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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30일 일요일

리뷰 : Rance2 ~반역의 소녀들~(1990/9/15,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Rance2 ~반역의 소녀들~>입니다.
이번 무대는 자유도시의 커스텀이라는 곳으로
아쉽게도 1편보다 스케일은 약간 줄어 들었습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란스이며, 노예 실이 함께 합니다.
란스가 길드의 의뢰를 받아
땅으로 꺼진 커스텀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스토리죠.



커스텀 마을의 촌장이 말해주는 사연은 이렇습니다.
라기시스라는 마법사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4명의 제자들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장한 제자들은 반란을 일으켜,
라기시스를 죽이고 그의 반지를 탈취하여
마법으로 마을을 가라앉혀 버렸습니다.

란스는 의뢰도 수행할 겸, 네 명의 소녀들에게 벌을 주기 위해서
소녀들이 있는 미궁으로 향합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2편도 1편과 마찬가지로,
단일 RPG로서는 미흡한 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스토리가 그렇게 훌륭한 것도 아니었고
시스템적으로 불편한 점이 꽤 많았습니다.
기력 게이지 같은 경우는 큰 필요없이 플레이만 피곤하게 할 뿐이었죠.

전투 조력 캐릭터들이 있어 1편보다는 다채로워졌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더 많이 보입니다. 



다만, 캐릭터적으로는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해진 게임입니다.
전작에서 등장한 캐릭터들의 상당수가 1회성이었고
몇없는 주요 캐릭터들도 등장이 매우 적었던 반면에,
이번 게임에서는 시리즈에서 주목해야할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4마녀 중 하나인 마리아 카스타드입니다.
2편 초반에는 물속성 마법을 사용하는데 전혀 기억할 필요가 없는 특징입니다.

4마녀 중 란스에게 가장 처음으로 패배하고
란스와 강제 H씬이 있습니다.
H씬 이후에 알게 되는 사실이 많은데,
진짜로 수상한 악당은 4마녀가 아닌 라기시스 쪽이었고
4마녀들은 반지의 조종을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H를 하면 반지의 조종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굳이 이런 이유가 아니라도 H를 할 생각이었던 란스에게
소중한 명분이 생긴 격이죠.



마리아와의 H씬동안 란스의 노예인 실이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어딘가로 사라져 버립니다.
실이 부재중인동안 란스는 마리아와 함께 미궁을 탐험하게 되죠.



반지의 힘을 잃어버린 마리아는 더 이상 마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마리아는 자가제작한 '튤립'이라는 바주카포를 들고 싸우게 됩니다.

참고로 2편에서는 디자인이 좀 수수하게 나왔습니다만,
사실 마리아는 <전국란스> 발매 이전까지
제가 란스 시리즈에서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입니다.
시리즈마다 꼬박꼬박 등장하고 대개의 경우 성능도 절륜하죠.
검과 마법의 판타지 세계에서 
바주카포로 적을 두들겨 패고 다니는 것도 로망을 자극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성능도 떨어지고 먼 미래에는 결국 그렇게 되었지만,
벌써 그 이야기를 해선 안 되겠죠.
아무튼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고, 시리즈의 중요 캐릭터중 하나입니다.



탐험 도중에 만나는 미리 요크스입니다.
4마녀인 미르 요크스의 언니이기도 하죠.
이 캐릭터의 주요 특징은
무려 란스조차 못당할 정도의 왕성한 성욕입니다.

마리아만큼은 아니지만 이후 시리즈에서 적당히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이 캐릭터의 미래도 생각이 나지만,
2편에서는 전혀 그런 내용이 없으니 이번엔 넘어가죠.



다음은 사라진 실의 시점으로 넘어갑니다.
실은 미궁에 쓰러져 있던 어떤 남자를 회복마법으로 도와주게 됩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버드 리스피라고 하죠.
버드는 실에게 한 눈에 반하게 되고,
실이 란스같은 쓰레기의 노예라는 점을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실에게 란스를 버리고 자신과 함께하자는 이야기를 하지만
란스 하나만 바라 보고 사는 실이 그 이야기를 따를리 없습니다.

앞으로도 하찮은 남자로서 종종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이러면 안 되지만, 캐릭터들을 보고 있으면 자꾸 미래의 일이 떠오르네요.
특히, 이 캐릭터는 많지 않은 비중에 비해 엄청난 사고를 치는 캐릭터죠.



