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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5일 일요일

리뷰 : Rance6 ~제스 붕괴~(2)(2004/8/27,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레지스탕스의 부대장이 된 란스가 무엇보다도 우선한 일은
바로 미녀 위주로 부대를 꾸리는 것입니다.
남자나 외모가 떨어지는 여성은 과감하게 내쫓거나 교체해 버리고
미녀만을 자신의 부대에 영입하려고 하죠.



또한, 란스는 아이스플레임의 대장 우르자에게
마수를 뻗치는 일도 잊지 않습니다.
마음의 상처로 인해 의욕이 없어진 우르자는 굳이 란스를 거절하지도 않습니다. 
란스는 아예 우르자와 관계를 맺는 것을 넘어
우르자를 뒤에서 조종하며 레지스탕스 전체를 자신의 입맛대로 꾸려 나가려고 하죠.
그리하여 아이스플레임이 수행하는 임무는 점점 더 과격해지게 됩니다.

게다가 란스는 우르자에게 아예 레지스탕스의 남성 대원을 모두 내쫓으라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이 가혹한 구조조정 후에 살아남게 된 남성 멤버는
우르자를 간호하는 다니엘이라는 노인, 그리고 그의 아들 아벨트와
란스와 동고동락을 같이했던 로키 등 소수입니다.



나머지 대원은 이유가 있어서 살아 남았다고치고
로키가 살아남았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로키는 실력이 그다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스토리적으로 눈에 띄는 특수 능력을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란스에게 은혜를 느끼고 있어서 란스에게 충성을 다합니다만
늘 란스에게 구박을 당하는 처지죠.
란스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로키를 절벽에서 밀어 버리기도 합니다. 
미녀가 아닌 남자가 란스에게 충성하면 이렇게 가혹한 꼴을 보게 되는 거죠.

이런 로키가 아이스플레임에서 쫓겨나지 않았던 이유는
단순히 우르자의 착각 때문입니다.
우르자에게 남자 대원들을 다 쫓아내라고 이야기했을 때,
란스는 로키 따위는 신경쓰지도 않았고 같이 쫓겨나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르자는 다른 남성 대원은 다 쫓아내더라도 
란스가 데려온 로키는 당연히 예외라고 생각했던 거죠.



이런 추레한 남자에게 하는 설명치고는 너무 긴데
그 이유는 로키는 란스 6편의 주제를 상징하는 캐릭터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로키는 제스의 비참한 노예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전세계에서 오직 제스만이 이런 철저한 차별을 하는지도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란스의 부하로 있으면서 마법사들을 싫어하는 티를 대놓고 내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마법사에 대한 뿌리깊은 미움을 안고 사는 캐릭터죠.

이후 란스는 실, 마리아, 시즈카, 리즈나에 이르기까지
많은 마법사를 부대에 데려 옵니다.
위기감을 느낀 로키는 '란스는 자신과 같은 처지이니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면서
마법사들을 모두 부대에서 내쫓아달라는 요청을 하게 됩니다.
물론, 란스 입장에서는 이런 남자 때문에
실을 비롯한 자신의 여성들을 내쫓을 이유가 전혀 없죠.
로키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면서,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짓이 차별 아니냐?'라는 
나름 촌철살인의 대사를 날립니다.

이후로도 마법사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 실의 상냥함을 인정하고 마법사에 대한 미움을 풀게 되죠.
이후에도 끊임없이 한계를 초월하는 캐릭터로 시리즈에서 계속 등장하는,
별볼일 없는 외관에 비해 비중이 꽤 높은 캐릭터입니다.



란스 부대의 초반 핵심 멤버 중 하나인 카오루입니다.
란스 부대의 참모격 인물로
별 생각없이 부대를 이끄는 란스를 적절히 컨트롤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캐릭터는 제가 란스6을 처음하던 시절에
마리아, 시즈카와 함께 좋아하는 캐릭터 TOP3 안에 꼽혔던 캐릭터였죠.
안타깝게도 후속작에서 활약은커녕 
6편 후반부에서의 활약도 거의 없기 때문에
저의 사랑이 길게 지속되지는 못했습니다.

나중에 란스가 제스의 공주, 매직을 습격하려고 하자 격렬하게 반대하다가 
결국 배신자, 스파이의 누명을 쓰고 감금당해 란스에게 H한 고문을 당하게 됩니다.
나중에 다시 나오긴 하지만 중반부에 시점에 사실상 퇴장을 하게 되는 캐릭터죠.



사실은 진짜 스파이가 맞습니다.
무려 제스의 국왕이 심어 놓은 스파이죠.



제스 국왕의 이름은 간지라고 하는데
간지 역시 철저한 차별 사회인 제스를 개혁하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반정부조직인 아이스플레임을 나쁘게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카오루를 잠입시켜서 동향만을 파악하고 있었던 거죠.

국왕이라고는 하지만,
제스 기득권층의 강력한 카르텔은 국왕조차 쉽게 칼을 댈 수 없었고,
몰래 뒤에서 익명의 영웅이 되어 진짜로 선을 넘는 마법사들만 징벌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개혁의 의지는 충분하지만 입장 상의 한계가 있었던 거죠.



이외에도 제스의 차별 사회를 타파하려고 하는 조직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레지스탕스인 펜타곤입니다.
본래는 우르자와 함께 일하던 레지스탕스 멤버들이었으나,
여러 사건도 거치고 노선의 차이도 있어서 분파된 거죠.
아이스플레임보다 훨씬 과격한 노선을 택하여,
잔인한 대량 학살까지 서슴지 않고 저지르려는 위험한 조직입니다.



