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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4일 일요일

리뷰 : 드래곤나이트4(1)(1994/2/25,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작 <드래곤나이트3>와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엘프 사의 숱한 명작들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인 <드래곤나이트4>입니다.
지금까지 리뷰했던 게임들은 대부분 당시로서는 잘 만든 게임이었다면
드래곤나이트4는 지금 봐도 잘 만든, 명작 고전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런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드래곤나이트4의 훌륭한 스토리 때문입니다.
시스템, 특히 전투 시스템에 관해서는 미숙한 부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드래곤나이트4의 시스템은 마을 파트와 전투 파트,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단순한 필드 RPG처럼 행동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마을 주민들의 상당수가
할 말이 끝나면 사라져 버린다는 점입니다.

마을주민들의 대사는 대부분 별 도움이 되지 않지만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한 번 정도 읽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소니아의 마을에 가면 마을 사람이 숨바꼭질을 하자고 합니다.
찾아내면 선물로 '최강의검', '최강의 갑옷', '최강의 방패', '동급생2', 힘의 씨앗 중
선택하라고 합니다.

동급생2는 아직 발매되기 전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붙여 다른 건 주지 않고 힘의 씨앗만을 줍니다.



윈도우 판에서는 '동급생2' 대신 '동급생3'로 바뀌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동급생3'는 결국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괜히 안타까워지는 장면입니다.



정중앙에서 약간 하단에 있는 둥근 수정을 클릭하면 메뉴화면이 뜹니다.
마을에서 찾은 씨앗을 캐릭터에게 사용할 수도 있고
로드 및 설정 변경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전투 파트입니다.
제가 그렇게 바라던 SRPG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드래곤나이트4의 전투 시스템은
제가 그동안 비판했던 엘프 사의 전략 SLG의 단점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이전에 나온 <샹그리라2>에서 그런 단점들을 어느 정도 해결한 반면에
드래곤나이트4는 문제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모든 전략 SLG와 마찬가지로
캐릭터가 통상 공격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전투가 너무 단조롭습니다.  

경험치와 레벨은 사라지고 대신 능력치가 직접 오릅니다.
하지만, 또다시 최종 대미지를 입힌 부대만이 능력치가 오릅니다.
레벨 노가다도 불가능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키우기도 힘이 듭니다.



가장 큰 문제는, 또 다시 한 번 HP가 부대인원 수 9로 고정이라는 점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렇게 적은 고정 HP의 단점은 탱킹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화면에서 알 수 있듯이 후반으로 가면 대규모 부대 전투가 발생합니다.
<샹그리라2>와 마찬가지로 맵은 육각타일입니다.
원거리 공격 부대와 기동력이 좋은 부대가 많기 때문에
여러 부대에 한꺼번에 집중 공격을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집중 공격을 당하는 부대는 높은 확률로 사망합니다.
방어력이 아무리 높아도 마찬가지입니다.
탱킹이 안 되니 버틸 수가 없습니다.



주요 캐릭터인 카케루, 에토, 나타샤, 세일, 마를레이네 중 한 부대라도 사망하면
무조건 게임 오버입니다.

다른 조연 캐릭터 부대가 죽으면 게임 오버가 되지는 않지만
하나만 죽어도 그 전투를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 낫습니다.
죽은 캐릭터는 완전 사망 처리입니다.
다음 전투에 나타나지도 않고 그 캐릭터와 관련된 이벤트도 모두 사라집니다.

어떠한 아군 부대도 죽여서는 안 되지만 모든 부대가 죽기는 너무 쉽습니다.
이것이 드래곤나이트4가 난이도가 높은 이유입니다.
사실, <FOXY2>나 <샹그리라>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드래곤나이트4가 유명하기 때문에 악명 역시 높습니다.


아군 캐릭터를 죽이지 않는 최고의 방법은 공격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거리 공격,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선빵입니다.

전투는 공격과 반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거리 공격을 가진 캐릭터가 무조건 유리합니다.
마법대가 원거리에서 검사대를 공격하면
검사대는 마법대에 반격을 할 수 없으니까요.


