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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7일 일요일

리뷰 :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2000/3/30,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마작 에로게를 리뷰할 때마다
저는 차라리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 시리즈를 하는 게 낫다고 꾸준히 말씀드렸죠.
드디어 이 시리즈에 대한 소개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리즈는 총 세 작품이 있는데
1편은 아직 미비한 부분이 많아 추천할만한 게임은 못 됩니다만,
그래도 첫 편이라는 의의가 있는 게임입니다.



정말 당연하게도 마작 게임입니다.
마작을 플레이해서 등수를 가리고,
플레이어보다 등수가 낮은 캐릭터는 옷을 벗는다는 단순한 룰이죠.



플레이어가 1등을 한 상황입니다.
2등은 모에코, 3등은 이사쿠, 4등은 에리입니다.
모에코와 에리에게는 4/4라는 표시가 있는데
이건 옷 4장 중에 4장을 전부 입고 있다는 뜻입니다.

플레이어는 모에코 혹은 에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플레이어보다 등수가 하나 낮은 모에코는 1장을 벗고
꼴찌인 에리는 3장을 벗습니다.
효율적으로 봤을 때는 에리를 선택해야겠죠.

여기까지가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 시리즈의 기본 룰입니다.


제가 늘 이 게임을 추천해 온 이유는
마작 에로게 중에서 이보다 인터페이스가 편리한 게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토리같은 게 없고 다짜고짜 마작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게임이 단순하게 설계되어 있어 
쾌적하게 마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죠.



맵 화면에서 주인공을 조작하여 건물로 들어가면 그냥 마작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공통으로 건물마다 일단 남성 캐릭터 셋을 먼저 이겨야 합니다.
플레이어보다 순위가 낮은 남성 캐릭터를 제거하면
그 빈자리에 여성 캐릭터를 채워 넣을 수가 있는 시스템입니다.



난이도 조정을 위해서인지 게임이 말도 안 되는 사기를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스크린샷을 찍기 위해서 게임 시작하자마자 첫 판을 돌렸는데
첫 판만에 '인화'가 떠버렸습니다.
이사쿠는 게임 시작하자마자
마이너스 32000점 먹고 바로 아웃되어 버렸네요.

'천화', '지화', '인화', '더블리치' 같은 게 나오는 확률이
너무 높은 것 같아요.
옛날에 '천화', '지화'를 얻어 맞을 때마다 스크린샷을 찍어 뒀는데
지금은 다 잃어 버렸습니다.



이번에 플레이한 것 중 가장 큰 사기를 당한 장면입니다.
무려 '천화' + '구련보등'입니다.

'천화'의 경우는 처음 받은 패로 역이 성립되었다는
말도 안 되는 운빨로 성립하는 패입니다.
저는 나름 오랜 마작 경력에도 단 한 번도 성공해 본 적이 없죠.
모 위키의 설명으로는 '하늘이 내린 패'라고 합니다.

'구련보등'은 설명하기 좀 복잡한데
아무튼 무시무시하게 나올 확률이 적은 역이죠.
저는 아예 이걸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모 위키의 설명으로는 
'일본 마작계에서는 구련보등으로 화료하면 모든 운을 다 써버려 죽는다는 도시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그 어려운 두 개가 동시에 터진 거에요.
처음에 그냥 받은 패가 '구련보등'이라니 이게 사기가 아니고 뭡니까?


이런 미친 경우가 많이 나오는 건 아닌데,
그래도 게임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제 기분탓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짜증이 쌓이는 도중에 이런 대박 사기를 당하면
저도 모르게 감정이 폭발할 때가 있죠.



이 게임의 기본적인 공략법은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계속 시도하다 보면 결국 깬다는 겁니다.
양심적으로 꼴찌하면 집에서 혼자 옷을 벗는 게이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시간적 손해를 제외하면 그다지 손해가 없죠.
아무리 사기를 쳐도 굴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도 평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게임이지만
이번에는 리뷰 때문에 세 편을 내리 플레이하다 보니 좀 지쳤던 것 같습니다.


애초에 그렇게까지 이 악물고 할 게임은 아닙니다.
팬디스크잖아요.

