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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일 일요일

리뷰 : 뫼비우스로이드(1995/6/30, 실키즈)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뫼비우스로이드>입니다.
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저는 그냥 아쉬운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키즈사에서 자주 발매했던 멀티 엔딩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시스템 측면에서는 다른 게임들과 별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얘기하지 않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시점의 이동입니다.
계속 주인공 시점에서 진행하다가, 
일정 부분에서 히로인인 치에 시점으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이런 시스템의 레전드는 바로 <EVE>시리즈입니다.
뫼비우스로이드는 그 유명한 <EVE ~burst error~>와 같은 연도에 나왔습니다.
당연하게도 <EVE ~burst error>에 비해 시점 전환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습니다만
명작과 비교해서 비판하는 것은 너무하죠.

하지만, 그래도 실망스러운데 결국 이 시점 전환은
좀 더 많은 H씬을 보여주는 역할을 제외하면,
스토리 상 큰 비중을 차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점 전환에 따라 엔딩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역시 결국은 H씬의 문제일 뿐이고
시스템을 잘 활용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그래픽은 이전작인 <코이히메>보다 마음에 듭니다.
사실, <코이히메>의 그래픽이 특히 좋지 않았던 것 뿐이고,
그 이전의 명작들과 비교했을 때, 딱히 훌륭한 편은 아닙니다.


이 게임의 특징은 다양한 H씬입니다.
양도 상당히 많은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또 나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맥락도 없이 계속 H씬이 나옵니다.
에로적인 측면을 노리고 플레이하신다면 만족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스토리는 충격적인 감금 살인사건부터 시작합니다.
건방진 부자집 꼬맹이 녀석이 어떤 아가씨를 꼬시려다 실패하자
저지르지 말아야 할 짓을 하고만 것입니다.



짧은 프롤로그 이후, 주인공 시점으로 넘어옵니다.
비디오나 빌려 볼까 하던 주인공은
비디오가 아닌 여자, '뫼비우스로이드'를 대여해 준다는 특이한 곳으로 찾아오게 됩니다.
여기가 바로 '뫼비우스 숍'입니다.

여자를 빌리는 대가로 돈이 아닌 수명을 바치게 됩니다.
여자를 1년 빌린다면 수명이 1년 줄어드는 식입니다.
연체료는 두 배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자를 빌릴 수 있는 기회는 일생에 단 한 번뿐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주인공은 5일동안 여자를 빌리기로 합니다.
일생에 한 번 뿐인 기회라는데 고작 5일 빌린다니 쪼잔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쨌든 규칙을 계속 설명해 줍니다.
기간 동안, 남자는 다른 여성을 사랑해서는 안 됩니다.
근데 여자를 빌리고 있는 동안에는 남자의 매력이 증가하게 됩니다.
기간 중에 빌린 여자를 싫어하게 되면 영혼을 받습니다. 등등

쓸데없이 규칙이 많습니다.
설정놀음이 지나친 게임치고 제대로 된 게임이 없어요.
스토리가 제대로 진행 될 것인지 벌써 불안해집니다.

뭐, 어쨌든 요코야마 치에라는 여자를 빌리게 됩니다.



주인공은 치에를 빌렸다는 기억을 잃어버리고 
전부터 동거해 온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기까지만의 설정으로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여자에게 인기가 많아진 주인공이
치에를 계속 사랑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여자들과 이어져
배드엔딩을 맞이할 것인가를 소재로 한 학원 코미디였다면
그럭저럭 할만한 게임이 됐을 겁니다.


근데, 갑자기 게임은 수사물로 장르가 바뀌게 됩니다.
주인공과 치에는 단순히 범행 현장 목격자라는 이유만으로
학생회장의 도둑맞은 카드를 찾아야 합니다.
만일 실패하면, 농구부의 부비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수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주인공이 학교 수업을 빼먹을 수 있도록 해주겠답니다. 고작 학생회가요.
엘프 사의 <엔젤 하츠>가 생각날 정도로 억지스러운 설정입니다.

더더욱 문제인 점은 수사물의 형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전혀 수사물같지 않은 전개라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하는 일이라고는, 수사를 빌미로 학교 내를 돌아다니면서,
실컷 H씬이나 보여주는 역할 뿐입니다.

<REIRA>를 리뷰할 때는 수사하는 방식에 대해 비판을 했지만,
뫼비우스로이드는 수사물로서 비판할 건덕지조차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수사물 같아야 수사물로서 비판을 하죠.



후반부에는 악의 근원인 학생회장의 집에 잠입해서,
사람을 구하기도 하지만, 이조차도 너무 짧게 지나가고 긴장감도 안 생깁니다.
고작 학생회장이잖아요. 이 녀석이 악당이면 얼마나 악당이겠어요.


다시 말해, 뫼비우스로이드의 수사물인 척 하는 구성은
이 게임의 스토리를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쓸데없이 수사한다고 휘젓고 다니는 바람에
여자를 대여했다는 설정 및 그에 따른 규칙이 희미해지고,
스토리가 산만해집니다.

하지만, 뫼비우스로이드의 대여와 수사물의 스토리가 따로 놀 정도로
막장 스토리는 아닙니다.



쉽게 짐작이 가능하지만, 치에는 옛날 학생회장에게 감금 살인 당했던 소녀입니다.
결국 학생회장은 죄값을 치루게 됩니다.
게임내내 별 비중도 없다가,
마지막에 벌벌 떠는 모습만 보여주는 학생회장은
아무래도 악역으로서 마음에 들지가 않습니다.



뫼비우스로이드의 대여라는 시점에서 스토리를 살펴 보면,
일단 주인공은 매력이 증가한 탓인지 고작 5일 동안 엄청 많은 H씬 이벤트에
휘말립니다.

처음에 이야기 된 내용이지만,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거나 치에를 싫어하게 된다면 배드엔딩이 됩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정말로 애매합니다.

일단, 다른 캐릭터와 에로한 행위를 해서 배드엔딩이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데, 해피 엔딩의 스토리에서도 다른 캐릭터와 H씬이 상당히 나옵니다.
몸은 다른 여자와 있을지언정, 마음만은 치에를 사랑한다는 걸까요?

배드엔딩과 해피엔딩의 기준이 안 보입니다.
해피 엔딩과 배드 엔딩의 선을 더 확실히 정해 놓았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입니다.



모든 일이 해결되고 나서, 치에를 반납해야 하는 시기가 옵니다.
주인공은 치에를 잊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결국은 반납하지 않고 해피 엔딩이라는 스토리입니다.

다소 뻔한 스토리이지만, 마지막 부분은 그런대로 쓸만한 엔딩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하나의 게임 안에 너무 많은 걸 담으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게임입니다.
오히려, 단순한 스토리로 갔다면 그냥저냥 할 만한 게임이 됐을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사물로서의 전개는 그냥 빼 버렸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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