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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30일 일요일

리뷰 : 츠요키스 2학기(2008/4/25,캔디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츠요키스>의 히트 이후 3년만에 발매된 속편,
<츠요키스 2학기>입니다.
사실 속편이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은데
팬디스크라기에도, 리메이크라기에도 애매한 물건이 나오고 말았죠.

츠요키스의 강점은 스토리보다도 인상 깊은 캐릭터에 있었습니다.
멋진 캐릭터들의 활약을 다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2학기는 팬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었을 겁니다.
<츠요키스> 기획의 핵심이었던 타카히로는 캔디소프트를 떠나 버렸지만
그럼에도 2학기가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2학기는 그 어려운 실패를 해내고야 마는데,
그 이유는 무리한 계획과 안일한 실천 때문이었습니다.

2학기에 설정에 따르면 
1편에서 결국 주인공은 아무와도 맺어지지 않았습니다.
1편의 캐릭터들과 새롭게 연애를 시작하는 것이 2학기의 스토리인 거죠.



이 계획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똑같은 세계관, 똑같은 설정, 똑같은 남성 캐릭터, 똑같은 여성 캐릭터를 이용해서
전혀 다른 스토리를 써야하니까요.
게다가 전작의 스토리를 썼던 타카히로는 떠나기까지 했죠.
캔디소프트는 이 어려운 계획을 어떻게 실천했을까요?



그냥 스토리를 1편하고 비슷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처음에 속편인지 팬디스크인지 리메이크인지 애매하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죠.

완전히 똑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캐릭터마다 비슷한 플롯과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똑같은 스토리가 계절만 달라져 진행되는 느낌입니다.



물론, 전작과 다른 장면도 있습니다.
문제는 바뀐 장면의 구성이 전작에 비해 좋지 못했다는 겁니다.

나고미의 스토리를 살펴 봅시다.
전작에서 요리에 대한 정열을 보여줬던
주인공에게 도시락 심사를 부탁하는 장면,
무인도에서 요리를 소중히 여기던 장면,
카레 수행 장면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꿈에 대해서 고민하는 장면도 전작에 비해 약해졌죠.



중요한 장면이 다 잘려나갔음에도 플롯만은 전작과 똑같아서
결말부에서 나고미가 '난 요리인이 될 거야'라고 선언합니다.
전작을 플레이해 본 저조차 '갑자기?'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스토리 구성이 엉망이었어요.

플롯를 유지할 거였다면 복선도 유지했어야죠.
장면을 바꾸더라도 요리라는 틀은 버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예 딴 이야기만 하다가 갑자기 전작의 엔딩하고 똑같이 끝나 버리니
전체적인 스토리가 이상해집니다.



전작과 연관이 없는 신 캐릭터의 스토리를 보면,
작가의 역량 부족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사실 이보다 더 스토리가 부실한 에로게가 많다고 생각하여
다른 게임에 비해서 크게 딸린다고는 생각 안 하지만,
츠요키스 1편에 비해서는 확실히 떨어졌어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캐릭터를 그냥 우려먹을 뿐인 팬디스크를 만들 것인지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한 것이 이 게임의 실패 원인입니다.
차라리 각 캐릭터의 애프터 스토리라고 하고 H씬 위주의 게임을 만들었다면 
이렇게 망하지는 않았겠죠.



총평하자면, 1편이 당대의 인기 게임이었던 것만큼이나
2편은 당대의 대표적인 웃음거리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하게 망한 <투하트2> 팬디스크랑 묶여서 욕 먹었죠.

좋은 점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1편과 2편을 비슷한 시기에 플레이해 보니 차이는 명확합니다.
캔디소프트 최고의 흑역사라고 해도 무방하겠네요.

댓글 2개:

  1. 올만에 돌아오셨군요...!
    바쁘셨을텐데 리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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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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