다음은 란스 시점으로 돌아와 미르 요크스입니다.
성숙한 모습의 비결은 반지의 힘으로 사실 어린애입니다.

어린 애가 되면 란스와 크게 엮일 일도 없어
미래의 비중은 없지는 않지만 애매한 편입니다.
단 한 게임에서 희대의 개사기 캐릭터가 되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이름없는 악마도 등장합니다.
작품내내 이름도 밝혀지지 않지만
왠지 그 이름을 알 것 같고, 앞으로 자주 볼 것 같고
굉장히 불행한 일을 많이 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란스의 소원을 들어주고 영혼을 가져가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악마마저 명함도 못 내밀 란스의 악랄함에 역공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나비 효과가 되어 이후 시리즈에서
어마어마한 인생을 살게 되는 캐릭터죠.



다음은 4마녀 중 하나인 엘레노아 란입니다.
이 캐릭터의 전성기는 반지에 조종당해서
사악하고 요염한 모습을 보이는 바로 이 게임입니다.

란스가 반지의 조종에서 풀어준 후에는
성격이 얌전해져 캐릭터가 애매해졌습니다.
이후 스토리상 비중도 적고, 성능도 영 별로입니다.
아마도 제 리뷰에서 엘레노아에 대한 언급은 이게 마지막이 아닐까 싶네요.



1편에서 등장했던 리아, 마리스, 이름없는 닌자도 등장합니다.
2편에서 별 비중은 없지만, 3편을 위해 중요한 복선을 하나 뿌리고 가죠.

2편에서 하는 일은 란스에게 반한 리아 공주가 리자스의 보물인
성스러운 검과 갑옷을 주고 끝입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캐릭터는 마지막 4마녀 마소우 시즈카입니다.
4마녀 중 가장 마녀같은 복장을 하고 있죠.

2편에서는 너무 후반부에 등장하여 그렇게 큰 매력을 보여주지 못합니다만,
이 캐릭터는 란스 시리즈 최고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마리아에 필적하는 정도로 좋아하는 캐릭터죠.
뭐, 나중에 많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마무리는 란스가 라기시스에게 속아 반지를 빼앗기고,
모두 힘을 합쳐 부활한 라기시스를 쓰러뜨린다는 내용입니다.



이 게임 역시 리메이크가 존재합니다.
앨리스소프트는 <앨리스의 관>시리즈라는 단편 모음 & 팬 서비스 계열의 게임을 자주 냈는데,
그 시리즈 중 하나인 <앨리스2010>에 이 리메이크가 포함되어 있죠.

변화한 점이 많은 1편, 3편 리메이크에 비해
원작에 충실한 리메이크라 아쉽고,
시스템도 원작을 너무 따라가서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다만, PC-98시절의 게임보다는 그래픽이 훨씬 낫고 
'카이'라는 리뉴얼 패치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리메이크입니다.



총평하자면, 아는만큼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란스 시리즈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1편, 2편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굳이 플레이 안 해도 이후 시리즈를 플레이하는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이죠.
저같은 경우도 <귀축왕 란스>와 <란스6>이 
시리즈 중 가장 먼저 플레이한 게임입니다.

2편은 단일 게임으로서는 크게 훌륭한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캐릭터에 강점이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이후 작품을 플레이하고 나서 2편을 플레이하면
오히려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마리아와 시즈카의 첫 등장이 어땠는지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2022년 10월 23일 일요일

리뷰 : Rance ~빛을 찾아서~(1989/7/15,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앨리스소프트의 핵심 프랜차이즈이자
에로게 역사상 가장 유서깊은 란스 시리즈의 첫 작품
<Rance ~빛을 찾아서~>입니다.

정식 넘버링만 무려 10편에 명작 외전까지 있는 이 시리즈는
유구한 역사의 앨리스소프트의 게임 중에서도 핵심에 속하는 게임입니다.
란스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하는 건,
앨리스소프트 역사의 개요를 살펴 보는 것과 마찬가지죠. 

시리즈 중에서 좋아하는 게임도 많았고, 약간 의아했던 게임도 더러 있었지만
일단은 란스 시리즈 모든 게임을 리뷰할 계획이고,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아직 어느 정도 걸릴지 계산이 안 되는 정도에요.



그런 최고의 시리즈의 1편은
사실 별로 좋은 평가를 내릴 게임은 아닙니다.
89년도 게임이라는 건 감안해야겠지만
전반적으로 어중간했죠.