펜타곤의 가장 큰 약점은 끝을 알 수 없는 무능함입니다.
마법사들을 분풀이로 학살할 뿐,
혁명 이후에 어떤 사회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제스 4장군 급이 토벌하러 나타나면 쪽도 못 쓰고 도망칠 정도로 실력도 대단치 않죠.

문제는 이렇게 무능한 펜타곤이 유일하게 가진 능력이 선동 스킬이라는 겁니다.
개혁가로서의 실력은 부족하지만, 분탕충으로서의 실력은 최고에 가깝죠.

펜타곤은 아이스플레임과 좋지 않은 관계로 연신 대립하였으나,
이후 아이스플레임의 실질적 지배자가 된 란스를
H한 접대를 통해 포섭하는 데 성공합니다.
란스의 협력까지 얻게 된 펜타곤은 어마어마한 계획을 설명하는데
바로 제스의 마나 배터리를 파괴하고 마지노라인을 정지시키겠다는 계략입니다.



란스의 세계관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 계획이 얼마나 엄청난 분탕인지 감이 잘 안오실 겁니다.
마지노라인이란 마인과 제스의 국경에 설치되어 있는 방어 시설로
이게 정지되면 마인의 군대가 거리낌없이 인간세계로 공격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제스만 털리는 게 아니라 인류 전체가 절단날 수 있는 중요한 시설이죠.

제스의 법률은 마지노라인이 위기에 빠지면
국내 모든 마법사가 마지노라인 에너지 공급에 온 힘을 쏟도록 하고 있고,
펜타곤은 그 틈을 타서 제스를 탈취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겁니다.

란스는 오히려 자신이 펜타곤을 이용하겠다며 이 작전에 찬성하지만,
이후의 태도를 보면 이게 얼마나 무시무시한 계획인지
알지 못하고 협력했던 것 같습니다.
펜타곤이나 란스나 별 생각이 없었던 거죠.
우르자는 크게 반대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법이고,
아이스플레임과 펜타곤은 힘을 합쳐 마나 배터리를 파괴하기로 합니다.

그나마 생각이 있는 우르자나 간지 등은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보려고 하였으나,
우르자는 우편 배송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마련한 대책이 실패로 돌아갔고,
카오루가 감금되어 있는 이상, 간지로서는 어떻게 손을 써보기 힘든 상황이었죠.



아이스 플레임과 펜타곤은 부대를 나누어
마나 배터리가 있는 제스 4천왕의 탑을 습격하지만
란스 부대 이외에는 죄다 무능한 놈들뿐이라 별 성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제스 쪽에서 자폭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요.

란스도 여러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사천왕 파파이야의 마나 배터리를 파괴하는 것에 성공하고
다음 목표는 사천왕이자 제스의 공주인 매직의 탑입니다.  



제스의 공주, 매직입니다.
왼쪽은 귀축왕 란스 때의 매직 디자인인데
디자인이 과거에 비해 많이 변했죠.

마빡과 안경이 눈에 띄는 캐릭터로
당시에는 나쁜 평가가 꽤 많았던 변화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매직과 성격의 행적을 살펴 보면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매직은 아직 학생으로 열심히 공부 중인데
탑에 이상한 놈들이 계속 쳐들어와서 짜증나게 합니다.
아버지인 간지의 잔소리에 결국 직접 방어에 나서는데
사천왕답게 강력한 마법을 보여 주며,
란스 부대의 공격을 훌륭하게 격퇴하죠.

매직의 방어는 다소 어이없는 방법에 의해 뚫리게 되는데
이건 굳이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란스에 대한 매직의 시선이 더더욱 차가워지게 되는 방법이었죠.



아무튼 마나 배터리는 4개 중 3개가 파괴되고
레지스탕스는 마지노라인의 가동에 큰 장애를 초래하는 것에 성공합니다.
기세를 탄 펜타곤은 민중들을 선동하여 마법사들을 습격하기 시작하죠.
마법사들은 마지노라인에 마력을 공급하느라 제대로 대처할 수가 없습니다.



마지노라인이 깨지면 인류는 어마어마한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만
펜타곤은 '알빠임?'하면서 혁명을 우선합니다.
정말 뒤도 돌아 보지 않는 미친 짓이지만
펜타곤의 생각이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죠.

마지노라인이 예고없이 정지되었을 때,
그렇게 타이밍 좋게 대대적인 침공이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마인들이 언제 정지될지 모르는 마지노라인을 사이에 두고
사시사철 전쟁만 준비하고 있을리가 없잖아요.
마지노라인이 평생 멈춘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잠깐 중단되는 것뿐이라면
마인들이 침공하기 전에 재빠르게 수리하면 될 겁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대단한 위기는 아닐지도 모르죠.



정말로 마인들이 마지노라인이 언제 정지되는지 모른다면 말입니다.

2022년 12월 19일 월요일

리뷰 : Rance6 ~제스 붕괴~(1)(2004/8/27,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파괴와 혼란의 시대...
시대는 영웅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 영웅의 자질을 갖춘 인물은...
굉장히 이기적이고
굉장히 호색한이고
굉장히 난폭하고
너무나 정의와는 거리가 먼 남자였다.


제가 란스 시리즈에 처음 매력을 느끼게 되었던 게임,
<Rance6 ~제스 붕괴~>입니다.
제가 플레이할 당시에는 이 게임이 시리즈 최신작이었죠.

