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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7일 일요일

리뷰 : 귀축왕 란스(2)(1996/12/19,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귀축왕 란스>의 주인공은 당연히 란스입니다.
주인공다운 성능을 갖추고 있는 강력한 캐릭터지만
병력을 너무 늘려 버리면 마인전에서의 활약이 제한되기 때문에
적당히 조절할 필요도 있습니다.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의 중심에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란스는 이전과는 다른 다채로운 인간관계 양상을 많이 보여 줍니다.
란스를 본모습을 잘 아는 사람도 많지만 
모르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준 영웅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 준 현명한 왕이기도 하며,
누군가에게는 악랄한 침략자이기도 합니다.
란스를 좋게 보는 경우는 착각 때문일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진짜로 란스가 괜찮은 행동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란스도 막나가는 짓을 어느 정도 자제하는 면모를 보여 줍니다.
가끔 진짜 막나가는 짓을 할 때도 있는데
어떤 경우는 그런 행위를 진짜로 할 것인지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던져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시라나 레이라같은 경우말이죠.


란스와 늘 함께하는 실의 경우는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란스의 도적질 때문에 헬만에 잡혀 있기 때문이죠.
서두르지 않으면 실이 죽어 버리는 충격적인 상황도 나옵니다.

하지만 게임의 측면에서 보면
실은 딱히 필살기도 없고, 병력도 적고, 성능도 좋은 편이 아닙니다.
죽여도 크게 상관은 없죠.
다만 어떻게든 써 보겠다면,
병력이 회복되지 않는 아이템을 장비하고
던전과 대화 이벤트를 이용하여 노가다를 해서 병력 뻥튀기를 할 수는 있습니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그다지 효율은 없지만
병력이 많아지면 후열에서 쓰기 충분하죠.



이 게임에서 가장 등장이 많은 여성 캐릭터는 마리스입니다.
전투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마리스 고유의 이벤트가 많은 건 아니지만
귀축왕 란스야말로 마리스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식한 집권자인 란스 대신에 국정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우수한 보좌관입니다.
마리스의 비중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이 게임의 자유도 때문이죠.
어떤 캐릭터는 게임 도중에 전투에 나가 죽기도 하고,
어떤 캐릭터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동료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리어 공주와 마리스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함께 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벤트에서도 조연으로 쓰기에 적절한 캐릭터인 거죠.

이벤트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마리스는 꽤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이 장대한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기에 부족함이 없죠.



처음부터 부하로 있는 캐릭터는
리자스의 장군들 및 그 부관들, 그리고 친위대장 레이라입니다.
아스카라고 마법사가 하나 더 있기는 하지만 스토리상 비중도 없고,
죽기 너무 쉬워서 써먹을 수도 없습니다.

레이라는 성능은 나쁘지 않은데,
그렇게까지 좋은 건 아니고 가격은 비싼 친위대입니다.
릭과 연인이 되는 재미있는 스토리도 있긴 한데,
JAPAN에 결혼동맹으로 팔려가서 비참한 일을 당하는 스토리도 있습니다.

웬만하면 레이라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레이라가 퇴장함으로써 얽히는 이벤트가 너무 많아요.
슈퍼 쥴리아와 허니킹도 있고,
쥴리아와 아비아토르의 행복, 불행을 모두 모으겠다면
레이라는 필연적으로 퇴장해야 합니다.
그래도 저는 레이라를 좋아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레이라를 그대로 썼습니다.
행복 까짓 거 안 모으고 말죠.



게임 초반에 가장 유용한 캐릭터들은 리자스의 4장군입니다.
릭, 코르도바, 바레스, 엑스이 4명이죠.
4장군은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가성비도 좋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후반까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릭은 침공전에 코르도바는 수비에 특화되어 있는데
굉장히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바레스는 딱히 특화된 건 없지만
그런만큼 아깝지 않게 공수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죠.

엑스는 다른 장군보다는 약간 처지는 감이 있고,
얻는 방법도 약간 비밀스럽지만
얻기만 하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부관들은 메나드, 하우렌, 킨케이드가 있습니다.
성능상으로는 별볼일 없지만,
병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전방요원으로 충분히 활용할 여지가 있는 캐릭터들이죠.

메나드는 스토리가 뛰어나고, 하우렌은 캐릭터가 뛰어납니다.
킨케이드는 저열한 성격의 남성 캐릭터이고 나중에 처형할 수도 있지만,
활용도가 없는 건 아니니 굳이 처형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충분한 실력만 있다면 처형해도 별 상관없습니다.


엑스, 하우렌, 멜페이스로 구성된 반란군을 진압하면
마인들이 게릴라 전술로 각 도시에 침공해 옵니다.

마인들의 목표는 마왕 미키입니다.
사정이 좀 복잡한데 마인은 호넷파와 케이브리스파,
두 파벌로 나뉘어 있습니다.
마왕 미키는 마왕이 되는 걸 거부하고 켄타로와 도망쳤으며,
그래도 미키를 옹립하려는 호넷과
자신이 마왕이 되려는 케이브리스가 대립하고 있는 거죠.



아무튼 여러 이벤트를 거치면 미키와 켄타로를 동료로 할 수 있습니다.
만일 귀축왕 란스의 난이도가 어려워서 못 하겠다는 분이 계신다면
그건 미키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미키의 존재는 이 게임의 난이도를 두 단계 이상 낮춰 주는 캐릭터입니다.
마인에게는 무적결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특수한 방법이 없는 이상 인간은 마인에게 대미지를 입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특수한 방법을 갖고 있는 인간은 딱 둘이 있는데
바로 란스와 켄타로입니다. 둘 다 우리편이죠.

