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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6일 일요일

리뷰 : 아가씨전기(1997/1/1,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가씨전기>는 당시 앨리스소프트의 홈페이지에서 배포했던 게임입니다.
앨리스소프트 게임으로는 흔치 않은 전연령 대상 게임으로서
위험한 CG가 단 한 장도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좀 위험한 CG도 보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본진에서 탐험을 할 파티원을 조합해야 합니다.
여러 직업, 여러 능력치를 가진 9명의 캐릭터 중에 4명을 선택합니다.
게임 도중 언제든지 출전 캐릭터를 바꿀 수 있습니다.



미궁으로 들어가면 3D 던전형 RPG가 됩니다.
가장 짜증나는 건 미니맵이 없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위에 보이는 방향과 좌표 역시, 특정 캐릭터를 파티원에 넣어야만 나옵니다.



앨리스소프트의 게임을 많이 하신 분이라면 익숙할 만한 몬스터들이 나옵니다.
정석적인 고전 턴제 RPG이기 때문에 전투에 관해서는 그다지 말할 부분이 없습니다.


전투 중 파티원 하나가 기절하면 일정 확률로 행방불명이 됩니다.
또한, 파티원 전원이 기절하면 전원 행방불명 됩니다.



행방불명된 캐릭터들은
미궁 내에 있는 감옥으로 가서 다시 되찾아올 수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스토리는 의도적으로 포기한 게임입니다.
무한 노가다와 전투를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게임이죠.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더더욱이, RPG가 넘쳐나는 지금 시점에서 스토리도 없고
플레이하기 불편한 옛날 RPG를 해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게임과 비슷한 게임으로 앨리스소프트의 <던전 앤 돌스>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스토리를 포기한 무한 노가다 게임이죠.
2004년에 나온 <던전 앤 돌스>조차 찾는 사람이 드물 정도이기 때문에
아가씨전기를 하시려는 분은 없으리라고 생각됩니다.

2017년 3월 19일 일요일

리뷰 : 학원KING -히데히코 학교를 만들자-(1996/6/7,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리뷰할 게임은 RPG 게임인 <학원KING -히데히코 학교를 만들자->입니다.
드디어 앨리스소프트의 RPG 게임을 리뷰하게 되었습니다.



현대 배경의 필드형 RPG입니다.
하지만, 일반 RPG와는 상당히 다른 시스템으로 유명합니다.
RPG로서 가장 특이한 점은 일반 적과는 백날, 천날 싸워도 레벨업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경험치 시스템 자체가 없습니다.

'업쨩'이라는 특수한 적을 쓰러뜨려야 합니다.
파티원은 상당히 많은데, '업쨩'을 쓰러뜨린 단 한 명만이 레벨업을 합니다.
노가다를 많이 해야 하고, 게임 난이도도 높아집니다.

'업쨩'을 제외하면, 보스 같은 특수한 적이 아닌 이상,
전투가 정말 무의미합니다. 경험치고 뭐고 전혀 없으니까요.
싸우나 도망치나 똑같으니 싸울 마음이 안 드는데,
도망만 치면 재미가 없으니까 그냥 싸웁니다.



주인공은 많은 파티원을 거느리고 있지만,
선두에서는 단 한 명만 싸울 수 있고, 전투 도중 교체가 가능합니다.
주인공이 사망하면 게임오버입니다.



스토리는 학생들이 독립하여 자치를 하고 있는 인공섬에
주인공이 난입하여 새로운 학교를 세우고 다른 학교들을 통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토리도 뭐,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진지함이 없는 그냥 개그 노선의 게임입니다.
스토리는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가끔씩 붕 뜨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란스 시리즈의 란스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너무 밋밋한 것 같습니다.
란스가 저질렀다면, 란스니까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이 주인공이 저지르면 납득할 수가 없고 꺼림칙합니다.


시스템에도, 스토리에도, 주인공에도 좋은 평가는 못 내리겠습니다.
근데 또, 막상 플레이하면 그냥저냥 할 만합니다.
과장된 캐릭터들과 개그가 나름 살아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심하게 불만족스러운 게임입니다.
제가 너무 왕도 RPG만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명작 RPG때문에 눈이 높아진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플레이하기 편한가?', '플레이가 불편하더라도 참고 견딜만한 스토리가 있는가?'
이 두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은 'NO'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플레이 가치는 없는 것 같습니다.

2017년 3월 13일 월요일

리뷰 : Only you -리 쿨스-(3)(2001/7/26,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리뷰는 셋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세 번째 편입니다.

Only you - 세기말의 줄리엣들-은
2001년에 <Only you -리 쿨스->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원작과 달리 회원 전용 게임이 아닙니다.



일단 윈도우즈 판으로 리메이크 되었기 때문에,
그래픽은 향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캐릭터들의 매력이 원작보다 떨어지는 작화가 되었습니다.

마유의 경우는 갈색 롱헤어가 잘려 나가서 아쉽습니다.
오히려 왼쪽 아래에 보이는 마유의 어머니가 더 마음에 듭니다.
미사키나, 우리의 여동생 메구미도 원작 쪽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래픽 이외에도 리 쿨스는 원작을 상당히 변화시켰습니다.
일단 캐릭터가 강화되었습니다.

