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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0일 일요일

리뷰 : 월희 -A piece of blue glass moon-(2021/8/26,TYPE-MOON)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21년 8월 26일에 발매된 월희의 리메이크작
<월희 -A piece of blue glass moon->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리메이크였던만큼
발매 후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고,
리메이크 게임 자체도 꽤 잘 나왔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호평이 많은 리메이크인 것 같습니다.


발매 전 사람들을 가장 불안하게 만들었던 요소는
'분할 상법'입니다.
이번 리메이크에는 알퀘이드-시엘 루트만이 들어 있고,
나머지 캐릭터들의 루트는 후속작에 수록이 예고되어 있죠.

발매 후에는 분할에 대한 불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분할을 인정해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월희 원작의 분량으로 볼 때,
풀보이스만 지원한다고 해도 분할될 수밖에 없는 규모였습니다.
그만큼 내용이 많은 게임이니까요.

저는 분할 소식을 들었을 때, 그다지 불만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두 개로 나눠진만큼 그래픽, 사운드, 연출, 스토리 면에서
어마어마한 추가 요소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었죠.


참고로 이번 리뷰는 스크린샷 없이 가겠습니다.
닌텐도 스위치판으로 플레이했는데 게임 내 스샷이 금지되어 있기도 하고,
방법이야 많지만 유명 게임 리뷰하는 중에 굳이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싶지 않네요.
비주얼적 요소에 대해서는 다른 사이트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그래픽의 측면에서는 확실히 진일보했습니다.
사실 원작의 그래픽이 너무나도 약점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나왔어도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겠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잘 뽑혔다고 생각합니다.

연출 면에서는 논란이 잠깐 있기도 했지만 
제가 볼 때는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났습니다.
물론, 저는 타입문보다 자본력이 안 되는 회사 게임들 전문이기 때문에
연출에 대해서는 관대한 기준을 갖고 있지만
어쨌든 제 기준에서는 충분하고도 남는 수준의 연출이었습니다.

게임의 그래픽이나 연출에 대해서는 깊게 보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불만을 가지지 않는 편이고,
이 게임에서 불만이 있을 부분은 전혀 없었습니다.


시스템의 측면에서는 '비주얼 노벨이 이 정도면 됐지'라는 의견도 많은 것 같습니다만
제게는 아쉬운 면이 보였습니다.

가장 불만이었던 것은 플로우 차트입니다.
애초에 게임이 절반으로 쪼개진 시점에서 플로우 차트는
덜 아름다울 수밖에 없긴 하죠.
플로우 차트는 분기가 많고 스토리가 가지를 많이 치는 게임에서
더 유용한 기능이기 때문입니다.

월희 리메이크는 선택지는 많았지만
스토리 전개와 별 관계없는 선택지나 개그성 선택지, 배드엔딩이 많았을 뿐
스토리의 큰 줄기는 세 개밖에 되지 않는 게임이었습니다.
플로우 차트 활용도가 그렇게 크지 않은 게임이라는 거죠.
사실, 최근에는 더 단순한 게임도 플로우 차트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자체는 불평할 거리가 아닙니다.

문제는 게임 도중, 플로우 차트의 이동이나 활용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겁니다.
일단, 첫 스토리인 알퀘이드 루트를 클리어하더라도
플로우 차트를 통해 특정 지점에서 게임을 재개하는 기능이 없습니다.
따로 세이브한 것을 로드하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이전에 봤던 장면이 플로우 차트에 표시되긴 합니다.
근데 이동은 여전히 한정적입니다.
미래나 현재 플레이에서 선택하지 않은 장면으로는 이동이 불가능할 뿐더러
무슨 장면인지 상세하게 확인하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처음에는 버튼이 안 먹는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이동이 제한되어 있어요.
닌텐도 스위치의 터치 스크린을 활용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로우 차트의 유일한 활용법은
현재 플레이에서 선택해 온 길을 되돌아 갈 때 뿐입니다.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 때부터 다시 플레이해야 하죠.
대사, 장면 스킵 기능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불편하진 않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낭비됩니다.

사실, 말씀드린 것처럼 분기가 많은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플로우 차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의 플로우 차트를 활용한 게임들은
훨씬 더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죠.
이 게임은 다른 요소들이 다 정상급인 게임인데
플로우 차트 시스템만이 너무 구식이라서 아쉽습니다.


