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6일 일요일

리뷰 : JACK ~배덕의 여신~(1995/11/30, 실키즈)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JACK ~배덕의 여신~>은 SF 추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괜찮다는 평가를 내리는 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실망을 많이 했던 게임입니다.
<노노무라병원사람들>과 비교되는 경우도 있던데,
비교될 수준이 아닙니다.

참고로, 한국어 패치도 나왔다고 합니다.



역시나 선택지형 멀티엔딩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실키즈의 멀티엔딩 시스템 중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편입니다.
엔딩 개수가 다른 게임에 비해 적은데,
그마저도 전혀 쓸모없는 엔딩이 몇 개 들어가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암시하는 엔딩도 하나 있긴 한데,
그 외에는 아무 내용도 없이 엔딩 수만 늘려 놓은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인 탐정, 잭 마틴은 테러범이 스페이스 셔틀에 탑승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테러범을 잡기 위해 그 셔틀에 탑승합니다.
스페이스 셔틀에서 테러범 '팬텀'을 수사하는 와중에
선장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주인공이 그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실망했던 부분은 주인공 탐정입니다.
주인공은 군인이었으나 무고한 소년을 죽이고,
트라우마로 사격 실력을 잃어 퇴역하였습니다.
퇴역 후 사랍탐정을 맡고 있습니다.



게임 하는 도중에 이 장면이 종종 나와 주인공의 트라우마를 자극합니다.
또한, 술을 좋아하는 주정뱅이에 여자를 밝히는 설정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괜찮은 탐정 캐릭터가 될 가능성도 보입니다.


근데, 문제는 이 주인공이 실력이 없습니다.
무능하다는 설정도 없고 왠지 실력있는 탐정일 것 같은데,
활약을 해도 식상하고, 멋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추리물에서 실력있고, 말솜씨가 좋은 탐정은 그 존재만으로도
게임의 재미를 높여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노노무라병원사람들>의 탐정도 괜찮았는데,
<EVE ~burst error~>나 <불확정세계의 탐정신사>의 주인공을 더 좋아합니다.
기본적으로 남을 약올리는 듯한 말투로 핵심을 집어내는
건방진 스타일의 탐정을 좋아합니다.

JACK의 주인공은 마치 그런 류의 탐정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예리하게 추리를 하는 모습도,
멋지게 심문을 하는 모습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스토리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은데,
수사 과정에서 긴장감이 너무 떨어집니다.

JACK은 비슷한 게임인 <REIRA>, <노노무라병원사람들>과 달리,
주인공이 수사하는 도중에 연쇄살인이 계속 일어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할 정도로 긴장감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슬퍼하는 사람은 극소수고, 다음에 자기가 죽을까 긴장하는 사람도 없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거기에 그 죽음들이 스토리상 큰 의미를 가지지도 않아서
'대체 왜 죽은 거야'라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마지막 부분까지 가면, 나름 스릴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범인에 대한 단서는 거의 없어서, 추리는 불가능한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오히려 마지막에 플레이어에게 섬뜩함을 줍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온갖 예측치 못한 일들이 한꺼번에 터져서
너무 산만합니다.


총평하자면, 옛날에는 <REIRA>급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해보니 그보다 못한 것 같습니다.
화려한 설정만 있을 뿐,
도무지 스토리가 제대로 흘러가지를 못합니다.

저는 이 게임을 에로게로서 H씬에 흥미있는 분에게만 추천합니다.
하지만, 공략도 그다지 어렵지 않고, 플레이 타임이 길지는 않습니다.
한국어 번역도 되어 있으니, 가볍게 한 번 해보는 것도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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