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작품 목록

추천 작품 목록

글 목록

2016년 12월 25일 일요일

리뷰 : D.P.S SG(1990/8/1,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P.S>의 속편인 <D.P.S SG>입니다.
CG의 질과 양이 발전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틀 자체는 전혀 변하지 않았으므로 
전체적으로는 별로 할 얘기가 없습니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세 가지 게임이 들어있습니다.


<Fahnen Fliegen>입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Fahnen은 깃발, Fliegen은 비행기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치 군인이 되어 프랑스 스파이 포로를 심문하는 게임입니다.
훌륭한 군인과 신인 군인, 둘 중 하나를 주인공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가 있는 편이라 게임오버를 자주 당했습니다.

너무 심한 고문을 하면 스파이가 정신을 읽고 게임 오버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로서는 그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엘프 사의 <핑키 퐁키>처럼 점수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더 어렵습니다.

그럭저럭 즐길 수 있는 소재치고는, 실망스러운 편입니다.



<가정교사는 힘든 일>입니다.
가정교사인 남자가 될 것인지, 학생인 여자가 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Fahnen Fliegen보다는 재미있습니다.
고문하고 질문하는 선택지 밖에 없던 Fahnen Fliegen와 달리,
가정교사는 힘든 일은 선택지가 명확합니다.

덮치고 싶은 유혹에 굴하지 않고,
풋풋한 소녀 만화처럼 학생을 위해 상담을 하는
올바른 선택지를 고르면 됩니다.



<노부나가의 음모>입니다.
노부나가나 공주, 둘 중 하나를 주인공으로 선택하여
미츠히데의 부하인 란마루라는 여자 캐릭터를 괴롭히는 게임입니다.

스토리는 역사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란마루는 귀엽습니다.


날로 먹는 리뷰라서, 총평은 없습니다.

2016년 12월 18일 일요일

리뷰 : D.P.S(1989/10/1,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P.S> 시리즈는 앨리스소프트의 옴니버스 시리즈입니다.
엘프 사의 <핑키 퐁키>를 리뷰하면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시기에는 옴니버스 식 구성이 많이 보였습니다.

저는 이런 옴니버스 식 게임을 대부분 회사에서 기획하다 남은 게임으로 생각합니다.
한 타이틀 내에서 여러 게임들이 통일성 없이 뭉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D.P.S는 거의 대놓고 완전 다른 게임들이 합쳐져 있는 케이스입니다.


D.P.S는 Dream Program System의 약자로서
간단히 설명하면 플레이어의 꿈을 조작하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게임기를 켜놓고 잠만 자면 꿈 속에서 여러 상황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이런 게임기가 실제로 발매된다면 정말 획기적인 게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려 자면서 게임이 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D.P.S 시리즈에서는 심오한 스토리를 지닌 게임이 없기 때문에
그냥 야한 꿈 꾸게 해주는 기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습게도 이런 최첨단 시스템의 게임이 팩 게임기입니다.
D.P.S에는 <프린세스 판타지>, <누가 뭐라해도 연예인>, <좋지 않은 내과검진>의
세 가지 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D.P.S의 특징은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상황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위 화면은 프린세스 판타지의 게임 화면입니다.
주인공은 공주의 호위 기사입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직전에 순애로 갈 것인지 귀축으로 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연예인은 백합물입니다.
아이돌 히토미가 여성 팬을 도와주고 서로 엮이는 스토리입니다.

게임 시작 전에 아이돌이 될 것인지 팬이 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좋지 않은 내과검진은 학교에서 의사 선생님이 여학생들을 진찰하면서
야한 짓을 하는 내용입니다.

게임 시작 전에 남자 의사일지 여자 의사일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시작 전에 각각 다른 상황을 설정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만
결국 시나리오는 H씬 위주라 별 의미가 없습니다.

짧은 시나리오에 비해 공략이 어려운 편입니다.
해피 엔딩을 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총평하자면, 그다지 점수를 줄 부분이 없는 무난한 게임입니다.
별 특이점이 없고, 내용도 짧습니다.

