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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7일 일요일

리뷰 : 하급생2(2)(2004/8/27,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급생2의 캐릭터 소개입니다.

각 캐릭터를 설명하기에 앞서, 하급생2의 캐릭터들이 공통적으로 비판받는 부분은
캐릭터들의 개성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엘프 사 게임의 캐릭터들은 대부분 당시 모에스러운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는,
좋게 말하면 담백한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이런 캐릭터들은 게임의 소재에 따라 그 게임의 분위기에 잘 어울릴 때도 있었지만
캐릭터 게임인 하급생2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단점의 연장선에서 또한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점으로
전작의 캐릭터들을 재조합한 캐릭터들 같다고 합니다.
게임 자체가 전작과 차별화되려는 노력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족한 캐릭터 속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는
부회장 캐릭터인 타카토 나나세입니다.
성실하고 책임감있는 쿨뷰티 계열 캐릭터죠.
이런 점 때문에 학교에서 골치 아픈 문제를 많이 일으킨 주인공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저도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만 스토리면에서는 약간 아쉽습니다.
불량배와의 시비에서 주인공이 도와주는 이벤트가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데
결정적인 이벤트치고는 스토리가 약했습니다.

이 이벤트 이전에도 나나세가 네 번 정도 경범죄를 저지르는 마을 주민들에게
가볍게 주의를 주는 이벤트가 있는데,
그런 장면에서 약간이나마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긴장감을 고조시켰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태도 변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가장 게임과 어울리는 캐릭터였습니다.
아직 냉랭한 태도일 때도 홍차 이벤트처럼,
주인공의 의외로 사려깊은 의견에 감탄하는 이벤트도 있는데
이런 장면을 더 많이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호감도가 높아진 이후에는 가장 강렬한 애정을 보여주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발렌타인 데이에는 매력남 주인공은 어차피 다른 데서 초콜렛을 많이 받았을 테니
주인공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겠다며 키스로 초콜렛을 먹여주기까지 하죠.



하급생인 시라이 유리입니다.
주인공이 킥복싱 동호회의 부원이 모자라서 해산 위기를 고민하고 있을 때,
주인공의 지갑을 찾아주러 왔다가 동호회에 가입하게 됩니다.
유리는 취주악부에도 속해있기 때문에 주인공은 유령 부원이라도 괜찮다고 하지만,
틈틈히 주인공의 트레이닝을 도와주러 오는 착하고 귀여운 후배죠.

제가 좋아하는 성우가 연기하기도 해서 나나세 다음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지만
스토리는 나나세보다 더 부실합니다.



무려 주말 하루를 꼬박 잡아먹는 촬영 아르바이트 이벤트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제일 갈등이 없는 무난한 스토리에요.
초반부에 벌써 주인공을 향하며 신경쓰이는 남자가 있다고 얘기까지 합니다. 
호감도가 너무 잘 올라서 중반에는 오히려 이벤트를 보기 위해 낮춰야 할 정도죠.



전작의 아이가 생각난다는 의견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비슷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나름의 개성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2학년 하급생인 히라사와 히로코입니다.
언제나 로봇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그 외의 일에는 별 관심이 없는, 감정없고 무뚝뚝한 캐릭터입니다.
킥복싱으로 단련된 주인공의 신체 능력에 관심을 갖고
로봇 연구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기는 하지만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정해져 있어서
공략 자체는 쉬운 캐릭터입니다.
스토리도 비교적 괜찮았어요.
로봇 제작에 계속 실패하면서 좌절하려는 걸 주인공이 응원해 주는 스토리입니다.



성격이 가장 크게 변하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대화 나눠 볼 틈도 없는 철벽 캐릭터였지만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주인공에게 애정 표현을 하게 되죠.

주인공에게 접근하게 된 계기나 성격 등으로 볼 때 전작의 료코가 떠오릅니다.



길거리에서 부딪힌 것을 인연으로 만나게 된 오오야마 에이코입니다.
주인공과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나이는 적은 하급생이죠.