보통 제가 최고라고 한 번 결론 내린 게임은 1위에서 내려 오는 경우가 흔치 않으며,
이 게임 역시 아직까지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란스 게임입니다.
그에 걸맞게 지금 플레이해도 여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게임의 무대는 리자스, 헬만과 인간 세계를 삼분하고 있는
제스라는 나라입니다.
모험가인 란스는 제스 지방의 퀘스트를 수행하고 있는 중이었죠.

제스는 엄격한 계급 사회로 마법사만이 1등시민이고,
나머지는 노예로 취급당합니다.
란스의 노예인 실은 대접받고,
란스는 하층민 취급받는 주종역전세계인 거죠.



노예가 된 란스는 몬스터와 싸우는 투기장 같은 곳에 감금됩니다.
일반 노예들이나 상대하는 몬스터가 란스의 상대가 될리가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탈출 방법이 보이지도 않는 노예생활이 시작됩니다.
실은 관람석에서 란스를 지켜 보고 있지만, 
란스를 도와줄 수가 없는 형편이라 전전긍긍하고 있죠.

란스는 로키라는 땅딸한 남자를 부하로 삼아 어찌어찌 지내고 있는데,
어느 날 아벨트라는 남성이 접근합니다.
아벨트는 사실 '아이스플레임'이라는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
실력있는 동료를 모집하기 위해 일부러 이곳으로 잠입했으며,
탈출할 수 있는 비밀통로를 알고 있다고 합니다.
란스와 로키는 아벨트를 따라 탈출하게 되죠.



아이스플레임의 리더인 우르자는
불행한 과거로 모든 의욕을 잃어 버리고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최근 다른 레지스탕스에 비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중인데
우르자가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기 때문이죠.

란스와 4편부터 악연이 있는 사나키아 역시 아이스플레임에서 활동 중입니다.
란스 영입을 격하게 반대하지만 결국 란스는 아이스플레임에 들어 갑니다.

아이스플레임의 활동 목적은 제스의 불평등 사회 타파입니다.
란스는 아이스플레임의 한 부대인 그린대의 대장이 되어
레지스탕스 활동을 시작합니다.
란스의 목적은 물론 제스의 미녀들이죠.
계급 사회의 모순 그런 건 관심도 없습니다.



시스템은 던전형 RPG입니다.
일단 거점 화면에서 이벤트를 선택할 수 있죠.
공짜로 선택할 수 있는 이벤트도 있지만 의미없는 이벤트나 반복 이벤트이며,
일반적으로는 던전에서 모을 수 있는 적옥, 황옥, 청옥으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벤트를 통해 플레이할 퀘스트를 선택할 수도 있고,
파티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도 있죠.



던전으로 돌입하면 1인칭 RPG가 시작됩니다.
에로게에 많이 사용되었던 시스템으로
저는 이런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지쳤다고 리뷰에 적었던 적도 있습니다.
90년대 PC-98 에로게에서 유행했던 낡은 방식이기는 한데,
개발 난이도가 비교적 쉬운 탓인지
란스6 이후로도 많은 게임들이 이런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1인칭 맵을 돌아다니면 몬스터들이 등장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한 번에 6명씩, 6대6으로 전투를 하게 됩니다.
다만 한 번의 전투에서 싸우는 인원이 최대 여섯인 건 아닙니다.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그 자리에 다른 몬스터가 보충될 때고 있고,
아군 파티 역시 전투 도중에 다른 캐릭터로 교체가 가능하죠.



한 번에 같이 돌아다니는 파티원은 최대 16명입니다.
이 캐릭터들 중에 여섯 캐릭터를 전투에 세울 수 있는 거죠.

란스 시리즈의 게임들은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들로 인해
이 많은 캐릭터들이 전투에서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제작됩니다.
란스6도 마찬가지로 그런 고민을 해야 했는데
어쨌든 전투에 세울 수 있는 인원이 6명 밖에 없다면,
교체할 필요없이 딱 6명만 사용하면 되니까요.



그런 쓸놈쓸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든 시스템이 바로 SP입니다. 전투 회수 제한이죠.
란스의 SP는 12로 되어 있는데,
이는 한 번의 탐험에서 12번밖에 싸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고작 12번의 전투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며,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전력을 잘 배분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퀘스트의 보스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강력한 캐릭터들은 아껴둘 필요가 있죠.



이 게임에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두 캐릭터,
시즈카와 마리아는 이번에도 강력합니다.
시즈카는 후반에 매직과 비교해서 힘이 빠진다는 의견도 있지만,
가장 어려운 초중반에 후방을 든든히 받쳐 주는 소중한 마법사 캐릭터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스토리도 엄청난 푸쉬를 받아
염원의 복수를 이루고, 새로운 삶의 목적까지 찾게 되죠.

<귀축왕 란스>에서 그냥 강력하던 마리아는
이번 작품에서는 다양하게 강력합니다.
원호사격에 작렬탄에 연막탄에 온갖 사기를 다 칠 수가 있죠.

남들 필살기 쓴다고 두 턴에 한 번, 세 턴에 한 번 공격하고 그럴 때,
한 턴에 여러 번 적을 두들기는 캐릭터이며,
일정 확률로 적의 공격까지 차단해 버리는 최강의 캐릭터입니다.
워낙 혼자 다 해 먹어서 다른 파티원들이 조금 약해도
마리아와 함께라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죠. 



