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일 일요일

리뷰 : 츠마미구이2(2003/3/28,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츠마미구이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저가형 게임입니다.
발매 당시에 보이스가 없었던 전작과 달리
이 게임은 완벽한 풀보이스 게임은 아닙니다만
몇몇 장면에서 보이스가 없을 뿐,
필요한 장면에서는 확실하게 보이스가 나옵니다.

내용적으로 1편에 비해 부실하다는 평가도 보았으나
그 시절 저가형에 보이스까지 우겨 넣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관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 외 여러 요소 때문에 전작에 비해 호불호가 많이 갈리게 되었습니다.
전작이 '신감각 치유계 유부녀 어드벤처'를 표방한 반면,
이 게임은 '신감각 네토라레계 유부녀 어드벤처'를 표방했죠.
게임의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세세하게 따지면 다른 점도 많이 보이는 속편입니다. 

또한, 오늘날 기준으로 생각해도 
도전적인 시도가 꽤 많았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전작을 플레이했는지를 물어 봅니다.
굳이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플레이에 지장은 없지만,
내용상으로 전작 카나에 엔딩의 3년 후 미래 이야기입니다.

전작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고,
어린 아이였던 캐릭터는 성장도 하는 등
전작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게임은 주인공의 과거 회상부터 시작됩니다.
주인공의 소꿉친구이자 잘 챙겨주는 누님이었던 하루카를 추억하죠.

세월이 흘러, 하루카는 다른 남자와 결혼한 상태입니다.
어찌어찌 사정이 생겨 주인공은
한 달간 하루카 부부가 사는 맨션의 빈 방에 신세를 지는 상황이 됩니다.



전작 카나에의 남편은
좋은 남편이라고 할 수 없었으며 존재감이 희미했지만,
하루카의 남편 카즈마는 하루카를 사랑하는 좋은 남편입니다.
게다가, 주인공에게도 친절하게 대하죠.

전작의 카나에는 유부녀라는 속성만 있었을 뿐,
남편은 설정 상의 존재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눈 앞에 보이는 상대인 카즈마에게서 네토라레하는 게 목표인 겁니다.
심지어, 과거 주인공에게 술과 여자를 가르친 것도 카즈마라고 하니 
그야말로 호랑이 새끼를 키웠다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겉보기에 화목해 보이는 카즈마와 하루카 부부 사이에 아무 문제가 없는 건 아닌데
문제의 원인은 카즈마가 지나치게 워커 홀릭이라는 겁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주인공 방에서
술이나 까고 있는 하루카입니다.
그리하여, '애정과 쾌락은 별개'라는 논리로
하루카를 설득하여 불륜 생활이 시작되죠.



점심, 저녁 시간대에 주인공은
하루카 부부가 경영하는 양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접시닦이나 청소 등의 행동을 선택하여,
능력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영업이 끝나면 아르바이트 장소는 그대로 H씬 장소가 됩니다.
여러 H 행위를 선택할 수 있죠.

역시 호랑이 새끼답습니다.
어디 멀리 갈 시간도 아깝다 이거죠.
게임 전체로 봐도 주인공이 양심에 켕겨 하거나,
들킬까봐 두렵다거나 하는 묘사는 많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 정도가 하루카 스토리입니다.
사실 하루카가 설득되는 과정이 너무 간단했고,
해피 엔딩 스토리도 좋게 좋게 넘어간 감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유부녀물이라는 게 대체로 이렇죠.
정조 따지고, 도덕 따지고, 세상 체면 따지고
다 따지면 스토리 언제 진행하겠습니까.
적당히 익스큐즈하면서 플레이해야죠.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하루카의 스토리는
그렇게까지 호불호가 갈릴 내용이 아닙니다.



문제가 되었던 건, 카나에 스토리였습니다.
전작의 유부녀였던 그 카나에가 맞습니다.
전작의 남편과는 이혼을 하고,
전작의 주인공과 재혼하여 잘 살고 있죠.
캐릭터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전작이 더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카나에의 남편은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사토루입니다.
착실한 성격에 카나에를 깊이 사랑하고 있죠.

이런 남자의 부인을 빼앗는 것에서 죄책감을 느끼긴 개뿔
인생사 뿌린 대로 거두는 법 아니겠습니까?
전작에서 자신이 했던 짓을 그대로 당하는 것뿐이죠.


하지만 이 구성을 처음 봤을 때,
카나에의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는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전작에서 바람 핀 상대하고 재혼한 유부녀가
또다시 바람을 피우는 스토리라니,
아무리 강호의 도덕이 땅에 떨어진 유부녀물 세계관이라지만
최소한의 선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전작에서는 남편이 별로였다는 대의명분이라도 있었지만
이번 남편은 출장을 갔을 뿐이지 성실하고 착하고 카나에를 사랑해 주는데요.



그래도 조금 어거지로 카나에 및 스토리를 옹호하자면,
결국 카나에의 선택은 주인공이 아닌 가정입니다.

마지막에 맨션을 떠나는 주인공은 
카나에에게 같이 가자는 권유를 하지만,
카나에는 남편과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떠나지 않겠다고 하죠.
하지만, 마지막에 반지를 빼고 키스를 함으로써
주인공에게 끌렸다는 사실도 인정합니다.



그리고 떠나는 열차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인연은
전작의 또다른 히로인이었던 미망인 치호라는 결말입니다.
유부녀물로써 꽤 독특한 엔딩이죠.


카나에는 인기 캐릭터였지만 정숙한 캐릭터는 아니었고,
주인공과 카나에의 불륜 역시 생각보다 막장 스토리는 아니었습니다.
엔딩은 꽤 괜찮았고 신선했으며,
카나에의 매력을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충격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이 스토리에 대한 불쾌함을 표시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생각보다는 말이죠.



많은 사람이 불쾌함을 표시했던 부분은 바로 이웃집 쇼타의 난입입니다.
카나에는 주인공 뿐만 아니라
유우키라는 동네 소년에게도 몸을 허락하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NTR의 NTR의 NTR인 거죠.
 
카나에를 동경하던 소년 유키가 폭주하게 된 과정이 잘 묘사되어
설득력 없는 스토리는 아닙니다.
다만, 주인공과의 스토리만으로도 가벼워졌던 카나에의 캐릭터는
쇼타의 출현으로 한 번 더 가벼워져 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문제라고 느껴지지 않았지만,
카나에에게 애정을 가졌던 팬들에게 2연타는 버티기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차라리, 주인공이나 쇼타가 대놓고 악랄한 캐릭터였다면
카나에에게 변명의 여지라도 있었을 텐데말이죠.



총평하자면, 전작 팬들을 만족시킬 파트와
전작 팬들이 싫어할 파트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의 추억이 적어 좋은 점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애정도 크지 않았던 탓인지 나쁜 점도 보이지 않았죠.

NTR 측면에서는 아쉬었습니다만
단순히 유부녀물 측면에서 봤을 때는
캐릭터가 좋았고, 신선한 장면도 많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적당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이었어요.
좀 더 편의성을 고려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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