한동안 D.P.S 시리즈를 리뷰할 생각인데,
모두 별 특이점이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리뷰를 날로 먹을 예정입니다.

2016년 12월 11일 일요일

리뷰 : 위험한 텐구 전설(1989/10/1,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드벤처 게임인 <위험한 텐구 전설>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저번에 리뷰한 <Crescent moon이 있다>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특징이나 장단점 등은 이번 리뷰에서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주목할만한 특징은 백합물이라는 점입니다.
오른쪽이 사나에, 왼쪽이 주인공인 카즈미입니다.
이 두 사람의 백합씬 이외에도 다양한 백합씬을 보여줍니다.



카즈미를 좋아하는 남학생도 있습니다.
삼각관계에 대한 묘사는 아쉽게도 얼마 없습니다.



스토리는 카즈미와 사나에의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가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수학여행의 도중에 여학생들이 연이어 습격당합니다.
습격당한 여학생은 카즈미에게 텐구가 자신을 습격했다는 말을 남깁니다.
카즈미와 사나에는 범인을 잡기 위해 조사를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줄거리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게임은 2부구성으로 1부는 카즈미와 사나에가 숙소를 돌아다니며
여러 이벤트를 구경하게 됩니다.
캐릭터도 귀엽고, H씬도 풍부합니다.
그리고 1부의 마지막에 비명소리와 함께, 습격당한 여자를 발견하고
2부로 넘어가게 됩니다.



2부에서는 본격적인 텐구 수사가 시작되는데 사실 실망스럽습니다.
주인공 일행의 친한 친구까지 습격당하는데 긴장감이 올라오지 않고,
1부에 비해 분량이 적은 것 같습니다.

사실 문제는 역시 옛날 게임이라는 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1부가 끝났을 때만 해도, 정말 만족스러웠고, 2부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게임에 담을 수 있는 볼륨이 너무 적었습니다.
 1부에서 그정도를 보여줬다면,
필연적으로 2부의 분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부의 분량을 더 늘린다거나,
2부구성을 버리고 게임 초반에 사건이 터졌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결국 기대감만 키워놓고, 실망감을 준 게임이 되어 버렸습니다.



<란스3>의 옵션 세트에 위험한 텐구 전설의 팬디스크 격인 
<위험한 문화제전야>가 들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나에의 시점으로 진행하며, 
문화제 준비는 안 하고 어디론가 사라진 카즈미를 찾으러 다니는 스토리입니다.



볼륨은 상당히 적습니다.
하지만, 위험한 텐구 전설에 나왔던 조연급 캐릭터들까지 등장하는 
가벼운 후일담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픽은 PC-98로 넘어오면서 어느 정도 발전된 것 같지만 채색이 너무 연한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험한 텐구 전설 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총평하자면, 사실 지금까지 리뷰했던 앨리스 소프트의 어드벤처 게임에 비해
떨어지는 점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게임들과 달리 그럴 듯해 보이는 스토리에 기대를 너무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수학여행의 다양한 재미를 보여주는 1부는 괜찮습니다.
큰 기대 없이 플레이한다면 무난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년 12월 4일 일요일

리뷰 : CRESCENT MOON이 있다(1989/8/1,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번에 <Dr.STOP>을 리뷰하면서 상당히 많은 게임을 리뷰하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넘어가지 않아야 될 게임 두 개도 같이 넘어갔기 때문에,
이번에 리뷰합니다.



<CRESCENT MOON이 있다>입니다.
저번에 리뷰한 <인트루더>하고 시스템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는
명령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딱히 이야기할 점이 없군요.



주인공은 저 여자가 들고 있는 고양이입니다.



주인을 따라 여자기숙사에 놀러갑니다.
여자에게 둘러싸여 상당한 호강을 합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귀여운 암컷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암컷에게 한 눈에 반해 그녀를 찾아 나섭니다.