겉모습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에서 가장 도전적인 스토리의 캐릭터입니다.
처음부터 에이코가 주인공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주인공은 에이코를 딱히 연애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중, 여름 방학 이후로는 어디에 갔는지 전혀 안 보이게 됩니다.



세 달도 안 되는 기간에 필사적으로 살을 빼서 돌아 온 모습입니다.
주인공이 자신을 못 알아 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장난삼아 '이부키 오키에'라는 가명으로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근데, 주인공이 끝까지 못 알아 봤기 때문에
소심한 오키에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공략은 어렵고 귀찮은 편인데,
초반 에이코 시절에는 호감도도 별로 안 오르는데도
반드시 매주 데이트를 신청해야 하고,
여름에는 아예 사라져 버려서 호감도를 올릴 방법이 없죠.
게다가, 1월 중순쯤부터 끝날 때까지는
이벤트때문에 한 달 반을 통으로 날려버리기 때문에
그 전에 계속 달려서 호감도를 올려야 합니다.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기간이 상당히 제한적이죠.

가장 큰 문제는 에이코 시절 매주하는 데이트입니다.
이벤트가 전혀 없는데 무의미한 데이트를 계속 해야 해서 스케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죠.
이럴거면 차라리 이벤트를 넣어 줬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사실 에이코 시절에도 숨겨진 이벤트가 없지는 않은데
서점이나 체육시설을 가 보면, 주인공 몰래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에이코를 볼 수 있습니다.
CG가 없기 때문에 공략집을 보고 하시는 분들은 놓치기 쉬운 이벤트죠.
무의미한 데이트는 의무적으로 계속 해야 하고, 재밌는 이벤트는 숨겨져 있어서 못 본다니
참 언밸런스한 설계입니다.



살 빠진 에이코는 정체를 숨기고 계속 주인공과 인연을 맺어 갑니다.
하지만 1월 중순쯤 주인공이 오키에가 에이코와 비슷하다고 이야기하게 되죠.
거의 반년이나 속였다는 죄책감에 에이코는 집에 틀어 박혀 버립니다.
주인공은 에이코가 걱정되어 매일 에이코 집으로 찾아 갑니다.

8번 정도 찾아가면, 에이코 방에 들어갈 수 있는데
에이코에게 요요 현상이 찾아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에이코 집에 방문하면서 에이코를 걱정해 주면,
졸업 전날 에이코가 찾아 오는 최후의 이벤트를 볼 수 있습니다.

100퍼센트 만족스러웠던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에이코의 스토리가 이 게임에서 가장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역 앞 광장에서 늘 기타를 치는 소녀 호리이데 미카입니다.
에이코와 마찬가지로 주인공과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나이는 적은 하급생이죠.

데이트가 끝나고 다른 남자와 비교하는 대사도 있고,
H씬을 빨리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작의 마유미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마유미와 달리
미카는 그냥 아쉬웠던 캐릭터였습니다.



유일하게 괜찮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데이트 약속에 갑자기 안 나타나는 변칙 이벤트가 있다는 점입니다.

진로 문제 때문에 부모와 싸우게 되고, 집에 틀어 박히게 되는데
여기서 주인공이 하는 조언이 미카 공략에 굉장히 중요한 선택지입니다.
'학교로 돌아가라'는 조언을 하면 크게 화를 내는데 그게 정답입니다.
그걸 골라야만 나중에 사과하러 오죠.
'학교에 안 가도 돼' 같은 걸 고르면 미카 공략은 끝나는 겁니다.

다만, 이전에 이에 대한 복선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중요 이벤트와 중요 선택지치고는 너무 뜬금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 실습생인 사와무라 카즈키입니다.
교육 실습생으로 오기 전에 주인공과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났는데
어려 보이는 외모 때문에 주인공은 당연히 카즈키가 연하라고 생각했죠.
밤에 길거리에 만나서 '어린 것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다니 에잉 ㅉㅉ'하는 대화도 있습니다.
다만, 성격은 연상에 걸맞지 않게 어린 점이 있고
실습생으로 와서 철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직 고등학생인 주인공과 연애는 부담스러웠는지
얼마동안 주인공을 피하게 되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주인공의 설득으로 관계를 회복하게 되죠.
카즈키보다도 카즈키 친구로 잠깐 등장하는 엑스트라가
전작의 미즈호가 맞는가 아닌가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술 교사인 와카이 미사키입니다.
주인공에게 진로에 관해 조언을 해 주는데
주인공이 미술계에 관심을 갖자 특별히 과외를 해주기도 합니다.