엘프 사가 자랑하는 게임 캐릭터들 중에서도
올스타라고 부를만한 캐릭터들을 모아서 만든 게임인 거죠.

올스타급의 게임과 캐릭터들이 잘 선정되었는지
골수 엘프빠인 어디 한 번 제가 검증을 해 보겠습니다.



우선 <워즈 워스>입니다.
이 시기에 리메이크가 발매되기도 했고, 
리메이크의 판매량도 엄청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엘프 사의 RPG중에서도 캐릭터와 스토리가 돋보이는 게임으로
올스타에 선정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캐릭터는 샤론, 니나, 뮤인데 
애초에 원작에서의 히로인은 이 셋 뿐이었죠.
다른 캐릭터가 나올 여지가 없는 게임입니다.



<동급생2>입니다. 말이 필요없죠.
<동급생2>가 올스타가 될 수 없다면
그 어떤 에로게가 올스타에 선정될 수 있겠습니까?

캐릭터는 이즈미, 사쿠라코, 유이가 등장했습니다.
사쿠라코야 스토리도 좋고 저도 좋아하는 캐릭터이며,
유이는 저에게는 아쉬운 캐릭터였으나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훌륭한 캐릭터죠.

근데 이즈미는 글쎄요.
딱히 누가 나왔어야 된다고 생각나는 캐릭터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동급생2>의 인상깊은 캐릭터를 꼽을 때,
이즈미를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요.

개인적으로 이즈미는 아쉬운 선정입니다.
<동급생2> 캐릭터의 절반을 뽑는다고 해도 저는 이즈미를 안 뽑을 것 같네요.



<하급생>입니다. <동급생2>와 마찬가지죠.
너무나도 당연히 올스타에 들어갈 게임입니다.

캐릭터는 미코, 레이코, 미즈호인데
개인적으로 미코는 그다지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하지만, <하급생>에서 쓰리톱을 뽑는다고 하면
저도 미코가 세 번째로 생각날 것 같아요.



<유작>과 <취작>입니다.
시리즈 사상 가장 저를 슬프게 하는 게임 선정이죠.

<유작> 너무나도 훌륭한 게임이죠.
<취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로게입니다.
어떻게 이 둘이 합쳐져서 나올 수가 있죠?
게임 평가로 보나, 인기로 보나 이런 취급을 받을 게임이 아니잖아요.

캐릭터가 약하다고 생각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이 두 게임만 합쳐서 세 명의 캐릭터가 선정되었습니다.
<유작>의 미유키, <취작>의 모에코와 에리죠.

<유작>에서 딱 한 명만 고르라고 하면 당연히 미유키입니다.
<취작>에서는 당연히 제 영원한 최애캐 에리죠.

개인적으로는 <유작>의 리카와 <취작>의 치아키가 별로인데
그 외에는 모에코든 누구든 납득했을 것 같습니다.
각각 세 명씩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쟝JAKA쟝>입니다.
엘프 사의 게임 중에서 가장 올스타로 뽑힐 일이 없는 게임 중 하나죠.
아마도 2군 올스타를 뽑는다고 해도 뽑힐까 말까할 게임일 겁니다.

아직도 좋은 게임들이 한참 남았는데 
하필 이 게임이 마작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올스타로 선정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가 하나 있는데,
심지어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은 <쟝JAKA쟝>을 중심에 두고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겁니다.

선정된 캐릭터는 무려 10명입니다.
게다가 제가 예전에 쓴 리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미즈키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은 모두 단역이에요.
<유작>, <취작>은 합쳐서 세 명인데
<쟝JAKA쟝>은 단역까지 열 명입니다.

게다가 그런 미미한 게임의 단역 캐릭터들에게
이 게임은 더 많은 정성을 들였습니다.



<워즈 워스>의 샤론이 옷을 벗는 장면입니다.
옷을 벗는데 포즈 한 번 바뀌지 않습니다.
이후 시리즈는 옷을 벗는 애니메이션이라도 삽입되지만 1편의 경우는 그런 것도 없죠.
게다가 옷을 다 벗는다고 해도 H씬도 없습니다.
옷 벗고 끝이에요.

