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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9일 일요일

리뷰 : 동급생(2)(1992/12/17,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리뷰는 셋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두 번째 편입니다.


<동급생>의 주인공은 타쿠로우라는 고등학생입니다.
동네 전체에 변태와 말썽꾸러기로 이름이 난 유명인입니다.

학교에서 배경에 서 있는 엑스트라까지 타쿠로우를 잘 알고 있는 건 그렇다 쳐도
처음 만나는 마을여자조차도 '타쿠로우라면, 그 타쿠로우?'라고
바로 나올 정도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변태라는 소문은 과장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게임 플레이를 하는 시점인 여름방학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벌이는 행각은 소문 그대로입니다.
어마어마한 페이스로 이 여자, 저 여자에게 집적댑니다.

근데, 게임 시작 직전에는 어떨까요?
게임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타쿠로우는 많은 여자들을 건드리고 다닌다는
소문은 이미 파다합니다.

하지만, 정작 게임 시점 이전에 타쿠로우와 깊은 인연이 있는 히로인은 단 하나도 없고,
마을을 그렇게 돌아다니는데도 과거의 여성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또한, 여자를 많이 만나고 다닌다는 소문은 있는데
특정성이 있는 소문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내 친구가 어쩌고, 내 지인이 어쩌고'하는 소문은 전혀 없고
'불특정 다수를 주인공이 어쩌고'하는 소문만 있습니다.

주인공이 동네 전체에 방탕하다고 소문나기에 합당한 인물일까요?
게임 시점 이전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문이 과장된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주인공의 본색이 드러나는 시점은 게임 플레이 시점 이후부터입니다.
애초에 주인공이 꽤 매력있는 캐릭터인지 엄청난 소문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캐릭터의 주인공에 대한 초기 호감도가 나쁘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말빨도 탁월한데
평소에는 헛소리와 변태적인 농담을 주로 하더라도
진지할 상담을 할 때는 의외로 적절한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여자를 칭찬하거나 꼬시는 능력도 훌륭하기는 한데
코 앞만 생각하고 말하는 경향도 있어서 
뒷일 따윈 생각 안 하고 바로 앞에 있는 여자만 칭찬하고 봅니다.



사쿠라기 마이입니다.
포지션으로 보나 스토리로 보나 엘프 사에서 원 톱 메인 히로인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인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캐릭터에 비해 부족했습니다.

부잣집 아가씨로 엄격한 집안에서 쉴 틈도 없이 무언가를 배우러 다닙니다.
게임 시점의 마이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쉴 틈이 없는 생활이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 자유가 없는 생활에 다른 학생들이 자신을 어렵게 대하는 것까지 더 해져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자신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인공에게 끌린다라는 게
전반적인 스토리입니다.



타나카 미사입니다.
상당히 인기 있는 캐릭터라서 PC엔진판 오프닝 첫화면이 미사의 CG이며,
동급생2에서도 등장해서 괜히 욕을 봤습니다.
저도 동급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대표적인 특징은 포니테일과 츤데레입니다.
양 쪽 분야의 선구자 정도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미사가 다쳤을 때, 주인공이 양호실까지 미사를 업어주는 장면은
동급생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미사의 절친한 친구인 스즈키 미호입니다.
동급생 게임 자체가 각 히로인들끼리의 연계가 약한 게임이지만
미사와 미호는 그나마 절친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미호가 어떤 사건 때문에 충격을 받자 미사가 주인공에게 화내는 장면도 있고
나츠코와 데이트 중 우연히 미사와 미호를 수영장에서 만나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주인공에 대한 초반 호감도가 상당합니다.
초반에는 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만나기 쉽고
중반 쯤에 같이 영화관을 갑니다.
후반부에는 주인공에게 러브레터를 주고 
주인공이 대답하려고 하면 계속 도망갑니다.

아저씨가 좋아할 만한 로리 타입의 소녀라는데 
옛날부터 지금까지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캐릭터입니다.



쿠로카와 사토미입니다.
찻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과 티격태격하는 친구 관계라 
그다지 관계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라이벌인 겐지와 사귀다 차이게 된 사건을 계기로
관계에 변화가 생깁니다.



니시나 쿠루미입니다.
주인공의 친구인 카즈야의 애인입니다.
카즈야를 좋아하지만 아버지에게 배운 높은 정조관념으로 무장하여
카즈야는 스킨십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카즈야 때문에,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이별의 충격 때문에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된 쿠루미가 어찌어찌 
주인공과 연결된다는 스토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도, 스토리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얘기로 쿠루미가 가장 좋다는 사람도 봤고,
인기가 있는 건지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2>에 등장도 했습니다.



세리자와 요시코입니다.
주인공의 담임 선생님입니다.
교무실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지만, 가장 호감도가 안 오르는 캐릭터입니다.

학생들이 찻집에 다니거나, 번화가만 돌아다니는 것도 조심하는 엄격한 교사이지만
직업정신은 투철해서, 주인공이 상담시 진지하지 못한 태도를 보여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주인공에게 조언을 합니다.

학교 근처에서 주인공이 치한의 습격을 받는 것을 구해주는 이벤트 이후에는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고 어느 정도 유연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이토 마코입니다.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의 양호선생님입니다.