다시 말해, 마인들은 인간과의 전투에서 절대 대미지를 입지 않습니다.
초반에 쓸 수 있는 마인 캐릭터는 사테라나 메가라스가 있지만
이 캐릭터들은 인간들의 전쟁에 출진하는 걸 거부하죠.
유일하게 말을 듣는 것이 바로 미키입니다.
또한, 미키는 마인과의 전투에서도 사실상 무적인데
HP가 무려 30000이기 때문이죠.
참고로 란스가 8이고 이것도 낮은 편이 아닙니다.

수비전에서는 아군이 전멸해야만 패배이기 때문에
대미지를 거의 입지 않는 미키는 혼자 단독으로 내보내도
절대 수비전에서 패배할 일이 없습니다.

공격 면에서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지만,
낮은 확률로 적 한 부대의 병력을 몰살시켜 버리는 필살기가 나갈 때도 있습니다.
버그를 이용하면 100%의 확률로 필살기를 쓰는 것도 가능하죠.

다시 말해 미키는 수비전에서는 무적이고,
반격으로 가끔 로또가 터지며,
버그를 이용하면 그 로또를 매번 터뜨릴 수 있는
존재 자체가 치트인 유닛인 겁니다.
마왕의 이름에 걸맞는 무시무시한 캐릭터죠.
납치 이벤트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것만 조심하면 됩니다.



반란군을 제압한 이후에는 우선 자유도시를 침공해야 합니다.
자유도시들은 대체로 그냥 항복하는 경우도 있고,
전쟁을 해도 적장들이 약하기 때문에 초반에 영토를 늘리기 적합한 곳이죠.

자유도시에서의 플레이팁은 무조건 커스텀을 점령하러 달리라는 겁니다.
무려 다섯 명의 동료를 한꺼번에 영입할 수 있죠.
시즈카, 마리아, 엘레노아, 미리, 미르로 <란스2>의 주역들입니다.

이 중에 엘레노아는 써먹기 힘든 수준이고, 미리는 평범한 수준입니다.
시즈카는 초반에 쓸 수 있는 필살기가 있는 마법사라는 점에서
헬만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리아와 미르는 최강의 사기캐죠.

마리아는 단 둘밖에 없는 원거리 물리공격 유닛으로
병력만 좀 늘려주면 적군을 다 터뜨려 버릴 수 있습니다.
후열에 있어서 공격받을 확률도 적고,
반격 대미지도 없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다른 캐릭터들보다 더 안정적으로 활약할 수 있죠.

미르의 경우는 환수부대를 사용하는데
병력을 돈으로 늘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병력을 늘리는 방법은 성장의 샘에서 미르를 어른으로 만들고 
던전에서 노가다를 통해 미르의 레벨을 높이는 거죠.
병력만 충분히 늘려준다면 미르의 방어력은 치트키 수준입니다.
아무리 공격을 받아도 조그만 흠집 하나 나는 수준이죠.

아무튼 커스텀의 다섯 캐릭터는 함정이 있긴 하지만
필수적으로 얻어야 하는 캐릭터들입니다.



자유도시 중 포르투갈을 점령하면 JAPAN과 인접하게 됩니다.
란스 7편인 <전국란스>의 무대죠.
<전국란스>의 이미지와 매우 다른 오다 노부나가와 코우히메가 등장합니다.



JAPAN에서 동료로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이소로쿠뿐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매력적이기는 한데, 성능은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전국란스>에서 더 이야기할 게 많은 캐릭터이니 넘어가죠.



헬만과 제스 중에서는 보통 헬만을 먼저 침공하게 될 것입니다.
실와 소울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죠.

헬만은 <란스9>의 무대입니다.
3편과 4편에 나왔던 여러 캐릭터들이 아군으로 만들거나
새롭게 등장한 강력한 장군들을 영입할 수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전원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건 불가능하죠.



인간계의 남은 대국은 제스입니다.
<란스6>의 무대죠.

남성 혹은 남성같은 여자가 득시글했던 헬만의 장군들에 비해
제스의 캐릭터들은 미녀가 많습니다.
4천왕과 4장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안타깝게도 4장군은 동료로 영입하는 것이 불가능하죠.

4천왕 중에서는 매직, 치즈코, 나기를 영입하는 것이 가능한데
다들 좋은 캐릭터지만 합류시점이 너무 늦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실과 소울을 죽이거나 아니면 헬만, 제스와 양면전쟁을 벌여서
이 캐릭터들을 중반부에 합류시키면 좀 더 많은 활용을 할 수 있죠.

게임을 수월하게 하겠다면
이벤트를 통해 제스의 왕인 간지왕을 먼저 영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훨씬 더 많았지만 다 이야기하려니 끝이 없네요.
리뷰 쓰는 도중에 힘이 빠져 버린 것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워낙 방대한 게임이기 때문에
간결한 리뷰를 원하는 제 블로그에서는 다 보여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인간계는 이렇게 통일했다고 치고,
그 다음에는 무슨 컨텐츠가 있는지는
다음 리뷰에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2년 11월 21일 월요일

리뷰 : 귀축왕 란스(1)(1996/12/19,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란스 시리즈의 외전 작품인 <귀축왕 란스>입니다.
귀축왕 란스를 기점으로 란스 시리즈는 도스 게임에서 윈도우 게임으로 진입했고,
그에 맞춰 이 시리즈의 전체 세계관을 대충 정리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귀축왕 란스의 스토리는 본편의 스토리와는 관계가 없고,
4편까지 끝난 시점에서 란스가 세계관 내 전세계를 무대로 
정복 활동을 벌이는 if 스토리입니다.
외전이니, if 스토리니 별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의 수식어에 비해
이 게임이 부여받은 역할은 굉장히 많았는데
이제까지의 스토리, 세계관, 캐릭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했고,
앞으로 풀어낼 더 넓은 세계와 더 많은 캐릭터들을 소개해야 했죠.



