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성기의 중심에 있었던 게임 중 하나인 <맑은 뒤 가슴설렘>입니다.
90년대 스타일의 러브코미디에 치중한 게임으로
분량에 비해 에로는 적은 편입니다.
옛날 게임답지 않게 플레이어의 편의를 위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다 읽은 명령은 알아서 선택 창에서 사라지는 방식이죠.
일반적인 명령 선택식 게임이라면
똑같은 명령을 한없이 반복해서 입력할 수 있습니다.
최근 게임 혹은 리메이크 작품이라면,
이미 확인한 명령은 폰트 색을 다른 색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플레이어의 귀찮음을 덜어주죠.
하지만, 90년대의 옛날 게임은 그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한 번 헤메기 시작하면 존재하는 모든 명령을 전부 눌러 보고
이미 본 대사를 몇번이고 다시 봐야 했죠.
이 게임은 그런 불쾌한 경험을 줄이기 위해서
중복되는 명령은 알아서 선택창에서 지워버린 겁니다.
글로 설명하면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실제 플레이하면 굉장히 편리한 기능입니다.
과연 칵테일소프트가 잘 나가던 시기답습니다.
여유가 있다 보니, 웬일로 시스템에 대한 고민까지 합니다.
소꿉친구이자 부회장인 치히로와 함께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죠.
게임에서 자주 나오는 패턴은
주인공이 만나는 여성마다 성희롱을 하고 다니고,
치히로 및 몇몇 여성들에게 쳐맞는 결말이죠.
아쉽게도 주인공의 특성은 최근의 정서와 잘 맞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게다가, 이 개그 패턴이 너무 자주 나와서 플레이어를 질리게 할 정도죠.
이 패턴이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는 다음 리뷰에서 검증하겠습니다.
주인공의 성희롱에 순간적으로 당황할 때도 있지만
모든 것을 포용하는 착한 성격이죠.
만난지 얼마 안 된 주인공과 결혼할 사이라고 주장하며,
심지어 주인공을 '주인님'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워낙 이런 캐릭터의 배신에 치여 왔던 탓인지
츠키미의 행동이 좀 어색해 보입니다.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왠지 계속 숨겨진 본성이 있을 것만 같고
속으로 주인공을 욕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치히로 다음으로 주인공에 대한 폭력 빈도가 높은 캐릭터입니다.
대부분 주인공의 자업자득이고,
히로코는 주인공의 성희롱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캐릭터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정당방위로 볼 수 있습니다.
교무실에서 뭔가를 계속 먹고 있습니다.
대충 이런 캐릭터들과 함께하는 러브 코미디물입니다.
후반부의 스토리는 약간 심각해지고 판타지 요소가 가미되는데
이 게임 특유의 분위기를 훼손시킬 정도는 아닙니다.
장점은 많지만 독특한 점이 안 보여서
딱히 할 말이 많지는 않네요.
다만, 지금 플레이하기에는 상당히 망설여지는 게임인데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 이후로 많이 범람했다는 사실은 둘째치고,
요즘 트렌드하고 너무 안 맞는 캐릭터와 스토리,개그 때문입니다.
이런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따로 그 시대의 스타일에 적응할 필요가 있죠.
제가 90년대 게임을 리뷰하는 중에 플레이했다면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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