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JANIS는 스페이스 프로젝트라는 회사의 계열사입니다.
스페이스 프로젝트는 주로 게임 제작보다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죠.
2020년 시점에서 스페이스 프로젝트 산하 브랜드 중 그나마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하늘의 색, 물의 색>이나 <폴트> 등을 판매한 Ciel이 아닐까 싶군요.
JANIS의 이름을 걸고 판매한 게임 중에서는
아마 <트라이앵글 하트>시리즈가 가장 유명할 것입니다.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인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도 꽤 인기가 있었죠.
도스 시절에 가장 눈에 띄는 게임은 바로 <졸업사진2 ~Raspberry Dream~>입니다.
제목은 비슷합니다만 예전에 리뷰했던 칵테일소프트의 <졸업사진/미키>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1편은 <졸업사진 ~Naked Color~>라는 제목으로
2편과 시스템이 비슷하고 세계관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은 맵을 마우스로 클릭하며 장소를 이동하는 시스템입니다.
장소에 방문할때마다 시간이 10~30분정도 진행됩니다.
동네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캐릭터들과 만나 대화하는 방식이죠.
이 시스템에 대해서는 장황한 설명이 필요가 없는데
게임을 대충 10분만 해도 이 게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엘프 사의 <동급생>과 같은 시스템입니다.
많은 분들이 <동급생>과 비슷한 시스템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동급생> 그 자체에요.
물론 완전 똑같지는 않지만, 핵심 요소나 전개 방식이 <동급생>과 그냥 판박이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동급생>은 어마어마한 히트를 쳤고,
당시에는 유사한 스타일의 게임이 많이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졸업사진2는 그중에서도 가장 동급생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게임일 뿐이죠.
사실상 캐릭터만 바꾼 동급생입니다.
캐릭터의 구성도 다양한데 '피가 안 섞인 여동생', '소꿉친구', '부잣집 아가씨', '병약소녀', '학교 선생님' 등등...
뭐, <동급생2>를 따라했다고 볼 여지도 있긴 하지만
당시의 전형적인 인기 캐릭터를 모아놓은 구성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독창성이 부족한 게임이기는 하지만 막상 플레이하면 꽤 재미있습니다.
왜냐면, <동급생>이니까요.
캐릭터와 스토리만 괜찮다면 재미없을 수가 없는 게임이고,
실제로도 캐릭터와 스토리를 잘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인 부잣집 아가씨인 사오리입니다.
집안에서 정략결혼을 시키는 바람에 가출하고,
우연히 클래스메이트인 주인공을 만나 주인공 집에 얹혀 살게 되었습니다.
건방진 성격인데다가 부잣집 아가씨다보니 서민들의 생활을 잘 몰라서
악의가 없어도 말을 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인공의 소꿉친구 케이코네 가족이 경영하는 식당의 덮밥을 보고
'이거 개밥 아니냐'고 합니다.
종업원으로 일하는 케이코가 등 뒤에서 화를 꾹 참고 있습니다.
주인공에게는 식은 땀이 나는 순간이었지만
다행히도 먹고난 후에는 사오리의 입에 맞았는지 칭찬하고 끝났습니다.
<동급생>시리즈와 <하급생>에서는 여러 부잣집 아가씨가 나왔지만
뭔가 아쉬웠습니다. 사오리가 더 마음에 들어요.
스토리도 다소 뻔하기는 하지만 좋았습니다.
총평하자면, 단순한 <동급생> 아류작 이상의 평가는 내리기 힘든 작품입니다.
발매시기로 봤을 때, 더 많은 발전이 이뤄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요.
평가와는 별개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동급생> 3편이 안 나온 아쉬움을 약간이나마 채워주는 작품이죠.
저는 브랜드 치킨을 좋아하지만, 시장 닭강정도 좋아하고,
마트에서 파는 치킨 너겟도 좋아합니다.
<동급생>과 졸업사진 2는 그런 관계인 것 같습니다.
다소 부족하지만, <동급생>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졸업사진2도 즐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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