그 후에는 견문을 넓히고 싶다는 주인공의 제안에
제한된 곳에서 데이트를 하기도 하죠.
세 번째 데이트까지는 확실하게 선을 긋지만
네 번째부터는 그냥 마음껏 데이트를 합니다.



그 후로도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의 논리에 따라 최저한의 선은 지키고 있었지만
오타쿠의 습격에서 도와준 이후로는 아무 문제없이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호감도가 굉장히 빨리 오르기 때문에 
거의 모든 CG를 다 보는 9인 동시공략에서는,
호감도 조절을 해야 하는 유리를 제치고
최후에 가장 높은 호감도를 찍을 확률이 높은 캐릭터입니다.



주인공 학교에서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는 요코미조 후미입니다.
어른스럽고 침착한 성격을 지니고 있죠.
H씬은 빨리 볼 수 있지만 중반부부터는 호감도가 징하게 안 오르는 캐릭터입니다.



중후반부 쯤에 주인공과 데이트 도중 학교의 남자 선생에게 목격당하게 됩니다.
그 후로는 일방적으로 주인공을 피해 버립니다. 대화 한 번을 제대로 안 하려고 하죠.

후미가 다른 남자와 맞선을 보러 가는 이벤트가 있는데 
맞선 날 저녁에 후미 집으로 가서 돌아 오는 후미와 만날 수 있습니다.
후미가 주인공에게 지니고 있었던 애정을 깨닫고
그 후에는 문제 없이 호감도가 오르게 되는 이벤트죠.



제목은 하급생2인데 아홉 캐릭터 중에 연상만 셋입니다.
전작에서도 제목에 비해 하급생이 몇 없기는 했죠.
전체 캐릭터 수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작에서도 연상은 셋이었습니다.
단순히 연상이 많다고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는 거죠.

문제는 연상 캐릭터 세 명의 스토리를 풀어내는 방식이 다 똑같다는 점입니다.
카즈키도, 미사키도, 후미도 모두
학생인 주인공과 연애를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극복하는 스토리였죠.

캐릭터들은 제각기 다른 매력이 있었고,
세세한 스토리가 다르기는 했지만
이런 식이면 연상 캐릭터를 셋이나 등장시킬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요?
그것도 하급생2에서요. 차라리 하급생을 더 등장시키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남성 캐릭터의 활용도입니다.
남성 조연 전원이 왜 등장했는지도 모를 정도에요.

위에 캐릭터는 진이라는 주인공의 소꿉친구입니다.
보통 엘프 사의 미형 캐릭터는 재수없는 부잣집 도련님이지만
진은 그냥 착한 소꿉친구입니다.

근데 삼각관계의 라이벌도 아니고,
조력자도 아니고, 개그캐릭터도 아니며, 해설역으로조차 애매합니다.
왜 등장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는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른 남성 캐릭터도 대부분 이런 식입니다.

 

아직 리뷰 3편이 남았습니다만 총평부터 하자면,
여러 부분에서 단점은 많이 보이는 게임인 건 틀림없지만
발매 당시, 다른 게임들에서 찾기 힘들었던 장점도 적지 않았던 게임입니다.

2004년도에는 이미 이런 스케쥴 관리 게임이나 동시 공략 에로게가 많이 사라졌고
비주얼 노벨이 대세가 되었던 시절이었죠.
그런 와중에 엘프 사의 하급생2 발매는 상당히 도전적이었습니다.
90년대 스타일이기는 했지만 발매 시기를 고려하면
하급생2는 에로게의 다양성을 넓혔고,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게임이었죠.