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앨리스소프트가 선택한
귀축왕 란스의 시스템은 거점 점거형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었습니다.
<삼국지>시리즈나 <노부나가의 야망>시리즈와 비슷한 스타일이죠.

귀축왕 란스가 부여받은 역할을 생각하면 타당한 선택이었지만,
문제는 에로게에서 이 장르를 만들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점입니다.
중국 삼국시대나 일본 전국시대 같은 역사적인 기반 없이
판타지 세계를 통째로 기획하고 수많은 캐릭터를 창조해 내야 하는 일이죠.
더군다나, 에로게라면 재미있는 전투가 전부가 아니라
그 안에서 농염한 에로를 보여줘야 하는데 엄청난 작업임에 틀림없습니다.
일개 에로게 회사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스케일이었죠.

에로게에서 수많은 게임들이 시도했었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은 안타까운 결과를 낸 채로 패퇴했고,
제 기준으로 이런 장르의 게임을 똑바로 만든 에로게 회사는 단 한 곳뿐입니다.



귀축왕 란스는 이렇듯 어마어마한 욕심을 한 번에 우겨 넣은 게임인 겁니다. 
이런 게임이 터무니없이 방대한 세계관과 셀 수 없이 많은 캐릭터들을 제대로 활용하고도
전략 시뮬레이션으로서 게임의 재미도 잃지 않았다면
그 절반만 실현했더라도 저는 이 게임을 명작으로 꼽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귀축왕 란스는 그것의 3배 이상은 더 훌륭한 명작입니다.




이 게임의 초반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북쪽의 나라 헬만의 변두리에서 산적 두목을 쓰러뜨린 란스는
그 도적떼를 접수하고 도적패의 두목이 됩니다.
주변 마을을 약탈하고 마을 여성들을 납치하는데
마을 경비대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규모로서
헬만에서도 더는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헬만의 유적 경비대가 도적을 토벌하러 군사를 900명이나 끌고 왔고,
기껏해야 100명남짓한 란스의 도적단은 질과 양에서 밀려 대패하게 됩니다.

란스는 도적 부하들과 무려 노예 실까지 잃어 버리고,
혼자서 리자스 국경까지 도망치는 것에 성공합니다.
다행히도 마침 헬만군의 이변을 살피기 위해 국경으로 온 카나미가 
란스를 발견해 리자스 성으로 란스를 데려 가죠.



란스는 실을 구해서라고는 말하지 않고,
헬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리아 공주에게 병력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리아 공주는 그건 안 되고 자신과 결혼해서 란스가 왕이 되면
리자스 군대를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실을 구한다는 사적인 동기로 전쟁을 일으키려는 란스와
란스와 맺어지기 위해 나라까지 파는 리아공주는 결혼을 하게 되고,
그렇게 귀축왕 란스가 탄생하게 됩니다.



새로운 왕인 란스가 얼마나 제멋대로인지 
취임 연설 한 방만에 대규모 반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란스의 실을 구하기 위한 목적은
반대세력을 진압하고 전 세계를 점령하며,
세상의 모든 미녀를 손에 넣는 정복활동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게임은 일주일 단위로 1턴이 진행됩니다.
1턴에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일단은 거액의 비용과 몇개월의 기간이 걸리는 '건축'을 해야 합니다.
여자사관학교, 거대도서관, 천재병원, SM탑, 튤립연구소, 마법연구소를 건설할 수 있죠.
사실 건설에 드는 비용에 비해서는 그렇게 큰 이득은 없고, 대체로 이벤트용입니다.
정석은 시작하자마자 병원부터 짓는 겁니다.



'하렘'은 각 캐릭터들의 H씬입니다.
세계를 점령하면서 여성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채워 넣을 수 있죠.

H씬 전용 캐릭터도 있고, 전투도 하는 여성 캐릭터도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H를 하지 않으면 죽는 캐릭터도 있고,
H를 너무 많이 하면 죽는 캐릭터도 있죠.
H를 하면 행복해지는 캐릭터도 있고, 불행해지는 캐릭터도 있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캐릭터와의 H씬이라도 조건에 따라 몇 가지 다른 패턴을 보여줄 때도 있죠.

다양한 볼 거리를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전략적으로 소정의 경험치를 제공하는 기능이기도 하죠.



부하 커맨드의 경우는 게임을 플레이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부하 커맨드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대화'하는 것과 '병력'에 관한 사항입니다.
부하와 대화하는 것은 소소한 재미도 있고,
중요한 이벤트를 진행할 때도 필요합니다.

병력을 증원하거나 보충하는 것은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일로
게임을 하는 내내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병력이 조금씩 자연 회복되기도 하지만 양은 극히 미미하고
예산이 있다고 병력을 제한없이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각 리자스령의 도시를 클릭해서 실행할 수 있는 커맨드도 있습니다.
중요한 이벤트도 있고, 던전을 탐험할 수도 있으며,
못해도 임시징수로 돈이라도 뽑아낼 수 있으니
매턴 까먹지 말고 실행해야 할 커맨드입니다.



