편에서 뭉쳤던 캐릭터들이 주축이 되어 이후 시리즈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이렇듯 3편은 앞선 시리즈의 정리와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던 훌륭한 게임입니다.
그런 시리즈적인 의미를 제외하고서도
게임 자체만으로도 꽤 재미있기도 했죠.
기본적인 시스템은 어드벤처의 특성이 강한 월드 이동과
RPG의 특성이 강한 필드 이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월드 이동은 1편과 2편의 시스템을 간소화시켰는데
이전 게임들에 비하면 괜찮지만 여전히 아쉽습니다.
월드 이동에서 탐험할 던전을 선택하면 필드 이동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필드 이동의 경우는 일반적인 RPG의 방식으로깊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죠.
이런 식으로 란스가 리자스를 해방시킨다는 것이
전투 시스템은 SRPG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전투 시스템은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다지 긴 설명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란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는 자동으로 전투를 하고,
란스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죠.
대부분의 전투가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란스까지 자동으로 설정해도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또한, 이 시기부터 등장 캐릭터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이 많은 등장인물들을 전투에서 어떻게 활약시킬까를
앨리스소프트가 고민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습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오프닝 영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1편의 무대였던 리자스성은 함락 직전에 놓여있습니다.
1편의 최종 보스이자 극악의 범죄를 저질렀던 리아 공주는
하루 아침에 망국의 불쌍한 공주님이 되어 버렸습니다.
리아 공주는 자신의 직속 닌자에게
성을 빠져나가 도움을 불러오라고 합니다.
그렇게 닌자가 란스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것부터 게임이 시작됩니다.
3편만에 밝혀지는 닌자의 이름은 카나미라고 하는군요.
나라가 군대에 점령당해 버렸는데,
일개 모험자에 불과한 란스가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평소에 팽팽한 적수였던 헬만에게
리자스가 허무하게 함락된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수도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대군입니다.
마법을 써서 순간이동을 했던 거죠.
두 번째는 바로 헬만이 마인과 손을 잡았다는 겁니다.
리자스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 점이 중요한데
마인은 인간의 힘으로는 상처 하나 입힐 수 없기 때문이죠.
훗날 '무적결계'로 정립되는 이 개념으로 인해,
인간은 특수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절대 마인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자스에는 그 특수한 비밀무기가 있는데,
그 비밀무기의 봉인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2편에서 란스가 받은 성스러운 무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위기의 리자스를 구원할 유일한 희망 란스는
어처구니없게도 '줬으면 내꺼 아니냐'의 논리로
리자스의 보물을 이미 팔아 먹었습니다.
란스 일행은 성스러운 무기를 되찾아서 리자스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3편에서 가장 주목할 캐릭터는 역시 카나미입니다.
앞으로도 중요 캐릭터로서 오랫동안 볼 사이입니다만
3편에서는 스토리의 핵심 중의 핵심 캐릭터였죠.
란스에게 도움을 청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란스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습니다.
온갖 불행한 일을 다 당하게 되죠.
리자스의 대부분을 손에 넣은 헬만군은
자유도시까지 침공을 하게 되고
자유도시 커스텀의 캐릭터들이 힘을 써서 막아내고 있습니다.
커스텀에서는 2편의 캐릭터들이 헬만군과 맞서고 있는데
사령관은 이미지가 친숙하게 변한 마리아입니다.
란스가 커스텀에 도착했을 때 커스텀은 분투 중이었으나,
병력차가 워낙에 컸기 때문에 답이 없는 상황이었죠.
이 어려운 전황은 란스의 귀축적인 계략으로 돌파가 됩니다.
총사령관 마리아를 잡아 헬만에 넘겨서,
투항하는 척하고 적 대장을 암살한다는 사항계를 사용하죠.
도의적인 문제는 있었지만 전적으로 란스의 활약에 의해
커스텀은 위기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세뇌당한 일부 리자스 병사들까지 아군으로 합세하게 됩니다.
본래 란스는 커스텀을 도와주기 전에,
여성들과 H하고 싶다는 조건을 마음대로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시즈카는 그런 제멋대로인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죠.
커스텀이 구원받은 이후 시즈카가 H를 거부하자,
어린 애같은 성격의 란스는 '나 던짐 ㅅㄱ'를 시전하고,
실과 카나미만을 데리고 떠나 버립니다.
마리아가 같이 싸워보자고 말렸지만 아무 소용없었죠.
결국, 란스가 떠나버린 군대는 헬만에게 다시 패배하게 됩니다.
시즈카는 마지못해 란스가 다시 위기를 구해주면 H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고
란스는 마리아 일행과 합세하여 헬만과 다시 싸우게 되죠.
