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작품 목록

추천 작품 목록

글 목록

2019년 3월 3일 일요일

리뷰 : RED(1992/12/19,DISCOVERY)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제 기억 속에서의 DISCOVERY는 그다지 인상깊은 회사가 아닙니다만
그 중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당연 <RED>를 뽑겠습니다.
DISCOVERY 게임 중에서 스토리가 가장 좋은 게임입니다.



기본 시스템은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으로 대단한 특색은 없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힌트가 없어서 곤란한 부분도 있지만,
이 시기의 게임치고 어려운 수준은 아닙니다.



독특한 점은 건슈팅 모드입니다.
게임 중간중간에 주인공이 습격당하고, 마우스로 조준점을 클릭해서
적을 쓰러뜨리는 방법입니다.
조작감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끔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용도로 사용되는 거죠.



스토리는 SF스릴러+탐정물입니다.
주인공인 탐정은 얼마 전까지 같이 탐정일하던 숙부가 사망한 관계로,
그의 일을 이어받아 '메모리 큐브'라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사실 찾네 마네 할 것도 없는 것이 평소 알고 지내던 노인이 이미 갖고 있습니다.
그걸 받아오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의뢰입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사건은 복잡해지는데,
그 노인이 갑자기 살해당하고만 것입니다.
게다가 일을 의뢰해온 여성은 흑막스러운 분위기만을 남기고 연락두절됩니다.
주인공은 경찰에게 의심을 받으면서도 메모리 큐브를 찾아 나서고,
큐브에 관련된 거대한 음모를 파헤친다는 내용입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주인공의 조수인 티아입니다.
아쉬운 점은 이 게임은 2부 구성인데, 1부에서는 티아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납치를 당하거든요.



메모리 큐브를 찾아 다니는 1부는 그 시기의 탐정물 중에서도 심심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별 대단한 사건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뿐이죠.
티아가 사라지고 대신 형사의 딸인 베타하고 같이 다니는데 
티아의 빈자리를 채워주기는 부족한 느낌입니다.

베타의 가치는 오히려 티아가 돌아온 이후인 2부에서 빛이 납니다.
주인공의 여자관계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죠.



2부에서는 메모리 큐브를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주인공 일행이 우주로 향하는 스토리입니다.
우주에서 우연히 표류되어 온 여성 그룹 중에 주인공의 첫사랑 오로라가 있어서,
주인공과 티아의 관계는 난리가 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건 역시 티아입니다.
누군가의 함정에 빠져 둘 다 사망할 수도 있는 위기에 빠졌는데도,
주인공이 자신을 구해줄 거라고 믿으며, 
과감하게 하나뿐인 산소통을 주인공에게 넘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행히도, 주인공의 활약으로 둘은 함정에서 빠져 나오게 됩니다.

함정에서 빠져나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인물,
그리고 우주 정거장을 추락시키려는 음모를 꾸민 범인을 찾게 되는데...



범인은 주인공의 첫사랑이었던 오로라였습니다.
주인공의 총을 빼앗아 주인공에게 겨누는 장면입니다.
주인공은 오로라를 설득하며, 한걸음씩 다가갑니다.
가까이 다가가도 결국은 자신을 쏘지 못하는 오로라를 보며
주인공이 오로라를 설득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그 때,



오로라는 총에 맞고 원자로 속으로 추락해 버립니다.



티아가 주인공에게 총을 겨누는 오로라를 보고 쏴 버린 겁니다.
티아는 오로라가 주인공을 쏘려고 해서 구해주려고 했다고 하지만,
주인공은 오로라는 자신을 쏘지 않았고,
설득이 먹혀들고 있었는데 왜 맘대로 쏴버리냐고 화를 냅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입니다.
주인공에게 억울하게 혼난 티아는 시무룩해져서 자리를 떠납니다.

그 후, 오로라가 설치해둔 폭탄이 터져 버리고,
주인공은 혼란한 와중에 티아를 구하지 못하고 혼자만 탈출해 지구로 돌아옵니다.


티아를 구하기 위해 다시 우주 정거장으로 출발할 준비를 하는 주인공은
정비 도중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알게 됩니다.
바로 오로라가 겨눴던 자신의 총이 고장났었다는 사실이죠.

주인공이 오로라에게 한 설득이 먹혀서 총을 안 쏜 게 아닙니다.
총이 고장나서 안 나갔던 거에요.
오로라가 주인공을 쏘려고 했다는 티아의 말이 전부 맞았던 거죠.
괜히 티아에게 뭐라고 하더니 이럴 줄 알았습니다.



남은 내용은 주인공은 다시 우주 정거장으로 돌아가 티아를 구하고,
모든 음모를 저지하는데 성공하며,
조연들은 조연들끼리 잘 맺어졌다는 해피 엔딩입니다.


전반적으로, 좋았던 장면이 많았던 작품입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는데,
명장면의 사이사이를 채워주는 스토리가 다소 빈약했다고 생각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살아있었고,
적인 줄 알았던 사람은 사실 아군이었으며,
아군인 줄 았았던 사람은 사실 적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숨가쁘게 진행되는 와중에, 그 내용에 대한 복선이 부족합니다.

처음에 죽었다고 생각했던 숙부도 사실 살아 있었습니다.
근데 그 정체가 이렇다할 복선도 없었고, 게다가 딱히 비중도 없던 캐릭터가
갑자기 '내가 이 사건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네 숙부다.'하는 격입니다.



총평하자면, 예전에 극찬한 적이 있는 칵테일소프트의 <NIKE>와
분위기가 비슷한 작품입니다.
실제로도 <NIKE>를 제작한 스탭들이 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NIKE>와 비교했을 때, 한 단계정도는 아래인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티아를 비롯한 캐릭터는 너무 좋았습니다.
약간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추천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1개:

  1. Pc98관련 정보찾다가 알게된건데 양덕들사이에서 엑스걸이랑 나이키 이 두작품의 cg들이(주로 배경그림) 레트로감성돋는 게임의 cg로 자주 얘기되는듯 하더군요ㄷㄷ 엑스걸은 약간 꺼려지는 내용인데 nike는 추천목록에도 올리셨으니 시간날때 한번 해볼까 생각이 드네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