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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9일 일요일

리뷰 : 마로의 환자는 가텐계(2013/4/25,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엘프 사가 망하기 직전, 최후의 게임 시리즈인 <마로의 환자는 가텐계> 시리즈입니다.
엘프 사는 저를 만족시켰던 적도 있고, 실망시켰던 적도 많았지만
어쨌든 제 에로게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회사였습니다.
에로게 리뷰 블로그를 만들었던 것도,
이 시리즈 3편에서 나온 엘프 사의 사실상 폐업선언 때문에 
제 감성이 폭발했기 때문이었죠.

그런 사정이 있는 것치고 
이 시리즈에 대한 제 평가는 상당히 박합니다.
게임 외적인 요인으로
<내 애인은 가텐계>로 인해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분할 상법에 실망했던 탓도 있었죠.

게임들 자체의 문제점도 꽤 있었지만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망하기 직전에 희한한 도전과 고전적인 개그를 다 쏟아냈던
게임 시리즈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독특한 요소들로 무장한 게임들이었죠.



우선 1편 리뷰입니다.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단 하나, 유부녀인 사키미입니다.
이전 작품에서 노가다 캐릭터에 꽃히기라도 했는지
다시 한 번 노가다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켰습니다.

사실 이 시리즈 자체가 <내 애인은 가텐계>의 패러디격 게임인 이유도 있습니다.



주인공은 돌팔이 산부인과 의사인 히코마로, 통칭 마로입니다.
언제나 일본 시대극의 화장을 하고 있습니다. 딱 봐도 정상적인 캐릭터가 아닙니다.

엘프 사는 이 게임이 전작만큼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유쾌한 코미디물이기를 바랐으며 
그로 인해 주인공 얼굴을 이렇게 설정했습니다.
NTR물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얼굴때문에
뭘하든 진지하게 느껴지지가 않죠.



전반부의 게임 전개는 의료행위를 빙자한 희롱입니다.
촉진을 핑계로 가슴을 만지는 식이죠.

무수히 많은 선택지가 나오고 잘못된 선택을 하면 배드엔딩이 뜹니다.
선택지 하나하나가 바로 채점되는 형식이 아니라
무수한 선택지 중에 하나라도 틀린다면 배드엔딩이 뜨는 식이라
난이도는 꽤 어려운 편입니다.

'자신은 의사이며, 당신같은 환자는 수도 없이 많았고
이 행위는 자신에게 아무런 감흥이 없는 단순한 치료행위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사키미에게 계속 주입해야 합니다.
사실은 흑심밖에 없는 변태적인 행위일 뿐이지만요.



나중에는 아예 남편까지 옆에 두고 희롱을 합니다.
거듭 가스라이팅 당한 사키미와 달리
남편은 왜 이렇게 의사가 사키미를 당당하게 만지는지 이해를 못하죠.

처음에는 도저히 못 참고 진료 도중 뛰쳐나가 버리는데,
사키미가 남편을 설득해서 다시 진료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 주인공의 미친 짓을 참지 못하고 양손을 부러뜨리고 말죠.
이 사건을 계기로 남편도 가스라이팅 당하게 됩니다.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의 비정상적인 희롱 행위가 원인이었는데
어쨌든 의사의 밥벌이 수단인 양손을 부러뜨렸으니까요.
오히려 남편 쪽에서 주인공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되죠.



그렇게 전반부가 끝나고 후반부는 주인공의 개심 과정을 다루게 됩니다.

가족도 없이 혼자 살던 주인공은
양손 부상으로 의료 행위는커녕 밥도 못 먹는 처지가 됩니다.
이대로 꼼짝없이 죽는구나 하는 주인공에게
사키미가 등장해서 수발을 들어줍니다.
 


사키미는 남편의 행위로 인한 사과도 겸해서 매일같이 찾아오죠.
주인공은 그런 사키미에게 진심으로 반하게 되고
나름의 개심을 하게 됩니다.

다만, 양손이 완치된 결말부분에서는
결국 사키미를 잊지 못하고 밤에 사키미 집에 잠입해서 사키미를 덮치게 되죠.
그 후, 신 캐릭터의 등장과 함께 다음 편을 예고하고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뭔가 많은 시도를 하려고 했던 이후 작품들에 비해서
1편은 대체로 스토리가 깔끔하게 나뉘어 떨어집니다.
사키미의 캐릭터도 꽤 괜찮았죠.