시리즈 첫 작품이니까 이해 못할 건 아닙니다.
이후 시리즈에서 많이 개선이 되는 점이죠.



문제는 <쟝JAKA쟝>은 예외라는 점입니다.
옷을 벗을 때마다 포즈도 바뀌고, 마지막에 H씬도 있어요.
<쟝JAKA쟝> 이것만요.
게임도 대단치 않고, 캐릭터들은 전부 단역인 이것만요.

<쟝JAKA쟝> 물론 그렇게 나쁜 게임은 아니고,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근데 <동급생2>, <하급생> 모아 놓고 이건 아니잖아요.

올스타전에 2군 후보 선수가 나와서 경기를 하고
1군 올스타들은 벤치에서 응원만 하고 있는 격입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 외에 마작으로 포인트를 모아서 
화면 보호기 영상이나 효과음 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옛날 게임 팬디스크에는 이런 것들이 많았죠.
컴퓨터를 켜고 윈도우가 실행되면 효과음이 울리는데
그 효과음이 캐릭터 보이스로 대체되는 겁니다.
윈도우에 장난질을 많이 치는 시기였죠.

참고로 상점의 점원들은 <리프레인 블루>의 캐릭터들입니다.


상품들이 꽤 많기 때문에 전부 구매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포인트를 모아야 하고, 
캐릭터를 다 벗기고도 한참동안이나 마작을 쳐야 합니다.

하지만 세이브, 로드 꼼수를 안 막아뒀기 때문에
사실상 50만 포인트정도만 있어도 충분히 모든 걸 구매할 수 있죠.



총평하자면, 이후 엘프 사 팬디스크의 규격을 만든 게임입니다.
괴상한 팬디스크를 만드는 시도를 많이 했던 엘프 사였는데
이 시리즈 등장 이후로는 그런 시도가 많이 줄어 들었죠.

마작 게임으로서도 훌륭합니다.
마작에 에로게로 입문하고 싶다는 분들께는
언제나 이 시리즈를 추천해 왔습니다.

다만, 2편이나 3편이 더 화려하고 편리하기 때문에
1편은 그렇게 추천할만한 게임이 아닙니다.
<동급생2>, <하급생>, <유작> 등의 캐릭터가 
이렇게 허무하게 소모된 점이 아쉬울 따름이죠.

2022년 2월 20일 일요일

리뷰 : AV킹(2)(2006/1/27,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AV킹>은 난이도가 매우 높은 게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번 리뷰에서 <AV킹>의 AV 촬영 방법에 관련한 이야기를 했는데
AV 촬영 당일날 연기력이나 콤보 조합 등을 신경써야 하긴 하지만
사실 당일날 할 수 있는 건 많이 한정적이었죠.
진짜로 신경써야 할 것은 AV를 촬영하지 않는 두 달동안의 행동입니다.



토요일, 일요일마다 낮, 밤 두 번씩, 즉 일주일에 네 번 행동할 수 있습니다.
한 달은 4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두 달동안 촬영하는 주를 빼고 총 7주동안 활동해야 하죠.

4 X 7 = 28.
결국 이 28번의 행동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이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하는 비법입니다.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많이 헤메는 부분도 이 파트입니다.
갈 수 있는 장소는 엄청나게 많은데
그 어디를 가도 아무 성과가 없이 돌아다니기만 할 뿐인 거죠.
힌트는 전혀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
플레이어에게 무슨 목적조차 정해주지 않아요.



이곳 저곳을 이동해도 아무 성과가 없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이 게임이 조연 캐릭터 하나하나에까지 
호감도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 앞치마를 두른 아저씨는 AV 가게 점장님입니다.
두 달 동안의 AV 동향을 파악해서
주인공이 무슨 AV를 찍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이죠.

근데 처음에는 그 중요한 정보를 안 알려줍니다.
호감도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심지어 그런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저 아저씨의 호감도를 올려야 한다는 것조차 알려주지 않아요.
대화를 하면 '점장의 호감도가 5 올랐다'는 이야기는 나오는데
이 호감도를 뭐에 쓰는지도 안 알려주고,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도 안 알려 줍니다.

