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94년도에 발매된 <레슬엔젤스SPECIAL>입니다.
GREAT에서 발매된 레슬엔젤스 시리즈는 1,2,3 그리고 이 SPECIAL이 있습니다.
3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았던 경영 시뮬레이션 요소를 없애 버리고,
스토리+육성 시뮬레이션+카드 게임입니다.
육성 자체만 따지면, 마지막 작품인만큼 가장 밸런스가 맞고, 스토리도 괜찮습니다.
아쉬운 점은 전작의 인기 캐릭터들을 대거 등장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비중은 처참합니다.
주인공의 스승격인 블레이드 우에하라만이 괜찮은 비중을 가지고 있죠.
그레이트는 레슬엔젤스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두근두근 프리티리그>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티 유키코같은 주요 캐릭터들이 여자 야구단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시속 2KM로 사람 걷는 속도보다도 느리게 날아가는 공이
방망이도 부러뜨리고, 여자옷도 찢어버린다는 아스트랄한 판타지물입니다.
그 후 레슬엔젤스 시리즈는 KSS로 판권이 넘어 갔습니다.
<레슬엔젤스 V1>은 저번에 리뷰하였고,
그 다음 작품은 <레슬엔젤스 V2>입니다. 2편의 리메이크죠.
더블 주인공인 무토 메구미와 유우키 치구사의 첫 만남과 신인 테스트 합격을 다룬
첫 장면은 인상 깊었지만, 그 후로는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처음에 메구미의 시점과 치구사의 시점 둘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메구미 시점도 V1보다는 약했다고 생각하지만,
치구사 시점은 플레이하기가 싫어질 정도에요.
일단, 치구사의 캐릭터가 마이티 유키코나 메구미에 비하면 개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싫어하는 건, 치구사 테마곡이에요.
V1 리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레슬링 시합 직전 각자의 테마곡으로
레슬러들이 신나게 분위기 띄우면서 등장하는 장면을 좋아합니다.
V1에서 마이티 유키코가 빠른 비트의 노래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가 않아요.
근데 치구사의 테마곡은 게임 내에서 가장 느릿느릿하고 재미없는 자장가같은 노래입니다.
게임 내에서 가장 재미없는 BGM을 줬습니다.
메구미랑 치구사가 자기 전에 침대에서 조용조용히 대화할 때도,
이거보다는 신나는 BGM이 나와요.
등장씬을 스킵하자니 다른 캐릭터들의 테마곡은 여전히 좋습니다.
다른 노래들은 계속 듣고 싶어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저는 치구사가 번번이 연출 감상을 방해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치구사 이외의 다른 캐릭터는 괜찮았습니다.
기존 캐릭터는 특별히 변한 게 없어서 괜찮았고,
신 캐릭터도 신 캐릭터 나름대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았죠.
마이티 유키코의 경우는 이제 세계관 최강자가 되어,
거물로서의 관록이 느껴지는 캐릭터로 변경되었습니다.
V1에서의 유키코가 더 괜찮긴 하지만, 이쪽도 마음에 듭니다.
다만, 팬서 리사코는 완전히 망가뜨려서 아쉬웠습니다.
위에는 1편의 리사코, 아래는 2편의 리사코입니다.
현역에서 물러나 프런트로 일하고 있죠.고작 레슬링 하나 그만뒀다고 사람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려도 되나 싶군요.
<레슬엔젤스V3>는 리메이크가 아닌 KSS의 오리지날 게임입니다.
셋 중 하나를 골라 마이티 유키코의 후계자를 키우는 게임이죠.
마이티 유키코 시점에서 플레이하는 것치고는 좀 심심한 것 같습니다.
V2보다 더 아쉬운 게임입니다.
94년도에 발매된 <슈퍼레슬엔젤스>는 <레슬엔젤스3>를 슈퍼 패미콤으로 이식한 것이며,
95년도에 발매된 <레슬엔젤스 더블 임팩트>는
<레슬엔젤스2>와 <레슬엔젤스3>를 PC엔진으로 이식한 것입니다.
세세한 점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특별히 할 얘기는 없군요.
10년의 세월이 흘러 발매된 <레슬엔젤스 서바이버>입니다.
비판을 많이 받는 게임이기도 한데,
제가 봤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경영, 육성, 카드게임 요소 전반에서 10년 전과 큰 변화가 없다는 점입니다.
젊은 나이인 25세에 강제 은퇴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라고 하고,
다른 밸런스 측면에서도 욕을 먹는 것 같지만 저같은 라이트 유저에게는
딱히 비판할 만한 점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레슬엔젤스 서바이버>를 그럭저럭 재미있게 한 편입니다.
<레슬엔젤스 서바이버2>는 1편의 문제점을 다소 수정한 게임입니다.
<레슬엔젤스 V1>을 제외하면 시리즈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기도 하죠.
저번 리뷰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레슬링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경영이 어떻고, 레슬링 경기가 어떻고 따위는 잘 모르겠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모아서 키우고 싶은 것뿐이죠.
캐릭터를 칭찬할 수도 있고 꾸짖을 수도 있습니다.
성공하면 호감도를 얻을 수 있고, 호감도로 인해 캐릭터들의 대사도 변화합니다.
냉정하거나 무심하다가 부드러운 태도로 변하는 캐릭터도 있고,
그냥 대놓고 '사장님 좋아요.' '멋있어'하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주기도 하고, 그 외의 이벤트도 있습니다.
캐릭터당 두 개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전통의 인기 캐릭터와 신규 추가된 어중이떠중이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너무 평등하게 취급한 것 같아요.
총평하자면, 다양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무수히 등장하는 시리즈입니다.
조금만 더 시리즈가 꾸준히 나왔더라면,
굳이 레슬링 게임이 아니더라도 캐릭터를 활용할 방법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판권은 계속 이동했지만 거쳐간 회사들은 모두 튼튼하지 못했습니다.
레슬엔젤스를 지속적으로 띄워줄 회사는 그 중에 없었던 거죠.
새로운 시리즈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고전 게임으로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스 시절에서 플스2 시절에 이르기까지 모두 한 번 정도는
해볼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