다만, 짧은 게임임을 감안하더라도 H씬의 분량은 적은 편입니다.
1부는 의료행위 빙자 희롱 장면으로 꽉 채웠고,
2부는 사키미가 요염한 장면을 나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것뿐이었죠.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도 많아서 다소 지루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의 사이즈는 딱 1편에서 끝냈어야 할 수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실망한 적도 있지만,
<미육의 향기>, <인간데브리>, <내 애인은 가텐계>로 이어지는
엘프 사의 시리어스 노선은 상당히 좋았어요.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된 엘프 사 고유의 특색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죠.

마로의 환자는 가텐계도 다른 에로게 회사들과는 많이 달랐지만,
긍정적이지 않은 의미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의 To be continue를 보고 여기서 대체 뭘 더 보여주려고 하는 걸까
그 때는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했죠.

걱정하고 있던 저에게는 다행스럽게도 2편의 발매는 시일을 오래 끌지 않았고
4개월 후 <마로의 환자는 가텐계2>가 발매됩니다.

2022년 5월 22일 일요일

리뷰 : 엘프 인 원더랜드 시리즈(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엘프 인 원더랜드> 2011.8.12. 발매
<엘프 인 원더랜드2> 2012.07.19. 발매

엘프 인 원더랜드는 엘프 사가 망하기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었던 무료게임입니다.
지금은 이 게임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엘프 사가 망하기 전에 잘 챙겨놨죠.

무료인만큼 양과 질 모두 부족한 팬서비스용 게임이고,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게임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게임 시스템은 명령 입력식입니다.
동서남북 등의 이동 명령어나 '보다', '말하다' 등의 행동 명령어의 문자를
키보드로 직접 입력하는 게임 방식이죠.

1980년대의 어드벤처 게임에 주로 사용되었던 방식인데
사실 엘프 사의 옛날 게임은 단 한 번도 이 시스템을 사용했던 적이 없습니다.

제가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상당히 어렵고 불편한 시스템입니다.
저는 이런 스타일의 게임을 공략의 도움을 받지 않고 클리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죠.



그래픽도 의도적으로 80년대 수준으로 단순하게 만든 게임입니다.

엘프 인 원더랜드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건,
길 한가운데서 고통스러워 하며 쓰러져 있는 여성입니다.
그림만 보고서는 절대 알아낼 수 없지만,
<인간데브리>의 소라라고 합니다.

고통스러워 하는 이유는 자신의 가슴 크기에 맞지 않는 브래지어를 차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림체와 함께 지능도 퇴화해 버렸군요.
아무튼, 어딘가에서 큰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찾아 줘야 게임이 진행됩니다.

참고로 큰 사이즈의 브래지어는 다른 사람이 안경 대신으로 얼굴에 쓰고 있습니다.
길바닥에서 안경을 주워서 그 사람 얼굴에 씌워 주면 브래지어를 얻을 수 있죠.


이 정도 설명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 게임이 제대로 된 스토리를 만들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스토리는 80년대 스타일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개그물입니다.



무료 게임이니까요. 미흡한 그래픽도 스토리도 이해할 수 있죠.

사용된 캐릭터는 <동급생2>(1995), <유작>(1995), <하급생>(1996), <취작>(1998),
<카와라자키가 일족2>(2003), <미육의 향기>(2008), <인간데브리>(2010)의
캐릭터들입니다.

가장 많이 활용된 캐릭터는 <미육의 향기>와 <인간데브리>의 캐릭터들인데
이 게임이 2011년도에 발매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냥 최신 캐릭터들이었죠.
엘프 사의 깊은 역사를 생각할 때,
좀 더 고전 감성의 캐릭터들을 많이 등장시키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엘프 사는 오래된 캐릭터들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 같습니다.



반응이 좋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속편도 나왔습니다.
FANZA에서 구매 가능한데,
옛날에는 딱 100엔이었는데 지금은 102엔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합니다.

 

게임 시스템과 그래픽, 스토리 수준은 전작과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등장 캐릭터는 <동급생2>(1995), <유작>(1995), <하급생>(1996),
<워즈 워스> 리메이크(1999), <카와라자키가 일족2>(2003),
<미육의 향기>(2008), <내 애인은 가텐계>(2011)입니다.

<워즈 워스>와 <내 애인은 가텐계>의 캐릭터가 특히 많이 활용되었는데
역시 추억 되살리기 용으로는 아쉬운 캐릭터들이죠.



전작에 비해서 괜찮은 부분은 마지막에 <유작>을 연상시키는 부분입니다.
퍼즐 같은 건 당연히 미흡하지만,
그래도 한 층, 한 층 클리어한다는 <유작>의 스타일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죠.