이런 의미를 제쳐 두고서라도 나름 준수한 게임입니다.
풀 애니메이션 오프닝 영상이 두 개에 아홉 캐릭터의 보컬 엔딩곡까지
엘프 사는 이 게임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죠.
CG도 적지 않고 BGM도 괜찮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추억의 한가운데 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들을 좋아했고
전작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시스템이었으며
열정적으로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난이도였습니다.

17년 전에 처음 플레이했고 종종 플레이했지만
지금까지도 제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추천작 리스트에는 넣지 않겠지만
비공식으로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사실 지금까지 소개한 이 게임의 장, 단점에 관한 이야기들은 다 소용없습니다.
왜냐면, 이 게임의 평가를 결정지었던 중요한 요인은
전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죠.

이 게임은 제게 있어서 아픈 손가락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 리뷰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2021년 6월 20일 일요일

리뷰 : 하급생2(1)(2004/8/27,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날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저 이 게임 좋아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고 싫어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 게임이죠.
실제로 이 게임이 잘못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굉장히 많은 허위 루머가 퍼져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 빌어먹을 루머 때문에 저는 이 게임 발매 이후로 꾸준히 스트레스를 받아왔죠.
최근에는 그나마 줄어들었지만,
제가 이 게임에 대한 루머를 마지막으로 본 건
이 게임 발매 후 14년이나 지난 2018년도였습니다.
그 놈의 루머는 없어지지도 않더군요.


미리 경고합니다.
'그 캐릭터', '그 사건'에 대한 소개와 팩트체크는 이 게임 리뷰 3편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만일 그보다 먼저 댓글란에 그에 관한 가짜 뉴스가 보인다면,
제가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네요.

3편에서는 무슨 댓글을 써도 됩니다. 
허위사실을 지어내서 적어도 돼요. 제가 반박하면 되니까요.
그 이전까지는 카더라를 적은 댓글은 조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성스럽게 적은 댓글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도 저는 모릅니다.



<하급생2>는 2004년도에 발매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에로게를 열심히 하던 해는 2003~2007년도인데
이 게임은 그 중심에 있는 게임 중 하나죠.

저는 그때도 엘프빠였는데 사실 그 시기는 엘프 사의 암흑기로서
엘프빠에게 그다지 신나는 시기가 아니었습니다.
엘프 사는 일본에서도 예전의 영광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였지만,
국내에서는 더더욱 엘프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죠.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강제 전체 화면입니다.
최근 게임은 물론, 윈도우 시대가 시작되면서부터
에로게의 대부분은 창모드와 전체화면모드를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엘프 사의 첫 윈도우 신작 에로게인 <취작>조차도 설정이 가능했죠.

근데 엘프 사 이것들이 '에로게는 전체화면이지'라는 헛바람이라도 들었는지
몇몇 게임들에서 이 설정을 빼버렸습니다.
무조건 전체화면으로만 플레이하게 만든 거죠.

뭐, 일부러 에로게를 전체화면으로 플레이하는 분들도 많고
일본에서는 다소 불편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꽤 골치 아픈 문제였습니다.
당시에는 아랄트랜스같은 툴이 없었기 때문에
오 텍스트 후커같은 게임 화면과 별도의 창을 필요로 하는 원시적인 후커를 썼으며,
그건 전체화면에서는 제대로 구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물론 강제로 창모드로 바꾸는 외부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만,
그 또한 게임에 따라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었습니다.
번역 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 보니,
에로게를 하려면 일본어부터 공부해야하는 상황이 오게 된 거죠.
당연히 절대 다수는 일본어를 공부하느니 엘프 사 게임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엘프 사도 금방 정신을 차렸기 때문에
강제 전체화면의 문제는 2000년대 초에 이미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더 골치 아픈 문제가 나타났으니 바로 '숏컷 에러'입니다.
유독 엘프 사 게임만 제대로 설치가 되지 않는 지독한 문제였죠.