마지막으로 공격 커맨드도 병력이 허용되는 한 꾸준히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적 병력이 많을 때도 있고, 시가전이라 이기기 힘들 때도 있지만,
우월한 교환비로 적 병력을 줄여 놓으면 결국은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시스템은 대충 이 정도입니다.
매턴 하렘, 부하, 지역, 전쟁 등을 꾸준히 하고,
가끔 상인이나 건축 등을 하면서 정복전쟁을 하는 게임이죠.

자세히 이야기하면 끝도 없어서 제 리뷰에서 다 소개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좀 더 상세한 부분은 다음 리뷰에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2년 11월 14일 월요일

리뷰 : Rance4 ~교단의 유산~(1993/12/11,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란스 시리즈를 <귀축왕 란스>와
당시 최신작이었던 <란스6>으로 입문한 사람입니다.

이 두 게임을 하고 크게 감명을 받았던 저는
과거의 작품들을 플레이하기 위해,
란스 시리즈에 대해 잘 아시는 분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봤죠.
'그렇다면 너는 란스3이야'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란스4는요?'
지인이 뭐라고 대답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대답이었을 겁니다.
란스4를 플레이한 이후 저는 옛사람들 말이 틀린게 하나 없구나라는 감상을 적었거든요.



지금은 리메이크가 있는 1,2,3에 비해,
옛날 게임으로 플레이할 수밖에 없는 4를 굳이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견이 많이 갈리고 있습니다.
옛날 게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플레이할 정도로
필수적인 스토리가 아니라는 의견과
란스4를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란알못이라는 의견이 있죠.

분명한 것은 제가 처음 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플레이할 때와는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란스 시리즈가 완결된 현재 시점에서
과연 4가 필수적인 게임일지 
제 의견을 한 번 정리해 보도록 하죠.



게임은 란스와 실이 3편에서 마왕 질에 의해 전이된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란스4의 무대는 부유도시 이라퓨로 공중에 떠 있는 도시입니다.
2편 마찬가지로 마을 하나를 거점으로 하나의 던전을 탐험하는 방식이죠.

란스의 능력과 장비는 완전히 초기화되었습니다.
실이 마을에서 중고 장비를 구해오죠.
다시 약해지게 된 란스는 식당 아줌마도 못 이기는 신세가 되었는데
그렇다기엔 식당 아줌마가 좀 쎄보이긴 합니다.



미궁을 탐험하면서 투장의 비밀을 파헤치는 스토리입니다.
아쉬운 점은 미궁 그래픽이 2편보다도 단조로워졌다는 점이죠.



전투 시스템은 아쉬운 점도 있긴 한데, 3보다는 발전한 형태입니다.
자동모드가 있긴 하지만 유닛 전체를 수동으로 전체를 조작할 수도 있게 되었죠.

대부분의 경우엔 자동을 쓰면 충분하고,
중요하고 어려운 전투에만 수동으로 조작하면 됩니다.
전투 시스템은 이번에도 딱히 특기할 만한 사항은 없다고 생각되네요.



이 게임에서 새로 등장한 캐릭터는 조금씩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적 보스도 약간 격이 떨어지는데 이름부터가 빗치입니다.
헬만의 높으신 분이지만, 이라퓨에서는 별볼일 없는 권위일 뿐이죠.
부하들은 나름 괜찮은 캐릭터들이지만
대장이 너무 무능하고, 비열한 계략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새로 등장한 여성 캐릭터들의 매력이
이전 캐릭터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4편 캐릭터들은 이후 시리즈에서 
그다지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죠.

란스 시리즈의 많은 캐릭터들이 당장은 임팩트가 약하더라도
이후 시리즈에서 더 많은 매력을 보여준 반면에
4에서 등장한 캐릭터들은 신기할 정도로 사후 지원이 적었습니다.



빗치의 부하인 이오입니다.
빗치는 열쇠를 모으기 위해 란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이오를 파견합니다.
이오는 란스에게 유혹술을 사용해서 란스를 매료하는데 성공하죠.
란스와 함께 다니며 온갖 만행을 저지릅니다.
나중에는 들켜서 도망치는데 빗치에게 배신당해서 
란스가 갖고 있는 열쇠와 교환되는 인질이 되어 돌아오죠.

그 후에는 그다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동료일 뿐이지만
꽤 괜찮은 스타일의 캐릭터였습니다.

문제는 이 캐릭터는 9편까지 전혀 재등장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온갖 캐릭터들이 등장한 <귀축왕 란스>, <란스 퀘스트>,
아예 헬만이 무대였던 <란스9>에서까지 등장이 없었습니다.



그 다음은 메림입니다.
빗치의 부하라기보다는 노예같은 존재인데
결국 버림받고 란스에게 합류하죠.

단순히 불쌍한 캐릭터는 아니고,
고고학에 조예가 깊기 때문에 
이번 탐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메림을 버린 빗치의 안목이 형편없다는 증거죠.

이후 시리즈에서도 중요한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종종 등장을 하고,
특히 귀축왕 란스에서는 대체불가인 역할입니다.
다만, 아이템이나 토템같은 역할이었죠.



리자스 친위부대 소속인 줄리아입니다.
설정도 약하고, 성능도 약하고, 그렇다고 에로담당도 아닌
개그캐릭터입니다.

