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Cat's pro의 작품 중에서는 <NOVA ~매료된 지체>나 <HHG ~하트 히트 걸즈>가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에, 오늘 리뷰할 <페티>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임입니다.
볼륨도 적은 편이죠.
그럼에도 이 게임을 리뷰하는 이유는
완성도는 낮지만, 지금 봐도 독특하고 실험적인 스타일의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엿보기 에로게입니다.
엿보기 에로게 계보는 대체로 엘프 사의 <취작>부터 시작해서
그 영향을 받은 게임들 interheart의 <오이라와 반다이>라든가, MAIKA의 <NOZOKI마> 시리즈라든가,
최근에 그나마 유명한 건 벨제부브의 <자택경비원>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페티는 위에 언급된 게임들과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결정적인 차이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엿보기만 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게임들은 과정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엿보기한 주인공과 엿보기를 당한 캐릭터와 H씬까지 진도가 나가지만
페티의 경우는 오로지 엿보기만 합니다.
다른 게임에서는 엿보기 CG로 이목을 끌어들이고
그 엿보기를 하는 주인공을 중점적으로 묘사하며
엿보기는 그 다음 H씬으로 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만,
페티의 경우는 엿보기 그 자체가 목적이고
실감나는 엿보기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모든 노력이 집중됩니다.
엿보기를 당하는 캐릭터의 얼굴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엿보기를 당하는 캐릭터가 누군지조차 정립하지 않고 그냥 엿보기만 시킵니다.
스토리는 두 여성이 옷 갈아입으면서 주고 받는 대화로만 진행되며
주인공은 혼자 생각하는 것이외에 전혀 스토리에 개입하지 않습니다.
마치, 브라운관 안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플레이어에 가깝습니다.
이 게임의 또다른 특징은 캐릭터의 알몸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은 페티쉬에 호소하는 게임입니다.
여성의 얼굴, 여성의 알몸을 묘사한 CG는 전혀 없으며
속옷, 스타킹, 가터벨트 등의 CG만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게임은 속옷, 스타킹 등의 CG를 띄워놓고,
여성 둘이서 대화하는 걸 보고만 있는 게임인 겁니다.
마치 실제로 엿보는 듯한, 리얼한 느낌을 플레이어에게 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
총평하자면, 90년대에는 정말 별의별 게임이 다 나왔습니다.
틀이 정립되지 않은 도전의 시기였죠.
페티는 그런 흐름속에서 나름 일리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픽도 꽤 괜찮고, 판매 대상을 확실하게 특정한 게임이었죠.
관음증+페티쉬가 있는 분에게는 이런 장르가 계속 발전해왔다면
그런대로 가치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괜히 범죄 저지르지 않고 그림이나 보는 거죠.
하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게임은 더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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