마지막에 이사쿠를 쓰러뜨리면,
게임 클리어 기념으로 <내 애인의 가텐계>의 고퀄리티 CG를 한 장 줍니다.
이 CG 때문에 게임 가격이 100엔이 아니냐는 설이 유력하더군요.



총평하자면, 어차피 1편은 구할 수도 없는 게임이고,
2편도 딱히 80년대 일본 스타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플레이할 게임은 아닙니다.

엘프 사의 팬이라면 추억을 떠올릴 만한 부분이 아예 없진 않지만
그런 추억 요소를 더 많이 넣어 줬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전 엘프 사의 막 나가는 감성 속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을 기대했는데 아쉬운 게임이었죠.

무료 게임다운 퀄리티입니다.
단 돈 102엔이라도 이 게임에 쓰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일단 반대하겠습니다.

2022년 5월 15일 일요일

리뷰 : 내 애인은 가텐계(2)(2011/12/8,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3편 <거유 부인 완전포획계획>은 아이다 시점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다는 주인공보다 훨씬 먼저 미사키를 알고 있었고,
비열한 술수를 쓰기도 했지만 미사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미사키는 주인공과 이어졌고, 아이다는 완전히 물을 먹었죠.
아이다 입장에서는 오히려 자신이 주인공에게 네토라레를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다는 미사키의 결혼 이후에도 미사키를 잊지 못했고
치밀한 네토라레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본격적인 계획은 1장의 마지막 부분 여관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주인공과 미사키가 술기운+약기운에 정신 못차리고 있는 동안 덮쳐버리죠.

그걸 빌미로 협박같은 단순한 스토리 라인은 아니고,
3장 역시 미사키를 타락시키는 과정과 아이다의 음흉한 계획을 잘 그려냈습니다.
이런 스토리 전개도 다른 NTR물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너무나도 쉽고 단순하게 흘러가는 다른 NTR물보다 스토리 라인이 탄탄해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3장의 H씬 분량이 생각보다 적었다는 점입니다.
4장에서 어느 정도 보충되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워요.

이 게임의 NTR적 특성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건
미사키와 아이다의 H씬입니다.
에로 측면에서 보자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2장에서 줬던 기대를 충족시킬 정도는 아니었네요.


3장 역시 다른 NTR물에 비해 훌륭한 스토리가 있었지만,
1장의 빌드업, 2장의 의심 과정, 그리고 4장만큼
다른 게임에 비해 월등한 스토리는 아니었습니다.
이 부류의 H씬을 즐기고 싶다는 분들께는
이 게임보다는 다른 게임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마지막 4장 <내 아내를 그 놈에게 빼앗겼습니다>입니다.
이 장에서는 다시 주인공 시점으로 돌아옵니다.
이미 2장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미사키와 아이다의 H씬을 목격했고,
그 이후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4장의 스토리죠.

4장 제목만 보면 아이다가 승리하고,
주인공은 미사키를 모니터 너머로 쓸쓸히 바라만 보는 엔딩 느낌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NTR물의 엔딩은 그렇게 마무리되죠.

하지만, 이 게임의 마무리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이 게임에서 최종적으로 제시하고 싶었던 건
틀에 박힌 NTR 스토리가 아닌 새로운 가능성인 거죠.



미사키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는 주인공에게
익명의 메일이 도착합니다.
메일에는 미사키의 음행이 담긴 동영상이 첨부되어 있죠.

동영상에서 범인은 철저하게 숨겨져 있지만
이미 주인공은 범인이 아이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다는 몇 년에 걸친 네토라레 계획이 이제는 결실을 맺었다고 보고
주인공과 미사키를 이혼시키기 위한 작전을 쓰게 됩니다.
미사키가 주인공에게 버림받는다면 갈 곳은 자신의 품밖에 없다는 계산이었죠.

간접적으로 네토라레를 암시하는 계책을 썼지만 
둔한 주인공이 알아채지 못하니 직접적인 방법을 쓰기로 한 겁니다.
주인공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느라 알고도 모른 척하고 있었을 뿐이었지만요.



주인공은 오히려 미사키에게 진실을 이미 알고 있다고 털어 놓고,
지금까지 알아채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방법을 씁니다.
비밀이 발각된 미사키는 약속과 다르다며 눈물을 흘리더니 그대로 가출해 버리죠.



