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Melody사의 쿠라야미입니다.
Melody사는 90년대에는 그나마 이름이 있었지만
2000년대에는 같은 계열의 회사였던 Cat's Pro와 팬더하우스라는 이름으로 통합했고,
Melody 이름을 걸고 나온 게임은 2000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Melody'라든가, 'Cat's Pro'라든가, '팬더하우스'같은 이름들은
이 리뷰를 보는 분들에게 생소할 것이고, 사실 기억할 필요도 없습니다.
2007년도 이후로는 활동 정지한 회사이기도 하고요.
이쪽 회사 계열에서 가장 유명한 건 <신체조>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신체조>도 게임보다는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하지만
만일 <신체조>마저 생소하다면, 더 이상 쉽게 설명드릴 방법은 전혀 없군요.
아무튼 쿠라야미는 어둠 정도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주인공과 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단 둘이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상황이 펼쳐지는 선택지형 멀티엔딩 시스템 게임입니다.
무대는 고작 엘리베이터 내부뿐입니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바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딱히 과거 회상같은 게 있는 게 아닙니다.
무대가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에 똑같은 장면만 계속 보고 있는 느낌이 들고,
게임 분량이 적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하기 피로한 면도 있습니다.
다만, Melody측도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다양성을 주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입니다.
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과 단 둘이 갇히는 이야기라고 표현했는데,
사실 마리가 세 명입니다.
여대생 마리편이 끝나면 안경 낀 다른 마리편으로 넘어가게 되는 방식이죠.
게다가 셋을 그린 원화가도 다릅니다.
사실 원화가를 다르게 한 부분은 그다지 칭찬하고 싶지 않은데
제 개인적으로는 게임을 진행할 수록 마음에 안 드는 원화였기 때문입니다.
주인공도 엘리베이터에 갇힌 이유도 계속 달라집니다.
다양한 등장인물, 다양한 상황, 다양한 엔딩을 즐길 수 있는
옴니버스 게임이기도 한 겁니다.
총 9개의 스토리에 그 안에서도 세세하게 많은 엔딩이 뻗어갑니다.
호러 엔딩도 있고, 개그 엔딩도 있습니다.
이런 다채로움을 높이 평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제 입장에서는 리뷰할까 말까를 망설였던 게임인데
다른 분들의 평가와 달리 인상깊은 장면이 딱히 없었고
할 말도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수많은 안타보다 강렬한 홈런 한 방을 좋아합니다.
제한된 상황에서 수많은 결과물을 뽑아낸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만
제 입장에서는 단 하나만 선택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은 거죠.
이 게임의 분위기를 보고 저는 특히 서서히 엄습하는 공포를 기대했지만,
그런 자극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총평하자면, 개개의 스토리에 완성도가 낮은 건 아닙니다.
오히려 스토리 숫자에 비해 각각의 스토리에 공을 많이 들인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체로 괜찮았지만 딱 그정도였습니다. 제가 원하는 걸 주지는 못했죠.
캐릭터는 셋이 아니라 하나였다면,
다양한 스토리가 아니라 한 스토리가 공포를 구체화하는데 집중되어 있었다면
제 마음에 들었을 것 같습니다.
이 게임 시추에이션이 저는 좋았어요 이브에 엘리베이터사고라니.. 엔딩이 많은것도 나쁘진 않았구요 또 이 제작사는 음악도 괜찮은 편이였죠 HHG때부터. 그리고 원화에 대한 말씀 크게 공감합니다
답글삭제그래도 첫번째 마리는 참 좋았어요! 다시 플레이 해보고 싶어지네요
좋은리뷰 항상 고맙습니다
저도 예전에 비슷한 기분으로 했던 기분이 나요. 특히나 소시적 실제 이브 때 이걸 하고 있었지요.
삭제Roro//
답글삭제전혀 모르는 남녀 단 둘이 작은 밀실에 갇히게 되는 상황은 매력적이지만 스토리가 다양하게 뻗어 나가기가 힘들어서 감히 선택하기 힘든 소재인 것 같습니다.
그런 소재를 선택해서 이만한 다양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 게임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네요
재미나게 했던 게임인데 리뷰에는 동의합니다. 아마도 카마이타치에 영향 받은 듯한 느낌이었는데 저도 뒤로 갈수록 원화 때문에 하기 싫어지더군요.
답글삭제feveriot//
답글삭제엔딩이 많아 플레이할 때, 지치기 쉬운 게임이라서
후반부로 갈수록 원화가 힘을 내줬어야 됐는데
그 부분이 좀 아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