게임 내의 모든 정보가 이런 식입니다.
안 그래도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효율적인지 전혀 알려주지 않죠.



다양한 ㅊ위를 습득하는 법을 살펴 봅시다.
우선 주인공의 집에서 미야코와 H를 많이 해야합니다.
밤에는 부모님이 집에 계시기 때문에 반드시 낮에 해야 하죠.

아무튼 이런 식으로 레벨3의 체ㅇ까지는 습득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을 습득 못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죠.



새로운 기술을 더 습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인공의 친구들에게서 한 친구의 아버지가 AV 매니아였다는 정보를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잡담 수준의 정보도 쉽게 알려주지 않아요.
왜냐하면 친구들의 호감도를 20까지 올려야 하기 때문이죠.



그 다음은 오디오 담당에게서 전설의 AV가 있다는 정보를 들어야 합니다.
역시 호감도를 20까지 올려야만 알려주죠.

이렇게 전설의 AV의 정보를 듣고,
비디오 가게에서 그 AV를 구하기 힘들다는 정보를 들은 후,
아버지가 매니아인 친구에게서 그 AV를 빌리고,
그 AV를 집에서 4번을 감상하고 나서야
비로소 ㅊ위 기술을 마스터할 수 있는 겁니다.


남자들 호감도까지 올려야 하는 게 귀찮은 것과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한 것까지는 그렇다 칩시다.
근데, 체ㅇ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 친구와 오디오 담당을 만나야 한다?
이걸 대체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들인데요.



결국 이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은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있는데
그 등장인물들이 뭐에 어떻게 필요한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모든 동네 사람들의 호감도를 전부 올리면서 알아 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뿐만이라면 게임이 너무 쉽겠죠.
그래서 낮과 밤, 토요일과 일요일의 이벤트가 다릅니다.
어떤 캐릭터가 언제 어디에 등장하는지도 알기 힘들고,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맞춰야 하는 이벤트도 많습니다.

장소나 인물이 등장하는 조건까지도 복잡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그런 장소, 인물들이 존재조차 모르고 게임 오버 당할 수도 있죠.



더 큰 문제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죠.
존재하는 모든 기술들을 습득하는 건 절대 불가능합니다.
기술은 많고 시간은 적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써도 모든 기술을 얻을 수 없어요.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게임을 오래하신 분들은 
어떤 기술이 효율적이고, 어떤 조합으로 기술을 얻어야 하는가를 아는 것뿐이죠.



이 게임은 의도적으로 어렵게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다른 엘프 사의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무수한 플레이를 통해서 게이머가 방법을 찾도록 만들어진 게임이죠.

그걸 감안해도 난이도가 지나쳤던 것은 맞습니다.
회차 플레이를 거듭하면 누적되는 요소가 있다든가
아니면 힌트가 점점 늘어나는 방식이었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지만
그냥 맨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우는 방법 밖에 없도록 게임을 만들었죠.



이런 어려운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초보 AV 배우인 주인공이 개성있는 업계 관계자들과 교류한다는 구성은 너무 좋았습니다.
도움을 받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고, 인정받기도 하는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종류를 보여 주죠.



라이벌 회사가 갑자기 등장하기도 하고,
괴도가 나타나서 번 돈을 훔쳐가기도 하는 등
희한한 이벤트도 많이 일어납니다.

등장인물도 많아서 난이도는 짜증나기도 하지만
그만큼 다채로운 이벤트가 있어 즐길거리가 많습니다.



난이도도 계속 반복해서 요령만 잡으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기술이 많다고 하지만 그건 수집용 반복 작업으로 어려운 거고,
연기력과 상스러운 말, 기본만 익혀두면 게임 오버 당할 걱정은 없어요.
오히려 돈은 넘쳐 나는데 쓸 곳이 별로 없어서 걱정입니다.

위 장면은 1년이 지나 주인공이 AV를 찍은 게 들켜서
퇴학당하고 부모님에게도 의절당한 장면입니다.
분노한 주인공이 애초에 1억이나 버는 게 말이 되냐고 감독에게 따지는 장면인데
지금 잔고가 2억인데요? 



