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시리즈 3편,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3> 리뷰입니다.
발매연도인 2006년쯤에는
게임 하나 내고 팬디스크를 징하게 우려먹는 회사들이 종종 있었는데
제가 리뷰를 써 보니 그 회사들의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편해요.
왜 이 시리즈 4편은 없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을 정도로
리뷰 쓰는 게 편합니다.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3는
그 시절 팬디스크 중에서도 꽤 공을 많이 들인 팬디스크에 속합니다.
다만, 이 시기 엘프 사는 암흑기였기 때문에
올스타라고 모아놨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은 게임들만 모일 수 밖에 없었죠.
제가 반농담으로 주장했던 이론으로
엘프 사는 에로게보다 마작 게임에 더 진심이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당시 엘프 사는 유행했던 학원 배경의 에로게를 최대한 줄이고 다양한 장르를 도전했었는데
그 이유가 좋은 에로게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작 게임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맵 화면에서 저 앞에 군함이 있고, 그 앞에는 다이쇼 시대의 건물이 있으며,
또 아래에는 서양식 저택이 있고, 반대쪽에는 판타지의 왕궁이 있다면
다양한 테마파크 분위기가 나서 그림이 예쁘잖아요.
그래서 애초에 제작할 에로게를 선정할 때,
마작 게임에 멋진 건물을 만들 수 있는 소재인가를 고려했다는 이론인 거죠.
말도 안 되는 이론이기도 하고 확증은 없지만,
근거가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3편에 등장한 게임 목록을 보세요.
<라임색 류기담X> : <라임색 전기담>의 후속작
<하급생2> : <하급생>의 후속작
<신 미카구라 소녀탐정단> : <미카구라 소녀탐정단> 시리즈의 후속작
<카와라자키가 일족2> : <카와라자키가 일족>의 후속작
<내일의 유키노죠> 시리즈
<드래곤나이트4> 리메이크
선정된 게임의 100퍼센트가 후속작이거나 리메이크입니다.
그렇다 보니 처음부터 무슨 계획을 가지고 만들어진 게임들이 아닐까 하는 거죠.
신사에서는 길흉을 점칠 수 있는데,
이 점괘가 다음 마작 플레이에 영향을 줘서
'길'이 나오면 확실히 패가 다른 때에 비해 잘 나오는 것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여전히 상대방들은 사기를 치지만
플레이어 측도 운에 따라 비슷한 사기를 칠 수 있는 시스템이죠.
'대길'이 나왔다면 큰 거 한 방 노려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시키는 대로 안 하면 그냥 꺼져 버리던 <라임색 작기담> 때와 달리
이 게임에서는 약간 다르게 해도 버릴 패를 다시 계산해 줍니다.
그래서 이 네비게이터는 쓰레기입니다. 도움이 전혀 안 돼요.
전혀 이해가 안 되는 짓을 할 때가 상당히 많습니다.
전작처럼 단순히 옷을 벗기면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옷을 다시 입힐 수도 있죠.
H씬은 캐릭터당 총 세 개가 있는데
옷을 전부 벗었을 때, 다시 모두 입었을 때,
그리고 코스프레 옷을 구해서 하는 코스프레 H씬이 있죠.
모든 CG를 모으기 위해서는 전작의 3배 정도의 마작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먼저, 제가 혹평했던 <라임색 류기담X>입니다.
이 게임이 선정됨과 동시에 올스타의 권위는 무너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등장 캐릭터는 츠무기, 카스리, 쿠키입니다.
지나치게 억지스러운 설정이 많아
거슬리는 캐릭터들이 참 많았던 게임이지만
그 다음 게임은 저는 사랑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서 혹평을 받은 <하급생2>입니다.
다행히도 덜 거슬리는 캐릭터들로 선정되었습니다.
캐릭터 선정만큼은 칭찬해 주고 싶네요.