참고로 원거리 공격을 가진 캐릭터는
근거리 공격 밖에 안되는 캐릭터의 상위호환입니다.

게임 시스템 상 물리 방어와 마법 방어가 나뉘어 있지도 않고,
원거리 공격을 가진 캐릭터가 방어력이 딱히 나쁜 것도 아니고
원거리 공격뿐만 아니라 근거리 공격도 가능합니다.

단점은, 원거리 공격을 가진 캐릭터는 이동력이 낮다는 점이죠.


이것 또한 문제입니다.

게임 시스템 상 전투는 플레이어가 공격을 하고 적은 방어를 합니다.
이동력이 낮지만 성능이 좋은 원거리 부대를 사용에 있어서,
플레이어보다 적이 훨씬 유리합니다.

플레이어의 근거리 부대가 원거리 부대와 같이 천천히 가거나
원거리 부대를 앞세워서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게임의 턴 제한이 상당히 빡빡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원거리 부대의 이동력을 믿고 기다릴 틈이 없습니다.
로자린느의 대포대의 경우 기본 이동력은 1밖에 되지 않는데
턴이 끝날 때까지, 맵의 절반도 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동력을 늘려주는 민첩함의 씨앗을 꼭 찾아야 합니다.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선빵이 중요합니다.
부대의 공격력과 방어력 역시 부대원의 수와 연동이 되어 있습니다.

부대원이 9인 부대와 부대원이 6인 부대가 싸운다면
부대원이 6인 부대는 아무리 공격력이 높다고 해도
부대원이 9인 부대에 6이상의 피해를 줄 수 없습니다.

같은 공격력과 같은 방어력을 가진 부대라면
공격을 먼저 해서 적의 수를 먼저 줄여놓는 부대가 무조건 이기는 겁니다.

또한, 부대원이 1이나 2밖에 안 되는 부대는
웬만한 부대에 타격을 전혀 주지 못합니다.

이 점을 잘 이용하면 게임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SRPG 게임으로서, 잘 만든 부분은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킨 점입니다.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대부분의 캐릭터는 훈련소에서 선택하게 됩니다.
마을마다 두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클라리스와 메이페어를 제외하면 남vs남 혹은 남vs여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겁니다.

남자 캐릭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에는 문제없지만
남자 캐릭터와 여자 캐릭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남자를 선택하는 큰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성능 좋은 남자 캐릭터를 고르면 전투 자체는 수월해 질 수 있지만
여자 캐릭터와 달리 남자 캐릭터는 그다지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게임이 정말 재미없어 집니다.

주인공 파티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복잡한 애정라인입니다.
남자 캐릭터들은 대부분 마를레이네를,
여자 캐릭터들은 대부분 에토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하 등장인물 소개에 사용한 CG는
윈도우판의 스탠딩 CG입니다.



주인공 카케루입니다.
전작의 주인공인 타케루의 아들로 아직 어리지만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거물입니다.

저는 <천신란마>를 리뷰하면서 인류 멸망의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남자 주인공이 너무 긴장감이 없다는 비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카케루도 똑같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드래곤나이트4에 똑같은 비판을 하지 않는 이유는,
우선 그냥 평범한 학생이던 <천신란마>의 주인공과 달리
카케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용사의 아들로서 
거물이라는 복선이 어릴 시절부터 계속 깔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 무서운 것이 없는 이 꼬맹이에게
인생의 쓴 맛을 알려주는 것이 이 게임의 주요 흥미거리이기 때문이죠.



에토입니다. 절대로 가면을 벗지 않는 수수께끼의 검사입니다.
모든 면에서 카케루보다 훌륭하기 때문에 카케루가 에토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묘사가 종종 나옵니다.

상당 수의 여자 캐릭터들은 주인공이 아닌 에토에게 더 매력을 느낍니다.
주인공은 아직 건방진 꼬맹이일 뿐이지만,
에토는 멋진 성인이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에로게는 대부분 주인공을 위주로 남녀 관계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에토 위주의 애정라인은 특이하게 느껴집니다.