게임 디자인부터가 엉성했어요.
RPG와 어드벤처를 접목시킨 방법이었는데
어드벤처는 불편하긴 했지만 시대를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RPG 요소는 불필요한 수준이었어요. 별로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마을 이동에서도 애매하게 RPG를 적용하는 바람에
이동이 불편하기만 하고 얻은 이득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후 시리즈를 감안하고 생각한다면 RPG요소가 전혀 의미없지는 않았지만,
이 게임 하나만 놓고 본다면 매우 별로였습니다.



스토리는 란스라는 전사가
행방불명된 소녀 히카리를 찾는 의뢰를 수행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사건이라고 생각했으나,
왕가의 높으신 분들까지 엮이며 점점 스케일이 커지게 되는 스토리죠.

이 게임의 발매시기를 생각한다면,
스토리는 특출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무난한 정도의 스토리입니다.



여러 모로 당시에 평범한 정도였던 이 게임을
지금 플레이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후속작과의 연결성을 보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스토리적으로 1편은 대단한 세계관 등을 소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주로 캐릭터가 되겠죠.
이후 시리즈를 알고 있다면 반가운 얼굴들 말입니다.



이 닌자 캐릭터를 보세요.
1편에서 이름조차 밝혀지지 않는 조연 중의 조연입니다.
하지만 왠지 그 이름을 알 것 같고, 앞으로 자주 볼 것 같고
굉장히 불행한 일을 많이 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들죠.
이 캐릭터는 옛날에 이런 식으로 등장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다만, 캐릭터 측면에서 봐도 1편은 플레이하기 아쉬운 작품입니다.
이후 등장하는 중요 캐릭터들의 등장이 너무 적어요.
심지어 실 플라인조차 비중이 아쉽습니다.

1편에서 유일하게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캐릭터라면 주인공인 란스입니다.
특히, 란스는 에로게 주인공 중에서도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의 막나가는 행적을 볼 가치는 있습니다.
비록, 1편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후속작에서 등장을 거의 안 하는 캐릭터들이지만 말이죠.

란스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은 비중이 너무 적어서
봐도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이 캐릭터만 빼고 말이죠.
보는 순간 육성으로 '헉'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미키라는 이름의 캐릭터인데
1편에서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모니터 밖에 있는 제가 굳이 긴장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이 캐릭터만 보면 살이 떨립니다.

어쨌든 1편에서는 비중이 적으니 다음을 기약하도록 하죠.



뭐, 대충 이 정도의 게임입니다.
스토리나 캐릭터 면에서 관심이 끌리는 부분은 적고
그래픽과 시스템은 너무 구식이죠.

지금 시점에서 굳이 플레이할 필요가 없는 게임임에 틀림없습니다.



무엇보다 리메이크가 2013년도에 발매되었습니다.
그래픽도 좋고 시스템도 쾌적하죠.
1980년대의 게임을 할 필요가 없어요.



발매 당시에는 리메이크의 전투 시스템이 좀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뭐가 재밌는지도 잘 알 수 없었고,
무엇보다 함정이 너무 많아서 짜증났죠.

앨리스소프트는 정통 RPG도 잘 만들지만
캐주얼한 전투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연구하던 회사였는데
이 게임에 적용된 방식도 굉장히 단순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마음에 드는 시스템은 아닙니다만,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니 적당적당히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리메이크에서 칭찬해야할 부분은 캐릭터의 재정립입니다.
이후 시리즈에서 비중있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특징만 살린 것이 아니라
그 외 조연들의 캐릭터도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성격이 변한 캐릭터도 있고, 외관이 변한 캐릭터도 있고,
아예 해당 역할의 캐릭터를 다른 캐릭터로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잘 정립된 캐릭터들을 3편 리메이크에서 다시 써먹기도 했죠.



리메이크에서 가장 잘 활용했던 캐릭터는 이 캐릭터입니다.
메나드라는 캐릭터로 첫 등장은 <귀축왕 란스>였죠.



원작에도 문지기 캐릭터는 있었습니다.
이 캐릭터가 <귀축왕 란스> 메나드의 모델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이 캐릭터와 메나드는 명백히 다른 사람입니다.
<귀축왕 란스>에서 란스와 메나드가 초면이라는 장면이 틀림없이 있으니까요.