역시 란스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카나미입니다.
저는 화력 우선주의이기 때문에 카나미를 주력으로 쓰지는 않지만
스피드와 회피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1.5군 캐릭터입니다.
무조건 선빵을 치기 때문에 운만 따라주면 적을 신나게 마비시킬 수 있죠.



5편의 주역이었던 리즈나도 등장합니다.
마법 절대 방어가 굳이 없어도 강력한 마법 방어를 갖고 있으며
버프, 필살기가 훌륭하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파티의 전방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주력 캐릭터입니다.



5편에서 리즈나와 함께 활약했던 코판돈도 등장하지만
코판돈은 이번에도 써먹기 애매합니다.

운빨에 많은 의존을 하긴 하지만 아이템을 잘 써주면 못 써먹을 정도는 아닌데
가장 큰 문제는 메인 스토리와 타이밍이 하나도 안 맞는다는 점입니다.
재능한계가 27로 애매한데, 
이 게임에서는 재능한계는 란스와 H를 통해 50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코판돈 H 이벤트가 너무 늦게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코판돈보다 재능한계가 낮은 캐릭터들도 H씬으로 레벨을 계속 올리는데
코판돈은 레벨 27에서 멈춰야 하기 때문에 써먹기가 애매합니다.
이후 H씬이 가능해지고 좀 키워볼까 하는 시점에서 파티를 이탈해 버립니다.
그리고 메인 스토리 최종 보스전까지 사용할 수 없죠.

도전 모드에서는 잘 사용할 수 있긴 하지만
메인스토리에서는 키울 보람이 없는 수준의 캐릭터이며,
스토리면에서도 다른 캐릭터에 비해 소홀했다고 생각됩니다.
안타깝지만 또 다음을 기약해보도록 하죠.



이번 작품부터 새로 등장하게 된 캐릭터인 카로리아입니다.
몸에 벌레를 키우는 벌레술사인데 벌레술사는 제스에 의해 멸망당해서 
카로리아 외에 딱 한 명 더 있었으나 그마저도 6편에서 사망합니다.

경질변화라는 데미지를 절대 받지 않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카로리아를 전방에 내세우면 근거리 공격밖에 못하는 적은 
어떤 강적이라도 무조건 이길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괜찮은 기술인 독침까지 갖춘 강력한 캐릭터입니다.



팀의 체력을 책임지는 셀입니다.
사실 3편부터 등장하는 유서깊은 캐릭터인데,
딱히 쓸 말이 없어서 지금까지 쓰지 못했죠.

회복마법은 란스6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강력하지만,
안타깝게도 공격력이 없는 수준입니다.
좀비, 유령과 전투할 때는 강력하지만 대체적으로 못 써먹죠.
회복마법만 믿고 쓰든지, 마리아의 원호와 조합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4편부터 란스에게 불행한 일을 당했던 사나키아입니다.
본래 아이스플레임에서 란스와 동급의 대장이었으나,
부대원들이 모두 전멸당하고 란스 밑으로 오게 되었죠.
카오루가 빠진 그린대에서 나름 란스를 보좌하는 부대장의 역할을 맡으려고 합니다.

그런 사나키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냥 약하다는 겁니다. 약해도 너무 약합니다.
란스 세계관은 레벨이 전부가 아닙니다. 
레벨과 별도로 기능레벨 등의 개인 기량이 있죠.
사나키아는 그 개인 기량이 절망적으로 약합니다.

사나키아 스스로도 그 문제를 고민하고 있고,
란스에게 필살기를 배워 보려고 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캐릭터입니다.
나중에는 병법을 배워서 전투 시작 시 버프를 주는 토템 역할을 할 수라도 있게 되죠.
메인 스토리 이후의 도전모드에서는 나름 좋은 무기를 쓸 수 있게 됩니다.

게임 성능과는 별개로 6편 시점은 사나키아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입니다.
꼽사리 수준이기는 하지만 제스를 구하는 최후의 전투까지 참가하는 공적을 세우게 되죠.
이 최후의 불꽃 이후에도 계속 등장하는 캐릭터지만
제 리뷰에는 다시 기록될 일은 없지 않을까 싶네요.



강력한 탱커인 패튼입니다.
3편에서 찌질하고 비열한 악당이나 하던 황태자가 듬직하게 성장한 모습이죠.

처음에 란스가 잡혀있던 투기장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서 신분을 감추고 수행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나중에 란스가 나왔던 방법과 똑같은 방법으로 패튼을 빼내 옵니다.
헬만의 황태자가 온다는 소식에 란스 주변 여성들이 모두 구경하러 왔지만,
꽃미남이 아니라 다들 실망하고 돌아가게 됩니다.

이후, 란스가 3편에서 얼굴도 못 봤던 자신의 방해자였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지만
'그 때 성공했더라면 난 더 쓰레기가 됐을 거다.'라고
오히려 실패한 걸 다행으로 생각하는 훌륭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근육만큼이나 성능도 강력해서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죠.



란스 시리즈는 너무 방대해서 언제나 하고 싶은 말을 리뷰에 다 못 적는 기분이 듭니다.
소개할 캐릭터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만,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생략하도록 하죠.

남은 중요한 캐릭터들은 스토리와 함께 다음 리뷰에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22년 12월 11일 일요일

리뷰 : Rance5D ~외톨이 소녀~(2002/10/25,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란스 시리즈에서 게이머들의 악평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은
역시 <Rance5D ~외톨이 소녀~>가 꼽히게 될 것입니다.
현시점에서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평가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시리즈의 다른 명작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 받는 건
이 게임에게 참 억울한 일입니다.