카케루의 소꿉친구인 나타샤입니다.
주인공을 몰래 좋아한다는 묘사가 자주 나옵니다.
뭐, 소꿉친구 캐릭터들이 다 그렇듯이 당사자끼리나 몰래 좋아하는 거지
옆에서 보면 엄청 티가 납니다.

그런 그녀가 1회차 중반부에서 보여주는 사건은 상당히 충격적일 수 있습니다.



이전작에서 주인공과 콤비를 이루었던 반의 아들, 세일입니다.
반이 드래곤나이트의 일족이기 때문이 세일 또한 드래곤나이트입니다.
듬직한 아버지와 달리 전혀 믿음직스럽지 못합니다.
이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모로 미완성 캐릭터이지만 드래곤나이트인만큼 성장 가능성은 굉장히 높았습니다.
만일 드래곤나이트 시리즈의 후속작이 계속 나왔다면
실력으로나 멘탈 면에서 큰 성장을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만화 <타이의 대모험>의 포프처럼 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후속작은 결국 나오지 않았고 세일은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세일은 마를레이네를 좋아합니다.



마를레이네입니다.
트리아논 마을이 루시폰의 군대에 전멸당하고 혼자 살아남아 주인공 파티에 들어왔습니다.

게임 내에서 미인의 대명사로 통하여 여러 캐릭터들이 마를레이네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시나리오에 대한 언급이 필수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마법사 네레이드입니다.
에토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토와의 관계는 전혀 진전이 되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에토와의 관계는 진전되지 않으며, 카케루에게 그 고민을 상담하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검사 넵튠입니다.
원래는 어부입니다. 모든 일이 끝나면 다시 어부로 돌아갑니다.
다른 캐릭터처럼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에토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클라리스와 메이페어 자매입니다. 둘 중 하나 밖에 동료로 할 수 없습니다.
전혀 차이가 없는 외관과 달리 성격은 완전히 다른데
클라리스는 터프하고 메이페어는 의젓합니다.

그 외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이벤트 면에서도 어느 정도 중복됩니다.
공통점은 둘 다 에토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무희 판도라입니다.
카케루나 에토, 둘과 모두 관계를 맺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기 보다도 자유로운 성관념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비앙카입니다.
공주인 신분을 숨기고 기사로서 전투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강한 남자를 좋아하여, 에토에게 결투에서 패배한 이후 에토를 좋아하게 됩니다.



닌자 세이라입니다.
자신의 몸매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입만 열면 각선미를 자랑합니다.

세이브를 담당하고 있는 로이든과 사귀고 있습니다.
1회차에서는 로이든과 사귄다는 사실이 거의 후반에 밝혀집니다만, 진실은...



대포대 로자린드입니다.
특이하게도, 세일을 좋아합니다.
세일이 '싫어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적극적인 성격입니다.

싫다고 거절하지만 않으면 세일이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끝까지 세일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줍니다.



폭약 소녀 지나입니다.
강력한 폭탄을 만들고 싶어하던 중, 에토의 도움을 받아 에토와 연결될 것 같지만
카케루와 연결됩니다.

작중 거의 유일하게 에토가 아닌 카케루만을 좋아하는 여성입니다.




궁사대의 레아입니다.
인질로도 등장하고, 적으로도 등장하다가 훗날 주인공의 동료가 됩니다.

인질이 되었던 이유도, 적이 되었던 이유도 여동생 헬레네를 위해서 입니다.
애정라인은 다소 미묘한데, 에토에서 카케루로 마음이 기운 것 같습니다.



도둑 타냥입니다.
첫 등장 이후에는 그다지 존재감이 없기는 합니다.



중후하고 멋진 기사처럼 보이는 카론입니다.
진지한 성격처럼 보이지만 게이로서 카케루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많은 대쉬를 한 인물입니다.



주인공의 모험이야기를 듣고 소설을 쓰는 로이든입니다.
세이브, 로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후반부에는 전투에도 참가하지만 지나치게 쓸모가 없습니다.



라이나스입니다.
소니아 마을의 대표적인 말썽꾸러기입니다.

