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마작 에로게를 리뷰할 때마다
저는 차라리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 시리즈를 하는 게 낫다고 꾸준히 말씀드렸죠.
드디어 이 시리즈에 대한 소개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리즈는 총 세 작품이 있는데
1편은 아직 미비한 부분이 많아 추천할만한 게임은 못 됩니다만,
그래도 첫 편이라는 의의가 있는 게임입니다.
마작을 플레이해서 등수를 가리고,
플레이어보다 등수가 낮은 캐릭터는 옷을 벗는다는 단순한 룰이죠.
2등은 모에코, 3등은 이사쿠, 4등은 에리입니다.
모에코와 에리에게는 4/4라는 표시가 있는데
이건 옷 4장 중에 4장을 전부 입고 있다는 뜻입니다.
플레이어는 모에코 혹은 에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플레이어보다 등수가 하나 낮은 모에코는 1장을 벗고
꼴찌인 에리는 3장을 벗습니다.
효율적으로 봤을 때는 에리를 선택해야겠죠.
여기까지가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 시리즈의 기본 룰입니다.
제가 늘 이 게임을 추천해 온 이유는
마작 에로게 중에서 이보다 인터페이스가 편리한 게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임이 단순하게 설계되어 있어
쾌적하게 마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죠.
맵 화면에서 주인공을 조작하여 건물로 들어가면 그냥 마작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공통으로 건물마다 일단 남성 캐릭터 셋을 먼저 이겨야 합니다.
플레이어보다 순위가 낮은 남성 캐릭터를 제거하면
그 빈자리에 여성 캐릭터를 채워 넣을 수가 있는 시스템입니다.
난이도 조정을 위해서인지 게임이 말도 안 되는 사기를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스크린샷을 찍기 위해서 게임 시작하자마자 첫 판을 돌렸는데
첫 판만에 '인화'가 떠버렸습니다.
이사쿠는 게임 시작하자마자
마이너스 32000점 먹고 바로 아웃되어 버렸네요.
'천화', '지화', '인화', '더블리치' 같은 게 나오는 확률이
너무 높은 것 같아요.
옛날에 '천화', '지화'를 얻어 맞을 때마다 스크린샷을 찍어 뒀는데
지금은 다 잃어 버렸습니다.
무려 '천화' + '구련보등'입니다.
'천화'의 경우는 처음 받은 패로 역이 성립되었다는
말도 안 되는 운빨로 성립하는 패입니다.
저는 나름 오랜 마작 경력에도 단 한 번도 성공해 본 적이 없죠.
모 위키의 설명으로는 '하늘이 내린 패'라고 합니다.
모 위키의 설명으로는 '하늘이 내린 패'라고 합니다.
'구련보등'은 설명하기 좀 복잡한데
아무튼 무시무시하게 나올 확률이 적은 역이죠.
저는 아예 이걸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모 위키의 설명으로는
'일본 마작계에서는 구련보등으로 화료하면 모든 운을 다 써버려 죽는다는 도시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그 어려운 두 개가 동시에 터진 거에요.
처음에 그냥 받은 패가 '구련보등'이라니 이게 사기가 아니고 뭡니까?
이런 미친 경우가 많이 나오는 건 아닌데,
그래도 게임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제 기분탓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짜증이 쌓이는 도중에 이런 대박 사기를 당하면
저도 모르게 감정이 폭발할 때가 있죠.
이 게임의 기본적인 공략법은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계속 시도하다 보면 결국 깬다는 겁니다.
양심적으로 꼴찌하면 집에서 혼자 옷을 벗는 게이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시간적 손해를 제외하면 그다지 손해가 없죠.
아무리 사기를 쳐도 굴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도 평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게임이지만
이번에는 리뷰 때문에 세 편을 내리 플레이하다 보니 좀 지쳤던 것 같습니다.
애초에 그렇게까지 이 악물고 할 게임은 아닙니다.
팬디스크잖아요.
엘프 사가 자랑하는 게임 캐릭터들 중에서도
올스타라고 부를만한 캐릭터들을 모아서 만든 게임인 거죠.
올스타급의 게임과 캐릭터들이 잘 선정되었는지
골수 엘프빠인 어디 한 번 제가 검증을 해 보겠습니다.
우선 <워즈 워스>입니다.
이 시기에 리메이크가 발매되기도 했고,
리메이크의 판매량도 엄청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엘프 사의 RPG중에서도 캐릭터와 스토리가 돋보이는 게임으로
올스타에 선정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캐릭터는 샤론, 니나, 뮤인데
애초에 원작에서의 히로인은 이 셋 뿐이었죠.
다른 캐릭터가 나올 여지가 없는 게임입니다.
<동급생2>가 올스타가 될 수 없다면
그 어떤 에로게가 올스타에 선정될 수 있겠습니까?
캐릭터는 이즈미, 사쿠라코, 유이가 등장했습니다.