그러던 중 마녀의 수정구슬을 깨뜨립니다.
마녀는 화를 내며 고양이에게 인간이 되는 저주를 내립니다.
그리고 인간이 된 주인공에게 다시 고양이가 되고 싶다면
초승달 모양의 멍이 가슴에 있는 여자를 데려오라고 합니다.

단군신화 같은 이야기에서는 동물이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데,
여기 주인공은 바쁜 일상에 치어 사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고양이로 되돌아 가기 위해 여자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가슴에 초승달 모양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맥락도 없이 옷을 벗기고 습격하고 합니다.
뭐, 고양이로 돌아가면 경찰에 끌려가지는 않기 때문에
막 되는 대로 사는 것 같습니다.



이 배은망덕한 녀석이 자기 주인까지 습격합니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겠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주인에게
고양이가 어디있는지 알고 있다고 속여서(엄밀히 말하면 속인 건 아니지만)
나쁜 짓을 합니다.

너무 여자들을 맥락도 없이 벗기고 다녀서
벗기고 보니, 남자였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애완동물 가게에 여자가 잡혀 있습니다.
여자를 구해주면 사실 자신은 사람이 아니랍니다.
애완동물 가게 주인은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동물을 사람으로 만드는
약을 개발했습니다.


주인공은 그 약을 훔쳐내서 자신이 한 눈에 반한 암컷 고양이를 인간으로 만듭니다.
근데, 무려 그 암컷 고양이의 가슴에 초승달 모양의 멍이 있던 것입니다.
주인공은 드디어 찾았다고 기뻐하며 마녀에게 암컷 고양이를 데려가죠.

하지만,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된 고양이라서 안됩니다.
주인공은 암컷 고양이까지 인질로 잡히고,
다시 여자를 찾아 나섭니다.



마녀의 집사에게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는데,
마녀는 초승달 모양의 멍이 있는 여자를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사의 옷을 벗겨보면,
무려 언어유희용(집사-시츠지,양-히츠지) 개그캐릭터인 줄 알았던 집사가
초승달 모양의 멍이 있는 여자였습니다.



나름 교묘한 트릭입니다.
남자처럼 보이는 집사가 주인공이 찾는 여자일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아무튼, 마녀가 여자를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순순히 여자를 갖다 바칠 수는 없습니다.
주인공은 집사와 힘을 합쳐 마녀를 쓰러뜨리기로 합니다.


이렇게 요약해서 보면,
스토리 자체는 <인트루더>나 당시 어드벤처 게임과 비교해 볼 때,
나름 재미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면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별 내용도 없는 선택지와 갈 수 있는 장소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옛날 어드벤처 게임에는 짧은 플레이 타임을 극복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많이 씁니다.

이런 이유로, 막상 플레이하면 쓸데없이 헤메는 시간이 엄청 깁니다.
그렇다보니, 스토리 자체에 몰입하기 힘이 들죠.
시대를 고려하면, 다들 그랬기 때문에 이 게임만의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 플레이하기는 역시 망설여집니다.



총평하자면, 괜찮은 게임인 건 틀림없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공략을 보고 하면,
한, 두시간도 안 되는 플레이 타임으로 짧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 게임의 불편함에 멘탈이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분이라면
공략을 안 보고 플레이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2016년 11월 27일 일요일

리뷰 : Dr.STOP(1992/4/15,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92년도에 나온 Dr.STOP입니다.
1997년에 나온 <앨리스의 관456>에도 수록되어 있지만,
BGM을 제외하면 차이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닥터스톱이라는 용어가 복싱계에서 주로 쓰는 말이기도 해서,
제목만 봐서는 이 게임의 장르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만 
사실 제목 그대로인 병원물입니다.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시스템상으로는 그다지 특이한 점은 없습니다.



무대인 병원이 상당히 큽니다.
갈 수 있는 장소가 지나칠 정도로 많으며, 한 번 헤메기 시작하면 답도 없습니다.
플레이어를 다소 지치게 만듭니다.