캐릭터는 나나세, 유리, 타마키가 선정되었는데
다른 의견이 있을 수가 없는 대표 캐릭터 셋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분 좋게 플레이할 수 있는 마작 장소였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게임은 엘프 사의 오리지날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관점에 따라서는 더더욱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멀쩡한 전연령 게임을 에로게로 만든 것만으로도 모자라
이젠 그 캐릭터들이 탈의 마작 게임에까지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캐릭터는 토모에, 시게노, 치즈루인데 이건 논란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레귤러 캐릭터가 단 세 명 뿐인 게임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게임이기는 한데,
밋밋한 캐릭터들이 많은 게임이었기 때문에
이런 팬디스크에는 사실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게임이죠.
등장 캐릭터는 안나, 마키, 미카입니다.
미카는 과하게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였습니다.
제가 마작에 이겨서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뿐인데도 무서울 정도였죠.
안나와 마키는 평범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마키보다 나츠코가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적당히 좋아하는 게임인데 달리 할 말은 없네요.
등장 캐릭터는 세리나, 쇼코, 아키라인데
역시 다른 의견이 나올 수가 없는 시리즈를 대표하는 셋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쇼코가 본편에서보다 더 마음에 드네요.
<드래곤나이트4>입니다.
위에서 리메이크라고 적었지만
사실 리메이크판의 발매는 2007년도로
탈의작 3편보다 더 나중의 일입니다.
하지만, 리메이크의 준비는 90년대부터 이미 시도되고 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드래곤나이트4>는 선정 게임중 유일하게
올스타의 이름에 걸맞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지도로 보나, 평가로 보나 매우 훌륭한 게임이었죠.
등장 캐릭터는 나타샤, 마리안, 마를레네입니다.
나타샤와 마를레네는 의심할 여지없는 투 톱이지만
마리안의 선정은 아쉽습니다.
동료였던 캐릭터들을 제치고 1회성 조연이 선정된 거니까요.
물론 마리안이 조연치고는 강렬했고, 콘솔 버전에 따라 동행했던 경우도 있었지만,
루시폰 토벌을 위해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들이 한 두명이 아닌데
너무한 처사네요.
마지막으로 모든 캐릭터들의 옷을 벗기면 나오는 스페셜 코너입니다.
<워즈워스>의 샤론, <취작>의 타카베 에리, <하급생>의 유키 미즈호가 등장했죠.
에리와 미즈호는 무려 올스타 3회 선정에 빛나는 대기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엘프 사가 인정한 올스타라는 거죠.
정작 에리는 까칠한 모습을 많이 보여 줍니다.
세 번이나 옷을 벗었으니 그럴만도 하죠.
이해합니다. 그리고 까칠한 모습도 좋아합니다.
어쨌든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3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올스타라는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했던 등장 캐릭터들이었습니다.
팬디스크의 인기는 결국 원작의 인기에 달려 있는데,
원작들이 큰 화제가 되었던 게임이 아니었죠.
<신미카구라 소녀탐정단>이나 <하급생2>처럼
안 좋은 쪽으로 화제가 되었던 게임은 있었지만
당연히 이런 화제는 팬디스크에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총평하자면, 엘프 사의 몰락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게임이었습니다.
제목에서 올스타는 그냥 빼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오히려 민망해집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라임색 류기담X>를 제외하고
모두 애정이 있는 게임들입니다.
그래서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3도 대단히 좋아하는 게임이에요.
가끔 생각날 때마다 플레이하곤 합니다.
원작 게임과 캐릭터 문제를 제외하고 보면,
탈의 마작 게임으로서 최고의 게임입니다.
모르는 캐릭터들이 많겠지만 그냥 팬디스크라고 생각 안 하고,
그냥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했다고 생각하고 플레이하면 돼요.
아니면 모 위키나 젊고 순수한 블로그 같은 걸 보고
대충 예습하고 플레이해도 되고요.
마작을 할 줄 모르는 분들께도 입문용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게임입니다.
적어도 저는 이 시리즈로 마작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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