메나드가 그렇게까지 인기 캐릭터도 아니었고
란스 시리즈가 워낙에 등장인물이 많은 게임이다 보니,
<귀축왕 란스> 이후 발매된 란스 시리즈에서는
메나드가 등장할 여지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1편 리메이크부터 등장시키기로 한 거죠.



<귀축왕 란스>의 메나드는 쓰레기같은 남자에게 반해서 
지나치게 호구인 캐릭터였습니다.
란스가 그 쓰레기같은 남자를 처벌하고 메나드를 구해주는 스토리였죠.
짧은 스토리였지만 그 이후 메나드가 충격을 극복하는 인상 깊은 장면도 있었죠.

다만, 그 스토리를 1편 리메이크에 담을 방법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리메이크에서는 그런 사정은 전혀 등장하지 않았고,
쓰레기같은 남자에게 반해서 지나치게 호구라는 설정만 유지되었는데
바로, 란스에게 호구가 되었죠.
1편 리메이크의 메나드 스토리는 전에 비해 좋지 않았지만 
캐릭터는 더 매력적이 된 것 같아요

이렇게 비중을 주기 애매한 캐릭터들을
리메이크에서 살려준 아이디어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아쉽게도 메나드 이외에는 이렇게 잘 된 케이스가 거의 없었죠.



이 게임의 최종보스 위치에 있는 캐릭터 위치에 있는
리아 파라파라 리자스입니다.
1편에서 란스에게 참교육을 당하고
란스에게 반해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계속 등장하는 캐릭터죠.

나름 중요한 포지션에 있는 캐릭터이니만큼
1편에서의 지나치게 흉악했던 만행이
리메이크에서는 약간 미화가 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그런 건 없었습니다.
이후, 시리즈와의 연결성을 중시하려고 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리메이크는 절대적인 기준에서 봤을 때 엄청난 명작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원작을 굳이 찾을 필요를 못 느끼게 하는 완벽한 상위호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란스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해 보고 싶다는 분들은
리메이크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네요.



총평하자면, 게임 수준이야 어쨌든 시리즈의 처음을 쏘아 올린 게임으로서
이 게임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후 시리즈 감상을 위해 필요한 내용이 많이 들어있지는 않습니다.
원작은 물론 리메이크도 꼭 플레이할 필요가 있는 수준은 아니고
이후와 연결되는 스토리는 단 몇 문장으로도 정리 가능하죠.

리메이크는 추천하나,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없다면 필수적으로 해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네요.

2022년 10월 16일 일요일

리뷰 : 츠마미구이3(2016/1/19,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릴 적에 유부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2010년쯤에야 비로소 유부녀물에 점점 끌리기 시작했죠.
이전에 리뷰한 <츠마미구이> 1편과 2편과 <츠마시보리>의
발매 날짜는 2010년 이전이었기 때문에,
그 게임들을 이번에 플레이할 때는 새로운 발견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 발매된 이 게임에는 그다지 큰 기대를 할 수가 없었죠.
이 게임의 장단점이 제대로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제가 이미 유부녀 취향이 넘쳐 흐르던 2016년에 
플레이했던 유부녀물이 머릿 속에 제대로 남아있지 않는다는 사실,
이것만으로도 이 게임의 수준을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사실 기억이 너무 나지 않아서 플레이를 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의심도 해 봤지만,
플레이 기록이 엄연히 남아 있었습니다.
실망감조차 남지 않았던 이 게임은
과연 어떤 게임일지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처음 나오는 선택지는
NTR 요소를 뺄 것인가, 넣을 것인가입니다.
NTR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이라도 
굳이 여기서 NTR요소를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게임에서 NTR을 막는 건 정말 쉽거든요.

저는 당연히 NTR이 있는 길로 향해 갑니다.



주인공은 회사 휴가로 한 달 간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 청년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고향에서 여러 남자들을 만나는데
선입견 탓인지 다들 NTR 잘하게 생긴 인상으로 보입니다.



주인공의 형과 형수님입니다.
주인공은 예전부터 형수님 미유리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미유리도 주인공을 좋아했고, 남편과 셋이서 같이 사는 삶을 꿈꿔왔죠.
주인공이 고향을 떠났을 때는 굉장히 아쉬워했습니다.