마유같은 경우는 소꿉친구 속성이 강화되었고,
덜렁이 속성도 추가되었습니다.
원작의 마유가 전형적인 90년대의 히로인 1선발 느낌이었다면
리 쿨스의 마유는 전형적인 2000년대의 소꿉친구 느낌입니다.

여러 가지 특성을 부여해서 개성을 강화시키려고 한 것 같지만,
이 게임 이후로 비슷한 부류의 수많은 게임과 무수한 소꿉친구가 등장했습니다.
마유가 워낙 전형적인 소꿉친구가 되어 버린 나머지
개성이 오히려 원작에 비해 퇴보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마유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는 캐릭터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미사키의 경우는 원작의 느낌은 사라졌지만,
리 쿨스에서는 나름대로 새로운 매력이 있습니다.



신 캐릭터도 등장했습니다. 일단, 카루이자와 나루미입니다.
학교 친구 캐릭터로서 사실 딱히 개성있는 편은 아닙니다.
본인 루트보다 마유 루트와 미사키 루트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편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린 레이란입니다. 중국 암살자 조직의 수령인데
거만하면서도 상식이 안 통하는 황당함을 갖추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캐릭터는 꽤 마음에 듭니다.



카가미모리 모에키입니다.
전작에 나왔던 무녀, 카가미모리 마스미는 통으로 잘려 나갔습니다.
그대신 나온 무녀 캐릭터입니다.

캐릭터도 스토리도 완전히 다릅니다.
미사키의 경우도 스토리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캐릭터는 유지된 것에 반해서
이 캐릭터는 이름까지 바꿔 버렸습니다.



스토리도 큰 폭으로 달라졌는데 일단 원작에서는 실종 상태였던 형이
주인공 집에 잘 살고 있습니다.
암살자 집단에 있던 캐릭터는 학교 선생이 되어 있기도 하고,
감기에 걸려 주인공과 유원지에 가지 못한 우리의 여동생 메구미는,
감기 대신 다리를 다쳐서 유원지에 가지 못합니다.
마음이 아픈 건 여전합니다.


안타깝게도 착한 여동생 메구미는 리 쿨스에서도 죽습니다.
원작보다 더 충격적이게도 주인공의 형이 죽입니다.

이외에도 원작에서는 설명되지 않았던 복선이 회수됩니다.
주인공의 라이벌인 카라스마가 마냥 나쁜 놈은 아니지만,
세상을 저주해서 멸망시키려고 하는 이유도 설명됩니다.
이유는 카라스마의 여동생도 나쁜 사람들 손에 죽었기 때문입니다.
제발 여동생 좀 그만 죽여....



전투 시스템은 어느 정도 변화하기는 했지만, 역시 쉽습니다.
시뮬레이션 시스템도 한 캐릭터만 공략한다면 여전히 여유있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각 캐릭터의 엔딩도 노멀 엔딩, 해피 엔딩, 퍼펙트 엔딩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한 캐릭터만 공략한다면 무조건 노멀 엔딩입니다.
퍼펙트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대략 일곱 캐릭터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동시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꽤 난이도가 있는 편입니다.

리 쿨스는 개인적으로 잘 만든 리메이크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처럼, 시대를 고려할 때 다른 게임에 비해 볼륨이 충실한 편은 아니지만,
완성도는 원작에 비해 훨씬 높습니다.

아쉬운 점은 보이스가 없다는 점입니다.
2001년도면 에로게에 보이스가 들어가는 것이
지금처럼 보편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몇 년만 더 늦게 리메이크가 나왔더라면 확실히 보이스가 들어갔을 텐데요.



대신 플레이스테이션2판인 <Only you -리벨쿨스->에는 보이스가 들어가 있습니다.
리벨쿨스는 보이스 이외에도 주요 장면에서 애니메이션이 들어가 있습니다.

여동생의 유령과 이별하는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보면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대체 이 리뷰를 적으면서, 여동생이라는 단어를 몇 번 얘기하는 걸까요?



총평하자면, Only you는 정말 많은 것이 들어가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성장도 하고, 타인에게서 용기를 얻고, 또 다시 타인에게 용기를 나누어 줍니다.
열혈도 있고, 감동도 있고, 개그도 있고, 순애도 있고,
소름끼치는 배드 엔딩도 있습니다.
RPG도 있고, 어드벤쳐도 있고, 시뮬레이션도 있습니다.

원래 저는 PC-98 게임이 많은 소재를 다루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PC-98 게임은 태생적으로 볼륨에 한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 때문에 많은 것을 하려다가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게임들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한 마리 토끼도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Only you는 모든 소재들을 조화롭게 풀어나갔습니다.
마치, 작은 그릇에 수많은 재료들이 이쁘게 담겨있는 느낌입니다.
하나하나가 최고는 아니지만, 총체적으로 보면 걸작이라고 할 만합니다.