이제 총사령관은 란스가 되었습니다.
란스의 합류로 인해 전황은 다시 유리해집니다.
란스가 구해다 준 광석으로 마리아는 무려 탱크를 만들어 버립니다.헬만군이 얼마든지 쳐들어 오든 이제 다 박살내 버릴 수 있게 되었죠.
대전차 무기도 없던 시절에 전차가 만능 아니겠습니까?
이 게임의 줄거리입니다.
여러 위기를 란스의 비겁한 계략으로 극복하고,
정의나 우정도 필요없이 자기 마음대로 사는 란스의 캐릭터를 정말 잘 살린 스토리죠.
리메이크에서 사라진 장면 중에 아쉬운 장면이 있긴 한데
그것만 보고 원작을 추천하기에는 둘의 차이가 너무 크죠.
각 던전의 맵은 전작보다 방대해졌고,
세이브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세이브 타이밍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유용한 기술을 잘 선택하고 쿨타임을 잘 계산해서 전투하는 방식이죠.
란스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보이스가 지원된다는 점입니다.
초기 시리즈는 너무 옛날 게임이고,
후기 시리즈는 너무 방대했기 때문에
란스 게임에서 보이스가 나온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죠.
하지만, 3편 리메이크에서 과감하게 풀보이스를 채택했습니다.
향후에도 보이스가 있는 리메이크가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만
어쨌든 3편의 시도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2편에서 나왔던 악마가 이번에는 문지기로 등장합니다.
2편에서 란스의 영혼을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에
무려 3계급이나 강등당하고만 거죠.
3편에서는 더더욱 불행해지는데
란스의 비열한 계략에 의해 페리스라는 진명이 밝혀지게 됩니다.
악마는 진명을 말한 인간에게 복종해야 하는 법이 있기 때문에
이후 페리스는 란스에게 부려 먹히는 신세가 됩니다.
리자스의 친위대장 레이라입니다.
리자스가 함락되었을 때 마인에게 세뇌당했지만,
란스의 활약으로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되죠.
누님 스타일로 란스가 함부로 대하지 않는 여성 중 하나인데
캐릭터의 매력에 비해 이후 등장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앞으로의 스토리를 위해서라면,
가장 기억해야할 캐릭터는 리자스의 장군인 릭입니다.
리자스의 붉은 사신으로 불리는 리자스 최강의 장군이죠.
릭의 명성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수준입니다.
마찬가지로 세뇌되어 있었지만 란스의 활약에 구해지게 되고,
란스를 자신보다 한 수 위의 실력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최강이라고 자처하는 란스지만 릭을 껄끄러운 상대 정도로는 생각하고 있죠.
란스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둘의 우열은 확실히 정할 수 없겠지만,
사실 란스가 작정하고 강해지면 릭은 란스를 죽었다 깨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이유는 후술하겠습니다.
헬만의 복잡한 권력다툼에서 점점 밀리게 되자,
무리수를 둬서 리자스를 침공한 것입니다.
리자스 점령을 기반으로 다시 한 번 헬만의 대권에 도전하려는 거죠.
헬만이 권신들의 농간에 정치 상황이 어지럽긴 하지만,
패튼은 그 대안이 될 수 없을 정도로 그릇이 작은 인간입니다.
처음에 리자스를 점령했을 때는 기세등등했으나,
믿었던 장군들이 란스에 의해 하나, 둘 씩 패퇴하자
점점 한심한 모습을 보이게 되고,
마인들에게 배신당해 란스 구경도 못해보고 도망치게 되죠.
토마는 원작에서는 인류 최강치고는 너무 활약이 없었으나
리메이크에서는 그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죠.
전황이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소수의 병력만을 이끌고 란스의 대군을 상대합니다.
도망치지 않은 이유는 패튼이야말로 헬만의 유일한 희망이며,
자신의 죽음으로 패튼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이후, 패튼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입장에서는 꽤 의미심장한 장면입니다.
전투에 돌입하여 마리아의 탱크까지 박살내는 엄청난 위력을 보여 주지만,
결국 란스에게 패퇴하여 사망하게 되죠.
위의 캐릭터는 마인 사테라로
3편에서 유일하게 이후 시리즈에도 등장하는 마인이죠.
안타깝게도 리메이크에서 활약이 줄어 들었습니다.
동료에게 팀킬을 당하는 방식으로 애매하게 퇴장하게 되었죠.
마인 아이젤은 리메이크에서 엄청난 수혜를 받았습니다.
원작에서는 그다지 매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최후가 너무 얼간이처럼 느껴졌어요.
리메이크에서는 충성스러운 사도도 생겼고,
캐릭터 자체가 상당히 괜찮아졌습니다.
