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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4일 일요일

리뷰 : 미소녀 오디션 ~아이돌을 찾아라~(1993/2/5, 산타페)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F&C의 수많은 계열사 중 하나인 산타페입니다.
1992년에는 <디스크 미소녀 대도감>과 <101번째 어프로치샷>을 발매했고
1993년에 <미소녀 오디션 ~아이돌을 찾아라~>를 발매한 이후,
전혀 활동이 없습니다.
활동 기간과 게임의 질, 양으로 보자면 전혀 기억할 필요가 없는 회사입니다.
F&C의 계열사가 아니었다면 이런 회사는 그냥 무시했을 겁니다.

<디스크 미소녀 대도감>은 예전에 리뷰한
칵테일소프트의 <미소녀 통신 CHAT의 추천>과 비슷한 팬디스크입니다.



그동안 F&C에서 발매한 게임들의 캐릭터를 모아서
H씬을 재탕해서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분량은 상당한 편이지만, 별 의미는 없는 게임이죠.


<101번째 어프로치샷>은 페어리테일의 <나를 골프에 데려가>의 시스템을 재탕했습니다.



캐릭터는 오리지널 캐릭터지만 <나를 골프에 데려가>에 비해 스토리가 없죠.
골프 미니게임&H씬이라는 단순한 구성입니다.

이 두 게임에서 알 수 있듯이 산타페 사의 정체성은
별 내용없이 이미 만들어진 재료들을 다시 우려먹는 수준의 회사입니다.



그렇게 재탕만 하던 회사가 93년에 드디어 완전 새로운 게임을 발매하는데
그게 바로 미소녀 오디션인 거죠.
그간의 수준을 보면 이 게임 역시 별로 기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게임 시스템은 진짜 오디션입니다.
플레이어가 심사위원이 되어 미소녀들을 심사하는 게임이죠.

우선 평가항목 8개를 선택해야 합니다.
[룩스], [스타일], [헤어스타일], [연령], [교복], [센스], [성격], [지성],
[기품], [색기], [귀여움], [청순도], [분위기], [말씀씀이], [H경험 정도] 중에
8개를 선택하는 겁니다.

[H경험 정도]같은 건 대체 왜 항목에 있는 거죠? 사생활이잖아요.
이런 것까지 심사해야 하나요?

다른 항목들도 애매한데, [룩스]는 외모의 좋고 나쁨을 채점하는 거고
[스타일]은 플레이어의 기호인지를 채점하라고 하는데, 그게 그거죠.
굳이 따지자면 다른 느낌이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채점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아무튼 채점할 항목 8개를 고르고 나면,
그 다음은 32명의 미소녀를 채점하는 시간입니다.



캐릭터를 하나 선택하면 교복을 입은 미소녀가 등장합니다.
일단 첫 인상 점수를 묻습니다.
첫 인상 점수를 매기고 나면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자기소개 이후에는 미소녀 본인이 자신있는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수영복이나 레오타드의 경우도 있고, 평범한 옷인 경우도 있죠.
그리고 캐릭터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선택한 항목에 대한 점수를 매기는데
8개 항목과 종합평가가 또 있습니다.


이 채점 시스템의 단점은 멀쩡한 키보드 놔두고 마우스로
숫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우스로 숫자 하나하나 찍기가 불편해요.
첫 인상 + 선택한 8항목 + 종합평가해서 10항목을
각각 서른 두 번씩이나 선택해야 합니다.
아까도 봤듯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항목들이었는데
그게 쓸데없이 많으니까 게임이 귀찮아집니다.



그래도 심사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려는 노력은 엿보이는데
원화가를 다양하게 투입해서 캐릭터들의 생김새가 차이가 많이 나게 조정했습니다.



또한, 복장, 성격이나 말투도 다양하게 만들었습니다.
첫인상이 마음에 든다 했더니 제대로 시작하자마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자기소개도 귀찮아 하고
남들은 수영복 같은 걸 입고 심사받을 때, 파자마를 입고 심사받습니다.
'신장이 얼마나 되니?'하고 물어 보니 '커'라고 대답하고 끝입니다.

오디션을 볼 마음이 전혀 없는데 억지로 끌려온 느낌입니다.
뭐, 이런 캐릭터를 좋아하시는 분도 있겠죠.



총평하자면, 시스템은 참신했지만 채점 항목이 너무 많고, 캐릭터도 너무 많습니다.
캐릭터가 많은 건 좋게 평가할 여지도 있지만 채점 항목은 간소화시킬 필요가 있었죠.

더군다나 별로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일지라도 질문은 스킵할 수는 있지만
채점은 스킵할 수가 없었습니다.
32명의 채점을 강제로 해야 한다면 그건 게임이 아니라 일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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