주인공과 비슷한 시기에 형의 집에 얹혀 살게 된 회사원 타케오입니다.
NTR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금태양이죠.
타케오는 실제로 여자 관계가 문란한 스타일입니다.
그런 타케오가 미유리에게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굉장히 불안해 합니다.
정작 남편인 주인공 형은 별 생각이 없죠.



미유리와 함께 메인 히로인인 사요코입니다.
주인공을 예전부터 돌봐 주던 누님으로, 현재 미망인입니다.
미유리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에 대한 초반 애정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스테이터스를 보면 지금 누구를 가장 사랑하는지가 나옵니다.
처음엔 미유리, 사요코 모두 남편을 가장 사랑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진짜 남편을 가장 좋아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주인공에게 깊은 애정을 보여주죠.

저 항목이 남편에서 주인공으로 바뀔 수도 있고,
아니면 또다른 인물로도 바뀔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항목인데,
바뀌는 타이밍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진도가 꽤 나간 편이라고 생각되는 시점에도 
여전히 '남편'이라고 적혀 있는 경우가 있어요.
마치 스스로에게 하는 변명같이 느껴집니다.

지금 여성 캐릭터의 진정한 마음이 누구에게 있는가는
플레이어의 해석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보는데,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게임 플레이는 장소 이동형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됩니다.
장소 이동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게임치고는 플레이가 단조로웠고
<츠마시보리>에 비해 실망스러웠다는 의견이 많았죠.

여성 캐릭터가 있는 장소로 이동하는 형태일 뿐이라면
비주얼 노벨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스타일입니다.
시뮬레이션 게임을 표방한다면
거기서 좀 더 신경써야 할 요소가 있어야죠.



이 게임의 특이한 요소라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여성 캐릭터가 있는 장소에 웬 코난 범인 같이 생긴 놈이 훔쳐보고 있죠.
NTR을 막기 위해서는 저 장소를 방문해서 저 녀석을 막아야 합니다.
다른 장소를 방문하면 그대로 NTR 이벤트가 진행되죠.

<츠마시보리>와 마찬가지로 
공격도 하고 방어도 하는 NTR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복잡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츠마시보리>에 비해
아쉬웠다는 평가가 많았죠.



요염한 유부녀 디자인은 꽤 잘 뽑혔고,
스토리도 나름 신경쓴 편입니다.
안타깝게도 <츠마시보리>에 비해 막장 드라마적 재미는 많이 부족했습니다만
개개의 스토리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 게임에서 시스템 못지 않게 호불호가 갈렸던 부분은
바로 메인 히로인인 미유리의 캐릭터입니다.

딱히 유부녀물에 높은 정조관념을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
플레이하면서도 뭔가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클리어한 후 다른 분들의 감상을 봤는데,
아니나다를까 미유리 욕이 굉장히 많더군요.



미유리는 이미 남편이 있지만
처음부터 주인공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흘렀고,
주인공과 H관계를 맺는 것에도 큰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선을 넘는 과정 역시 매끄럽지 않았지만
유부녀물은 필연적으로 그런 편의주의적 전개가 있을 수밖에 없죠.

다만, H씬 중에는 남편을 조롱하는 듯한 장면도 있었고,
결말도 이전작들에 비해 깔끔하지 못했습니다.
주인공과 함께 가는 스토리만으로도
미유리의 캐릭터는 많이 아쉬웠죠.



타케오의 NTR 스토리 자체는 꽤 훌륭했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남편 및 주인공에 대한 애정을 생각하며 타케오를 거절하던,
미유리가 점점 욕망으로 빠져는 스토리가 좋았죠.

초반에 타케오가 찝쩍거림에도 불구하고,
미유리는 타케오를 내쫓지 않고 자애로서 타케오를 갱생하려고 합니다.
그런 미유리를 보던 타케오도 점점 미유리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는데
이 부분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기억에 남지 않는 게임이었지만
타케오의 스토리를 놓친 건 제 실수였다는 걸 인정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다만 이 평가는 게임 전반과 연계하지 않고 
타케오 스토리만 따로 놓았을 때의 평가입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구성은 좀 이상했는데
타케오 스토리에서는 타케오-미유리-남편의 관계만이 부각됩니다.
주인공은 애매한 아싸 포지션이 되어 버렸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타케오도 다른 남자에게 미유리를 NTR을 당하는 전개가 있습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스토리가 아닐 수 없죠.

