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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8일 일요일

리뷰 : X-GIRL(1996/4/19, RED-ZONE)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X-GIRL>은 사이버펑크 어드벤처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를 잘 만든 게임입니다.



장인들을 갈아넣은 첫 장면의 도트 그래픽은 아직까지도 회자될 정도입니다.
이 정도의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스토리는 별 거 없는 SM물인 것이
RED-ZONE의 스타일입니다.
<심문유희>에서 한 번 실망한 저는 이 게임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장르의 주인공으로서는 독특하게도 주인공이 여성입니다.
겉모습만 봐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포로를 고문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냉혹한 새디스트죠.

군사기밀을 훔쳐간 4명의 범죄자+알파를 잡아 고문하는 것이
이 게임의 주요 스토리입니다.

일단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의 방식으로 도시를 수색합니다.
수색은 딱히 난이도도 없고, 인상깊은 장면도 그다지 없습니다.



범인을 발견하면 범인이 갑자기 도망칩니다.
주요 포인트를 클릭해서 총으로 쏴야합니다.



그 후에는 잡아서 고문하면 됩니다.
이 부분에서는 포인트 클릭 방식이 됩니다.
여러 도구를 선택해서 여자의 몸을 클릭하면 됩니다.
채찍같은 타격 계열 도구를 제외하면
화면상 별 효과가 없습니다.
도구는 엄청 많은데 시스템이 좀 아쉽습니다.



힘들게 도시를 뒤져서 범죄자 플러스 알파까지 다 잡아 놓으면
멍청한 감시들이 다 놓쳐 버립니다.



도망친 여자들은 더 멍청하게도 주인공 앞에 당당하게 뭉쳐서 나타났다가
다시 싸그리 다 잡혀 버립니다.



엔딩은 두 가지가 있는데 자신이 붙잡은 여자들과 한패가 되는 엔딩이 있습니다.
사죄의 의미로 역고문을 당한 후, 자신의 상사와 싸웁니다.



다른 엔딩은 붙잡은 여성을 실컷 고문하다가 상사에게 배신당하고
주인공 역시 다른 여성들과 같이 감금되는 엔딩입니다.

별로 대단한 스토리가 있지는 않지만 이런 방식은 좋아합니다.
선택지에 따라 주인공은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으며
그에 따라 엔딩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마치, 옛날 TV에서 했던 인생극장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심문유희>에 비해 기대가 적었기도 하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래픽이 멋지고 H씬에 충실하고 제 취향에 맞기도 하니
재미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역시 H씬보다 스토리를 더 잘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에로에 몰빵하는 회사인 RED-ZONE이 아닌
다른 회사에서 나왔으면 더 좋은 게임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1월 21일 일요일

리뷰 : 심문유희(1995/7/7, RED-ZONE)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심문유희>는 무려 선상 미스터리 게임입니다.
배 위를 무대로 삼은 게임은 몇 년에 한 번 나오는 정도이고,
그마저도 늘 실망스럽습니다만, 그래도 언제나 저를 기대하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심지어 미스터리물입니다.
이쪽 게임계에서는 추리물이 거의 전멸 수준이고,
나오면 그마저도 아마추어 애송이 학생탐정이 9할이상이니
심문유희의 프로 사립탐정은 정말 귀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심문유희는 첫 느낌만 봤을 때,
정말 저에게 큰 기대를 준 게임이었습니다.



시스템은 단순한 명령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멀티엔딩이라기 보다는 배드엔딩이 살짝 첨가되어 있는 수준의
단일 루트 게임입니다.

보통 이 시기의 이런 선상 미스터리 게임은
기계실에, 선장실에, 갑판에, 101호실에, 102호실에 어쩌구저쩌구하면서
온갖 장소를 다 방문해가며 시간을 버려야 하지만,
심문유희는 갈 수 있는 장소를 한정하고 있어 게임 공략이 수월합니다.



주인공은 사립탐정입니다. 대놓고 셜록 홈즈스러운 분위기를 냈습니다.
영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모레타니아호라는 배를 탔습니다.



배 안에서 브렌다라는 여성과 만나 그녀 방으로 가서 술을 마십니다.
주인공은 술을 마시던 도중 정신을 잃어 버리고 깨어나 보니
브렌다는 살해 당해 있습니다.

같은 배에 타고 있던 형사에게 범인으로 지목당한 주인공은
본인 스스로 진범을 찾기 위해 수사를 해 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만 보면, 선상 미스테리물로서 분위기를 상당히 잘 만든 게임입니다.
그래픽도 훌륭하니 금상첨화입니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제가 칭찬할 점입니다.
이 게임은 저를 상당히 실망시켰던 게임 중 하나입니다.

애초에 '심문유희'라는 제목부터가 에로게의 제목으로서 의미심장합니다.
평범한 탐정물에서 나오는 심문방식이 아닐 거라고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주인공이 탐정으로서 지닌 역량 문제입니다.
제가 기대한 건 뛰어난 추리력과 말빨을 지닌 주인공의 심문 스킬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H한 장면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내용이었어야죠.
다짜고짜 불쌍한 여자들 괴롭히면서 '어서 불어라'하는
고문 스킬이 출중한 탐정을 기대한 게 아니었습니다.