일단, 이 게임은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저가형 게임입니다.
당시 앨리스소프트는 <츠마미구이>를 비롯해
볼륨은 적지만 값싼 게임의 길을 개척하고 있었죠.
앨리스소프트의 간판 시리즈인 란스 시리즈까지 
저가형으로 나온 것이 특이하긴 한데,
여기에도 사정이 있습니다.

<귀축왕 란스>가 엄청난 명작이었던 탓인지,
5편의 개발은 상당한 난항을 겪었습니다.
기획이 세 번이나 고꾸라지게 되었는데,
고꾸라진 기획이 바로 5A, 5B, 5C가 됩니다.
시행착오 끝에 앨리스소프트가 일단 무조건 완성시키고 본다는 생각으로
볼륨 적은 저가형 게임을 발매한 것이 바로 5D였던 거죠.

그렇게 발매는 되었지만 앨리스소프트 스스로 5D는 여전히 외전으로 취급했고,
이후에도 미발매된 란스5가 따로 있다고 언급했으며
5를 개발할 생각까지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란스5는 오늘날까지 발매되지 않았으며,
란스 시리즈 5편의 자리는 사실상 5D가 차지하게 됩니다.

저가형 외전인 5D는 졸지에 정식 넘버링 시리즈와 동일한 위치가 되어 버렸고,
다른 게임들에 비해 부실해 보이게 되었습니다.
란스5가 발매되었다면 이 게임에 대한 악평도 좀 적었을 수도 있었겠죠.



물론, 악평의 원인은 단순히 볼륨이 적은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값싼 가격, 가벼운 볼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 플레이를 포기했던 이유는
바로 극악의 운빨 망겜이라는 점 때문이었죠.



이동은 룰렛, 전투는 주사위 등 모든 행동이 운빨로 결정됩니다.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제 아무리 고수라도 방법이 없어요.
어떤 분은 자신이 이 게임 고수이며
이 게임은 엄청 쉽다면서 팁을 알려 주던데,
룰렛을 돌릴 때 마음에 안 들게 나왔다면
자동저장되기 전에 ALT + F4를 누르면 된다고 하더군요.
정말 대단한 팁입니다. 결국 운빨 게임이라는 뜻이잖아요.


물론 이 게임에서 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맞지만,
사실은 '이 게임이 운빨 게임'이라는 프레임이야말로
이 게임의 평가를 떨어뜨리게 된 주된 요인입니다.
운에 모든 것을 맡기고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어요.

무조건 운에 맡기고 플레이하면 상당히 고통스러운 게임이겠지만,
운을 잘 이용해야 하는 나름의 전략성이 존재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눈치챈다면 
그렇게까지 난이도가 있는 게임이 아닙니다.
TIME 게이지를 희생한다면 룰렛은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고,
전투 중에는 개입을 할 수 없지만 기술 세팅같은 전투 준비를 전략적으로 하는 방법 등이 있어요.

그래도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다시 할 수밖에 없겠지만
플레이 타임이 불합리하게 늘어나는 수준은 아닙니다.
운빨 게임이라는 소문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본 게임이에요.
게임의 구조만 파악한다면 운이 약간 나쁘더라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합니다.

다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 짜증나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 리뷰를 쓰면서는 그럴듯하게 말하고 있지만,
저도 란스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이 게임 진작에 갖다 버렸을 거에요.
많은 분노와 짜증을 넘고 나서야 게임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죠.



란스 5D를 플레이할 가장 큰 가치는 캐릭터에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리즈나의 데뷔작이죠.

리즈나의 특징은 남에게 굉장히 잘 속는다는 점입니다.
란스를 만나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계속 속지만
그래도 결코 남을 의심하는 법을 학습하지 않죠.
란스에게 속아서 H를 하는 패턴이 자주 나옵니다.

게임 유닛으로서의 특징은 마법 방어입니다.
처음에는 마법방어가 무시무시하게 높을 뿐이었는데
이후 허니 몬스터처럼 시스템적으로 마법이 통하지 않게 되었죠.



또다른 중요한 캐릭터로는 코판돈이 있습니다.
리즈나만큼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는 한데,
5D는 코판돈에게 어울리는 무대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게임에서 소개하도록 하죠.



총평하자면, 사실 저도 란스 시리즈 중에서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변명의 여지가 있다고는 말씀드렸지만
어쨌든 스토리는 짧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등장도 적었죠.

이 게임 전후인 <귀축왕 란스>와 <란스6>, <전국란스>를 열렬히 좋아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듭니다.

어쨌든, 란스 시리즈의 지속 여부까지 걸려 있었던 의미깊은 게임이라고 합니다.
운이 다 해먹는 게임이라서 난이도가 불합리하다는 건 오해이고,
실제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할만한 짧은 게임입니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한 번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되네요.

2022년 12월 4일 일요일

리뷰 : 귀축왕 란스(3)(1996/12/19,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10편으로 막을 내린 란스 시리즈의 전체적인 그림은
란스의 이름 아래 모든 나라들이 힘을 모아서
마인들과 전쟁을 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스토리를 압축시킨 귀축왕 란스에서는
<란스10>만큼의 치열한 스토리는 없지만
상당한 난이도의 마인 침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멋도 모르고 이 게임을 처음 즐기던 때에는
마인들이 어마어마한 병력으로 한 턴에 아홉 번씩이나 쳐들어 오더라고요.
도저히 막아낼 수 없을 정도의 재앙이 몰려오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게임을 이해하고 있고, 준비를 철저히 했다면
전면전으로 충분히 마인들을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이벤트를 통해 비교적 쉽게 상대하는 방법도 있기 한데
그 이벤트를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공략 사이트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면
관점에 따라서는 전면전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겠죠.