마리안이라는 여자 때문에 카케루에게 앙심을 품고 있습니다.
주인공 파티를 따라다니면서 카케루에 대한 복수로
여자들에게 장난칠 계획을 꾸미고 다닙니다.
오히려 역으로 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마지막에 카케루가 모든 싸움이 끝나면 다들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는 얘기를 하자
뜬금없이 헤어지기 싫다고 징징댑니다.


뭐, 기타 남자 캐릭터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드래곤나이트4의 스토리에 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4월 17일 일요일

리뷰 : 드래곤나이트3(1991/12/24,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작 <드래곤나이트2>와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드래곤나이트3>는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지도가 있는 게임입니다.
<젠타의 기사>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정발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판 젠타의 기사입니다.
성인용 이벤트 및 CG가 약간 삭제되어 있어서
이야기가 도중에 붕 떠버린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미국판 젠타의 기사를 바탕으로 한 한국판 젠타의 기사입니다.
주요 인물들이 미국식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변경 가능합니다.

한국판은 미국판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법률상 성인 게임이 정식 발매될 리가 없기 때문에
전연령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경위로 만들어 졌는지는 모르겠는데 무삭제 한국판도 존재합니다.

제가 플레이한 한국판은 무삭제판이었는데 영어 음성도 들어 있습니다.
원작에는 주인공 얼굴이 나오지 않지만
미국판과 한국판은 서양인처럼 생긴 주인공 얼굴이 나옵니다.
내용상으로도 원작과 달라진 부분이 꽤 있는데
이 역시 미국판을 기준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일본판 드래곤나이트3입니다.
필드형 RPG입니다.


전작과 비교해서 전투시스템이 크게 변했습니다.
몇몇 커맨드를 제외하면 거의 자동전투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레벨이 쉽게 오르고
레벨만 충실히 올린다면 게임은 굉장히 쉬워집니다.


 
 

무기를 새로 장비할 때마다 필드화면과 전투화면에서
주인공 파티의 그래픽이 바뀌는 점도 특징입니다.
엘프 사의 RPG는 전통적으로 무기가 별 쓸모가 없어서 구매의욕이 떨어집니다만
드래곤나이트3는 그 단점을 어느 정도 해결했습니다.



주인공은 1,2편과 마찬가지로 타케루입니다.
여느 때처럼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는 도중에 불량배를 만납니다.
타케루에게는 별 것 아닌 상대입니다만 뒤에서 기습을 당해
기절하고 전설의 장비들을 모두 빼앗깁니다.

불량배들을 다시 만나 손쉽게 쓰러뜨리지만
전설의 장비는 모두 다른 곳으로 팔려간 뒤입니다.


전설의 장비를 찾기는커녕
여러 악마와 얽히면서 계략에 빠져 레벨마저 낮아집니다.



드래곤나이트 1편의 루나와 2편의 반이 동료가 됩니다.
회복마법을 사용하는 루나까지 동료가 되면 게임이 굉장히 쉬워집니다.



흑기사 아르스틴입니다.
스토리 전체적으로 보면 비중이 큰 캐릭터이지만
등장이 너무나도 적습니다.
별 인연 없이 그냥 주인공과 안면만 있는 정도였지만
마지막에 갑자기 주인공과 숙명의 대결을 벌여야 하는 운명에 빠집니다.

게임 중간중간에, 주인공과 협력 구도 혹은 대립 구도를 이용한 이벤트가 많았더라면
드래곤나이트3의 스토리는 훨씬 좋아졌을 것입니다.



게임 내에서는 빨간 망토와 백설공주의 패러디 캐릭터가 나옵니다.
또한, 요정이나 고양이녀같은 개성있는 캐릭터와
전작에 나왔던 캐릭터들이 나옵니다.

이런 캐릭터들이 훌륭한 그래픽과 시너지를 일으켜
에로게로서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런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대부분 스쳐 지나갈 뿐인 관계라는 것이 아쉽습니다.



비중있는 캐릭터는 오직 루나 뿐입니다.
타케루와 루나가 결혼을 하는 것으로 게임이 끝납니다.
결혼을 하고서도 타케루는 안정적인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모험을 떠나고 싶어 합니다.
타케루를 만류하던 루나는 결국 타케루를 이해하고 같이 모험을 떠납니다.