이후 시리즈에서도 등장하긴 하고, 
딱 한 번 각성하는 때도 있긴 하지만
이 캐릭터를 제대로 써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매력도 약하다고 생각되네요.



얼핏 보면 남자처럼 보이는 사나키아도 있습니다.
이후 시리즈에서 나름 비중있는 역할로 등장할 때도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잠깐 등장하는 란스 만행의 피해자입니다.
6편 리뷰에서 제대로 설명하게 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중요한 캐릭터는 인공생명체 아테나2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데,
제가 좋아하는 게임에서 이 캐릭터가 비중있게 나왔던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근데, 실제로도 이 캐릭터가 많이 나오면 평작인 징크스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모 위키에는 '아테나 2호가 동료로 등장하는 작품은 평작이 된다는 징크스'가 있다고 해놓고
바로 다음 문장에서 '<귀축왕 란스>에서 나왔으니 징크스가 아니다'라고 적혀 있는데
<귀축왕 란스>에서 아테나2호는 동료도 아니고 비중도 없습니다.



스토리 면에서도 중요도가 낮지는 않지만
란스 시리즈의 메인 스토리에서는 약간 빗겨나 있습니다.
4편의 중요한 적인 투장의 카리스마가 약하진 않았지만
결국 란스 시리즈 전반의 메인 적은 마인 위주로 흘러갔죠.

특히 4편에서 깔아놓은 설정이 제대로 활용된 것은
21년이나 지나서 발매된 9편이었습니다.
6편이나 플레이하고 있을 시점의 저에게
지인이 4편을 추천하지 않은 이유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었겠죠.



사후 지원이 약하거나 늦었다는 건 미래의 개념이고,
당대에도 평가가 갈렸던 점은 있습니다.
무엇보다 3편에 비해 스케일이 많이 줄어들었죠.
자유도시와 리자스의 광활한 평원을 뛰어다니며
수많은 적을 상대했던 3편에 비해,
4편의 무대는 많이 좁아졌으며
스토리 면에서도 웅장함이 부족했습니다.



다만 마냥 저평가할 게임은 아니고,
호평도 많았던 게임입니다.
당시 에로게는 1년, 1년이 다를 정도로 그래픽이 급속하게 발전하던 시절이었고
란스4 역시 이전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그래픽을 보여 주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의 매력은 약한 편이었지만,
기존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많은 매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카나미, 마리아, 시즈카, 릭, 레이라 등
이전작의 인기 캐릭터들이 란스를 돕기 위해 날아오기까지 했죠.



또한, 3편에서는 거대한 스케일에 가려졌던 주요 캐릭터들의 내면과 인간관계가
좀 더 심층적으로 정립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후 시리즈를 이끌어 가는데 중요한 장면들인데
<귀축왕 란스>를 비롯한 다른 게임에서 한 번 더 정립하기 때문에
4편의 가치가 절하된 감이 있죠.



하지만,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란스4였습니다.
지금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설정이 3편까지는 언급조차 안 되었다가 
4편부터 등장한 경우가 꽤 많습니다.

캐릭터의 등장이나 활약은 2편, 3편에서 이루어졌지만
4편에서 비로소 캐릭터가 확립되고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궁은 다채롭지는 않았고 같은 장소를 계속 돌아다녀야 한다는 피곤함은 있었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숨겨진 요소가 꽤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동료를 바꿔 가면서 여러 패턴을 실험해 볼 수도 있었죠.

3편처럼 앞으로 전진하는 개념이 아니라
똑같은 미궁을 꾸준히 탐험한다는 스타일의 게임이었습니다.



마지막 장면 역시 상당한 명장면이었습니다.
이후 시리즈의 비슷한 장면에 비하면 약해 보이는 감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실에 대한 란스의 감정을 여실히 알려주는 장면이었죠.



전체적으로 보면 역시 좋은 게임입니다만,
지금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가는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시스템적으로 불편한 점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궁탐험과 세이브/로드 같은 자주 사용해야 하는 기능이
불편한 것이 치명적이죠.

사실 발매 당시 기준으로는 딱히 불편한 게 아닙니다.
당시 에로게는 이런 편의성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지 않았고,
란스4 정도면 평균적인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죠.

다만 현재 시점에서 볼 때, 1,2,3편이 현대화되어 편리해졌기 때문에
시리즈 중 가장 불편한 것은 4편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픽, 스토리, 캐릭터 모든 면에서 떨어지지 않고,
플레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시스템 때문에 리메이크를 기다리는 것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총평하자면, 시리즈 전체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적지는 않지만,
그 소재를 9편이 다 되어서야 제대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너무 늦었다고 봅니다.
제가 한창 란스 시리즈를 플레이하던 때는
이 게임 발매 이후 10년이나 지난 시기였는데도
4편은 스토리적으로 괴리된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게임 자체만 본다면, 상당히 괜찮은 에로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3편에 밀린다고 보지만,
2년 후의 속편인만큼 발전된 점도 적지 않고 볼거리도 많습니다.
마리아, 시즈카, 레이라 등의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고,
특히 카나미를 전투에서 좀 활용해 보고 싶다면 4편만한 게임이 드물죠.

다만, 지금 필수적으로 플레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시스템적인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분께는 추천하겠지만,
불편함이 너무 크게 느껴지시는 분이라면
굳이 플레이하지 않아도 된다고 봐요.

란스 시리즈도 결국 게임에 불과한데
꼭 모든 편을 다 해보고, 모든 설정을 다 알고
모든 재미를 다 느끼고 그럴 필요는 없겠죠.
충분히 추천할 만한 게임이지만 우선순위는 떨어진다고 생각하며,
리메이크가 나온다면 강력하게 추천하게 될 것 같네요.