문제는 케셀링크처럼 계속 부활해서
전면전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적의 존재입니다.
이벤트를 봐야만 이길 수 있는데
공략 사이트를 참조하지 않는다면 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죠.



마인전 이후의 진엔딩으로 가는 과정도
공략을 보지 않는 이상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내용인지 의문이 듭니다.

사실 게임 전반적으로 공략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무수한 실패를 겪어야 하는 이벤트가 너무 많습니다.
부하들을 새로 영입하는 것도 많은 조건이 필요하며,
멀쩡한 부하들이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사전지식이 충분하지 않다면 플레이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죠.



게임 오버를 반복하면서 여성 캐릭터들의 행복, 불행을 모을 수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각 여성 캐릭터별로 엔딩이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행복, 불행을 모아야 하는 캐릭터는 무려 66명이나 됩니다.
단순히 란스와 만나지 않는 것이 행복 조건인 캐릭터도 있어서
초반에 게임 오버 당해도 모을 수도 있는데
조건이 복잡한 캐릭터들도 많아서 공략없이 모으기는 꽤 힘이 듭니다.

다만 이 행복, 불행을 수집하는 것이 단순히 귀찮은 과정은 아니고,
찾기 위해 여러 방법을 다 써보면서 그만큼 많은 이벤트를 경험할 수가 있습니다.
이 게임은 그 노력에 걸맞는 수많은 이벤트를 갖추고 있죠.
CG가 없고, 전략적으로 강해지지 않는 이벤트라도
재미있기 때문에 볼 가치가 있습니다.



게임 자체의 엔딩도 상당히 다양합니다.
란스가 죽거나 리자스성이 함락 당하는 쉽게 볼 수 있는 배드엔딩도 있지만
어려운 조건을 맞춰야 하는 다양한 배드엔딩들이 존재하죠.

통일을 하더라도 다양한 엔딩 패턴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 진엔딩인데
란스가 통일왕국의 지배자 지위를 버리고 실과 함께 다시 모험을 떠나는 엔딩이죠.
늘 그렇듯이 실을 구박하지만
'목적은 진작에 이뤘다'며 미련없이 권력을 버리고 떠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목적은 당연히 실의 구출이죠.



여기까지가 에로게의 전설적인 게임 귀축왕 란스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입니다.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다 이야기하면 너무 지쳐 버릴 것 같아서
긴 호흡으로 보고 다음 시리즈에서 이야기하도록 하죠.


귀축왕 란스는 단독 게임으로서 훌륭할 뿐만 아니라
란스 시리즈 내에서의 위상 역시 어마어마합니다.
이후 게임에서도 좋은 게임들이 많이 나왔지만
시대 보정을 고려하면 귀축왕 란스만큼 압도적인 퀄리티는 없겠죠.
어떻게 96년도에 이런 게임이 나왔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뿐만 아니라, 앨리스소프트는 이 게임 하나만으로 란스 시리즈의 모든 틀을 잡았습니다.
란스의 세계관이 언제 얼마나 정립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밖에서 볼 때는 귀축왕 란스에서 비로소 그 장대한 세계관이 제대로 표현되었습니다.

란스 시리즈의 전반적인 구조는 이 게임에서 모두 세워졌으며
이후 게임들에서도 많은 변경이 있었지만
이미 올려진 건물의 각 방에 리모델링을 한 수준이었죠.
이후 게임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귀축왕 란스가 훌륭한 틀을 잡았다는 겁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했을 때는 그렇게까지 재미있게 하지 못했습니다.
란스 시리즈에서 가장 첫 번째로 플레이한 게임일 뿐만 아니라,
에로게 생초보 시절에 플레이했던 게임이었죠.

제 실질적인 에로게 원점인 <취작>보다 먼저 플레이한 에로게가 열 몇 개 정도 되는데,
그 열 몇 개가 뭐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중 딱 세 개를 정확히 기억하는데 <얀얀의 격투동창회>, <악몽>,
그리고 귀축왕 란스입니다.
그만큼 에로게를 잘 알지도 못하던 초보 시절에 첫 플레이를 했던 거죠.
그래서인지 플레이하면서 뭐가 뭔지도 몰랐고,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았습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란스6>이 발매되어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다시 귀축왕 란스를 잡았을 때 비로소 이 게임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세계관 및 캐릭터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나서야
게임의 진가를 알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오늘날, <란스10>까지 시리즈 모든 게임을 다 플레이해 본 지금,
다시 귀축왕 란스를 잡아 보니 더더욱 이 게임의 훌륭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감회를 느낍니다.
그야말로, 20년 후의 속편까지 설계한 위대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총평하자면, 수많은 앨리스소프트의 명작 중에서도
가장 맨 윗자리에 합당한 뛰어난 역작입니다.
란스 시리즈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 수많은 영향을 줬던
앨리스소프트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게임이기도 하죠.

에로게는 보통 규모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세계관이 방대하면 그 내용이 텅 비어 있을 때가 많고,
전략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도 등장 캐릭터가 적어
장르의 매력을 살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제대로 하고 있는 에로게 회사는 앨리스소프트 뿐이죠.
그 모든 것의 시작은 귀축왕 란스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을 추천하지 않는다면 에로게 리뷰 블로그로서의 정체성을 의심받아도 
할 말 없을 정도로 뛰어난 명작입니다.
경의를 담아 추천 리스트에 올리겠습니다.

