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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3일 일요일

리뷰 : 월희(2)(2000/12/29,TYPE-MOON)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흔히 알려진 월희의 공략 순서는
알퀘이드 -> 시엘 -> 아키하 -> 히스이 -> 코하쿠 순서입니다.
시스템상으로도 선택지 변화를 통해 어느 정도 강제된 순서입니다만
엄격히 정해진 건 아니고,
알퀘이드나 아키하 루트를 제끼고 시엘, 히스이, 코하쿠 루트 순서로 가는 것도 가능하죠.



하지만, 월희를 처음 플레이한다면 우선은 알퀘이드 스토리를 
가장 먼저 보는 게 순리라고 할 수 있겠죠.
우울한 사정과 복잡한 비밀들이 많은 월희 스토리 중에서
가장 명쾌하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로와의 전투씬이나 로아와의 전투씬의 마무리도 멋졌고,
주인공이 알퀘이드에 대한 의혹을 잠시 가졌던 적도 있지만
금방 풀렸기 때문에 스토리가 그다지 무거워지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라는 측면에서 보면 가장 훌륭한,
부담없이 할 수 있는 루트라고 생각합니다.



알퀘이드는 이 게임에서 가장 인기 높은 캐릭터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오랜만에 월희를 플레이해 보니 제가 너무 무시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천연 캐릭터가 널리고 널린 캐릭터 중 하나지만
알퀘이드는 흡혈귀 설정이 더해져 지금 봐도 다른 천연 캐릭터들과 구분되는
고유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네요.

아쉬운 점은 다섯 히로인 중에서 가장 등장이 적다는 점입니다.
아키하, 히스이, 코하쿠 루트에서는 사실상 등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학교 선배인 시엘입니다.
엉뚱한 면도 있지만 이해심 많고 온화한 선배로서
주인공과 옛날부터 아는 사이였다는 건 다 페이크였고,
사실은 교회 소속의 엑소시스트입니다.



시엘 스토리도 다른 루트에 비해서는 비교적 단순하고 배틀이 많은 편입니다.
시엘의 과거나 고뇌가 알퀘이드보다 더 깊고
주인공 개인의 고민도 있기 때문에
알퀘이드 루트보다는 분위기가 좀 더 무거운 스토리입니다.

다섯 캐릭터들 모두 인기가 많은 편이지만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시엘이 최하위권으로 알고 있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이 얕은 캐릭터였습니다.
알퀘이드는 이번 구작 복습 때 재평가를 하게 되었지만
시엘은 그마저도 안 되었죠.
리메이크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는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동생 아키하입니다.
이 게임은 알퀘이드/시엘 루트와 아키하/히스이/코하쿠 루트,
크게 두 줄기로 나눌 수가 있는데,
월희 전반에 대한 소개를 알퀘이드 루트가 하고 있다면,
후반 루트에 대한 소개는 아키하 루트가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는 괜찮았지만, 아키하에겐 굿엔딩이 없이
트루, 노멀 엔딩밖에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뭔가 아키하만 덜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는 기분이 들었죠.

또한, '여동생이 사실은 친여동생이 아니었다'는 비밀같은 건
마땅히 여동생 루트에서 알려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전개상 불가피한 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전 루트에서 알려줘 버린 건 스포일러 수준이었죠.

 

예전에는 아키하의 첫인상이 무섭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진실을 알고 플레이해서 그런지 귀여운 면모가 눈에 많이 들어 왔습니다.
오히려, 좀 더 날카로운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네요.

알퀘이드와의 대면은 구판에서 없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짧지만 마음에 드는 장면이네요.



과묵하고 무표정한 메이드인 히스이입니다.
히스이의 스토리는 놀라운 반전이 많이 사용되기도 했고,
토오노 집안의 비밀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반전 역시 히스이의 스토리에서 드러납니다.



요즘은 히스이같은 무뚝뚝하고 사무적인 메이드도 많이 있죠.
당시에도 많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당시에 히스이를 신선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습니다.

게임 내에서도 직접적으로 묘사되지만,
사실은 감정 표현이 풍부한 편입니다.
히스이의 스토리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도 좋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스토리에서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활발한 메이드이자 히스이의 쌍둥이 언니인 코하쿠입니다.
중요한 비밀은 이미 히스이의 스토리에서 다 밝혀져서 놀라움은 좀 덜하지만,
월희를 마무리하는 스토리로는 코하쿠의 스토리가 가장 적합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가 히스이 루트를 플레이하면서 알게 된 비밀을
주인공이 드럽게 눈치 못 채는 장면이 계속 됩니다.
코하쿠가 마음 아파하는 모습이 보여서 안타까웠죠.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월희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리뷰했던 모든 게임을 통틀어서
제가 코하쿠보다 더 열렬히 좋아했던 캐릭터는 단 하나 밖에 없었죠.

다만, 지금 보니 코하쿠에 대한 호감은
<멜티 블러드>나 다른 2차 창작물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됩니다.
오랜만에 플레이한 월희 본편에서 코하쿠는 제 기억보다 훨씬 담백한 캐릭터였네요.

그래도 여전히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게임 도중 일어나는 무수한 사건으로 거칠어지는 제 마음을 치유해 주는 존재죠.
뒤통수를 크게 한 번 치긴 하지만요.



총평하자면, 동인 게임의 한계로 아쉬운 점도 많은 게임이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게임입니다.

이번 리뷰는 계획에 없던 것이기도 하고,
게임을 워낙 오랜만에 플레이하기도 했고,
리뷰 쓰는 것도 많이 조심하려다 보니 
재미있는 내용을 많이 못 적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실은 제가 소개한 내용보다 훨씬 재미있는 게임이에요.
파생되는 세계관이나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타입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기초교양으로 플레이해봐도 좋은 게임입니다.

리메이크가 전부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아직 리메이크는 절반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구작 월희는 아직도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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