NTR이 너무 많아지면서
미유리의 캐릭터가 너무 가벼워졌어요.
엄연히 사랑하는 남편도 있었고, 주인공에 대한 애정도 있었으며,
타케오에 대해서도 끌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계속 NTR당하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죠.

게다가 역대 등장 캐릭터들 중에 가장 변명의 여지가 적었습니다.
사요코도 NTR 전개가 많았지만,
사요코는 그래도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었잖아요.


이 게임은 너무 많은 인간관계를 만들었습니다.
스토리만큼이나 미유리 캐릭터도 난잡해졌죠.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으면 
시뮬레이션 요소를 잘 살려서 각 스토리를 잘 배분했어야 했는데
그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했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NTR 스토리는 타케오의 스토리 밖에 없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었는지 스핀오프 네토라레편을 만들 때 투표를 했는데,
1위가 타케오와 서브 여캐1, 2위가 타케오와 서브 여캐2였다고 합니다.
역시 NTR은 금태양에게 맡겨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총평하자면, 채점기준에 <츠마시보리>를 놓고 감점법으로 채점한다면
낮은 점수를 받을 게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햇수로 치면 10년의 차이가 있는 게임인데
그간의 노하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유부녀물 에로게 전반을 기준에 놓고 살펴 보면,
평균 이상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쪽 분야가 정말로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이
판에 박힌 양산형 게임이 워낙 많아요.

그런 게임들에 비해 츠마미구이3는 고유의 매력이 확실히 있습니다.
기대를 좀만 낮추고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즐길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10월 10일 월요일

리뷰 : 츠마시보리(2006/8/4,앨리스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츠마시보리>입니다.
<츠마미구이> 1편, 2편의 세계관과 약간 연결되는 부분도 있으며,
예약 특전 디스크를 설치하면
<츠마미구이>의 인기 캐릭터 카나에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유부녀 노선 자체는 <츠마미구이>와 비슷합니다만
<츠마미구이> 1편, 2편과 다르게
이 게임은 저가형이 아닌 풀프라이스 게임이었으며
그만큼 앨리스소프트에서도 진심이었다고 생각되는 볼륨이었습니다.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대학 선배에게 얹혀 살던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폭주한 대학 선배에 의해 자취방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모아둔 돈도 없고, 어디 갈 곳도 없는 주인공에게
갑자기 사쿠라라는 여성이 등장해서 어떤 집을 안내합니다.



새로 살게 된 보금자리는
평소 주인공과 사이가 좋지 않던 아버지가 마련해 준 맞선 장소입니다.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 친구의 딸과 맞선을 보기로 결정된 거죠.
그냥 잠깐하는 맞선도 아니고,
같이 한 번 살아 보고 결정하는 맞선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눈 앞에 있는 사쿠라는 맞선 상대도 아닙니다.
맞선 상대의 언니죠. 사쿠라는 이미 유부녀입니다.
주인공이 동생의 맞선 상대로서 적합한지
사쿠라가 먼저 같이 살아 보고 동생을 부를지 말지 결정한다고 합니다.


지적해야 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만
이런 장르가 늘 그렇듯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건 주인공 뿐입니다.
온화한 성격의 사쿠라가 당연한 일인 것처럼 우기니 방법이 없습니다.
딱히 주인공도 갈 곳이 없다 보니 일단 같이 살기로 합니다.
맞선이야 나중에 거절하면 되는 거죠.



결국, 이 게임의 핵심은 사쿠라입니다.
사쿠라와의 첫 대면에서 사쿠라가 마음에 안 든다 생각되면
바로 이 게임을 끄셔도 됩니다.
하지만, 유부녀물을 하고 싶어서 이 게임을 설치하신 분들이라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되네요.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나중에 나오는 사실이지만, 사쿠라의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쿠라는 미망인이니,
유부녀 기준에 엄격하신 분들께는 안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일주일 후, 사쿠라에게서 합격 판정이 나오면
사쿠라의 동생 마도카가 이사를 옵니다.
초반부에는 여러 모로 주인공과 상성이 맞지 않는 캐릭터인데
첫 만남 이벤트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터지기도 했고,
마도카가 아직도 예전 남자친구에 미련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주인공을 경멸하는 마도카와
필요 이상으로 사과만 하는 상호구인 주인공과
주인공의 인간관계를 망치려고 작정한 게 아닌가 생각되는 대학선배의 활약으로
초반에는 복장 터지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사쿠라를 보면서 꾹 참고 버팁시다.