2022년 11월 27일 일요일

리뷰 : 귀축왕 란스(2)(1996/12/19,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귀축왕 란스>의 주인공은 당연히 란스입니다.
주인공다운 성능을 갖추고 있는 강력한 캐릭터지만
병력을 너무 늘려 버리면 마인전에서의 활약이 제한되기 때문에
적당히 조절할 필요도 있습니다.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의 중심에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란스는 이전과는 다른 다채로운 인간관계 양상을 많이 보여 줍니다.
란스를 본모습을 잘 아는 사람도 많지만 
모르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준 영웅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 준 현명한 왕이기도 하며,
누군가에게는 악랄한 침략자이기도 합니다.
란스를 좋게 보는 경우는 착각 때문일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진짜로 란스가 괜찮은 행동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란스도 막나가는 짓을 어느 정도 자제하는 면모를 보여 줍니다.
가끔 진짜 막나가는 짓을 할 때도 있는데
어떤 경우는 그런 행위를 진짜로 할 것인지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던져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시라나 레이라같은 경우말이죠.


란스와 늘 함께하는 실의 경우는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란스의 도적질 때문에 헬만에 잡혀 있기 때문이죠.
서두르지 않으면 실이 죽어 버리는 충격적인 상황도 나옵니다.

하지만 게임의 측면에서 보면
실은 딱히 필살기도 없고, 병력도 적고, 성능도 좋은 편이 아닙니다.
죽여도 크게 상관은 없죠.
다만 어떻게든 써 보겠다면,
병력이 회복되지 않는 아이템을 장비하고
던전과 대화 이벤트를 이용하여 노가다를 해서 병력 뻥튀기를 할 수는 있습니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그다지 효율은 없지만
병력이 많아지면 후열에서 쓰기 충분하죠.



이 게임에서 가장 등장이 많은 여성 캐릭터는 마리스입니다.
전투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마리스 고유의 이벤트가 많은 건 아니지만
귀축왕 란스야말로 마리스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식한 집권자인 란스 대신에 국정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우수한 보좌관입니다.
마리스의 비중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이 게임의 자유도 때문이죠.
어떤 캐릭터는 게임 도중에 전투에 나가 죽기도 하고,
어떤 캐릭터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동료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리어 공주와 마리스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함께 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벤트에서도 조연으로 쓰기에 적절한 캐릭터인 거죠.

이벤트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마리스는 꽤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이 장대한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기에 부족함이 없죠.



처음부터 부하로 있는 캐릭터는
리자스의 장군들 및 그 부관들, 그리고 친위대장 레이라입니다.
아스카라고 마법사가 하나 더 있기는 하지만 스토리상 비중도 없고,
죽기 너무 쉬워서 써먹을 수도 없습니다.

레이라는 성능은 나쁘지 않은데,
그렇게까지 좋은 건 아니고 가격은 비싼 친위대입니다.
릭과 연인이 되는 재미있는 스토리도 있긴 한데,
JAPAN에 결혼동맹으로 팔려가서 비참한 일을 당하는 스토리도 있습니다.

웬만하면 레이라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레이라가 퇴장함으로써 얽히는 이벤트가 너무 많아요.
슈퍼 쥴리아와 허니킹도 있고,
쥴리아와 아비아토르의 행복, 불행을 모두 모으겠다면
레이라는 필연적으로 퇴장해야 합니다.
그래도 저는 레이라를 좋아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레이라를 그대로 썼습니다.
행복 까짓 거 안 모으고 말죠.



게임 초반에 가장 유용한 캐릭터들은 리자스의 4장군입니다.
릭, 코르도바, 바레스, 엑스이 4명이죠.
4장군은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가성비도 좋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후반까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릭은 침공전에 코르도바는 수비에 특화되어 있는데
굉장히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바레스는 딱히 특화된 건 없지만
그런만큼 아깝지 않게 공수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죠.

엑스는 다른 장군보다는 약간 처지는 감이 있고,
얻는 방법도 약간 비밀스럽지만
얻기만 하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부관들은 메나드, 하우렌, 킨케이드가 있습니다.
성능상으로는 별볼일 없지만,
병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전방요원으로 충분히 활용할 여지가 있는 캐릭터들이죠.

메나드는 스토리가 뛰어나고, 하우렌은 캐릭터가 뛰어납니다.
킨케이드는 저열한 성격의 남성 캐릭터이고 나중에 처형할 수도 있지만,
활용도가 없는 건 아니니 굳이 처형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충분한 실력만 있다면 처형해도 별 상관없습니다.


엑스, 하우렌, 멜페이스로 구성된 반란군을 진압하면
마인들이 게릴라 전술로 각 도시에 침공해 옵니다.

마인들의 목표는 마왕 미키입니다.
사정이 좀 복잡한데 마인은 호넷파와 케이브리스파,
두 파벌로 나뉘어 있습니다.
마왕 미키는 마왕이 되는 걸 거부하고 켄타로와 도망쳤으며,
그래도 미키를 옹립하려는 호넷과
자신이 마왕이 되려는 케이브리스가 대립하고 있는 거죠.



