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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0일 일요일

리뷰 : 매혹의 조서(1995/12/8,BLACK PACKAGE)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BLACK PACKAGE사는 개인적으로 딱히 좋은 추억이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심지어 능X 계열용 브랜드였던 BLACK PACKAGE TRY의 경우는
일부러 피하는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픽은 거칠고, 묘사는 과격하고,
캐릭터들의 몸매는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로 과장된 회사였죠.



말 나온 김에, 얘기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96년도에 나왔던 BLACK PACKAGE의 게임 <GET!>입니다.
2010년도를 전후해서 전반적인 에로게 캐릭터 가슴 크기에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는데,
이 회사는 96년도에 저 정도입니다.

저도 어느정도 큰 쪽을 선호하는 사람이지만 정도라는 게 있잖아요.
사실 저 위에 CG도 마음에는 별로 안 들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어요.
근데 2000년대의 BLACK PACKAGE TRY의 게임의 거유 캐릭터들은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뭐, 어느 정도 수요가 있으니까 그런 게임이 계속 나오는 거겠죠.
취향은 존중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게임을 정말 싫어합니다.
그런 게임에 관련된 트라우마도 있습니다.


아무튼, 다시 BLACK PACKAGE의 얘기로 돌아와서
BLACK PACKAGE도 2015년 이후로 사실상 망한 회사입니다.
오랜 활동 기간에 비해,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건 떠오르지 않는군요.

PC-98시절에 발매한 작품들도 눈에 띄는 게임은 거의 없습니다.
딱 하나, <껍질 속의 작은 새>만큼은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지만,
그건 바로 다음 리뷰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고,
이번에는 가볍게 BLACK PACKAGE의 데뷔작, <매혹의 조서>에 대해 리뷰하겠습니다.




매혹의 조서는 헌팅 게임입니다. 당시에 자주 보이던 장르 중 하나죠.
특이한 점은 주인공이 헌팅하는 이유는 '일'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잡지사 계약직으로서 '성인 여성의 성 의식 조사'에 관한 기사를 써야합니다.
할당량까지 정확히 세 사람이 남았습니다.

어떤 파티에 참석해서 만난 8명 중에서 세 명을 헌팅해서
조서를 쓰는 것이 이 게임의 내용입니다.



선택지를 잘 선택해서 호감도를 올리는 방식입니다.
여덟 캐릭터 중 동시에 공략 못하는 캐릭터도 존재하고,
장소 이동이나 선택지도 마음대로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난이도가 조금 있는 편입니다.

내용 자체는 길지 않고, 텍스트 스킵도 가능하기 때문에
반복하면서 플레이하면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평범한 게임이지만 당시에는 나름 주목받았던 작품입니다.
공략 히로인 8명 중에 친동생이 끼어 있었기 때문이죠.
지금도 에로게의 친동생은 범상치 않은 소재이기는 하지만
시대를 고려하면, 정말 대단한 도전이었습니다.

다만, 여덟 캐릭터 중 비중이 딱히 크지는 않고,
스토리도 자극적인 편은 아닙니다.
이 소재를 잘만 살렸으면, 시대를 뛰어넘은 막장 드라마 게임으로서
이름을 날렸을지도 모를 텐데요.



총평하자면, 적당한 난이도, 괜찮은 그래픽, 성숙한 캐릭터.
가벼운 헌팅 게임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스토리가 별볼일 없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될 만한 명작은 아니지만,
당시로서는 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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