그 외에도 공략 가능한 여성이 넷, 예약특전이 있다면 카나에 추가인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요염한 누님들이 많이 나오는 이 게임에 꼬맹이가 굳이 필요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안 그래도 할 일이 많은 게임인데
사이드 캐릭터 둘 정도는 구조조정을 했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소꿉친구 누님이자 카페를 경영하는 히메카의 캐릭터는 괜찮았습니다.
처음부터 주인공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고,
사쿠라가 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비판하기도 합니다.
사쿠라 뺨을 때리는 장면도 있습니다.
단조로울 수 있는 스토리에 막장 드라마 요소를 추가해 주는 귀중한 존재죠.



게임은 기본적으로 장소 이동형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됩니다.
메인은 사쿠라와 마도카이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가 가장 많겠지만
다양한 상황을 보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하죠.

복잡한 매커니즘의 시뮬레이션 게임이기 때문에
스토리의 흐름은 자연스럽지 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방금 목욕탕을 갔다 왔는데,
집에 와서 또 목욕하는 전개같은 것이 생길 수도 있죠.

다만, 스케쥴만 잘 관리하면 얼마든지 동시공략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런 게임의 매력입니다.
엔딩은 자매 엔딩 이외에 개별엔딩이고 하렘 엔딩은 없습니다만
플레이어의 기량에 따라 전원을 임신시킬 수 있는 자유도가 있는 게임입니다.



각 여성 캐릭터에는 스테이터스 항목이 있어서
다양한 수치를 잘 관리해 주어야 합니다.
사쿠라와 마도카에게는 질투심이라는 수치도 있어서
질투심을 잘 관리해주지 않으면 애정도와 기분이 떨어집니다.

사쿠라는 온화하고 포용력 있는 성격인 것에 비해
질투심이 굉장히 강한 편입니다.
주인공과 서로 하하호호 웃다가도 
갑자기 목소리가 싸늘해지는 장면이 있는데
플레이하는 저까지 오싹해질 때가 있습니다.



사쿠라가 질투하든 말든 다른 캐릭터를 공략하겠다면 
플레이어가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는데
이 게임은 네토라레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옆집 유부녀에 집중하면
그 남편과 자식이 사쿠라를 노리고 들어오는 방식이죠.
인생사 남의 아내를 탐하는 자, 자신의 아내도 빼앗길 각오를 해야하는 법 아니겠습니까?

사쿠라에 충분히 관심을 쏟아 주면 막을 수 있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네토라레 이벤트를 일으키는 게 더 힘들다는 분들도 계실 정도죠.

어차피 사쿠라는 형식적으로 맞선 상대의 언니일 뿐인데,
사쿠라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개인의 자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맞선 상대이자 연인이 되는 마도카의 네토라레가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아마 볼륨 상의 문제로 빠진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네토라레를 막기는 어렵지 않지만,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의 난이도는 꽤 있는 편입니다.
플레이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먼저 지쳐 버리는 플레이어도 있을 정도죠.

더 큰 문제는 어느 정도 플레이가 궤도에 오르면,
스토리나 H씬을 감상하기 위한 플레이가 아니라
단순히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 반복하는 작업이 되어 버린다는 점입니다.

시뮬레이션 에로게의 피할 수 없는 한계점입니다.
H를 할 때마다 새로운 장면을 만든다면 장면이 엄청나게 많아질 텐데
일개 에로게 회사가 그것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다만, 게임 내의 기간이 너무 길었는데
이 부분을 좀 줄이거나 간소화했어야 한다는 생각은 듭니다.



총평하자면, <츠마미구이> 1편, 2편의 재평가는 실패했지만
이 게임만큼은 재평가를 해야겠습니다.
제 기억보다 훨씬 더 좋은 게임이었네요.

순애 유부녀물 베이스에 네토라레의 스토리가 약한 점 등,
제 취향에 딱 맞는 에로게는 아니었으나
스토리도 적당히 괜찮았고 캐릭터가 너무 훌륭했습니다.
자매 캐릭터의 성우는 굉장히 좋아하는 성우들이었고
맡은 배역에도 굉장히 어울렸습니다.

플레이가 다소 피로할 수는 있지만 인터페이스가 나쁜 건 아닙니다.
불합리한 불편함은 없기 때문에
성욕과 근성만 있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취향만 맞다면 지금 플레이해도 손색없는 훌륭한 유부녀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