아무튼 여러 이벤트를 거치면 미키와 켄타로를 동료로 할 수 있습니다.
만일 귀축왕 란스의 난이도가 어려워서 못 하겠다는 분이 계신다면
그건 미키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미키의 존재는 이 게임의 난이도를 두 단계 이상 낮춰 주는 캐릭터입니다.
마인에게는 무적결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특수한 방법이 없는 이상 인간은 마인에게 대미지를 입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특수한 방법을 갖고 있는 인간은 딱 둘이 있는데
바로 란스와 켄타로입니다. 둘 다 우리편이죠.

다시 말해, 마인들은 인간과의 전투에서 절대 대미지를 입지 않습니다.
초반에 쓸 수 있는 마인 캐릭터는 사테라나 메가라스가 있지만
이 캐릭터들은 인간들의 전쟁에 출진하는 걸 거부하죠.
유일하게 말을 듣는 것이 바로 미키입니다.
또한, 미키는 마인과의 전투에서도 사실상 무적인데
HP가 무려 30000이기 때문이죠.
참고로 란스가 8이고 이것도 낮은 편이 아닙니다.

수비전에서는 아군이 전멸해야만 패배이기 때문에
대미지를 거의 입지 않는 미키는 혼자 단독으로 내보내도
절대 수비전에서 패배할 일이 없습니다.

공격 면에서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지만,
낮은 확률로 적 한 부대의 병력을 몰살시켜 버리는 필살기가 나갈 때도 있습니다.
버그를 이용하면 100%의 확률로 필살기를 쓰는 것도 가능하죠.

다시 말해 미키는 수비전에서는 무적이고,
반격으로 가끔 로또가 터지며,
버그를 이용하면 그 로또를 매번 터뜨릴 수 있는
존재 자체가 치트인 유닛인 겁니다.
마왕의 이름에 걸맞는 무시무시한 캐릭터죠.
납치 이벤트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것만 조심하면 됩니다.



반란군을 제압한 이후에는 우선 자유도시를 침공해야 합니다.
자유도시들은 대체로 그냥 항복하는 경우도 있고,
전쟁을 해도 적장들이 약하기 때문에 초반에 영토를 늘리기 적합한 곳이죠.

자유도시에서의 플레이팁은 무조건 커스텀을 점령하러 달리라는 겁니다.
무려 다섯 명의 동료를 한꺼번에 영입할 수 있죠.
시즈카, 마리아, 엘레노아, 미리, 미르로 <란스2>의 주역들입니다.

이 중에 엘레노아는 써먹기 힘든 수준이고, 미리는 평범한 수준입니다.
시즈카는 초반에 쓸 수 있는 필살기가 있는 마법사라는 점에서
헬만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리아와 미르는 최강의 사기캐죠.

마리아는 단 둘밖에 없는 원거리 물리공격 유닛으로
병력만 좀 늘려주면 적군을 다 터뜨려 버릴 수 있습니다.
후열에 있어서 공격받을 확률도 적고,
반격 대미지도 없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다른 캐릭터들보다 더 안정적으로 활약할 수 있죠.

미르의 경우는 환수부대를 사용하는데
병력을 돈으로 늘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병력을 늘리는 방법은 성장의 샘에서 미르를 어른으로 만들고 
던전에서 노가다를 통해 미르의 레벨을 높이는 거죠.
병력만 충분히 늘려준다면 미르의 방어력은 치트키 수준입니다.
아무리 공격을 받아도 조그만 흠집 하나 나는 수준이죠.

아무튼 커스텀의 다섯 캐릭터는 함정이 있긴 하지만
필수적으로 얻어야 하는 캐릭터들입니다.



자유도시 중 포르투갈을 점령하면 JAPAN과 인접하게 됩니다.
란스 7편인 <전국란스>의 무대죠.
<전국란스>의 이미지와 매우 다른 오다 노부나가와 코우히메가 등장합니다.



JAPAN에서 동료로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이소로쿠뿐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매력적이기는 한데, 성능은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전국란스>에서 더 이야기할 게 많은 캐릭터이니 넘어가죠.



헬만과 제스 중에서는 보통 헬만을 먼저 침공하게 될 것입니다.
실와 소울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죠.

헬만은 <란스9>의 무대입니다.
3편과 4편에 나왔던 여러 캐릭터들이 아군으로 만들거나
새롭게 등장한 강력한 장군들을 영입할 수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전원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건 불가능하죠.



인간계의 남은 대국은 제스입니다.
<란스6>의 무대죠.

남성 혹은 남성같은 여자가 득시글했던 헬만의 장군들에 비해
제스의 캐릭터들은 미녀가 많습니다.
4천왕과 4장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안타깝게도 4장군은 동료로 영입하는 것이 불가능하죠.

4천왕 중에서는 매직, 치즈코, 나기를 영입하는 것이 가능한데
다들 좋은 캐릭터지만 합류시점이 너무 늦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실과 소울을 죽이거나 아니면 헬만, 제스와 양면전쟁을 벌여서
이 캐릭터들을 중반부에 합류시키면 좀 더 많은 활용을 할 수 있죠.

게임을 수월하게 하겠다면
이벤트를 통해 제스의 왕인 간지왕을 먼저 영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훨씬 더 많았지만 다 이야기하려니 끝이 없네요.
리뷰 쓰는 도중에 힘이 빠져 버린 것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워낙 방대한 게임이기 때문에
간결한 리뷰를 원하는 제 블로그에서는 다 보여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인간계는 이렇게 통일했다고 치고,
그 다음에는 무슨 컨텐츠가 있는지는
다음 리뷰에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