아예 대놓고 탐정이 변태 캐릭터였던 <노노무라병원사람들>의 주인공도
이렇게까지 나쁜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게임인 waffle사의 <야바이>나 <선악>같은 경우는,
대놓고 고문을 하는 게임이었고 더 심한 짓을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심문을 당하는 사람들은 가해자였습니다.
심문유희처럼 척봐도 불쌍한 캐릭터들을 괴롭힌 건 아니었죠.

탐정 캐릭터를 쓰레기로 묘사하거나,
아니면 심문당하는 캐릭터를 쓰레기로 묘사하거나,
그조차 아니라면 탐정의 심문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할 스토리를 만들었어야죠.
이도저도 아니다 보니,
멀쩡한 탐정이 불쌍한 여자를 별다른 이유도 없이 괴롭히는 게임이 되어 버렸습니다.

RED ZONE 회사의 성향상,
추리적인 측면보다 H적인 측면에 집중한 건
아쉽지만 그런대로 이해를 합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등장인물의 행동에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었어야죠.
제가 보기엔 주인공이 범인만큼이나 나쁜 놈이에요.



배드엔딩의 CG이기는 하지만 이게 제가 원하는 엔딩입니다.
대놓고 나쁜 놈 캐릭터였다면 이렇게까지 증오하지 않았을 겁니다.



총평하자면, 저는 미스테리물에는 깐깐한 편입니다.
위에는 지나가는 말로 대충 적었지만,
사실 실망했던 가장 큰 이유는
별로 미스테리물로서의 장점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선상 미스테리의 분위기를 이 정도로 살린 게임은 드물기는 합니다.
선상 미스테리의 맛만 보려고 한다면 적절한 게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18년 1월 14일 일요일

리뷰 : 비밀지령1919(1994/7/29, RED-ZONE)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밀지령1919>입니다.
'파소콘 파라다이스'라는 성인게임전문잡지의 독자 참가형 게임을
컴퓨터 게임화 시켰습니다.
성인 애니, 성인 만화에 이어 성인게임전문잡지의 한 코너까지
에로게화한 것입니다.


독자 참가형 게임이라는 건 저도 그렇고,
아마도 이 리뷰를 읽는 많은 분들도 생소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잡지에 부록되어 있는 엽서에 여러 행동 선택지가 있고,
독자는 이런 저런 선택을 해서 잡지사에 보내면,
잡지사에서는 그에 대한 결과값을 회신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지금 시점에서는
무슨 저런 불편한 짓을 하고 있나 싶지만,
옛날에는 꽤나 인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형식의 게임은 상당히 많았으며,
나름 유명한 작품인 <시스터 프린세스> 역시,
처음에는 이런 형식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비밀지령1919에 대해서인데,
이 게임은 그 중에서 좀 마이너한 게임이었는지,
남아있는 정보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독자가 참가했다는 건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RPG나 일반 어드벤처 게임이면 모를까,
성인게임을 독자가 어떻게 참가하라는 건지 상당히 의문입니다.
정확한 선택지를 고르면, 잡지사에서 야한 CG를 우편으로 보내주나요?



일단 PC게임인 비밀지령 1919에도 독자 참가형 게임에서 유래했다는 흔적이
어느정도 남아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는데 별 필요없어 보이는 스탯들이
조연들에게도 부여 되어 있습니다.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할 때는 이 스탯들을 다 어디에 쓰는지 의문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독자 참가형 게임에서 필요했던 것 같군요.



게임은 그냥 평범한 명령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캐릭터는 그럭저럭 봐 줄만 하지만
스토리는 별로 대단치 않습니다.



총평하자면, 제 관점에서는 대체 이 게임에 무슨 매력이 있어서
PC게임화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당시 독자 참가형 게임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있었다면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에게는 딱히 장점이 보이지 않는 게임이었습니다.

2018년 1월 7일 일요일

리뷰 : 쟝키로우(1994/2/25, RED-ZONE)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쟝키로우>는 특이할 점이 딱히 없는 탈의마작게임입니다.
지금은 동인 게임을 제외하면 1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장르이지만,
옛날에는 이런 게임이 엄청 많았습니다.
제가 리뷰한 탈의마작게임만 해도 몇 개나 됩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환상의 문', '수라의 문', '열혈의 문' 중
하나의 세계를 골라야 합니다.
하나의 문당 총 다섯 미소녀가 존재하여,
총 열다섯의 미소녀가 등장합니다.



각 세계 당, 개성있는 원화는 칭찬할 만합니다.
탈의마작 자체는 너무 평이해서 그다지 특색은 없지만,
당시 페어리테일 계열의 다양한 원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그 시절 잘나가던 회사의 규모를 알아볼 수 있다는 의의도 있습니다.



뭐, 마작은 그럭저럭 할만합니다.
캐릭터마다 난이도가 달라서 조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탈의마작답게 승리보상이 있습니다.
뻔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군요.



총평하자면, 탈의마작게임을 리뷰할 때마다 제가 하는 말이 있죠.
차라리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시리즈를 하시길 바랍니다.
아니면, F&C 계열의 게임인 <피아마작>도 나쁘지 않겠죠.

20년 전의 탈의마작게임을 굳이 꺼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