주인공 생각에 가출한 미사키가 의지할 곳이라고는 아이다밖에 없습니다.
아이다에게서 미사키를 되찾기 위해서는 부하인 시오바라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시오바라와 협의를 위해 시오바라의 집을 방문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 시오바라 부부는 뭔가 이상합니다.
시오바라는 주인공과 부인에게 단 둘이 술마시라고 이야기하고
아예 피곤하다면서 자리를 떠 버리기까지 합니다.



시오바라의 부인인 나오는 시오바라가 떠나길 기다렸다는 듯이 
다짜고짜 주인공에게 키스를 해버리죠.
너무 갑작스러운지라 주인공은 유혹에 걸릴 틈도 없습니다.



사실 나오의 정체는 2장 도입부의 바람 피는 여성이었으며,
시오바라의 정체는 창밖에서 그걸 지켜보던 남성이었습니다.

시오바라는 그 때의 사건으로 인해 
'네토라레가 아니면 흥분할 수 없는 체질'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래서 나오가 주인공을 유혹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자신은 방문 틈으로 그걸 지켜보고 있었던 거죠.
나오는 죄의식을 비롯한 여러 감정으로 인해 
시오바라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고요.



만남이 어떻든 나오의 캐릭터는 주인공의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어떤 엔딩에서는 주인공이 결국 미사키를 찾지 못하고,
나오와 함께 살아가는 엔딩도 있죠.



미사키를 찾지 못하는 엔딩은 여러 개가 있는데
공통적인 부분은 수십 년이 흘러서 다시 만나게 되는 장면니다.

어느덧 나이를 먹은 주인공은 길에서 그리운 냄새를 맡게 됩니다.
그 냄새를 따라가면 가게 앞을 청소하는 여성을 발견하는데 그게 미사키인 거죠.
주인공은 미사키에게 차마 말을 걸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다는 엔딩입니다.

별 거 아닌 엔딩처럼 보이지만, 
사실 의미심장한 복선이 숨겨져 있습니다. 



다시 본 내용으로 돌아가면,
주인공은 시오바라의 활약으로 인해 
아이다의 부하를 회유하고 아이다를 단죄하는 것에 성공합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미사키는 아이다가 숨겨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이다의 증언으로는 미사키는 가출 당일 아이다를 방문하여 크게 화를 내고
협박 재료를 모두 빼앗은 후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인공 집 문앞에는 여전히 미사키의 네토라레 영상이 배달되죠.
사건의 관계자는 모두 주인공 편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이런 짓을 할 사람은 아이다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다는 쫄딱 망했기 때문에 더는 뭘 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모든 일의 원흉인 아이다는 이렇게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고 퇴장하죠.



시오바라의 활약에 의해 겨우 미사키를 찾아냅니다.
반성의 표시로 머리를 다 밀어 버렸군요.

가출한 이후 한동안 호텔에서 지내던 미사키는
단골 오뎅집 주인을 우연히 만나 그의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었습니다.
숨어있는 동안 주인공에게 사죄하고 관계회복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거죠.

주인공은 미사키를 강하게 추궁합니다.
주인공도 미사키와의 관계회복을 바라고 있긴 했지만
직접 만나니 분노를 숨길 수 없었죠.

실제로 미사키가 관계회복을 위해서 딱히 노력한 것도 없었잖아요.
찾아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모자랄 판에 숨어만 있었고요.
하지만, 주인공은 미사키와 대화를 하다 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사죄할 타이밍을 봐 준다고 하면서 주인공과 미사키를 떨어뜨려 놓은 것도,
아이다가 망한 이후에 주인공에게 미사키의 동영상을 보낸 것도,
계속 미사키를 노리고 있었던 오뎅집 주인의 계략이었던 겁니다.

아까 말했던 배드엔딩에서도 미사키와 오뎅집에서 만났죠.
그리운 냄새란 사실 단골이었던 오뎅 냄새였던 겁니다.
놀라운 복선과 반전이었죠.



우여곡절 끝에 미사키를 되찾은 주인공이었지만,
문제는 이후부터입니다.

시오바라는 경험자로서 주인공과 미사키는 
결코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죠. 
시오바라와 마찬가지로 주인공도 미사키의 네토라레를 봐야만
흥분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런 명분 하에 시오바라는 여러 가지 세팅을 하기도 하죠.

과연 이후 주인공과 미사키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일단 제 리뷰는 여기까집니다.