사쿠라코야 스토리도 좋고 저도 좋아하는 캐릭터이며,
유이는 저에게는 아쉬운 캐릭터였으나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훌륭한 캐릭터죠.
근데 이즈미는 글쎄요.
딱히 누가 나왔어야 된다고 생각나는 캐릭터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동급생2>의 인상깊은 캐릭터를 꼽을 때,
이즈미를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요.
개인적으로 이즈미는 아쉬운 선정입니다.
<동급생2> 캐릭터의 절반을 뽑는다고 해도 저는 이즈미를 안 뽑을 것 같네요.
너무나도 당연히 올스타에 들어갈 게임입니다.
캐릭터는 미코, 레이코, 미즈호인데
개인적으로 미코는 그다지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하지만, <하급생>에서 쓰리톱을 뽑는다고 하면
저도 미코가 세 번째로 생각날 것 같아요.
시리즈 사상 가장 저를 슬프게 하는 게임 선정이죠.
<유작> 너무나도 훌륭한 게임이죠.
<취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로게입니다.
어떻게 이 둘이 합쳐져서 나올 수가 있죠?
게임 평가로 보나, 인기로 보나 이런 취급을 받을 게임이 아니잖아요.
캐릭터가 약하다고 생각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이 두 게임만 합쳐서 세 명의 캐릭터가 선정되었습니다.
<유작>의 미유키, <취작>의 모에코와 에리죠.
<유작>에서 딱 한 명만 고르라고 하면 당연히 미유키입니다.
<취작>에서는 당연히 제 영원한 최애캐 에리죠.
개인적으로는 <유작>의 리카와 <취작>의 치아키가 별로인데
그 외에는 모에코든 누구든 납득했을 것 같습니다.
각각 세 명씩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엘프 사의 게임 중에서 가장 올스타로 뽑힐 일이 없는 게임 중 하나죠.
아마도 2군 올스타를 뽑는다고 해도 뽑힐까 말까할 게임일 겁니다.
아직도 좋은 게임들이 한참 남았는데
하필 이 게임이 마작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올스타로 선정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가 하나 있는데,
심지어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은 <쟝JAKA쟝>을 중심에 두고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겁니다.
선정된 캐릭터는 무려 10명입니다.
게다가 제가 예전에 쓴 리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미즈키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은 모두 단역이에요.
<유작>, <취작>은 합쳐서 세 명인데
<쟝JAKA쟝>은 단역까지 열 명입니다.
게다가 그런 미미한 게임의 단역 캐릭터들에게
이 게임은 더 많은 정성을 들였습니다.
옷을 벗는데 포즈 한 번 바뀌지 않습니다.
이후 시리즈는 옷을 벗는 애니메이션이라도 삽입되지만 1편의 경우는 그런 것도 없죠.
게다가 옷을 다 벗는다고 해도 H씬도 없습니다.
옷 벗고 끝이에요.
시리즈 첫 작품이니까 이해 못할 건 아닙니다.
이후 시리즈에서 많이 개선이 되는 점이죠.
옷을 벗을 때마다 포즈도 바뀌고, 마지막에 H씬도 있어요.
<쟝JAKA쟝> 이것만요.
게임도 대단치 않고, 캐릭터들은 전부 단역인 이것만요.
<쟝JAKA쟝> 물론 그렇게 나쁜 게임은 아니고,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근데 <동급생2>, <하급생> 모아 놓고 이건 아니잖아요.
올스타전에 2군 후보 선수가 나와서 경기를 하고
1군 올스타들은 벤치에서 응원만 하고 있는 격입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 외에 마작으로 포인트를 모아서
화면 보호기 영상이나 효과음 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옛날 게임 팬디스크에는 이런 것들이 많았죠.
컴퓨터를 켜고 윈도우가 실행되면 효과음이 울리는데
그 효과음이 캐릭터 보이스로 대체되는 겁니다.
윈도우에 장난질을 많이 치는 시기였죠.
참고로 상점의 점원들은 <리프레인 블루>의 캐릭터들입니다.
상품들이 꽤 많기 때문에 전부 구매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포인트를 모아야 하고,
캐릭터를 다 벗기고도 한참동안이나 마작을 쳐야 합니다.
하지만 세이브, 로드 꼼수를 안 막아뒀기 때문에
사실상 50만 포인트정도만 있어도 충분히 모든 걸 구매할 수 있죠.
괴상한 팬디스크를 만드는 시도를 많이 했던 엘프 사였는데
이 시리즈 등장 이후로는 그런 시도가 많이 줄어 들었죠.
마작 게임으로서도 훌륭합니다.
마작에 에로게로 입문하고 싶다는 분들께는
언제나 이 시리즈를 추천해 왔습니다.
다만, 2편이나 3편이 더 화려하고 편리하기 때문에
1편은 그렇게 추천할만한 게임이 아닙니다.
<동급생2>, <하급생>, <유작> 등의 캐릭터가
이렇게 허무하게 소모된 점이 아쉬울 따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