지금도 많은 프로그램들을 설치하면 시작메뉴에 바로 가기가 등록이 됩니다.
윈도우 XP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바탕화면이나 시작메뉴에 설치하는 단축아이콘, 영어로 '숏컷'이라고 하는
이 녀석때문에 문제가 일어난 겁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1) 엘프 사 게임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윈도우 로캘 설정을 반드시 '일본'으로 해야 하는데,

2) 또한 무조건 시작메뉴-프로그램-보조프로그램에 숏컷을 생성해야 했으며
생성하지 않는다는 설치 옵션은 존재하지 않았고,

3) 로캘 설정을 일본으로 하면 한글 폴더명 '보조 프로그램'이 글씨가 깨져서
'?? ??'식으로 되었고,

4) 물음표 폴더명은 존재할 수가 없으니 하위 폴더도 숏컷도 생성되지 않았고,

5) 숏컷이 생성되지 않으니 게임 설치가 완료되지 않아서 게임이 실행이 되지 않는 것.

이게 바로 숏컷 에러입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문제였죠.

사실, 잘 알아 보면 해결방법은 많았습니다.
윈도우 레지스트리를 수정해서 '보조 프로그램' 한글 폴더명을 수정하거나,
설치 완료 레지스트리를 구해서 덮어 쓰거나,
아니면 일본 윈도우를 따로 설치하는 방법 등이 있었죠.
하지만, 다른 회사 에로게는 멀쩡한데
엘프 사 게임만 이런 식으로 귀찮은 짓을 강요했던 겁니다.

숏컷 에러는 윈도우 버전이 높아지면서 어느 순간 사라졌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윈도우10에서는 안 나오는 문제인 것 같네요.



그 외에도 코덱 오류도 가끔 일어났고,
엘프 사 게임때문에 하드 디스크가 망가졌다는 얘기도 있고,
엘프 사 홈페이지도 부실하고 불친절했던 문제도 있고
여러 면에서 엘프 사 게임은 국내에서 플레이하기에 많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엘프 사의 게임들이
옛날만큼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었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오타쿠들이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못 할 것이 없습니다.

<동급생>이나 <하급생>같은 고전 에로게는 
우리나라 도스에서 안 되는 게 정상입니다.
근데 안 되던가요?
도스 시절 게임도 초기 윈도우를 제외하고는 실행 안 돼야 하죠.
하지만 최근 윈도우에서도 잘만 돌아갑니다.
<유작> 윈도우판도 강제 전체화면이죠. 하지만 불편하지 않습니다.
한국어 패치가 나왔으니까요.

게임만 훌륭하다면 수많은 능력자분들이
원활하게 게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그게 안 됐다는 건 엘프 사 게임들의 경쟁력이 그만큼 사라졌다는 얘기죠.

엘프 사의 게임들보다 더 편리하고 더 좋은 게임들이 많이 나오던 시대였습니다.
2005년 한 해에 한국어 패치가 나온 게임으로 제가 기억하는 것만
<둥지짓는 드래곤>, <파르페 ~쇼콜라 second brew~>, <Fate/stay night>입니다.

이걸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설치도 제대로 안 되는 <꽃과 뱀>, <AV킹> 가지고
한국말까지 술술 나오는 저 라인업을 어떻게 이기냐고요.

저같아도 엘프 게임 당장 치우라고 합니다.
혹시 아직 저런 명작을 플레이 안 하신 분이 있다면,
하급생2 리뷰 블로그같은 거나 볼 시간에 저것들을 플레이하세요.
훨씬 유익하게 시간을 보내는 법입니다.

그 외에도 한국어 패치는 안 나왔지만 
설치 잘 되는 좋은 게임들이 많이 나오던 시기였죠.
게임 수준만으로도 엘프 사는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외면 받았고
엘프빠들에게는 내세울 게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엘프 사를 버리지 않았던 이유가 있는데
그건 또 언젠가의 리뷰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런 상황 속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었던 게임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하급생2입니다.
아시다시피 좋은 쪽으로 화제가 되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어마어마한 악플 세례를 받았는데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을 그냥... 자중하겠습니다. 리뷰 3편에서 얘기하기로 했죠.



이 게임이 상업적으로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제 기억하고는 다릅니다.
겟츄의 2004년 연간 세일즈 랭킹을 보면 이 게임은 7위입니다.
당시 제 기억으로는 5위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내려간 것 같습니다.

