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7일 일요일

리뷰 : 젤러시(1995/7/14, interheart)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터하트는 92년도에 하트전자산업에서 독립한 회사입니다.
그때부터 2019년까지 회사가 멀쩡히 버티면서 신작을 발매하는,
역사가 깊은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하트 산하 브랜드도 많은데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산하 브랜드는
<츠요키스> 시리즈로 유명한 캔디소프트입니다.

인터하트라는 브랜드 네임을 걸고 발매한 게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게임은
<오이라와 반다이>라는 2001년도 게임입니다.
'나는 접수대'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목욕탕을 훔쳐보는 게임입니다.
<오이라와 반다이>는 제 추억의 게임 중 하나이며,
지금도 가끔 꺼내서 플레이할 때가 있습니다.
문제는 인터하트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그야말로 유일하게 좋아하는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인터하트 브랜드의 기본적인 특징은 스토리성을 배제하고,
독특하고 에로한 설정을 만든 후, H씬 충만한 내용을 어찌어찌 전개해나가는 것입니다.
대단한 스토리가 없다는 점에서 저와 상성이 별로 맞지 않았고,
그렇다고 H씬이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최근에는 캔디소프트의 게임을 제외하면,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PC-98시절에도 인터하트 게임은 대부분 H씬 위주이며,
리뷰할 것이 얼마 없는 게임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그나마 가장 괜찮은 게임인 <젤러시>를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장르는 '호스트 체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는 주인공이 호스트 업계에 취직합니다.
다른 인기 호스트들의 테이블에 가서 헬프를 할 수도 있고,
직접 손님을 접대할 수도 있죠.



호스트가 되어 여성 손님들을 접대하는 게임은 
이 게임 이전에도 없었고, 이 게임 이후에도 없었습니다.
소재 자체가 독특하죠.

호스트 직업 세계에 대해 쓸데없이 디테일한 묘사가 많은데,
그런 쪽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저로서는 꽤나 리얼한 재미가 느껴졌습니다.
호스트 가게의 세세한 규정이나, 야쿠자, 진상손님같은 것들이 등장합니다. 

어설픈 주인공이 호스트 업계에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나
주인공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여성 손님들,
그런 주인공을 견제하는 다른 파벌의 호스트 등 볼거리가 의외로 많은 게임입니다.

또한, 인터하트 게임 중에서 스토리도 충실한 편인데,
단순히 호스트 직업을 체험하는 내용 뿐만 아니라
부녀자 연쇄 살인의 미스터리에 주인공이 휘말리기도 합니다.



총평하자면, 사실 세세하게 평가하면 단점이 꽤 많은 게임입니다.
전혀 불필요한 판타지 설정, 무의미하게 이상한 주인공 캐릭터,
여성 캐릭터들의 활용도, 미스터리물로서의 어설픈 반전 등이
눈에 계속 걸립니다.

하지만, 소재가 너무나도 신선합니다.
이 게임이 나온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신선함이 살아 숨쉬고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이 게임이 히트를 쳤거나 호스트 장르가 인기있었다면,
비슷한 게임들이 많이 나왔겠죠.
젤러시가 신선한 이유는 결국 소재가 인기 없고, 게임이 그렇게 훌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저는 플레이할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다른 게임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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