두 달 후, 주인공 아버지가 AV회사에 따지러 옵니다.
이 때 주인공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데,
사실 마냥 화만 내러 온 것은 아니고
어떻게든 돈 끌어 모아서 150만엔을 모아 주인공에게 전해주러 온 거죠.

감동적인 장면이기는한데 저 2억 있다니까요?
이런 식으로 스토리가 이상해지는 문제 때문에
버는 액수에 제한을 좀 두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AV 촬영의 다양함은 아쉬웠지만
이벤트의 다양함으로 재미를 주는 게임입니다.

패러디가 굉장히 많은 게임인데 이해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꼭 패러디를 몰라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가 됩니다.

게임 난이도만 조금 낮았다면 좋았겠지만
수많은 파고 들기 요소는 당시 엘프사 게임의 필수 요소였습니다.
오히려 의미없이 고생만 시켰던 다른 게임들에 비해,
여러 가지 패턴들이 돋보이는 게임입니다.

2022년 2월 14일 월요일

리뷰 : AV킹(1)(2006/1/27,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AV킹>은 AV 제작 어드벤처+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 제대로 된 구색이 갇춰진 AV 관련 시뮬레이션 게임은
이 AV킹이 유일합니다.
예전에 리뷰했던 <VENUS>나 
할 얘기가 없어서 리뷰를 포기한 <AV탄생>같은 게임은
AV를 소재로 하는 척만 했던 게임일 뿐 대체적으로 애매했죠.

AV를 보면서 '내가 AV를 찍어도 저거보다는 잘 찍겠다'는 생각.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생각일까요?
적어도 저는 단 한 번도 안 해봤습니다. 
'차라리 내가 에로게를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었지만요.

아무튼 이 시뮬레이션 게임은 그런 남자들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게임인 겁니다.
과연 성공했을까요? 한 번 살펴 봅시다.



일단 프롤로그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 세이쥬로는 전학생인 미야코에게 반해 고백을 결심합니다.
미야코는 주인공이 고백할 걸 눈치라도 챘는지 갑자기 등교 거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그런 이유는 아니었고,
사실 야반도주를 한 미야코 아버지가 진 빚 천만엔때문에 야쿠자랑 얽히게 된 겁니다.
아버지가 빌린 돈은 30만엔이라는데 
이율이 얼마길래 천만엔이 됐는지 날강도들이 따로 없습니다.
생각해 보니, 야쿠자는 그냥 날강도가 맞네요.

아무튼 부모도 없는 미야코가 천만엔이나 되는 빚을 갚을 능력이 있을리 없고,
야쿠자는 미야코를 뒷세계 비디오에 출연시키려고 합니다.
주인공이 싸워 보지만 현직 야쿠자 앞에서 택도 없는 짓이었고
개같이 두들겨 맞기만 합니다.



입원한 주인공에게 야쿠자 두목과 함께
한 남자가 찾아오는데 바로 AV감독입니다.
AV감독은 뒷세계의 비합법 비디오보다는 그나마 처지가 괜찮은,
합법적인 AV회사인 자신들과 계약해서 미야코를 구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미야코가 다른 남자에게 안기는 것이 싫다면
주인공이 직접 AV 남자 배우가 되어 미야코와 함께 AV를 찍으면 된다는 거죠.
감독은 사실 이런 복잡한 배경의 AV배우 따위는 섭외하고 싶지 않았지만
미야코를 좋아하는 주인공을 보고 파격적인 기회를 준 겁니다.

고민 끝에 주인공은 미야코에게 고백을 하고,
미야코와 같이 AV 배우가 될 것을 결심합니다.



그리하여 계약을 하게 된 주인공은 이제 채무 당사자가 되었습니다.
AV를 찍어서 16개월만에 1억엔을 갚지 못한다면
주인공은 스너프 필름에 사망자 역할로 출연하는 신세가 될 것이랍니다.
근데 빚 천만엔 아니었나요? 그새 열 배가 되었습니다.
비열한 야쿠자놈들 이율이 장난 아닙니다. 
심지어 이것도 감독 얼굴을 봐서 많이 깎아 준 거랍니다.

