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Liberty>는 소프트웨어 자판기 TAKERU 전용 게임입니다.
<졸업사진/미키> 리뷰에서 TAKERU의 존재에 대해서만 잠깐 언급하기도 했는데,
자세히 설명하자면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를 파는 자판기입니다.
이 자판기는 컴퓨터 가게에 설치되어 있었고,
돈을 넣으면 전용회선을 통해 서버에 연결해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플로피 디스켓에 복사해서 구매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프린터도 내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명서를 인쇄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Liberty를 제작한 건 칵테일소프트였지만 Takeru에서 유통했기 때문인지
Liberty는 칵테일소프트 게임 목록에 빠져 있습니다.
순서 상으로 보면 <컁컁 바니>와 <맑은 뒤 대소동> 다음으로 나온
칵테일소프트에서도 가장 오래 된 게임 중의 하나입니다.
스토리는 거의 쓸모없을 정도로 비장한 SF 배경에서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갑자기 납치되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모험을 떠나죠.
간단히 설명하면 당시 유행하던 미니게임&야한 CG 게임입니다.
미니게임은 알카노이드 같은 벽돌깨기 게임입니다.
차이점은 특정 판에서는 미사일을 쏠 수도 있고,
보스전도 있다는 겁니다.
한 판 이길 때마다 오른쪽의 적이 왜인지 옷을 하나씩 벗고
다섯 판을 이겨 다 벗기면 다음 캐릭터로 넘어갑니다.
난이도는 이런 게임에 약한 제 기준으로는 꽤 높은 편인데
집중하면서 벽돌만 깨는 게임이 아니라 뭐가 막 계속 날라다니면서 방해를 합니다.
이어하기는 무한이니 근성만 있으면 깰 수 있습니다.
다만 다섯 목숨을 다 써버리고 이어하기를 하면 지금까지 깨부순 벽돌들이
다시 다 복구됩니다.
총평은 딱히 할게 없는 게임입니다. 별 거 없으니까요.
대신 다른 이야기를 해봅시다.
길었던 칵테일소프트의 게임 리뷰는 Liberty가 마지막입니다.
타이밍 좋게 엇그제 나온 <컁컁바니 프리미에르3>를 나중에 리뷰할 계획입니다만
일단 칵테일소프트의 고전 게임들은 계획에 없던
<하레노치> 시리즈와 <피아캐롯에 어서오세요>만 빼고 전부 리뷰했습니다.
F&C, 페어리테일 & 칵테일소프트입니다.
이 두 회사 및 계열사 게임을 리뷰하는 데에만 1년반이 걸렸습니다.
사실 아직도 계열사가 남아있어요.
아무튼 저는 F&C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 회사의 이름은
80년대에는 '유한회사 키라라', 90년대에는 'ides'였습니다.
F&C라는 이름은 2000년대에 조직이 개편되면서 만들어진 이름이죠.
저는 90년대 게임을 주로 리뷰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F&C라는 회사명 대신 ides라는 회사명을 썼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안 썼습니다. 일부러 안 썼죠.
왜냐하면 제 추억 속에서 이 회사는 F&C였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몰락한 F&C가 잘 나가던 시절의 게임따위
사실 아무도 관심없죠. 잘 알고 있습니다. 블로그 글 조회수도 얼마 안 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1년반씩이나 리뷰했습니다.
엘프, 앨리스소프트와 겨룰 수 있는 회사였던
F&C를 빼고는 90년대 에로게 역사를 논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칵테일소프트 리뷰는 이걸로 끝났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도 남아있는 F&C의 계열사,
'산타페'와 'FMC'의 게임들을 짧게 살펴 본 이후
마지막으로 <컁컁바니 프리미에르3>를 리뷰하고 다음 회사로 넘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