스토리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네로같은 비중이 적지 않았던 캐릭터조차
다른 캐릭터로 완전히 갈아 엎을 정도였죠.

플레이 초반부에는 적지 않게 당황했는데
알지도 못하는 캐릭터가 여럿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월희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 세계관을 그렇게까지 깊게 알고 있던 것은 아니었죠.
제 기억에 없는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이 캐릭터가 그동안 쌓아온 세계관의 연장선에 있는 캐릭터인지
아니면 리메이크에서 새로 등장한 캐릭터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후속작을 염두에 뒀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렇게 등장시킨 캐릭터들 중 일부는 제 생각보다 비중이 별로 없었습니다.
아마도 후속작을 플레이할 때쯤이면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 날 것 같네요.

그 후에는 원작의 흐름을 많이 따라갔습니다.
변화된 부분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좋다고 생각한 부분이 거의 다 들어가 있었어요.
자잘한 부분까지도요.
그것도 정말 자연스럽게 녹여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리메이크에서 가장 변화한 건 시엘입니다.
구작을 복습하기 전에 제가 시엘에 대해 기억하는 장면은
알퀘이드한테 멱살 잡힌 장면 정도였기 때문에
그렇게 강한 캐릭터라고는 생각을 못 하고 있었죠.

근데 리메이크에서 보여 준 시엘의 퍼포먼스는
어마어마한 수준이었습니다.
알퀘이드가 구작에 비해서 그렇게 비중이 줄어든 건 아닌데
시엘 비중이 미친듯이 늘어나 버렸기 때문에
리메이크에서 알퀘이드를 홀대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시엘이 받은 여러 버프와
시엘의 새로운 스토리가 상당히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시엘 캐릭터에는 결국 정을 붙이지 못 했습니다.
시엘 루트에서도 알퀘이드의 매력이 더 보일 정도였죠.

그러다 보니, 시엘 루트가 다소 길게 느껴졌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알퀘이드한테도 힘을 좀 줘서
엔딩 하나 정도 더 만들어줬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총평하자면, 타입문은 예나 지금이나 업계에서 최고의 관심을 받고 있는 브랜드이며
이에 영향을 받아 월희에도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월희는 워낙에 옛날 게임이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조차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게임이었죠.
리메이크는 이런 사람들의 관심을 충족시켜 주기에
충분한 완성도를 지닌 훌륭한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분할 상법'은 불만이 아니었으나 '분할'은 불만이었습니다.
저는 코하쿠파이며, 맛만 보여 준 수준인 이번 작품에서도 
코하쿠가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충격적인 배드엔딩조차 마음에 들 정도였죠.
근데, 분할로 인해 코하쿠 스토리는 또 기약도 없이 밀려 버렸습니다.

구작 월희는 동인 게임이었기 때문에
나스 키노코가 하고 싶었던 것을 모두 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 분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번에야말로 모든 힘을 다 쏟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했었죠.

다만, 아직까지는 제가 원했던 모습이 안 나왔던 것 같습니다.
시엘 노말엔딩까지는 좋았지만 
시엘 트루엔딩은 제가 원했던 방향과는 조금 달랐어요. 아쉽습니다.

제 생전에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가 원하는 부분에 정성을 쏟은 후속작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댓글 2개:

  1. 저도 후속작 파트를 더 기대하는 사람입니다.(아키하 루트를 좋아하는데, 아마도 제가 키즈아토 팬이라서인거같네요.^_^;) 전 이번 게임 구매하고나서야 분할인걸 알게돼서 좀 당황했어요.;ㅁ;ㅋㅋ 그치만 덕분에 볼륨이나 그래픽은 정말이지 대만족이었습니다. 그치만 후속작 언제 줄건데... ㅠㅠㅜ '제 생전에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에 깊은 공감을 표합니다...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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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Unknown//
    구매 후에서야 분할을 아셨다면 더욱 당황스러우셨겠네요.
    분할 상법 자체가 워낙 악명이 높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분할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는데
    타입문은 이런 면에서 신뢰를 지켰다고 할 수 있겠네요.

    리메이크가 잘 팔렸다고 하니 후편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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