보건실에 다니면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상담도 받아주고 주인공에게 유익한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비중있는 캐릭터인데도 스토리 상 관계 진전은 거의 없고,
H씬은 비중없는 캐릭터인 레이코나 야요이만큼이나 뜬금없습니다.



마코의 여동생, 사이토 아코입니다.
약국 점원으로 약국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워낙 미인인 누나에게 열등감을 품고 있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 아코는 마코보다 훨씬 인기가 높았습니다.
동급생 히로인들 중에서도 손에 꼽는 수준의 인기입니다.

나이에 비해 어린이처럼 순수한 면이 많습니다.
주인공이 놀이터에서 기습키스를 하자 큰 충격을 받고 도망칩니다.



여대생인 마사키 나츠코입니다.
부티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카즈야가 나츠코를 우연히 만난 이후,
쿠루미와 헤어지고 나츠코와 사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나츠코는 카즈야에게 전혀 마음이 없습니다.
오히려 카즈야가 쿠루미와 잘 되길 바라고, 자신과는 그냥 친구로 남길 바랍니다.



나루세 카오리입니다.
캬바쿠라 캣츠아이에서 물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캣츠아이에서 돈을 날린 후,
이런 저런 이벤트를 거쳐 또 다시 캣츠아이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캣츠아이의 대우에 불만을 갖고 주인공과 술을 엄청 퍼마십니다.
그리고 2차로 불고기 집에 가서 또 술을 퍼마십니다.
인사불성이 된 카오리를 어떤 남자가 데려가려고 하자
주인공은 그 남자와 주먹다집을 벌여 막고
카오리를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 줍니다.



사쿠마 치하루입니다.
동급생 도스판을 해 보신 분이라면 동급생의 실행파일이 NANPA.BAT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겁니다.
동급생 윈도우판의 폴더명 역시 NANPA입니다.
난파는 우리나라 말로 헌팅이라는 뜻입니다.

이 치하루와의 만남이 바로 헌팅의 정석입니다.
역 앞에서 그냥 지나가던 치하루를 주인공이 말을 걸었고,
그대로 찻집에 갔고, 약속을 한 후 영화관에서 만나고 하는 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비중은 많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특이한 점은 역시 옛날에 물장사를 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설정입니다.
애초에 그런 컨셉으로 만든 캐릭터인 카오리와 달리
치하루는 가정적이고 정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장사라는 과거가 치하루의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치하루의 캐릭터가 과거에 이런 저런 경험을 쌓았고
그런 과거를 쿨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것 뿐입니다.

만일, 지금 나오는 미연시에서 캐릭터에게 저런 설정을 부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하급생2>의 CD가 부숴진 것만큼의 반발이 있을 것입니다.

저 시기의 엘프 사는 그런 설정을 상당히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고
당시에는 큰 불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대가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타마치 히로미입니다.
회사원이지만 동안이라서 그런 느낌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오타쿠인 애인을 두고 있으며, 주인공과 그 애인에 대한 상담을 합니다.
주인공은 상담하다가 그 애인에게 원한을 사기도 합니다.



쿠사나기 야요이입니다.
주인공과 길거리에서 자주 부딪히다가
병원에서 만납니다.

비중은 가장 적습니다.
그냥 엘프 사에서 게임에 간호사 하나 넣고 싶어서 넣었을 뿐인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의 옆집 사람, 신교지 레이코입니다.
유부녀입니다.

짐을 들고 가는 걸 도와주면 어찌어찌 하다가 H씬으로 돌입합니다.
다시는 오지 말라고 하는데 몇 번이고 찾아가서 H씬을 보는 게 가능합니다.

비중은 야요이와 마찬가지로 거의 없습니다.


뭐, 기타 남자 캐릭터로
친구 사카가미 카즈야, 아이하라 켄지, 하자마 타로가 있습니다.

카즈야는 주인공의 친구로 쿠루미와 나츠코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릭터입니다.
보통 게임의 경우, 주인공이 말썽꾸러기이기는 하지만 의리는 많아서
친구의 연애를 도와줘야 하는데,
동급생의 주인공은 그런 게 없습니다.

그래도 카즈야는 양다리를 걸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쿠루미와 헤어지고, 나츠코와 사귀고 싶어 합니다.


켄지의 경우는 재수없는 부잣집 도련님입니다.
주인공과 함께 마이를 사랑하는 라이벌이면서
주인공처럼 이 여자, 저여자를 만나고 다닙니다.

주인공과 만나기만 하면 말다툼을 벌입니다.
주인공이 자살할 거냐고 묻자 켄지는
'나는 친구는 없지만, 돈은 있다!!'고 반론하는데 약간 불쌍하기도 합니다.


하자마 타로는 주인공이 그냥 마타로라고 부르는 공부벌레입니다.
평소 헛소리만 하고 다니는데, 뜬금없이 미호를 좋아합니다.
미사와 미호는 동시공략이 불가능한데 미사를 공략하고 미호를 공략하지 않으면
이 녀석이 주인공이 가는 곳마다 나타나서 '내가 이겼다' 이런 소리를 하고 다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미호랑 사귀기로 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별로 대단치도 않은 녀석이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여주니 짜증이 납니다.
나는 그냥 미사를 공략하기 위해 미호를 포기한 것 뿐인데 니가 이기긴 뭘 이기냐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음 리뷰에서는, 도스판 이외의 다른 동급생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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