"도망치면 반드시 찾아내서 죽인다.
물론 기한 내에 변제할 수 없으면 죽인다.
1억에 1엔만 부족해도 죽인다.
변호사와 상담해도 죽인다.
경찰에 신고해도 죽인다.
울며 불며 해도 죽인다."

계약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주인공을 위협하는 야쿠자 두목입니다.
융통성이 없어도 어떻게 이렇게 없을 수가 있을까요?

다른 건 몰라도 1엔만 부족해도 죽인다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30만엔 빌려주고 9999만9999엔 받는 건데요?
게다가 16개월만에 그 정도 벌 정도의 실력자면 
한 편만 더 찍으라고 기회줄 수 있잖아요.
1엔에 이자 붙어봤자 10엔일텐데 그 정도는 금방 갚죠.


아무튼 이런 프롤로그로
미야코와 힘을 합쳐 AV를 찍고 1억엔 채무 변제를 목표로 하는 게임입니다. 



우선 두 달 동안은 맵에서 장소를 선택하여 이동하는
어드벤처 스타일로 진행됩니다.
여기에 관해서는 다음 리뷰에서 설명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촬영 스탭이나 업계 관계자도 좀 만나고 동네 구경도 하다 보면
어느새 AV 촬영일이 다가 옵니다.



1250장 판매가 손익분기점이라고 합니다.
촬영 비용이 올라가면 손익 분기점도 올라 가지만
이번에는 돈 드는 촬영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아쉽게도 미야코가 가진 스킬도 얼마 없기 때문에 찍을 수 있는 씬이 한계가 있습니다.
얼마 안 되는 스킬로 조합을 짜야 합니다.
제 계획은 
'인터뷰-일상적인 모습-프렌치 키스-탈의-기타 H씬-마무리'입니다.

신인 배우답게 일상적인 청순함을 보여 주고,
가볍게 키스 등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옷 벗고 H한다는 계획이죠.

애초에 콘티를 왜 남자 배우인 주인공이 짜는지 의문이긴 합니다.
감독은 '네 목숨이 달린 일이니까, 네가 선택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하는데
프로가 알아서 해 주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요?



감독이 대부분을 지휘할지, 카메라만 카매라맨이 알아서 해 줄지,
아니면 모두 플레이어가 조작할지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촬영은 망했습니다.
저는 키스를 먼저 하고 옷을 벗는 콘티를 짰는데
얘네들이 알몸으로 키스를 하지 뭡니까?

그러게 감독이 콘티를 짰어야죠. 최소한 조언이라도 해 주던지요.
옷 벗고 키스하다가 어느 순간 옷 입고 다시 옷을 벗는 걸 보고도
감독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멀쩡한 AV가 개그물이 됐잖아요.



참담한 성적표입니다. 188만엔밖에 못 벌었네요.

사실 좀 당황했는데 
리뷰 스샷용으로 죄다 스킵하면서
스킬 하나도 안 배우고, 촬영도 개판으로 해서 망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벌었습니다.
옛날에는 꼴랑 4만엔 번 적도 있고 오히려 적자 본 적도 있었는데요.
설마 개그가 먹힌 걸까요?



촬영에 대해 좀 더 살펴 보겠습니다.
일단 촬영을 시작하기에 앞서 조명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ㄴㅇ물을 촬영할 때는 조명을 좀 더 어둡게 하는 등의 조정을 할 수 있는데
조명을 어떻게 조정하든 매상에 영향은 없다고 합니다.
취향껏 조정하는 게 아니라면 무시해도 상관없죠.

현장 텐션도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텐션이 너무 낮으면 휴식을 해서 텐션을 높여 줄 필요가 있죠.
촬영 스탭들은 죄다 프로들인데
이걸 아마추어인 주인공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촬영 도중에 마음에 안 들면 OK를 하지 않고
컷을 외쳐 촬영을 잠시 중지할 수 있습니다.
배우의 표정을 바꾸거나 연기를 능숙하게 해달라고 주문할 수 있죠.
주문한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특히, 스킬이 미숙할 때는 연기에 몰입 좀 하라고 그렇게 요청을 해도
계속 국어책 읽기만 하죠.