물론 엘프사가 제작비를 훨씬 많이 썼을 수도 있고,
제가 그 쪽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곳의 판매량이 저조했을 수도 있습니다.
꾸준한 판매량이 안 나왔을 수도 있고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엘프 사는 이 시기 전후로 이만큼의 판매 순위를 보였던 적도 없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많이 팔았고, 그만큼 욕을 더 먹었다.'입니다.
일본에서는 결국 묻혔고, 국내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던데
적어도 그건 제 기억하고는 다르다는 거죠.

발매 직후에는 국내에서 플레이한 사람이 오히려 많지 않았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숏컷 에러 때문에요.
플레이한 사람 중에서는 싫어했던 사람도 많았지만
저처럼 좋다는 평가를 내렸던 사람도 꽤 있었습니다.

근데, 정작 커뮤니티 등에서는 플레이한 사람보다도
망할 허위 루머가 더 많았어요.
...죄송합니다. 가슴에 사무쳐서 그래요. 리뷰를 쓰는 와중에도 막 북받쳐 오릅니다.
아무튼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긴 하지만 제 기억은 그렇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이제 게임을 한 번 살펴 봅시다.
말씀드린 것처럼 게임이 잘못한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가장 크게 지적받는 부분은 하급생2가 전작만큼의 혁신이 없다는 점입니다.
참신했던 <동급생>이나 <하급생>과 달리 하급생2는 
전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 게임일 뿐이라는 거죠.



실제로 제가 이 게임에서 좋아하는 요소들의 대부분이
전작에서 그대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엘프 사의 오래된 팬들은 엘프 사가 수비적이 되었다고 비판했는데
저는 <하급생>이 지어놓은 집에 다른 캐릭터들만 와서 산다고 표현합니다.

다만, 이 부분이 비판점인지는 제 입장이 좀 다릅니다.
당시 많은 엘프빠들이 옛날과 같은 혁신을 원하기도 했지만
저는 2004년도의 엘프 사는 이미 과거만큼의 능력을 발휘하기 힘든 때라고 생각했어요.

차라리, 자기복제라는 비판을 듣더라도
<유작>, <취작>, <이 세계의 끝에서 사랑을 노래한 소녀 YU-NO> 등의 
훌륭한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 속편이라도 찍어내는 게 낫지 않겠냐는 게 제 생각이었죠.
하급생2는 그런 수요를 채워줬던 게임이었던 겁니다.
오히려, 저는 하급생2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다른 복제 게임도 나왔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어요.



진짜 아쉬운 점은 편의성, 진행 힌트같은 부수적인 요소의 발전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동시 공략 후 누구 엔딩을 볼 수 있는지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생긴 점 등
좋아진 점도 보이지만 그래도 부족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333 공략법을 쓰려고 했습니다.
9명의 캐릭터 중 세 캐릭터씩 나눠서 동시공략하는 방법이죠.
9인 동시 공략도 가능하지만 저는 옛날에 9인 동시 공략을 할 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무리하지 않고 333 공략법으로 가기로 한 거죠.

근데 막상 333 공략법을 쓰다가 포기했습니다.
9인 동시 공략을 하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린 거죠.
사실 그렇다기 보다는 333으로 공략하면
의미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많아 게임이 공허하다고 생각되었던 겁니다.



저는 이 게임이 스케쥴 관리 게임으로서 꽤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9인을 동시공략했을 때, 호감도 조절과 이벤트를 통해서
특정 시기에 집중해야 할 캐릭터와 나중에 공략해야 할 캐릭터가 정해져 있어요.
교묘한 템포와 밸런스 조절이 돋보입니다.
호감도 제한으로 전작보다 자유도가 떨어졌다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이런 변화는 꽤 괜찮았다고 평가합니다.

근데, 9인 동시공략을 할 때 그 장점이 느껴진다는 건
역으로 9인을 동시공략하지 않는다면 시간의 대부분이 텅 비게 된다는 겁니다.
생초짜일 때는 잘 모르지만, 저 정도만 되어도 금방 할 컨텐츠가 없다는 게 느껴질 정도죠.