마인 노스는 3편 최종보스 포지션입니다.
노스의 계획은 무려 리자스에 봉인되어 있는
선대 마왕 '질'의 부활이었죠.
리자스의 비밀병기, 말하는 검 '카오스'입니다.
이 검이 말하게 된 이유로는 복잡한 뒷사정이 있는데
너무 길어지니 생략하도록 하죠.
카오스 역시 란스와 비슷한 변태적인 성격으로,
란스와 티격태격하면서도 마음이 잘 맞습니다.
카오스는 인간이 절대 뚫을 수 있는 무적결계를 찢을 수 있는 유이한 검입니다.
마인들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카오스가 있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지만,
어쨌든 카오스가 있으면 1프로의 가능성이라도 생기는 거죠.
이 검을 이용하여 마인 아이젤과 마인 노스를 쓰러뜨립니다.
카오스의 부활과 함께 마왕 질이 부활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다 벗고 있는 여성이라서
블로그에 올릴 수가 없네요.
부활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마왕 질은 왕년의 실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원작도, 리메이크도 질과의 전투는 이벤트전이죠.
마왕 질과 이공간에서 단 둘이 있게 되었지만
란스는 마왕 질과 H를 할 욕심을 낼 뿐 전혀 겁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왕 질의 속셈은 따로 있었는데
이공간에서 레벨을 순식간에 최대한으로 올리는 기술을 사용한 것입니다.
마검 카오스는 매우 당황합니다.
이 기술의 단점은 자신과 함께 상대방의 레벨도 같이 올라간다는 점인데
지금 상황에서 양쪽 다 레벨이 오르는 건 전혀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게임마다 재능한계를 예외적으로 조금씩 돌파하는 방법이 있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 한계를 쉽게 넘지 못하게 되어 있죠.
레벨에 의한 강함은 일률적이지 않고 사람마다 다릅니다.
레벨 19인 캐릭터와 레벨 20인 캐릭터가 있을 때,
반드시 20인 캐릭터가 강한 건 아니고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레벨 차이가 많이 나면 높은 쪽이 강하다고 볼 수 있겠죠.
재능한계 40 이상이라면 10만명 중의 1명급의 재능입니다.
시즈카의 재능한계는 61로 나와 있는데
이 정도면 인간을 넘어선 역대급 재능의 소유자라고 볼 수 있죠.
다시 말해 마왕 질이 서로의 레벨을 최대한으로 높여주는 기술을 썼다지만,
인간 따위의 재능한계와 마왕의 재능한계가 비교가 될 리가 없습니다.
카오스가 당황한 것도 이해가 가죠.
인간의 만렙 몇십 정도로 무지막지한 레벨의 마왕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인간 란스의 재능한계가 얼마인고 하니...
란스의 재능한계는 설정상 무한이죠.
질의 기술은 란스마저 무한정으로 강하게 해 버린 것입니다.
갑자기 강대국이 되어 버린 란스에,
카오스가 눈치보고 마왕 질은 전전긍긍...까지는 아니지만
이 예상치 못한 사태에 마왕 질까지 경악하게 되고
란스는 가볍게 마왕 질을 쓰러뜨려 버리죠.
리메이크에서 새로 만들어 낸 마왕 질과의 최종전은 매우 훌륭합니다.
이야기 자체도 잘 짜여져 있을 뿐만 아니라,
란스 시리즈의 재능한계, 그리고 그 한계를 벗어난 란스의 캐릭터를
플레이어에게 재미있게 각인시키게 되죠.
그 이후의 스토리는 4편과 연결됩니다.
고작 3명으로 시작해서 대군을 무찌르고 점령당한 나라를 해방시켰고,
인류 최강인 토마를 이겼으며,
마인 둘에 마왕까지 쓰러뜨려 버리는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업적을 세워 버렸죠.
모든 일이 끝난 이후 어디로 날아가 버린 탓인지
명성을 세계로 떨치지는 못했습니다만
릭이나 바레스같은 리자스 군부의 높은 장군들은 란스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란스는 리자스의 구국의 영웅이 되었고,
리아 공주의 호의에 더해
향후 리자스는 란스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언제나 흔쾌히 받아 들이게 됩니다.
여러 모로 이후 스토리를 위한 중대한 포석이 되었죠.
총평하자면, 1편과 2편은 플레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지만
3편을 넘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1편부터 4편까지의 초기작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게임이에요.
방대한 스케일, 뛰어난 캐릭터, 유쾌한 스토리 등등
란스 시리즈의 장점들을 확실하게 담고 있는 게임입니다.
리메이크가 안 나왔어도 추천했겠지만
리메이크로 인해 더 편리하고, 더 화사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이후 명작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추천하겠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