더 큰 문제는 CG의 양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92년도도 상당히 옛날이기는 하지만, 동시기의 게임과 비교해도
역시나 부족합니다.

게임 플레이가 대부분 위의 화면처럼 까만 배경에 
문자만 띄워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시기상 이런 류의 어드벤처 게임도 꽤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에로게인데 시각적 즐거움을 너무 포기한 점이 아쉽습니다.



물론 괜찮은 CG도 양은 적지만, 존재합니다.
그래픽면에서는 양을 제외하면 딱히 지적할 점이 없습니다.


CG의 양이 플레이어를 실망시키는 반면에,
스토리는 꽤 재미있습니다.

스토리는 시트콤과 같이 재미있게 진행됩니다.
초중반에는 평범한 병원물에 걸맞지 않게 '사제 폭탄'이나 '살인자'같은 게 등장하지만
코믹물이기 때문에 별로 심각한 소재는 아닙니다.



주인공은 병원의 의사입니다.
병원에는 독특한 환자들이 많으며, 이 환자들로 인해
끊임없이 트러블이 발생합니다.



주인공의 약혼자이자 병원장의 딸인 미오라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미오는 주인공이 일을 태만히 할 때, 잔소리를 하는 역할입니다.
츤데레 캐릭터인데 상당히 마음에 드는 캐릭터입니다.



마지막에는 다소 시리어스한 소재도 등장합니다.
병원 내의 파벌, 시체훼손, 의료기록 조작, 원장의 음모 등등이 마지막에 밝혀집니다.



총평하자면, 대놓고 스토리에 몰빵한 게임입니다.
시기를 고려하면, 스토리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CG의 양이 너무나도 적습니다.
검은 배경에 문자만 보고 있는 건 너무나도 피곤합니다.

좀 더 나중에, 윈도우95 시대에 발매되었더라면
더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016년 11월 20일 일요일

리뷰 : 인트루더 ~벚꽃저택의 탐색~(1989/7/1, 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미 망한 엘프 사와
비슷한 이름으로 새 회사가 나오긴 했지만 어쨌든 원조는 망한 실키즈 사와 달리
앨리스 소프트는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회사입니다.

깊은 역사를 지닌 게임 회사로서
잘 나갈 때도 있었고,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어쨌든 지금은 건재한 상태입니다.

앨리스 소프트의 PC88, PC98시절의 게임을 리뷰할 생각인데,
놀랍게도 앨리스 소프트는 이 게임들을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앨리스 소프트의 전신인 챔피언 소프트의 게임 일부와
전설적인 명작 <귀축왕 란스>(!)와 함께 말이죠.


고전 게임을 즐기는 사람으로서는 매우 감사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앨리스 소프트 게임들의 리뷰를
공정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걱정이 됩니다.

과거 앨리스 소프트는 '동의 엘프, 서의 앨리스'라고 불릴 정도였습니다.
이 얘기가 과연 언제부터 나온 이야기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엘프 빠인 저로서는 쉽게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팬심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PC98시절의 앨리스 소프트 게임은
엘프 사의 게임과 수준 차이가 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윈도우즈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귀축왕 란스>가 나온 시점 이후부터는 앨리스 소프트 게임은 환상적이었지만,
엘프사가 점점 하향세를 탔기 때문에
저는 '동의 엘프, 서의 앨리스'라는 문구에 약간 반감이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PC-98시절 앨리스 소프트 게임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작품은,
첫째가 <투신도시2>이며, 둘째가 <란스3>입니다.
이전 리뷰들에서도 그랬지만, 저는 속편이 있는 게임 리뷰는 나중으로 미룹니다.