촬영을 카메라맨에게 맡기지 않으면
카메라 줌인, 줌아웃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고
화면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촬영을 카메라맨에게 맡기거나 감독에게 전적으로 맡기면,
카메라맨이 의미없이 화면을 마구 이동하면서 엄청 산만하게 촬영을 합니다.
내 AV를 망치려고 작정을 했나 의심이 들 정도에요.



반면에 플레이어는 정확한 포인트만을 잡아서 촬영을 합니다.
타이밍에 맞춰 제대로 포인트를 잡는다면 '나이스샷'이라는 칭찬도 나옵니다.
나이스 샷이 많이 뜰수록 더 높은 매상을 기록할 수 있죠.

하지만 이 기능은 초보들에게 위험한 함정입니다.
나이스 샷을 찍는 게 쉽지도 않고 별 재미도 없는 건 둘째치고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한 씬을 찍는데 3분 이상 걸릴 수도 있고,
8배속 스킵을 써도 30초 넘게 걸릴 수도 있습니다.



감독에게 전적으로 맡기면, 플레이어는 조건만 충족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1초만에 OK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수 있죠.

나이스샷에 비해서 매상은 덜 나오는 것 같지만
들이는 시간에 비해서 효율은 이쪽이 압도적입니다.
촬영에 들일 시간을 다른 방법에 투자해서
매상을 올리는 편이 훨씬 이득이죠.
H씬을 꼭 보고 싶다면 감독에게 맡겨서는 안 되지만
시뮬레이션 게임에 집중하고 싶다면 직접 촬영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AV씬은 상당히 많이 늘어납니다.
도구 활용도 있고, SM도 있고, 스카X로지도 있고, 
남성 조연들을 고용해서 윤X 장면도 찍을 수 있죠.
노말AV도 있고, ㄴㅇ물AV를 찍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같은 씬이라도 노말씬과 ㄴㅇ씬이 따로 있는 게 마음에 듭니다.

이런 씬을 자연스럽게 잘 조합해서 
'콤보'를 완성시키면 매상이 늘어나게 됩니다.


AV킹은 대충 이런 방식으로 AV를 촬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플레이어가 정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이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이 게임이 제 취향에 맞았느냐 하면,
답은 '아니오'입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기획' 단계에서의 자유도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이 게임의 어드벤처 부분을 제외하고 촬영 시뮬레이션 부분만 보면,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건
콘티를 짜고, 현장 상황을 조율하고,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뿐입니다.

이 중 카메라 워크나 조명 부분은 의미나 재미가 없다고 말씀드렸고,
현장 상황 조율 역시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남은 건 콘티를 짜는 것뿐인데,
다양한 씬을 조합하고, 순서를 정하는 건 나름 재미있지만
큰 틀에서 컨셉을 정할 수 없으니 
결국은 비슷비슷한 스타일의 AV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메이드복이나 간호사복, 바니걸 같은 코스튬은 전혀 없고,
촬영 장소는 아예 정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제한적이고,
다른 여배우를 등장시키는 경우도 없는데
저는 이런 걸 정할 수 있는 AV 제작 게임을 원했던 겁니다.
큰 틀에서 주제를 정하고, 스토리를 정하고, 컨셉을 정하는
다양한 기획을 할 수 있는 게임이요.


H씬의 정X위, 후X위 등의 체X만 해도 16개나 있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콘티를 조합할 수 있는데
이런 X위의 다양성은 제가 원하는 다양성이 아니에요.
제가 볼 때는 큰 차이 없이 다 똑같은 장면들입니다.
게임 내의 콤보, 매상을 위한 다양성이지
제가 촬영하고 싶은 AV를 위한 다양성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게임은 난이도의 문제로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수많은 AV를 찍어야 하는 게임인데
이런 다양성의 부족은 치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고,
콘티를 짜는 행위나 카메라 워크에 재미를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죠.
다만,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
AV킹은 AV를 직접 제작한다는 소망을 실현시켜 준 게임은 아니라고 평가하겠습니다.


근데 놀랍게도 저는 이 게임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 게임의 메인인 시뮬레이션이 저와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제가 생각하는 이 게임의 매력이 무엇이냐.
그에 대한 이야기는 리뷰 2편으로 미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