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두 사람의 마음~>입니다.
멀티 시점으로 남녀의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그린 게임입니다.
시작하면 남, 녀 두 사람 중 누구를 플레이할지 고를 수 있습니다.
그 시절에는 남자 주인공 이름은 직접 짓더라도
여성 이름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게임은 여성 이름까지 만들 수 있는 점이 특이합니다.
디폴트 이름은 남자는 히코이치, 여자는 카오리입니다.
우선 남성 시점부터 시작해 봅시다.
주인공은 클래스메이트인 카오리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야심차게 계획했던 종업식날 고백은 실패하였으나
카오리가 갖고 싶어하는 선물을 엿듣게 됩니다.
주인공은 여름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번 후,
선물과 함께 고백을 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아르바이트는 '탐정사무소', '호텔', '축구장', '가정교사', '해수욕장', '사진관',
'병원', '백화점'으로 총 여덟 개가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는 일주일씩하게 되며
여름방학동안 여섯 개의 아르바이트만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아르바이트 장소에는 저마다 개성있는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각 캐릭터들과 호감을 올릴 수 있으며
그에 따른 멀티 엔딩도 존재합니다.
불만스러운 점은 그래픽이 굉장히 잘 뽑혔고,
각자의 개성도 출중한데
정작 스토리는 별볼일 없다는 점입니다.
차근차근 호감도를 높여가는 괜찮은 스토리도 있지만,
개그만 하다가 밑도 끝도 없이 H씬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스토리라고 볼 여지도 있지만
너무 부실해서 좋게 평가하기 힘들었습니다.
H씬 이외의 CG가 거의 없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로는 아르바이트의 여덟 캐릭터를 합쳐서
위험하지 않은 CG는 단 한 장뿐입니다.
이 정도면 오히려 이 한 장을 만든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다른 포즈도 없고, 다른 표정조차 없습니다.
95년도라면 대부분의 게임이 표정 몇 개정도는 갖추고 있을 때인데요.
그래픽이 괜찮은 게임이다보니 어색함이 더더욱 두드러집니다.
판넬 세워 놓고 대화하는 느낌이 특히 강하게 드는 게임이었습니다.
처음에 남자, 여자 누구를 고르더라도 그 스토리가 끝나면
바로 이어서 다른 성별의 스토리를 골라야 합니다.
멀티 엔딩 게임인데 엔딩을 보기에 상당히 불편한 시스템이죠.
아무튼 이번엔 카오리 시점의 스토리입니다.
카오리 역시 주인공을 좋아하고 있었으나
용기가 부족해서 학기내내 고백 한 번을 못했죠.
주인공처럼 여름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주인공과 같은 장소를 골라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데
정작 주인공과 접점이 많지 않습니다.
그냥 주인공과 같은 패턴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카오리의 아르바이트가 전개될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스토리 내내 남자 얼굴만 쳐다보다 끝나는 스토리도 있습니다.
엔딩을 위해서 H씬을 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때는 카오리마저 나오지 않으니 계속 남자만 보면서 플레이하는 겁니다.
이게 무슨 여성향 게임인가요?
차라리 여성향 게임이었으면 꽃미남이라도 나왔을 텐데
마음에 안 드는 아저씨만 계속 나왔어요.
스토리도 불쾌했을 뿐더러
H씬만 시작되면 카오리의 캐릭터 붕괴가 심각했습니다.
주인공 시점에서 쌓아 온 카오리 이미지에 악영향만 끼쳤어요.
총평하자면, 멀티 시점의 매력을 전혀 활용하지 못한 게임입니다.
주인공 히코이치 시점의 이야기는 약간 부족했지만 괜찮은 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캐릭터가 잘 짜여져 있었죠.
하지만, 카오리 시점의 이야기는 존재 이유가 없었습니다.
레즈 플레이 등 카오리 시점에서도 재미있는 상황은 어느 정도 있었어요.
하지만, 많은 스토리가 엉성했고, 주인공 스토리와 접점도 많지 않았으며,
오히려 악영향마저 끼쳤고
그런 주제에 스킵이 불가능해서 멀티 엔딩을 보는 데 방해만 되었습니다.
장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발목을 잡은 부분이 더 컸다고 봅니다.
차라리, 멀티 시점 시스템을 빼고
히코이치 시점에 집중했더라면 더 좋은 게임이 됐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표정 하나없는 판넬이라도 수정됐을 테니까요.
np21//
답글삭제스킵이 안 된다는 건 뒤에 바로 붙어 나오는 다른 성별 주인공 스토리 자체를
넘길 수 없다는 의미였어요.
초반에 성별 선택이 가능하고,
게임 자체가 몇 번의 플레이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뒤에 굳이 다른 성별 스토리를 필수적으로 붙여서 나올 필요는 없었다고 보네요.
카오리쪽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쉬웠지만,
편하게 넘길 수만 있었어도 혹평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카오스도미너스는 못해봤어요.
M&M 원화의 게임을 챙겨서 했었는데
RPG는 던전크루세이더즈때랑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아서
할 마음이 안 생기네요.
길드마스터때는 할 생각이 있었는데 아직도 못 하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는 ㄴㅇ물을 싫어하지는 않는데
배드엔딩에만 나오는 단발적인 ㄴㅇ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