그리고 9인 동시공략은 공략집을 보고 플레이하는 사람도 어렵긴 하지만,
공략집도 없이 플레이하는 사람에게는 고이다 못해 썩은 물들만 하는 컨텐츠라는 겁니다.
다시 말해, 게임의 매력을 가장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노가다를 거듭한 끝에 최종적인 목표를 달성했을 때나 느낄 수 있다는 거죠.


라이트 유저가 즐길만한 장점이 부족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으로 라이트 유저보다는 헤비 유저를 위한 게임이었을 수도 있지만
2004년도는 이미 편리한 비주얼 노벨 계열 에로게가 대세였습니다.

96년도에 발매된 하급생 1편에도 비슷한 문제점은 있어요.
하지만, 그 때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노가다를 요구하는 게임이 많았고
하급생의 풍부한 볼륨이 그런 단점을 적절히 덮어 줄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하급생2는 이미 그런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좀 더 라이트하게 만들었어야 해요.
오프닝곡 중 하나인 '18'이 복고풍의 노래인 것도
옛날의 단점을 개선하지 못한 걸 숨기려는 의도가 끼어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1년이라는 긴 기간을 좀 더 축소하고 스토리에 좀 더 신경을 쓰거나,
아니면 난이도 하락을 각오하고서라도 세이브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스템 등으로
게임을 좀 더 가볍게 만들었다면 좀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이런 단점은 저에게는 해당되는 점은 아닙니다.
저는 이번에도 결국 9인 동시공략을 했고 꽤 만족스러웠어요.
이 시기 엘프 사는 골수팬들에게 의미없는 고생을 많이 시키는 게임을 만들었는데
하급생2는 그렇지 않았고 성취감이 있었습니다.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약간의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하급생 그 자체입니다. 따로 소개해드릴 건 없네요.

다음 리뷰에서는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6월 13일 일요일

리뷰 : 하급생(3)(1996/6/7,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하급생 리뷰, 그 세 번째입니다.
우선 소개할 것은 지금까지 소개하지 않았던 마지막 캐릭터,
수수께끼의 전학생 티나입니다.



먼 외국에서 전학온 캐릭터로 사실은 그 나라의 공주님이라고 합니다.
중력에 거스르는 병에 걸렸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공중부양을 해야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거짓말입니다.

그 외에도 주인공에게 많은 호감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있고,
학교에서 옆 자리에 앉거나 기숙사에서 옆 방에 지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캐릭터가 가장 좋았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인기가 단연 최하위일 거라는 예측이나
왜 등장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은 가끔 봤죠.

티나는 이 게임의 인기 요소와는 어울리지 못한 캐릭터입니다.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옷차림의 변화가 거의 없고,
사시사철 수영복같은 거적때기만을 걸치고 있습니다.
호감도 시스템의 적용도 받지 않기 때문에
시간대에 따른 태도 변화 역시 기대하기 힘들죠.



데이트도 있긴 하지만 달달한 이벤트가 아닌
일본을 이해하지 못한 티나의 기행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데이트가 다른 캐릭터들처럼 약속과 만남으로 진행되지 않고,
그냥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티나가 몇 시간 같이 놀자고 요청을 하는 방식입니다.
티나의 이런 돌발적인 요청을 들어주면,
기껏 열심히 짜놓은 그 날의 플랜이 어그러질 수도 있죠.
그래서, 티나 공략은 다른 캐릭터 공략과 동시에 하기 꽤 힘든 편입니다.



근데, 사실 동시공략이 힘들다는 고민은 할 필요조차도 없는데
다른 캐릭터와 H씬을 단 한 번이라도 본다면, 
티나 공략은 그대로 끝나 버리기 때문입니다.
시스템 자체가 동시공략을 막았어요.



게임 내에 워낙에 힌트가 많이 나와서 반전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사실 그녀의 정체는 외계인이었습니다.
주인공 역시 원래는 외계인으로 기억이 소거되었으며
게임 무대인 1년은 사실 거대한 시험 장소였던 겁니다.
주인공이 티나가 아닌 다른 여성에게 찝적대지 않아야 한다는 시험이죠.
이 정도 내용은 주인공이 가끔 꾸는 꿈에서 계속 언급되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를 공략하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입니다.