2022년 11월 7일 월요일

리뷰 : Rance3 ~리자스 함락~(1991/11/15,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Rance3 ~리자스 함락~>이야말로
란스 시리즈의 진정한 시작을 알리는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편에 비한다면 1편과 2편은 아직 프롤로그에 불과했고,
3편에 이르러서야 앞으로 이 시리즈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명확히 보여주기 시작했죠.

3편의 스케일은 이전의 두 게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습니다.
1편의 무대였던 리자스성과 2편의 무대였던 자유도시 커스텀은
넓은 세계관의 일부에 불과했죠.
3편도 아직 전체 세계관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무대였지만
적어도 이 세계가 광활하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습니다.

세계관을 소개하는 역할을 완벽히 했던 다른 게임이 곧 등장하겠지만,
3편에서 어느 정도 기초를 잡아줬기 때문에
이후의 게임들은 그 토대 위에 올라갈 수 있었죠.
 


캐릭터적인 면에서도 훌륭해서
그동안 쌓아둔 캐릭터를 십분 활용했으면서도,
앞으로 자주 나올 매력적인 새 캐릭터를 창조해 내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시리즈마다 캐릭터 편성이 자주 변화하긴 했지만, 
3편에서 뭉쳤던 캐릭터들이 주축이 되어 이후 시리즈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이렇듯 3편은 앞선 시리즈의 정리와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던 훌륭한 게임입니다.
그런 시리즈적인 의미를 제외하고서도
게임 자체만으로도 꽤 재미있기도 했죠.



기본적인 시스템은 어드벤처의 특성이 강한 월드 이동과
RPG의 특성이 강한 필드 이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월드 이동은 1편과 2편의 시스템을 간소화시켰는데
이전 게임들에 비하면 괜찮지만 여전히 아쉽습니다.



월드 이동에서 탐험할 던전을 선택하면 필드 이동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필드 이동의 경우는 일반적인 RPG의 방식으로
깊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죠.



전투 시스템은 SRPG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전투 시스템은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다지 긴 설명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란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는 자동으로 전투를 하고,
란스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죠.
대부분의 전투가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란스까지 자동으로 설정해도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또한, 이 시기부터 등장 캐릭터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이 많은 등장인물들을 전투에서 어떻게 활약시킬까를
앨리스소프트가 고민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습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오프닝 영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1편의 무대였던 리자스성은 함락 직전에 놓여있습니다.



1편의 최종 보스이자 극악의 범죄를 저질렀던 리아 공주는
하루 아침에 망국의 불쌍한 공주님이 되어 버렸습니다.
리아 공주는 자신의 직속 닌자에게 
성을 빠져나가 도움을 불러오라고 합니다.



그렇게 닌자가 란스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것부터 게임이 시작됩니다.
3편만에 밝혀지는 닌자의 이름은 카나미라고 하는군요.

나라가 군대에 점령당해 버렸는데,
일개 모험자에 불과한 란스가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평소에 팽팽한 적수였던 헬만에게
리자스가 허무하게 함락된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수도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대군입니다.
마법을 써서 순간이동을 했던 거죠.



두 번째는 바로 헬만이 마인과 손을 잡았다는 겁니다.
리자스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 점이 중요한데
마인은 인간의 힘으로는 상처 하나 입힐 수 없기 때문이죠.

훗날 '무적결계'로 정립되는 이 개념으로 인해,
인간은 특수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절대 마인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자스에는 그 특수한 비밀무기가 있는데,
그 비밀무기의 봉인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2편에서 란스가 받은 성스러운 무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위기의 리자스를 구원할 유일한 희망 란스는
어처구니없게도 '줬으면 내꺼 아니냐'의 논리로
리자스의 보물을 이미 팔아 먹었습니다.
란스 일행은 성스러운 무기를 되찾아서 리자스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3편에서 가장 주목할 캐릭터는 역시 카나미입니다.
앞으로도 중요 캐릭터로서 오랫동안 볼 사이입니다만
3편에서는 스토리의 핵심 중의 핵심 캐릭터였죠. 

란스에게 도움을 청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란스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습니다.
온갖 불행한 일을 다 당하게 되죠.



리자스의 대부분을 손에 넣은 헬만군은
자유도시까지 침공을 하게 되고
자유도시 커스텀의 캐릭터들이 힘을 써서 막아내고 있습니다.

커스텀에서는 2편의 캐릭터들이 헬만군과 맞서고 있는데
사령관은 이미지가 친숙하게 변한 마리아입니다.
란스가 커스텀에 도착했을 때 커스텀은 분투 중이었으나,
병력차가 워낙에 컸기 때문에 답이 없는 상황이었죠.



이 어려운 전황은 란스의 귀축적인 계략으로 돌파가 됩니다.
총사령관 마리아를 잡아 헬만에 넘겨서,
투항하는 척하고 적 대장을 암살한다는 사항계를 사용하죠.

도의적인 문제는 있었지만 전적으로 란스의 활약에 의해 
커스텀은 위기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세뇌당한 일부 리자스 병사들까지 아군으로 합세하게 됩니다.



본래 란스는 커스텀을 도와주기 전에,
여성들과 H하고 싶다는 조건을 마음대로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시즈카는 그런 제멋대로인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죠.