지금 플레이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굳이 지금 플레이한다면,
완성도가 좀 더 높은 리 쿨스를 추천하겠습니다.

2017년 3월 5일 일요일

리뷰 : Only you -세기말의 줄리엣들-(2)(1996/1/1,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리뷰는 셋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두 번째 편입니다.

<Only you -세기말의 줄리엣들->의 두 번째 리뷰입니다.
저번 리뷰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빌어먹을 게임이 착한 여동생을 죽였습니다.



여동생을 죽인 범인들은 암살자 집단입니다.
죽인 이유는 놀랍게도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죠.

주인공의 이마에는 이상한 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에서 나오는 전파가 먼 우주에서 공포의 대왕을 불러오는 겁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태양계의 행성들이 공포의 대왕의 손에 하나씩 멸망합니다.

그 사실을 알아낸 높으신 분들은 주인공을 죽여서 지구를 구할 생각이죠.
설정은 다소 억지스럽지만 평범한 고등학생이 암살자 집단에게 습격당하는 스토리니까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암살자 집단이 지구를 구하기 위한 정의의 편은 아닙니다.
민간인을 말려들게 하고, 히로인들을 납치도 하고, 
무엇보다 우리 착하고 귀여운 여동생 메구미를 죽였죠.



더 열받게도 암살자 중 하나는 죽은 사람을 부활시켜서
고인 능욕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어쨌든 악역으로서의 매력이죠.
암살자들에게 한 방 먹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게 이 게임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여동생을 잃은 주인공은 복수를 다짐하며
무조건 강해지려고 자퇴까지 하고, 수행을 반복합니다.
주변 친구들이 걱정해 주지만 분노에 사로잡힌 주인공에게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런 주인공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타이거 죠님입니다.
프롤로그에 메구미가 있었다면, 
본편부터는 타이거 죠님을 보는 맛으로 게임을 합니다.

정말 뻔하고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멘트라도 
타이거 죠님이 말하면, 뭔가 멋있습니다.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이 실력에 한계를 느꼈을 때,
주인공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할 때,
여자의 마음을 몰라 줄 때,
주인공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입니다. 덧붙여, 개그도 맡고 있죠.

주인공은 타이거 죠님의 조언에 의해,
복수만을 찾던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아키즈키 마유입니다.
갈색 긴생머리에 상냥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90년대 게임의 전형적인 1선발 히로인이죠.

개인적으로는 좀 뻔한 캐릭터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주인공의 후배인 니토 미사키입니다.
주인공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실력을 갖춘 무도가입니다.

여동생 메구미와 타이거 죠를 제외하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히로인 중에는 가장 좋아한다는 뜻이죠.



발명소녀 텐도 라이무입니다.
사실 안경을 쓰고 있는 캐릭터인데 안경에는 비밀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무뚝뚝한 캐릭터로 부모님이 죽었다는 얘기를 하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죠.
스토리가 재미있는데 제 리뷰에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군요.



카키츠바타 아야메입니다. 병으로 시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장애가 아니라도 상당히 비참하게 살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이런 수위의 스토리가 나오지 못하죠.



뮤샤 카레리나입니다. 캐릭터의 정체 자체가 비밀입니다.
당혹스러울 정도의 기행을 일삼는데,
진상을 알게 되면 그 기행이 단순한 개그가 아니라 
감동적인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무녀 카가미모리 마스미입니다.
단순한 작은 신사의 무녀였지만 어느새 사이비 종교의 신적 존재가 되어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깊은 사정이 있습니다.


캐릭터 각각의 스토리는 상당히 훌륭하고 감동적입니다.
반면에, 상당히 하드코어한 배드 엔딩도 존재합니다.
해피 엔딩과 배드 엔딩의 격차가 이정도인 게임도 요즘은 찾아 볼 수가 없죠.

초반에 가장 보기 쉬운 배드엔딩이 아키즈키의 엔딩일텐데,
착한 여동생 메구미의 죽음과 함께 아키즈키 배드엔딩 2연타는
멘탈 약하신 분들에게 게임을 접고 싶다는 충동이 들게 하는 딱 좋은 환경입니다.


마지막에는, 라이벌 전과 공포의 대왕전, 2연전을 벌입니다.
필요한 건 높은 레벨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입니다.
공포의 대왕을 쓰러뜨리면, 주인공이 갑자기 두통으로 쓰러집니다.
그리고 깨어나 보니...



죽은 줄 알았던 부모님과, 착한 여동생 메구미가 살아있습니다.
폐허가 됐던 집도 멀쩡합니다.
반면에, 맺어진 히로인은 히로인대로 예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미래를 쟁취한 거다 뭐 이런 식으로 설명하지만,
사실 이런 식의 엔딩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착한 여동생 메구미가 죽었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죠.

해피 엔딩이 너무 억지스러우면 그건 그것대로 작품성을 떨어뜨립니다.
최종 보스한테 이겼더니 모든 일이 그냥 다 잘 풀렸네라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본편에 대해 할 얘기는 이 정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Only you의 리메이크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