다른 캐릭터와 H한 일을 하고 기숙사로 돌아오면,
무조건 복도에서 티나를 만나게 됩니다.
게이머로서는 티나에게 져야할 무슨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공략하고 귀가했을 뿐인데
불필요한 죄책감을 느끼게 돼요.

이런 점에서 티나는 상당수의 게이머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게임의 주요 요소와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런 요소들을 방해하는 속성까지 지니고 있던 캐릭터였으니까요.



티나에게 여론 전환의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특히 미즈호에게 배워서 스웨터를 짜는 이벤트나
겨울쯤에 하는 데이트 이벤트는 꽤 괜찮았어요.
다만, 이런 이벤트들은 게임 후반부에 몰려 있었습니다.

티나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을 죄다 돌아 다니며
대화를 나누고 이벤트를 봐야 합니다.
다른 캐릭터는 초반에 고생해도 주소나 전화번호를 한 번 듣고 나면 
그 후에는 대화를 나누기 어렵지 않았지만
티나의 경우는 그런 식으로는 진행할 수가 없어요.
공략 난이도가 굉장히 어려운 편입니다.

게다가, 말씀드렸다시피 다른 캐릭터와 동시에 공략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습니다.
그나마 중반까지 호감도 제한이 걸린 나나, 시즈카, 아이, 미유키 등의 캐릭터나,
아니면 다른 캐릭터라도 H씬을 최대한 늦게 보는 방식으로 중반까지는 함께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번거롭기는 마찬가지에요.



적어도 동시공략 제한만 없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른 캐릭터 엔딩을 보기 직전, 티나가 떠나 버린 빈 방을 보거나
'즐거운 1년 고마웠어'라는 편지를 보면 가슴이 먹먹해질 때도 있었어요.
근데 어쩌겠습니까?
정작 티나를 공략하려면 큰 맘 먹고 해야 하니 손이 안 가는데요.



하급생 역시 엘프의 인기 게임이었기에
세가 새턴이나 윈도우즈로 많이 이식이 되었습니다.

변화한 점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기 때문에
늘 변화를 강조하는 저에게는 아쉬운 점이 많았죠.
세가 새턴판이 그나마 변화가 있었는데
윈도우로 넘어 오면서는 변화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늘 아쉬웠던 부분은 이벤트 회상 모드입니다.
전후 사정을 전부 잘라 버리고 
그 CG가 나오는 딱 그 장면만을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죠.
2008년도에 나온 복각판에서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건 <작급생 ~코스프레 파라다이스~>라는 게임입니다.
2001년도에 게임보이 컬러 기종으로 발매되었죠.
<동급생>과 하급생의 캐릭터들이 나오는 게임입니다.
두 학교에서 마작동호회 인원을 모으고,
코스프레 물품을 포인트를 주고 사서
마작에서 패배한 캐릭터들에게 입히는 게임이죠.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의 1편과 2편 사이에 나온 게임으로
마작 게임은 나름 할만 합니다.



다만, 게임보이 컬러가 워낙 옛날 게임기이기 때문에
큰 만족감은 얻기 힘든 게임입니다.
들이는 고생에 비해 CG도 많지 않고요.



총평하자면, 고전 에로게를 잘 모르는 분들은
엘프 사의 <동급생>과 비슷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훨씬 많은 작품입니다.
기본 토대부터가 다른 작품이에요.

<동급생>으로 당대 에로게의 유행을 만들었던 엘프 사가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도전적인 시스템의 게임을, 그것도 잘 만들었다는 걸 보면
당시에 엘프 사가 얼마나 잘 나갔던 회사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강력하게 추천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만
역시 지금 새로 플레이하기에는 난이도가 높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분들께는 튜토리얼도 없는 불친절한 게임이 되겠죠.
각오를 단단히 하고 도전을 해 보시거나,
FANZA에서 <동급생 리메이크>처럼 
하급생도 리메이크하는 걸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