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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5일 일요일

리뷰 : Rance6 ~제스 붕괴~(2)(2004/8/27,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레지스탕스의 부대장이 된 란스가 무엇보다도 우선한 일은
바로 미녀 위주로 부대를 꾸리는 것입니다.
남자나 외모가 떨어지는 여성은 과감하게 내쫓거나 교체해 버리고
미녀만을 자신의 부대에 영입하려고 하죠.



또한, 란스는 아이스플레임의 대장 우르자에게
마수를 뻗치는 일도 잊지 않습니다.
마음의 상처로 인해 의욕이 없어진 우르자는 굳이 란스를 거절하지도 않습니다. 
란스는 아예 우르자와 관계를 맺는 것을 넘어
우르자를 뒤에서 조종하며 레지스탕스 전체를 자신의 입맛대로 꾸려 나가려고 하죠.
그리하여 아이스플레임이 수행하는 임무는 점점 더 과격해지게 됩니다.

게다가 란스는 우르자에게 아예 레지스탕스의 남성 대원을 모두 내쫓으라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이 가혹한 구조조정 후에 살아남게 된 남성 멤버는
우르자를 간호하는 다니엘이라는 노인, 그리고 그의 아들 아벨트와
란스와 동고동락을 같이했던 로키 등 소수입니다.



나머지 대원은 이유가 있어서 살아 남았다고치고
로키가 살아남았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로키는 실력이 그다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스토리적으로 눈에 띄는 특수 능력을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란스에게 은혜를 느끼고 있어서 란스에게 충성을 다합니다만
늘 란스에게 구박을 당하는 처지죠.
란스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로키를 절벽에서 밀어 버리기도 합니다. 
미녀가 아닌 남자가 란스에게 충성하면 이렇게 가혹한 꼴을 보게 되는 거죠.

이런 로키가 아이스플레임에서 쫓겨나지 않았던 이유는
단순히 우르자의 착각 때문입니다.
우르자에게 남자 대원들을 다 쫓아내라고 이야기했을 때,
란스는 로키 따위는 신경쓰지도 않았고 같이 쫓겨나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르자는 다른 남성 대원은 다 쫓아내더라도 
란스가 데려온 로키는 당연히 예외라고 생각했던 거죠.



이런 추레한 남자에게 하는 설명치고는 너무 긴데
그 이유는 로키는 란스 6편의 주제를 상징하는 캐릭터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로키는 제스의 비참한 노예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전세계에서 오직 제스만이 이런 철저한 차별을 하는지도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란스의 부하로 있으면서 마법사들을 싫어하는 티를 대놓고 내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마법사에 대한 뿌리깊은 미움을 안고 사는 캐릭터죠.

이후 란스는 실, 마리아, 시즈카, 리즈나에 이르기까지
많은 마법사를 부대에 데려 옵니다.
위기감을 느낀 로키는 '란스는 자신과 같은 처지이니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면서
마법사들을 모두 부대에서 내쫓아달라는 요청을 하게 됩니다.
물론, 란스 입장에서는 이런 남자 때문에
실을 비롯한 자신의 여성들을 내쫓을 이유가 전혀 없죠.
로키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면서,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짓이 차별 아니냐?'라는 
나름 촌철살인의 대사를 날립니다.

이후로도 마법사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 실의 상냥함을 인정하고 마법사에 대한 미움을 풀게 되죠.
이후에도 끊임없이 한계를 초월하는 캐릭터로 시리즈에서 계속 등장하는,
별볼일 없는 외관에 비해 비중이 꽤 높은 캐릭터입니다.



란스 부대의 초반 핵심 멤버 중 하나인 카오루입니다.
란스 부대의 참모격 인물로
별 생각없이 부대를 이끄는 란스를 적절히 컨트롤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캐릭터는 제가 란스6을 처음하던 시절에
마리아, 시즈카와 함께 좋아하는 캐릭터 TOP3 안에 꼽혔던 캐릭터였죠.
안타깝게도 후속작에서 활약은커녕 
6편 후반부에서의 활약도 거의 없기 때문에
저의 사랑이 길게 지속되지는 못했습니다.

나중에 란스가 제스의 공주, 매직을 습격하려고 하자 격렬하게 반대하다가 
결국 배신자, 스파이의 누명을 쓰고 감금당해 란스에게 H한 고문을 당하게 됩니다.
나중에 다시 나오긴 하지만 중반부에 시점에 사실상 퇴장을 하게 되는 캐릭터죠.



사실은 진짜 스파이가 맞습니다.
무려 제스의 국왕이 심어 놓은 스파이죠.



제스 국왕의 이름은 간지라고 하는데
간지 역시 철저한 차별 사회인 제스를 개혁하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반정부조직인 아이스플레임을 나쁘게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카오루를 잠입시켜서 동향만을 파악하고 있었던 거죠.

국왕이라고는 하지만,
제스 기득권층의 강력한 카르텔은 국왕조차 쉽게 칼을 댈 수 없었고,
몰래 뒤에서 익명의 영웅이 되어 진짜로 선을 넘는 마법사들만 징벌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개혁의 의지는 충분하지만 입장 상의 한계가 있었던 거죠.



