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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3일 일요일

리뷰 : 라임색 작기담(2003/8/29,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라임색 전기담>의 팬디스크 마작 게임인 <라임색 작기담>입니다.
사실, 할 말이 많은 게임은 아니지만
<라임색 전기담>급 게임을 플레이했으니 저도 리뷰를 한 주 정도 쉬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리뷰는 휴식을 겸하는 리뷰입니다.



라임색 작기담은 <라임색 전기담>의 캐릭터들을 활용한 패러디 작품입니다.
보통 엘프 사의 이런 팬디스크라면,
스토리의 개연성따위는 집어 던지고
근본없이 막 던지는 개그 위주의 짧은 게임이었죠.

반면에 라임색 작기담의 스토리는 원작에 비해 그렇게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원작의 스토리가 워낙 쓰레기인데
거기서 어떻게 더 망가뜨리냐고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제대로 된 기승전결을 갖고 만들려고 했어요.
게임이 짧지도 않고요.

추측컨대, 원작에서 써 먹으려다 못 써먹은 전개를 여기에 넣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원작 <라임색 전기담>의 추가 에피소드도 세 개 정도 들어 있기도 하고요.

아무튼 시도 때도 없이 마작 찾는 것만 빼면,
구성 자체는 일반 게임들과 별 다를 게 없는 게임입니다.



마작 게임은 난이도가 낮긴 하지만 적당히 할 만한데,
그도 그럴 것이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 시리즈의 시스템을 그대로 갖다 썼기 때문입니다.



특이한 시스템으로는 '초심자 네비게이터'라는 초보자를 위한 힌트 기능이 있는데,
무슨 패를 내고, 언제 치퐁깡을 할 지 다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치는 마작 게임 구경하는 느낌이 되는 거죠.

단 한 번이라도 네비게이터 무시하고 플레이어 마음대로 하면,
그 판에서는 네비게이터가 꺼져 버립니다.
인공지능이 어떤 상황에서 무슨 행동을 해야 좋을지 계산하는 방식이 아닌 거죠.
누가 이기는지 시나리오를 다 짜놓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에 비해 아쉬운 점은
마작에서 이겨도 그다지 보상이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마작에서 지면 스토리가 진행이 안 되고,
마작에서 이기면 스토리 진행이 되는 것 뿐이죠.
이겼다고 누가 벗고 그런 거 없습니다.

스토리 상으로도 그다지 보상을 받지 못하는데,
마작에서 패배하면 제자들이 갑자기 주인공을 패배자라면서,
배에서 던져서 바다에 빠뜨려 버립니다.
아무리 게임 오버 엔딩이라지만,
웃는 얼굴로 선생을 바다에 던져 버리다니 사이코패스가 따로 없죠.

그렇다고 마작에서 이기면 게임 도중에 캐릭터들이
'선생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라면서 뭐라고 합니다.
니들은 물에 안 빠지잖아요.
주인공은 목숨을 걸고 마작을 하는 중인데
그거 조금 이겼다고 울상을 지으면서 타박을 합니다.
그것도 주인공을 물에 빠뜨리는 주범이요.



총평하자면, 저는 <라임색 전기담>에 그다지 좋은 감정을 가지지 않았고,
어떤 식의 팬디스크가 나왔든지 간에 좋은 평가를 내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결국 팬디스크는 게임이나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플레이하는 거니까요.

극한의 낮은 기대치 때문이기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재미없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라임색 전기담>의 색맹 테스트 미니 게임보다는 마작이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라임색 전기담>보다는 살짝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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