커스텀이 구원받은 이후 시즈카가 H를 거부하자,
어린 애같은 성격의 란스는 '나 던짐 ㅅㄱ'를 시전하고,
실과 카나미만을 데리고 떠나 버립니다.
마리아가 같이 싸워보자고 말렸지만 아무 소용없었죠.

결국, 란스가 떠나버린 군대는 헬만에게 다시 패배하게 됩니다.
시즈카는 마지못해 란스가 다시 위기를 구해주면 H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고 
란스는 마리아 일행과 합세하여 헬만과 다시 싸우게 되죠.
이제 총사령관은 란스가 되었습니다.



란스의 합류로 인해 전황은 다시 유리해집니다.
란스가 구해다 준 광석으로 마리아는 무려 탱크를 만들어 버립니다.
헬만군이 얼마든지 쳐들어 오든 이제 다 박살내 버릴 수 있게 되었죠.
대전차 무기도 없던 시절에 전차가 만능 아니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란스가 리자스를 해방시킨다는 것이
이 게임의 줄거리입니다.
여러 위기를 란스의 비겁한 계략으로 극복하고,
정의나 우정도 필요없이 자기 마음대로 사는 란스의 캐릭터를 정말 잘 살린 스토리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원작에 정말 많은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만
사실 이제는 추천 못할 게임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2015년에 발매된 리메이크의 존재 때문입니다.
리메이크에서 사라진 장면 중에 아쉬운 장면이 있긴 한데
그것만 보고 원작을 추천하기에는 둘의 차이가 너무 크죠.



시스템은 1편과 비슷한 이동 방식을 택했습니다.
각 던전의 맵은 전작보다 방대해졌고,
세이브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세이브 타이밍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전투는 1편에 비해 훨씬 알기 쉬운 방식이 되었습니다.
유용한 기술을 잘 선택하고 쿨타임을 잘 계산해서 전투하는 방식이죠.



3편 리메이크의 가장 큰 특징은
란스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보이스가 지원된다는 점입니다.
초기 시리즈는 너무 옛날 게임이고,
후기 시리즈는 너무 방대했기 때문에
란스 게임에서 보이스가 나온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죠.
하지만, 3편 리메이크에서 과감하게 풀보이스를 채택했습니다.

향후에도 보이스가 있는 리메이크가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만
어쨌든 3편의 시도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3편에서 중요한 캐릭터들을 한 번 살펴 봅시다.
2편에서 나왔던 악마가 이번에는 문지기로 등장합니다.
2편에서 란스의 영혼을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에 
무려 3계급이나 강등당하고만 거죠.

3편에서는 더더욱 불행해지는데
란스의 비열한 계략에 의해 페리스라는 진명이 밝혀지게 됩니다.
악마는 진명을 말한 인간에게 복종해야 하는 법이 있기 때문에
이후 페리스는 란스에게 부려 먹히는 신세가 됩니다.
 


3편에서 새로 나온 캐릭터 중에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리자스의 친위대장 레이라입니다.
리자스가 함락되었을 때 마인에게 세뇌당했지만,
란스의 활약으로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되죠.

누님 스타일로 란스가 함부로 대하지 않는 여성 중 하나인데
캐릭터의 매력에 비해 이후 등장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앞으로의 스토리를 위해서라면,
가장 기억해야할 캐릭터는 리자스의 장군인 릭입니다.
리자스의 붉은 사신으로 불리는 리자스 최강의 장군이죠.
릭의 명성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수준입니다.

마찬가지로 세뇌되어 있었지만 란스의 활약에 구해지게 되고,
란스를 자신보다 한 수 위의 실력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최강이라고 자처하는 란스지만 릭을 껄끄러운 상대 정도로는 생각하고 있죠.

란스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둘의 우열은 확실히 정할 수 없겠지만,
사실 란스가 작정하고 강해지면 릭은 란스를 죽었다 깨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이유는 후술하겠습니다.



적에서 주목해야 할 캐릭터는 헬만의 황태자, 패튼입니다.
헬만의 복잡한 권력다툼에서 점점 밀리게 되자,
무리수를 둬서 리자스를 침공한 것입니다.
리자스 점령을 기반으로 다시 한 번 헬만의 대권에 도전하려는 거죠.

헬만이 권신들의 농간에 정치 상황이 어지럽긴 하지만,
패튼은 그 대안이 될 수 없을 정도로 그릇이 작은 인간입니다.
처음에 리자스를 점령했을 때는 기세등등했으나,
믿었던 장군들이 란스에 의해 하나, 둘 씩 패퇴하자
점점 한심한 모습을 보이게 되고,
마인들에게 배신당해 란스 구경도 못해보고 도망치게 되죠.



다행히 부하 복은 있어서 3편 기준 인류 최강의 사나이인 토마가 부하입니다.
토마는 원작에서는 인류 최강치고는 너무 활약이 없었으나
리메이크에서는 그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죠.

전황이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소수의 병력만을 이끌고 란스의 대군을 상대합니다.
도망치지 않은 이유는 패튼이야말로 헬만의 유일한 희망이며,
자신의 죽음으로 패튼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이후, 패튼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입장에서는 꽤 의미심장한 장면입니다.

전투에 돌입하여 마리아의 탱크까지 박살내는 엄청난 위력을 보여 주지만,
결국 란스에게 패퇴하여 사망하게 되죠.



헬만군을 무찌른 이후에도 더 무서운 강적인 마인들이 남아 있습니다.
위의 캐릭터는 마인 사테라로
3편에서 유일하게 이후 시리즈에도 등장하는 마인이죠.