투신도시 시리즈 같은 경우는 2008년에 <투신도시3>가 나왔고,
란스 시리즈 같은 경우는 곧 <란스10>이 나옵니다.
따라서 투신도시 시리즈와 란스 시리즈 둘 다 리뷰 계획이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안 그래도 앨리스 소프트 게임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데,
그나마 높이 평가하는 게임도 리뷰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공정하게 리뷰할 생각이지만, 
무의식적으로 앨리스 소프트의 게임을 필요 이상으로 깎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제 성향과 상황이 이러이러한 것을 염두에 두시고, 제 리뷰를 읽어 주시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1989년에 나온 게임인 <인트루더 ~벚꽃저택의 탐색~>입니다.
리뷰를 미루는 <란스>에 이어 앨리스 소프트의 두 번째 게임입니다.


시스템은 특이한 점이 없는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선택지의 양도 많고, 주인공이 갈 수 있는 장소도 많습니다.
옛날 게임답게 플레이하기 꽤 귀찮습니다.
그나마 우측 상단에 미니맵이 있다는 점이 플레이어를 배려한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주인공은 우연히 길을 걷다 자신의 이상형 사요코를 만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사요코는 길가에 펜던트를 떨어뜨리고,
주인공은 그 펜던트를 사요코에게 돌려주면서 사요코와 친해지려고 합니다.

하지만, 사요코가 사는 집은 거대한 저택.
사요코를 만나고 싶다고 해도, 경비원이 제지합니다.
주인공은 사요코를 직접 만나 펜던트를 건네주기 위해서,
게임의 제목처럼 불법침입을 하게 됩니다.

불법침입이기 때문에 쫓겨나는 배드엔딩도 존재합니다.
사실 이게 정상이죠.
쫓겨나지만 않으면 저택 내의 다양한 사건에 휘말립니다.



후반부에는 갑작스럽게 판타지 스토리가 됩니다.
대단한 전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됩니다.



총평하자면, 짧은 옛날 게임입니다.
플레이하는 시간의 대부분은 별 내용없이 헤메는 데 사용됩니다.
이런 특징이 옛날 게임의 매력이라면 매력입니다.

2016년 11월 13일 일요일

리뷰 : 비 욘드 ~흑대장이 보고있다~(1996/8/30, 실키즈)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 욘드 ~흑대장이 보고있다~>는 PC-98로 나온 마지막 실키즈 작품입니다.
이 게임 이후 실키즈의 이름을 내걸고 발매되는 게임은 5년 후에나 등장합니다.

실키즈의 짧은 전성기였던
<하원기가 일족>, <노노무라병원사람들>, <애자매> 이후에도
실키즈는 계속 어드벤처 게임을 내 왔지만,
언제나 예전의 명성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비 욘드 역시 인지도나 평가면에서 전성기의 게임만큼의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나름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 게임입니다.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이며, 멀티 엔딩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른 실키즈의 어드벤처와 비교할 때, 딱히 특이한 점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픽은 훌륭한 편이기는 하지만,
다른 실키즈 게임들도 훌륭한 그래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로 특이한 점은 아닙니다.



이 게임에서 돋보이는 점은 '개그'입니다.
PC-98 시절의 게임 전체에서도 이만한 개그물을 찾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비 욘드가 다른 실패한 실키즈 사 어드벤처 게임에 비해 훌륭한 평가를 받는 이유가,
바로 이 개그 때문입니다.

좀 더 있어 보이게 설명하자면, 비 욘드의 강점은 명확한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실키즈 사의 어드벤처 게임인
<뫼비우스로이드>나 <JACK ~배덕의 여신~> 등도
설정은 좋았습니다.
다만, 막상 스토리가 전개되면,
수사도 해야 되고, 연애도 해야 되고, H씬도 보여줘야 되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하다보니
진행이 매끄럽지가 않았습니다.


반면에 비 욘드의 경우는, '그냥 무조건 웃기겠다'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스토리가 어수선한 느낌은 있었지만, 그조차도 개그로 승화시켰습니다.



심지어 전혀 세계관이 비슷하지도 않은 <코이히메>의 세계로 가는 뜬금없는 장면도 있지만,
이조차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스토리가 막 나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생고생하는 에바를 키보드나 마우스를 연타해서 응원한다든가
개나 코끼리가 쫓아오는 장면을 텍스트로 만든 개그가 기억에 남습니다.