4장은 모두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만족할만한 다양한 도전이 있던 챕터였습니다.
많은 아이디어를 넣었는데 각 아이디어로 게임 하나씩 만들어도 될 정도에요.
오히려 그 아이디어를 한 게임에 몰아 넣어
아이디어 하나하나에 묘사가 부족한 점이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특히 부인을 네토라레당함으로써 흥분하는 시오바라와
마찬가지로 변모하는 주인공은 첫 플레이 당시에 굉장히 충격적이었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게임이 제가 그렸던 미래,
네토라레의 시대를 여는 게임은 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후의 게임들이 이 게임을 따라잡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방향 자체를 이 쪽으로 잡지 않았어요.

여전히 NTR 계열에서 새로운 도전도 없고,
검증된 패턴만을 찍어내는 게임들만이 등장했죠.
개중에 마음에 드는 게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늘 아쉬워하는 부분입니다.
많은 게임들이 네토라레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총평하자면, 1장, 2장, 3장, 4장에 각각의 챕터마다
제가 원했던 NTR의 모든 것이 최고급 재료로 꽉꽉 채워져 담겨 있는 게임입니다.
제가 찾던 원피스는 여기에 있었죠.

단순히 소재만 좋았던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묘사 또한 훌륭했고
미사키의 캐릭터도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제 인생 최고의 네토라레 게임이며,
이후 게임들의 추세로 봤을 때 이 게임을 넘을 게임은 나오지 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저와 취향이 맞는 분이라면 절대 실망할 수가 없는 게임으로 추천하고 싶네요.

2022년 5월 8일 일요일

리뷰 : 내 애인은 가텐계(1)(2011/12/8,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드디어!"



정확한 제목은 <내 애인은 가텐계/그녀가 한 일, 내가 당한 일/거유 부인 완전포획계획/내 아내를 그 놈에게 빼앗겼습니다>입니다.
굉장히 긴 제목이죠. 보통은 줄여서 '내 애인은 가텐계'정도로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옛날에는 그냥 '가텐계'정도로 불러도 충분했었는데
<마로의 환자는 가텐계>가 등장하면서 
'가텐계'라는 단어만으로는 구별이 애매해졌죠.
저는 단순하게 세 글자로 줄여서 부르는데 바로 '갓텐계'입니다.


"2015년까지 네토라레 불후의 명작이 탄생할 것이며, 곧 네토라레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네토라레 불후의 명작'을 늘 기다려 왔다고요.
이 게임은 과연 제가 기다렸던 불후의 명작이 될 수 있었을까요?
당시의 대답은 리뷰 맨 윗줄에 적어놨네요.



이 게임은 많은 사람들이 역대 최고의 네토라레 게임으로 이야기하는 게임이며,
개인적으로도 주저없이 이 '갓텐계'를 최고로 꼽을 것입니다.

저는 <미육의 향기>나 <인간데브리>와 비교할만한 게임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두 게임의 스토리가 정말 변칙적이었고 독특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갓텐계는 네토라레의 정통파에 가까운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감히 이 게임과 비교할 네토라레 게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압도적인 퀄리티를 갖고 있는 게임이죠. 


이 게임은 네 개의 챕터로 되어있습니다.
매우 긴 제목은 사실 각 챕터의 제목을 그대로 이어 붙인 겁니다.



1장 <내 애인은 가텐계>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주인공은 아르바이트로 먹고 사는 가난한 청년입니다.
공사판 노가다 아르바이트를 유심히 보는 도중에
현장 소장 아이다와 만나게 됩니다.
주인공은 이런 힘든 아르바이트를 할 결심이 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다의 강권에 현장으로 끌려 들어가게 되죠.



주인공이 들어갈 팀의 치프는 미사키라는 여성입니다.
아르바이트하러 오는 사람들마다 상태도 안 좋고, 
힘들다고 하루만에 그만두고 해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입니다.

아이다가 급하게 데려 온 주인공을 보고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데
딱 봐도 비실비실한 것이 하루만에 그만둘 것이 뻔해 보였기 때문이죠.
실제로 주인공도 하루만에 완전히 뻗어 버리고 그만둘 것을 결심합니다.



다음 날, 주인공은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하러 현장을 방문합니다.
하지만 다른 팀원들이 이미 전부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또 일을 하게 되죠.
그런 식으로 차마 그만두지 못하고 며칠동안 계속 일을 하게 됩니다.



억지로 일하던 주인공은 고군분투하는 미사키를 보며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게 되고,
그런 주인공과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미사키도 점점 주인공에게 끌리게 됩니다.



