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밍크는 93년도에 엘프에서 독립한 회사입니다.
2018년도에 마지막 작품 발매 및 폐업 선언을 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추억팔이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중인데,
25년을 버틴 회사가 이렇게 또 사라집니다.
밍크는 오랜 역사에 걸맞지 않게, 전성기가 길지 않았던 회사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몇 년간, 저는 관심도 주지 않은 회사였죠.
하지만, 회사 역사 항목에 '<야근병동> 발매', 딱 한 줄만 적혀져 있더라도
무시할 수없는 족적을 남긴 회사로 기억될 것입니다.
어쨌든 <야근병동>은 윈도우 시절에 발매된 게임으로,
PC-98 시절 밍크의 대표 시리즈라면, <Gokko>시리즈나 <투샷 Diary>시리즈로
그 시기 밍크는 주로 CG의 화려함으로 승부하는 회사였습니다.
밍크 사의 첫 게임, <WONPARA 워즈> 시리즈입니다.
WONPARA는 원더+패러렐을 합친 단어입니다.
기본적으로 테이블 게임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전략 시뮬이나 SRPG같은 방식이 아니라, 장기나 체스같은 방식입니다.
상대방 기물이 있는 장소로 이동하면 상대방 기물을 쓰러뜨리는 방식입니다.
HP나 공격력같은 스탯은 전혀 없고, 기물의 가치는 이동력만으로 평가됩니다.
적의 대장을 쓰러뜨리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에는 보물상자도 있어,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머리를 많이 써야되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것만 생각하고 적의 대장만을 노리면,
게임이 굉장히 쉬워집니다.
인공지능이 지나치게 멍청하기 때문입니다.
유닛의 가치나 교환비라는 개념이 아예 없는 것처럼 움직입니다.
최하급 졸이 피하면 대장이 죽는 상황에서도 졸이 피해 버립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줄 모릅니다. 쓸데없이 인도적입니다.
단, 실제로 플레이할 때는 나름 난이도가 있습니다.
첫째 이유는 적이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고 방어만 굳히고 있으니,
턴제한이 있는 플레이어가 앞으로 나설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이유는 이 게임의 진정한 목표는 그냥 적 대장을 쓰러뜨리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이 아니라,
적의 주요 유닛들을 전멸시켜서 CG를 전부 모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에로게답게 적 대장이나 강력한 유닛을 쓰러뜨리면 야한 CG를 보여줍니다.
강력한 유닛을 살려둔 채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버리면,
CG를 전부 구경할 수 없습니다.
저질 인공지능에도 불구하고, 방어적인 적을 제한된 턴 내에,
주요 유닛을 전멸시키는 것을 목표로 플레이해야하니 그렇게 쉽지만은 아닌 게임입니다.
나름 인기있는 게임이었는지, 속편과 윈도우 이식판도 존재합니다.
윈도우 이식판은 나름 편의성은 향상되었지만,
위에서 보시다시피 그래픽 향상이 전혀 없습니다.
총평하자면, 밍크 사 작품의 장점을 블로그에서 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전통적으로 스토리나 게임성보다는 H씬에 장점이 있는 회사였죠.
이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딱히 추천하는 게임은 아니지만 시대를 감안하면 볼거리는 충분한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