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4일 일요일

리뷰 : 애자매(1994/9/30, 실키즈)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키즈 최전성기인 PC-98시절, 실키즈의 3강이라고 하면
<카와라자키가 일족>, <노노무라병원사람들> 그리고 <애자매>였습니다.

<노노무라병원사람들>은 속편이 나오지 않았고
<카와라자키가 일족>은 속편이 엘프 사에서 나왔으나,
<애자매> 시리즈는 실키즈 명의로 총 4편이 나왔으니,
사실상 실키즈를 상징하는 게임은 바로 애자매라고 볼 수 있겠죠.

이 게임의 명성에 비해 
저는 사실 이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게임의 장점이라면,
화려한 그래픽, 매력적인 캐릭터, 과격한 스토리 등이 있는데
모두 '당시로서는'이라는 전제가 붙죠.

그런 요소들은 당시 에로게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는 부분이었으며,
제가 플레이하던 2000년대만 해도
더 좋은 게임들이 많이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2000년대의 에로게를 주로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애자매>에서 딱히 인상깊은 부분을 발견할 수 없었던 거죠.



시스템은 명령 선택식과 선택지형 멀티엔딩을 혼합한 형태입니다.
명령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멀티엔딩을 보기 위해 반복 플레이를 할 때는
다소 귀찮다는 단점이 있죠.
읽은 문장 스킵 기능이 따로 없기 때문에 단점이 더 도드라져 보입니다.


주인공은 악당 사업가의 양아치 아들로
아버지에게 용돈 좀 부탁하기 위해서 회사로 찾아갑니다.
해외로 출국하려던 아버지는 출발하자마자 교통사고를 내 버리죠.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용돈을 받고 싶으면
이 사고 뒷처리를 깔끔하게 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러고선 사고 낸 본인은 무책임하게 해외출장을 가버리죠.

여기서 말하는 뒷처리라는 건
블랙박스 확인하고, 보험회사 부르고, 과실비율 따지고,
마음에 안 들면 모 변호사 유튜브에 제보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악당다운 뒷처리를 말하는 거죠.



마침 상대방은 주인공이 한 눈에 반할 정도의 미인입니다.
이름은 유키에라고 하죠.
주인공은 손해 배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키에를 아버지 사무실로 유인합니다.



사무실에는 아버지의 비서인 유미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유미에게 음료를 부탁하면서
수면제를 타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 후 주인공은 잠이 든 유키에의 사진을 찍고,
협박해서 H도 하고, 수리비까지 덤탱이 씌워 버립니다.
게다가, 유키에는 유부녀로 두 딸이 있고,
그 두 딸은 주인공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아내죠.
이제 주인공의 다음 타겟은 유키에의 두 딸입니다.



루미와 토모코 자매입니다. 이 둘이 바로 애자매죠.
겉모습은 타이틀 화면에 비해서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네요.

아무튼 이런 식으로 H씬, H씬, H씬만을 추구하는 게임입니다.
초반 스토리만 봤을 때는 전형적인 ㄴㅇ계열 게임이지만
사실 ㄴㅇ물로서의 정체성이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여성캐릭터들의 주인공을 거부하는 마음은
그렇게까지 확고하지는 않죠.


이 게임의 진정한 매력은
자매를 비롯한 3P, 4P에 있습니다.
복수 H씬이 질과 양 모두 훌륭하죠.

당대 게임들에는 이런 요소가 적었을 뿐더러
만약 있더라도 상황이 단발적이거나,
주요 캐릭터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착실하게 스토리와 캐릭터 등을 구축해서 
복수 H씬까지 연결시키고 분량도 풍부했던
이 게임은 상당히 시대를 앞섰다고 봐야겠죠.



진엔딩인 하렘엔딩도 지금이라면 ㄴㅇ물의 필수 요소나 마찬가지이지만
당시에는 광기어린 엔딩처럼 받아 들여졌습니다.


이런 저런 요인으로 인해 굉장히 인기있던 게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상당했죠.
요즘은 오래 되어서 인지도가 많이 줄어 들었겠지만
제 체감으로는 게임 발매 후 10년 넘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 인기에 힘입어 2000년도에 이 게임은 리메이크가 됩니다.
하지만, 리메이크는 원작팬들에게 매우 심각하게 까이게 되었죠.

스토리는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똑같았고,
인터페이스는 더 괜찮아졌지만
그런 걸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들조차 이 게임을 까기 바빴어요.



가장 큰 문제는 그래픽이었습니다.
원작의 그래픽이 워낙 화려했죠.
리메이크의 그래픽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만
자매의 헤어 컬러가 너무 칙칙한 색감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CG만 보고 리메이크 플레이를 포기할 정도였죠.

그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네요.
원작에 지나치게 충실한 리메이크였으니까요.
저는 언제나 그런 식의 리메이크를 싫어했죠.



총평하자면,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던 게임입니다.
그 시절, 뽕빨물의 대표와도 같은 게임이었죠.
비공식 한국어판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꽤 오랫동안 인기있었던 게임입니다.

20년 전까지도 찾는 사람이 많은 게임이었지만
역시 지금까지 현역은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좀 더 좋은 뽕빨물이 많이 있죠.
어색한 번역툴을 활용해서라도 그쪽을 찾는 쪽이 나을 거라고 봅니다.

댓글 2개:

  1. 아직까지 미스터리인게 원작의 원화가가 누구인가 하는 점이죠. 리메이크작의 원화가가 타케이 마사키이고 한창 폼 떨어졌을 때라곤 하지만 원작 원화가 월등히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 정도인데 정체를 모른다는게 희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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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everiot//
    보통 원화가는 비공개라도 팬들이 알아내곤 하는데
    아직까지도 미스터리한 문제인줄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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