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0일 일요일

리뷰 : 사랑의 힘(2005/11/18,실키즈)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힘>은 무려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입니다.
어떤 잡지에 게재된 독자의 리얼 스토리를
어느 정도 살을 붙여 게임화한 거죠.

제가 그 잡지를 읽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원래 어떤 스토리였는지 모르겠지만
게임 스토리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겁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실키즈 게임답게 멀티 엔딩 시스템을 취하고 있는데
현실은 멀티 엔딩이 아니니까 그 부분은 창작할 필요가 있겠죠. 



큰 줄기의 스토리가 있고,
선택지에 따라 배드엔딩 혹은 진엔딩 외의 다른 캐릭터와 맺어지는 엔딩으로 빠지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중에서 진엔딩 스토리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일 거라고 예상되네요.


사랑의 힘이라는 제목만 들으면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라도 
연인 두 사람의 사랑으로 넘어선다는 감동의 드라마가 떠오릅니다만,
이 이야기가 실린 잡지는 독자들이 야한 사진을 투고하는 성인잡지였고
이 스토리도 커플이 야외노출 같은 변태적인 플레이를 즐긴다는 이야기입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변태같은 성적 취향 차이를 사랑의 힘으로 극복한다는 이야기가 될까요?



주인공은 의료기기 메이커의 영업사원입니다.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영업을 뛰는데 
나름 준수한 청년인지 간호사들에게 인기가 꽤 좋은 편이죠.
하지만, 주인공에게는 은밀한 취향이 있었는데 독자투고잡지의 애독자이며,
자신도 언젠가 잡지에 자기 애인 사진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도입부에서 주인공은 의사에게 희롱당하고 있던 간호사 에미코를 도와줍니다.
에미코는 이 일을 계기로 주인공에게 호감을 갖게 되죠.
하지만 주인공은 에미코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주인공의 관심은 오로지
같은 병원 다른 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카렌에게 향해 있습니다.
주인공은 카렌의 사진을 찍어서 
그 사진을 잡지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유쾌한 성격의 카렌은 주인공에게 자주 장난을 걸어 오고
금세 둘은 절친한 관계가 됩니다.
언제 한 번 식사나 같이 하자고 약속까지 하죠.

이렇게 관계가 가까워짐에도 주인공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한데,
이 병원에는 여자 관계가 안 좋기로 소문난 미남 의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그 의사가 카렌에게 손을 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에미코와 함께 우연히 빈 방으로 들어가
옆방에서 미남 의사가 간호부장에게 손을 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미남 의사의 안 좋은 소문은 사실이었던 거죠.

간호부장도 남자를 밝히기로 소문이 나서, 
주인공에게 접근도 하고 그랬는데 미남 의사가 어느새 채갔습니다.
주인공은 간호부장에는 큰 관심이 없어 그녀가 어찌되든 상관없지만,
카렌도 그렇게 되지 않을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일도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게 되죠.



결국 일을 너무 못해서 병원으로부터 담당을 바꿔 달라는 요구까지 받게 됩니다.
주인공의 상사는 주인공을 자르지는 않았지만 다른 병원으로 배속시켜 버리고,
카렌과는 이렇게 이별하게 되죠.



그렇게 방황하던 주인공은 우연히 간호사를 그만둔 에미코를 만나게 됩니다.
주인공은 여전히 카렌을 그리워하지만 카렌과의 인연은 이제 끊어졌고,
에미코와 마음이 맞아 그녀와 사귀게 됩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지만, 주인공의 마음 속에는
아직도 카렌을 사진으로 찍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에미코는 여전히 주인공을 사랑해서 그의 마음을 돌려 보려고 하지만
주인공은 결국 에미코와 이별을 결의합니다.

사실 에미코도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었는데
우연히 주인공을 만난 게 아니라 주소를 다 조사해서 쫓아 왔던 것이며,
주인공이 카렌을 좋아하는 걸 알고 주인공의 마음에 의혹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간호부장을 엿보는 사건을 계획했던 겁니다.
다 설계였던 거죠.

그래도 에미코의 주인공에 대한 애정만큼은 진심이었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다 바쳤지만 주인공의 마음은 이미 멀어졌습니다.
에미코의 행적에 관계없이
에미코와 사귀는 내내 주인공 머릿속에는 카렌 사진 찍을 생각뿐이었니 
주인공도 참 지독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침 주인공 후임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주인공은 카렌이 있는 병원의 영업을 다시 맡게 됩니다.
주인공은 카렌이 아직까지 자신을 기억하고 있을지 걱정하지만
이번에야말로 카렌과 잘 해보기로 결심하고 카렌에게 말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는데
카렌은 주인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 밥 같이 먹기로 약속했는데 어디서 먹을 거냐고 물어보기까지 합니다.



사실 카렌 역시 옛날부터 주인공에게 마음이 있었던 겁니다.
그렇게 주인공과 카렌은 사귀게 되었다로 끝났으면 행복한 결말이었겠지만
아직 이 게임은 제대로 된 주제로 들어가지도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주인공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촬영 타임입니다.
뭐, 이 파트에 관해서 할 말은 많지 않은데
이제부터 여러 도착적인 행위를 촬영하는 일만 남았고 
대단한 스토리는 없기 때문이죠.

카렌도 그런 행위에 적당한 소질이 있지만
주인공이 지나치게 과격한 요구를 할 때가 있어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사랑의 힘으로 금방 화해하고 다시 촬영한다는 전개입니다.



게임의 그래픽이나 분위기는 비교적 실화를 잘 살리는 느낌이었지만
정작 스토리는 크게 특별할 것이 없는 무난한 수준이었습니다.
현실은 창작물을 초월한다는 이야기도 있듯이
실화를 바탕으로도 스펙타클한 이야기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겠지만
이 게임의 실화는 그렇게까지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었죠.

주인공이 위기에서 구해줬던 에미코와 달리,
주인공과 카렌이 사랑에 빠질 복선은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현실의 사랑은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실화라고 생각하니 더 흥분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저에겐 실화의 메리트가 딱히 느껴지지 않는 스토리였습니다.



다만, 카렌의 캐릭터가 귀여운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순수한 카렌을 점점 물들여가는 듯한 전개도 괜찮았죠.

카렌의 성우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런 거 없이도 대번에 누군지 알아 차릴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성우가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총평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애정이 조금 있는 게임이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할 정도의 특별함은 없는 게임입니다.
실화 기반이라는 게임 외적인 특색은 신기하지만
그 특색을 게임 내에서 찾기 힘들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죠.

H씬 위주의 게임입니다만 그 양이 그렇게까지 많은 건 아니고,
단순히 H씬 목적이라면 최근의 게임들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딱히 이걸 플레이할 이유는 찾을 수 없네요.

댓글 1개:

  1. 오랫동안 안 온사이 재밌는 작품들이 많이 생겼군요! 실화기반이라.... 추정이지만 주인공이 사진찍는 걸 좋아하는 거랑 여주?랑 잠깐 사겼다가 헤어지고 다시 맺어지는 것 정도가 모티브가 아니었을까 싶은 스토리군요.(설마하니 얀데레처럼 저렇게 쫓아다니는 여자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흔친 않겄지) 그림체랑 설정보고 걱정한거에 비하면 무난한? 연애 스토리네요. 저런것도 나쁘지 않을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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