안타깝게도 리메이크에서 활약이 줄어 들었습니다.
동료에게 팀킬을 당하는 방식으로 애매하게 퇴장하게 되었죠.



다른 마인은 마인 아이젤과 마인 노스입니다.

마인 아이젤은 리메이크에서 엄청난 수혜를 받았습니다.
원작에서는 그다지 매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최후가 너무 얼간이처럼 느껴졌어요.
리메이크에서는 충성스러운 사도도 생겼고, 
캐릭터 자체가 상당히 괜찮아졌습니다.

마인 노스는 3편 최종보스 포지션입니다.
노스의 계획은 무려 리자스에 봉인되어 있는
선대 마왕 '질'의 부활이었죠.



리자스의 비밀병기, 말하는 검 '카오스'입니다.
이 검이 말하게 된 이유로는 복잡한 뒷사정이 있는데
너무 길어지니 생략하도록 하죠.
카오스 역시 란스와 비슷한 변태적인 성격으로,
란스와 티격태격하면서도 마음이 잘 맞습니다.

카오스는 인간이 절대 뚫을 수 있는 무적결계를 찢을 수 있는 유이한 검입니다.
마인들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카오스가 있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지만,
어쨌든 카오스가 있으면 1프로의 가능성이라도 생기는 거죠.
이 검을 이용하여 마인 아이젤과 마인 노스를 쓰러뜨립니다.


카오스의 부활과 함께 마왕 질이 부활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다 벗고 있는 여성이라서
블로그에 올릴 수가 없네요.

부활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마왕 질은 왕년의 실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원작도, 리메이크도 질과의 전투는 이벤트전이죠.



마왕 질과 이공간에서 단 둘이 있게 되었지만
란스는 마왕 질과 H를 할 욕심을 낼 뿐 전혀 겁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왕 질의 속셈은 따로 있었는데
이공간에서 레벨을 순식간에 최대한으로 올리는 기술을 사용한 것입니다.

마검 카오스는 매우 당황합니다.
이 기술의 단점은 자신과 함께 상대방의 레벨도 같이 올라간다는 점인데
지금 상황에서 양쪽 다 레벨이 오르는 건 전혀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란스 시리즈의 세계관에는 재능한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게임마다 재능한계를 예외적으로 조금씩 돌파하는 방법이 있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 한계를 쉽게 넘지 못하게 되어 있죠.

레벨에 의한 강함은 일률적이지 않고 사람마다 다릅니다.
레벨 19인 캐릭터와 레벨 20인 캐릭터가 있을 때,
반드시 20인 캐릭터가 강한 건 아니고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레벨 차이가 많이 나면 높은 쪽이 강하다고 볼 수 있겠죠.

재능한계 40 이상이라면 10만명 중의 1명급의 재능입니다.
시즈카의 재능한계는 61로 나와 있는데
이 정도면 인간을 넘어선 역대급 재능의 소유자라고 볼 수 있죠.


다시 말해 마왕 질이 서로의 레벨을 최대한으로 높여주는 기술을 썼다지만,
인간 따위의 재능한계와 마왕의 재능한계가 비교가 될 리가 없습니다.
카오스가 당황한 것도 이해가 가죠.
인간의 만렙 몇십 정도로 무지막지한 레벨의 마왕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인간 란스의 재능한계가 얼마인고 하니...



999로 나와 있지만 게임상의 표현일 뿐입니다.
란스의 재능한계는 설정상 무한이죠.
질의 기술은 란스마저 무한정으로 강하게 해 버린 것입니다.

갑자기 강대국이 되어 버린 란스에, 
카오스가 눈치보고 마왕 질은 전전긍긍...까지는 아니지만
이 예상치 못한 사태에 마왕 질까지 경악하게 되고
란스는 가볍게 마왕 질을 쓰러뜨려 버리죠.


리메이크에서 새로 만들어 낸 마왕 질과의 최종전은 매우 훌륭합니다.
이야기 자체도 잘 짜여져 있을 뿐만 아니라,
란스 시리즈의 재능한계, 그리고 그 한계를 벗어난 란스의 캐릭터를
플레이어에게 재미있게 각인시키게 되죠.



마왕 질과의 최종 전투 이후 란스는 실과 함께 먼 곳으로 날아가게 되고,
그 이후의 스토리는 4편과 연결됩니다.



3편에서 란스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신 것이었습니다.
고작 3명으로 시작해서 대군을 무찌르고 점령당한 나라를 해방시켰고,
인류 최강인 토마를 이겼으며,
마인 둘에 마왕까지 쓰러뜨려 버리는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업적을 세워 버렸죠.

모든 일이 끝난 이후 어디로 날아가 버린 탓인지
명성을 세계로 떨치지는 못했습니다만
릭이나 바레스같은 리자스 군부의 높은 장군들은 란스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란스는 리자스의 구국의 영웅이 되었고,
리아 공주의 호의에 더해
향후 리자스는 란스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언제나 흔쾌히 받아 들이게 됩니다.
여러 모로 이후 스토리를 위한 중대한 포석이 되었죠.



총평하자면, 1편과 2편은 플레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지만
3편을 넘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1편부터 4편까지의 초기작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게임이에요.

방대한 스케일, 뛰어난 캐릭터, 유쾌한 스토리 등등
란스 시리즈의 장점들을 확실하게 담고 있는 게임입니다.

리메이크가 안 나왔어도 추천했겠지만
리메이크로 인해 더 편리하고, 더 화사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이후 명작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추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