이외에도 제스의 차별 사회를 타파하려고 하는 조직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레지스탕스인 펜타곤입니다.
본래는 우르자와 함께 일하던 레지스탕스 멤버들이었으나,
여러 사건도 거치고 노선의 차이도 있어서 분파된 거죠.
아이스플레임보다 훨씬 과격한 노선을 택하여,
잔인한 대량 학살까지 서슴지 않고 저지르려는 위험한 조직입니다.



펜타곤의 가장 큰 약점은 끝을 알 수 없는 무능함입니다.
마법사들을 분풀이로 학살할 뿐,
혁명 이후에 어떤 사회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제스 4장군 급이 토벌하러 나타나면 쪽도 못 쓰고 도망칠 정도로 실력도 대단치 않죠.

문제는 이렇게 무능한 펜타곤이 유일하게 가진 능력이 선동 스킬이라는 겁니다.
개혁가로서의 실력은 부족하지만, 분탕충으로서의 실력은 최고에 가깝죠.

펜타곤은 아이스플레임과 좋지 않은 관계로 연신 대립하였으나,
이후 아이스플레임의 실질적 지배자가 된 란스를
H한 접대를 통해 포섭하는 데 성공합니다.
란스의 협력까지 얻게 된 펜타곤은 어마어마한 계획을 설명하는데
바로 제스의 마나 배터리를 파괴하고 마지노라인을 정지시키겠다는 계략입니다.



란스의 세계관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 계획이 얼마나 엄청난 분탕인지 감이 잘 안오실 겁니다.
마지노라인이란 마인과 제스의 국경에 설치되어 있는 방어 시설로
이게 정지되면 마인의 군대가 거리낌없이 인간세계로 공격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제스만 털리는 게 아니라 인류 전체가 절단날 수 있는 중요한 시설이죠.

제스의 법률은 마지노라인이 위기에 빠지면
국내 모든 마법사가 마지노라인 에너지 공급에 온 힘을 쏟도록 하고 있고,
펜타곤은 그 틈을 타서 제스를 탈취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겁니다.

란스는 오히려 자신이 펜타곤을 이용하겠다며 이 작전에 찬성하지만,
이후의 태도를 보면 이게 얼마나 무시무시한 계획인지
알지 못하고 협력했던 것 같습니다.
펜타곤이나 란스나 별 생각이 없었던 거죠.
우르자는 크게 반대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법이고,
아이스플레임과 펜타곤은 힘을 합쳐 마나 배터리를 파괴하기로 합니다.

그나마 생각이 있는 우르자나 간지 등은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보려고 하였으나,
우르자는 우편 배송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마련한 대책이 실패로 돌아갔고,
카오루가 감금되어 있는 이상, 간지로서는 어떻게 손을 써보기 힘든 상황이었죠.



아이스 플레임과 펜타곤은 부대를 나누어
마나 배터리가 있는 제스 4천왕의 탑을 습격하지만
란스 부대 이외에는 죄다 무능한 놈들뿐이라 별 성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제스 쪽에서 자폭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요.

란스도 여러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사천왕 파파이야의 마나 배터리를 파괴하는 것에 성공하고
다음 목표는 사천왕이자 제스의 공주인 매직의 탑입니다.  



제스의 공주, 매직입니다.
왼쪽은 귀축왕 란스 때의 매직 디자인인데
디자인이 과거에 비해 많이 변했죠.

마빡과 안경이 눈에 띄는 캐릭터로
당시에는 나쁜 평가가 꽤 많았던 변화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매직과 성격의 행적을 살펴 보면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매직은 아직 학생으로 열심히 공부 중인데
탑에 이상한 놈들이 계속 쳐들어와서 짜증나게 합니다.
아버지인 간지의 잔소리에 결국 직접 방어에 나서는데
사천왕답게 강력한 마법을 보여 주며,
란스 부대의 공격을 훌륭하게 격퇴하죠.

매직의 방어는 다소 어이없는 방법에 의해 뚫리게 되는데
이건 굳이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란스에 대한 매직의 시선이 더더욱 차가워지게 되는 방법이었죠.



아무튼 마나 배터리는 4개 중 3개가 파괴되고
레지스탕스는 마지노라인의 가동에 큰 장애를 초래하는 것에 성공합니다.
기세를 탄 펜타곤은 민중들을 선동하여 마법사들을 습격하기 시작하죠.
마법사들은 마지노라인에 마력을 공급하느라 제대로 대처할 수가 없습니다.



마지노라인이 깨지면 인류는 어마어마한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만
펜타곤은 '알빠임?'하면서 혁명을 우선합니다.
정말 뒤도 돌아 보지 않는 미친 짓이지만
펜타곤의 생각이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죠.

마지노라인이 예고없이 정지되었을 때,
그렇게 타이밍 좋게 대대적인 침공이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마인들이 언제 정지될지 모르는 마지노라인을 사이에 두고
사시사철 전쟁만 준비하고 있을리가 없잖아요.
마지노라인이 평생 멈춘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잠깐 중단되는 것뿐이라면
마인들이 침공하기 전에 재빠르게 수리하면 될 겁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대단한 위기는 아닐지도 모르죠.



정말로 마인들이 마지노라인이 언제 정지되는지 모른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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