스토리는 판타지 RPG의 왕도와도 같습니다.
드래곤나이트3는 한국 사이트에도 자료가 많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다른 리뷰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PC 엔진 이식판에 관한 언급을 잠깐 하자면,
큰 변화는 없습니다.
다른 드래곤나이트 시리즈 이식판이 그렇듯이
그래픽이 변화했고, H씬이 삭제되었고, 음성이 들어갔습니다.

전투 시스템은 자동전투 시스템은 사라지고,
전작과 마찬가지의 평범한 RPG 전투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난이도는 조금 높아졌지만 여전히 쉬운 편입니다.



총평하자면, 드래곤나이트 시리즈 타케루 편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작품입니다.
분리되어 있던 1편과 2편의 세계관을 하나로 모으고
더 광대하게 발전시켰습니다.

성인게임으로서 높은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지만
RPG 게임으로서는 평범한 편입니다.

문제는 역시 왕도를 넘어서지 못하는 스토리입니다.
드래곤나이트3에서 나온 여러 요소는 이전에 나온 RPG에서 본 듯한 장면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다른 게임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발매 당시에는 훌륭했지만 지금까지 플레이할 정도로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엘프 사의 RPG나 시뮬레이션 게임을 리뷰하면서
가혹하게 평가한 면이 있습니다.
20년 전에 아무리 훌륭한 게임이라도, 지금 플레이해서 재미있기는 쉽지 않은 법입니다.
스토리의 문제를 늘 제기해 왔지만, 20년 전의 스토리가 지금까지 재밌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드래곤나이트3의 스토리 역시 괜찮은 편입니다.
지금 통용되기에는 비슷한 스토리의 RPG 게임이 너무 많을 뿐이죠.

제가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다음에 리뷰하는 게임이야말로, 20년도 더 지난 지금 플레이하더라도 재미있을 정도로
훌륭한 스토리를 가진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2016년 4월 10일 일요일

리뷰 : 드래곤나이트2(1990/11/30, 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작 <드래곤나이트>와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드래곤나이트>의 1년만의 속편 <드래곤나이트2>입니다.
<FOXY2>와 <DE JA>의 리뷰에서 이미 설명드렸지만
엘프 사의 고전 게임은 <FOXY2>를 기점으로 크게 변화했습니다.

드래곤나이트2는 그 변화의 직전, 마지막 PC-88 및 200라인 시대의 게임입니다.
그 전에 나온 게임들에 비해 압도적인 볼륨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상당히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전투 시스템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전작 <드래곤나이트>와 같은 3D 던전식 RPG입니다.
미니맵이 여전히 없어서 귀찮습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일단 주인공 파티가 세 명이라는 점입니다.
엘프 사의 이전 RPG 게임인
<엔젤 하츠>, <드래곤나이트>, <RAY GUN>은 예외 없이 주인공 혼자서 탐험을 했습니다.
드래곤 나이트2는 엘프 사 RPG에서 처음으로 동료가 생긴 게임입니다.
여전히 미흡하지만 전작들에 비하면 전투에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몬스터는 꼭 하나씩만 등장합니다.
전작 <드래곤나이트>에서 최대 6명까지 등장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몬스터 역시 전부 아름다운 미소녀로 바뀌었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얘기하겠습니다.



주인공은 전작과 같이 타케루입니다.
타케루는 반이라는 상인과 내기를 하여 패하게 됩니다.
내기에서 진 대가로 타케루는 어떤 책을 피닉스의 거리로 운반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피닉스의 마을에는 수많은 미소녀들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그러나 타케루가 한숨 자고 일어나면 마을에 모든 처녀가 싹 사라집니다.



사악한 마녀 메샤냐의 짓입니다.
타케루가 가져온 책은 메샤냐를 봉인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메샤냐는 선수를 쳐서 책을 훔치고 탑 곳곳에 그 조각들을 뿌립니다.