미사키의 단골 오뎅가게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입니다.
이런 식으로 맺어지는 연인 관계는 다른 네토라레물에서는 보기 힘든, 
정중하게 쌓은 빌드업입니다.
이후의 전개가 네토라레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죠.



1장에서는 네토라레 요소가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소소하게 장애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아이다 소장입니다.

아이다가 못된 꿍꿍이를 갖고 있다고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애초에 네토라레물에서 금태양, 오타쿠와 함께 조심해야 할 실눈캐릭터입니다.

아이다가 데려오는 일꾼마다 하루만에 그만두는 비실이들이고,
주인공이 안 그만두고 나타나자 언짢은 태도를 보였으며,
그 외에도 여러 흉계가 있지만 자세한 부분은 3장에 나옵니다.



아이다의 소소한 방해를 물리치고 어느덧 결혼한 주인공과 미사키입니다.
세월이 흘러, 주인공은 자신만의 사무소를 갖게 되었고
중요 거래처인 아이다의 회사가 주최한 온천 여행에 참가합니다.



이상한 진상 때문에 지나치게 과음하기도 했지만
딱히 큰 사건은 없었던 온천 여행입니다.
술기운 때문인지 주인공은 미사키와 전에 없던 찐한 H를 하게 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1장이 종료됩니다.



2장 <그녀가 한 일, 내가 당한 일>입니다.
초반부에는 주인공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자신의 애인이 다른 남자와 놀아나는 모습을 보는 창 밖에서 보는 장면이죠.



초반 장면이 끝난 후의 스토리는
주인공과 미사키의 결혼 생활을 다루고 있습니다.
온천 여행의 H에서 아이까지 갖게 되었죠.

겉보기에는 행복한 결혼 생활이지만
주인공은 점점 미사키에게 의혹을 품게 됩니다.
미사키가 집을 자주 비우는 것에서 소외감을 느끼기도 하고,
자신은 본 적도 없는, 미사키의 야한 속옷을 집에서 발견하기도 하죠.



건설직을 그만두고 개인 미용실을 차렸던 미사키가
갑자기 아이다의 비서로 취직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머리도 어느새 옛날처럼 장발이 되었죠.

주인공이야 원래 둔한 캐릭터지만,
플레이어도 지금 어느 정도가 진행된 건지 알 수가 없는 미스터리한 상황입니다.



이래저래 심란한 주인공을 위로하기 위해
주인공 사무실의 부하직원인 시오바라가 주인공을 집으로 초대합니다.
위로가 되긴 개뿔, 굉장히 당혹스러운데
시오바라의 부인은 팬티가 다 보이는 미니스커트에 노브라입니다.
그런 부인의 모습을 보고도 시오바라는 왠지 아무 말도 안 하는군요.
2장에서는 별 일이 안 생기고 일단은 도망치듯 귀가하는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아이다의 주최에 의해 다시 한 번 온천 여행입니다.
온천에서도 미사키는 뭐가 그리 바쁜지 자꾸 자리를 비웁니다.
게다가, 회식 때는 무방비하면서도 주인공을 지나치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인공에게 소외감과 의혹을 품게 하죠.



그리고 그날 밤, 취해서 자던 주인공은 한밤 중에 잠에서 깨게 됩니다.
근처에 없는 미사키, 그리고 옆 방에서 새어져 나오는 불빛과 신음 소리.
주인공이 문틈으로 바라 본 광경은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그대로입니다.

아무튼, 이 장면과 함께 2장이 끝이 납니다.


사실 1장의 '커플이 만나고 맺어지는 장면'은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다른 게임에서까지 굳이 기대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이 정도까지 잘 만들어주기를 바라지 않아요.

하지만, 2장의 '주인공이 연인 혹은 아내에 가지는 의혹' 부분은
네토라레 게임이라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파트입니다.
근데 네토라레의 간판을 달고 나오는 게임의 십중팔구는
이 부분을 제대로 만들지 않아요.

좀 더 네토라레 장르만의 특성을 제대로 발휘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인 ㄴㅇ물의 여성 캐릭터에서 단순히 애인이 있고 없고의 유무가
장르의 구별 기준이 된다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2장은 1장보다는 약했다고 생각하지만
기본이 잘 되어있는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아직 제대로 된 네토라레 장면이 나오지도 않았지만
1장과 2장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게임입니다.

3장은 1장에서 위협조차 되지 않았던 존재, 아이다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다의 <거유 부인 완전포획계획>은 대체 어떻게 전개된 걸까요?
3장과 4장은 다음 리뷰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