자세히 따져보면 문제가 없진 않지만, 그런 문제점을 비판할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유쾌하게 웃으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캐릭터들도 상당히 개성적이고 매력적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미야모토 코쥬로입니다.
어둠 속에서 잠을 깨보니 자신의 모습이 흉악하게 변해져 있으며,
우주 한복판에 놓여져 있으며,
'칠흑의 마왕'이라는 존재로 불리게 됩니다.

대체 왜 그런 모습이 되었는지, 과거의 자신은 어땠는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주인공을 '마스터'라고 부르는 렌입니다.
주인공에 대한 충성과 애정을 보여주지만,
상식이 어긋나 있는 천연계 캐릭터라서 주인공을 자주 당황시키는 캐릭터입니다.



첫 등장에서 꽤 카리스마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에바입니다.
우주 함선의 대부대를 이끌고 있는 군인이었으나,
압도적인 힘을 가진 마왕인 주인공과 잘못 엮이는 바람에 부대가 전멸합니다.

14계급이나 강등당해, 파출소 순경같은 처지가 되고,
월급도 없어서 꽃꽃이같은 부업을 하며 푼돈을 벌게 됩니다.

그래도, 이 게임에서 얼마없는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하지만,
끊임없이 불행해지며 재미를 주는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을 스승으로 따르는 페이입니다.
본래는 실력없는 현상금 사냥꾼이었지만,
주인공에게 수행과 개조를 받으며,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덜렁대고 바보 같은 성격이라, 주인공을 골치 아프게 하는 캐릭터입니다.



공주인 아메지스트입니다.
정략 결혼을 거부하고, 주인공을 따라 나섭니다.

장난기가 많고 영악한 성격이며, 주인공에게 적극적입니다.



아메지스트와는 다른 별의 공주인 차임입니다.
주인공이 어떤 사고에 휘말려, 다른 시공으로 날아갔을 때 만난 여성입니다.

제대로 된 시공으로 돌아왔을 때,
주인공은 차임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게 찾지 못합니다.
사실은, 주인공의 시점에서 20년 전의 여성입니다.
다시 만났을 때는, 성숙한 모습의 여성이 되어 있습니다.



주인공과 차임의 딸인 벨입니다.
주인공과 처음 만났을 때는 늠름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주인공이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부끄러워서 주인공에게 말도 제대로 못 붙이는 캐릭터입니다.

꽤 귀여운 캐릭터이지만, 비중이 작아서 안타깝습니다.


스토리는 후반으로 가면, 다소 시리어스해 집니다.
미니 게임도 있긴 한데, 딱히 필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 욘드는 또한 <코이히메>처럼 엘프에서 윈도우즈 판을 발매한 게임입니다.
PC-98판의 연출도 나쁘지 않았지만
윈도우즈판에서는 좀 더 훌륭한 영상을 보여줍니다.

다만, 역시나 딱히 추가된 CG나 이벤트가 보이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특이한 점은 '비상 버튼'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한창 에로게를 하는 도중에 누군가가 나타나면 비상버튼으로 숨기라는 뜻 같습니다.

랜덤으로 19금이 아닌 멀쩡한 게임이나 문서편집을 하는 장면으로
게임 화면이 바뀝니다.
디스크 조각모음같은 건 윈도우95 쓸 때는 가끔 했었는데,
요즘도 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비상 버튼'에 꽝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꽝은 <애자매>의 야한 CG입니다.
에로게하는 걸 들키지 않으려다, 더 큰 봉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상 버튼'을 실제로 쓰는 사람은 없고
그냥 재미로 달아놓은 것 같습니다.



총평하자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개그물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개그가 요즘 세대에는 잘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20년동안 이보다 더 재미있는 개그물도 많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웃은 게임입니다.
실키즈 사에서 <하원기가 일족>, <노노무라병원사람들>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