그리고 마을 처녀들을 괴물로 변하게 하여 탑을 지키게 합니다.
타케루는 마을 처녀들을 구하고 메샤냐를 봉인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무기점과 약국입니다.
저 뒤에 있는 아가씨들은 게임이 시작되면 전부 납치 당합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더러운 자본주의 마을로서
딸을 구해주겠다는 데도 무기값과 약값을 받아갑니다.



전작과 달리 여관에서 회복을 할 수 있습니다.
여관주인은 돈을 안 받습니다. 시대의 양심입니다.


 
 
 

몬스터가 되어버린 마을 처녀들입니다.
이런 마을 처녀 몬스터들은 28명으로 다양한 그래픽이 인상적입니다.

마을 처녀를 구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안전한 CG를 보여드리기 위해 PC 엔진판 CG를 사용하겠습니다.



던전을 돌아다니다 보면 몬스터가 등장합니다.



평범한 RPG처럼 몬스터를 공격해서 쓰러뜨리면
옷이 찢어진 CG를 보여줍니다.
물론 PC-88, PC-98에서는 보다 과격하게 찢어집니다.
몬스터는 그대로 도망가서 다시 덤비게 됩니다.



탑을 돌아다니다 보면 주문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 주문서 당 특정 몬스터 하나의 저주를 풀 수 있습니다.



몬스터를 만나서 저주를 푼다를 선택합니다.
또 옷이 벗겨지며 마을 처녀가 제정신으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저주를 푼 몬스터는 다시 등장하지 않습니다.



저주를 풀어준 이후 여관에 묵게 되면
그날 밤, 마을 처녀가 고맙다고 찾아옵니다.
그 후 무슨 일을 벌이는 지는 짐작이 가시리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마을 처녀의 저주를 풀어주어야 합니다.


 

주인공과 파티를 맺는 반과 소피아입니다.

반은 주인공과 콤비를 맺으며 이후 시리즈 내내 계속 등장합니다.
듬직해 보이는 외관처럼 파워 캐릭터입니다.
그 정체는 드래곤나이트의 후손입니다.

소피아는 매력적인 마법사입니다.
이후 시리즈에서 전혀 등장이 없는데 그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몬스터 마을 처녀 28명을 구하고, 마지막으로 구해야 하는 
장로의 딸, 케이트입니다.
최종보스인 마녀 메샤냐를 쓰러뜨리면 구할 수 있습니다.

케이트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지만 
자신을 구해 준 주인공에게 반해 버렸습니다.



방랑벽이 있는 주인공은 전작에 이어 또다시 마을을 떠납니다.
케이트가 눈물을 흘리며 배웅하는 모습입니다.
케이트는 게임에서 비중이 많지 않지만 마지막에 구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메인 히로인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엔딩 마지막 장면까지 케이트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괜히 죄책감이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PC엔진으로 이식되었지만 언급할 이야기는 별로 없습니다.
미니맵이 나왔고, 보이스도 삽입되었습니다.
대충 전작의 이식판과 똑같습니다.



마을 처녀의 저주를 풀어주면 고맙다고 찾아오는 것까지는 똑같습니다.
하지만 H씬은 완전히 편집되었습니다.

<DE JA>나 <드래곤나이트>, <드래곤나이트3>, <동급생> 등의 PC엔진 이식판에서도
H씬은 어느 정도 편집이 되었습니다.
다만, H한 사건이 있었다는 것 자체는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드래곤나이트2의 PC엔진판은 완전히 빼 버렸습니다.
마을처녀하고 대화 몇 마디하고 끝나버립니다.
이러다 보니, 어색하게 끊어져 버린 장면도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RPG 게임 자체는 평범한 왕도 RPG임에도 불구하고
에로게로서 볼거리가 많은 게임입니다.

주인공 파티가 최종 보스를 쓰러뜨리기 위한 모험보다도
마을 처녀들을 구하기 위해 탑을 샅샅이 수색하고 이벤트를 보는 것이 더 재미있습니다.

PC엔진 판은 RPG시스템이 좀 더 편리하기는 하지만
이벤트가 너무 많이 편집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 하고 싶은 분에게는 PC-98 버전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