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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7일 일요일

리뷰 : 맑은 뒤 가슴설렘(1995/11/10,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칵테일소프트가 잘 나가던 90년대 중반,
전성기의 중심에 있었던 게임 중 하나인 <맑은 뒤 가슴설렘>입니다.
90년대 스타일의 러브코미디에 치중한 게임으로
분량에 비해 에로는 적은 편입니다.



단순한 명령 선택식 게임으로 보이지만
옛날 게임답지 않게 플레이어의 편의를 위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다 읽은 명령은 알아서 선택 창에서 사라지는 방식이죠.

일반적인 명령 선택식 게임이라면
똑같은 명령을 한없이 반복해서 입력할 수 있습니다.
최근 게임 혹은 리메이크 작품이라면,
이미 확인한 명령은 폰트 색을 다른 색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플레이어의 귀찮음을 덜어주죠.

하지만, 90년대의 옛날 게임은 그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한 번 헤메기 시작하면 존재하는 모든 명령을 전부 눌러 보고
이미 본 대사를 몇번이고 다시 봐야 했죠.

이 게임은 그런 불쾌한 경험을 줄이기 위해서
중복되는 명령은 알아서 선택창에서 지워버린 겁니다.
글로 설명하면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실제 플레이하면 굉장히 편리한 기능입니다.

과연 칵테일소프트가 잘 나가던 시기답습니다. 
여유가 있다 보니, 웬일로 시스템에 대한 고민까지 합니다.



주인공은 학교의 학생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소꿉친구이자 부회장인 치히로와 함께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죠.



주인공은 90년대 스타일의 촐싹 계열 캐릭터입니다.
게임에서 자주 나오는 패턴은
주인공이 만나는 여성마다 성희롱을 하고 다니고,
치히로 및 몇몇 여성들에게 쳐맞는 결말이죠.

아쉽게도 주인공의 특성은 최근의 정서와 잘 맞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게다가, 이 개그 패턴이 너무 자주 나와서 플레이어를 질리게 할 정도죠.
이 패턴이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는 다음 리뷰에서 검증하겠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전학생인 정통파 미소녀 츠키미입니다.
주인공의 성희롱에 순간적으로 당황할 때도 있지만
모든 것을 포용하는 착한 성격이죠.

만난지 얼마 안 된 주인공과 결혼할 사이라고 주장하며,
심지어 주인공을 '주인님'이라고 부릅니다.



츠키미도 트렌드에 맞지 않았던 건지,
제가 워낙 이런 캐릭터의 배신에 치여 왔던 탓인지
츠키미의 행동이 좀 어색해 보입니다.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왠지 계속 숨겨진 본성이 있을 것만 같고
속으로 주인공을 욕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 반전 없는 정통파 미소녀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에요.



주인공의 동급생인 신문부원 히로코입니다.
치히로 다음으로 주인공에 대한 폭력 빈도가 높은 캐릭터입니다.
대부분 주인공의 자업자득이고,
히로코는 주인공의 성희롱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캐릭터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정당방위로 볼 수 있습니다.



치히로의 언니이자 학교 선생인 치아키입니다.
교무실에서 뭔가를 계속 먹고 있습니다.



대충 이런 캐릭터들과 함께하는 러브 코미디물입니다.
후반부의 스토리는 약간 심각해지고 판타지 요소가 가미되는데
이 게임 특유의 분위기를 훼손시킬 정도는 아닙니다.



총평하자면, 적당히 괜찮은 러브코미디물입니다.
장점은 많지만 독특한 점이 안 보여서
딱히 할 말이 많지는 않네요.

다만, 지금 플레이하기에는 상당히 망설여지는 게임인데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 이후로 많이 범람했다는 사실은 둘째치고,
요즘 트렌드하고 너무 안 맞는 캐릭터와 스토리,개그 때문입니다.

이런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따로 그 시대의 스타일에 적응할 필요가 있죠.
제가 90년대 게임을 리뷰하는 중에 플레이했다면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게임입니다.

2022년 3월 20일 일요일

리뷰 : 맑은 뒤 대소동(1989/10/15,칵테일소프트)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맑은 뒤 대소동>은 칵테일소프트 초창기 작품입니다.
나름 시리즈물로 이 시리즈는 '하레노치' 시리즈라고 불립니다.
다만, 맑은 뒤 대소동은 이후 게임들과 스토리상의 연결점이 전혀 없습니다.
플롯이 약간 비슷한 정도죠.



1990년대의 F&C는 엘프, 앨리스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당대 최고의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저도 이 회사의 게임들을 소개하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었죠.

다만, 대부분의 게임들에 그렇게 좋은 평가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당시에는 좋은 게임이었으나 지금 플레이할 가치는 없다'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로 보일 수 있었죠.
이에 대해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누가 에로게를 만들 때, 30년 후에 평가를 염두에 두고 만들겠습니까.
당시 좋았던 게임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이죠.

이번에 신청을 받아 하레노치 시리즈를 리뷰하게 되었고,
또한 옛날에 리뷰하지 못했던 F&C 나머지 게임들을 먼 훗날 리뷰할 계획도 있는데
2000년 이전 게임들에 대해서는 전보다 호의적인 태도로 리뷰를 쓰려고 합니다.
플레이하다 보면 또 답답하고 열 받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목표는 그렇습니다.



맑은 뒤 대소동은 명령 선택식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이후 시리즈와 달리 시스템적으로 딱히 특이한 점은 없습니다.



스토리는 학생회장인 주인공이 오컬트부 부장인 요코와
교내에 출몰하는 유령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하는 내용입니다.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누구의 증언을 듣고,
그 증언을 바탕으로 또다른 누군가를 찾아 증언을 듣는 방식이죠.
다양한 캐릭터들은 귀여운 편이지만 H 이벤트가 많지는 않은 게임입니다.



탐문 끝에 학교에 출몰하던 속옷 도둑을 잡는데 성공합니다.
다만, 심문 끝에 속옷 도둑은 학교의 유령소동과는
전혀 관계없는 별개의 사건이라는 진실이 밝혀 집니다.



사실 유령 소동의 진범은 진짜 유령이었습니다.
속옷 도둑까지만 해도 가벼운 사건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굉장히 스케일이 큰 사건이었던 거죠.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주인공에게 증언을 해줬던 
유령 목격자들이 전원 유령에게 납치당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는 H씬이 좀 있죠.
주인공의 활약으로 여학생들을 구해낸다는 결말입니다.



총평하자면, 캐릭터 게임으로서도 괜찮았고
수사물로서도 꽤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탐문을 하고, 범인을 잡고,
하지만 사실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고,
점점 더 심각한 흐름으로 가는 구성 자체가 돋보였습니다.

문제는 80년대 게임을 언제나 발목잡는 분량입니다.
괜찮은 캐릭터를 뽑아냈지만 그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이벤트가 적었고,
사건 역시 좀 더 멋진 묘사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가능성만을 비춘 채로 짧게 끝나야 했습니다.

유명세는 덜 하지만 후속작에 꿀리지 않는 좋은 게임입니다.
<NIKE>가 나오기 전까지 칵테일소프트 초반 게임 중 가장 좋은 게임이었네요.

2022년 3월 13일 일요일

리뷰 :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3(2006/3/31,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시리즈 3편,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3> 리뷰입니다.

발매연도인 2006년쯤에는 
게임 하나 내고 팬디스크를 징하게 우려먹는 회사들이 종종 있었는데
제가 리뷰를 써 보니 그 회사들의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편해요.
왜 이 시리즈 4편은 없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을 정도로
리뷰 쓰는 게 편합니다.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3는
그 시절 팬디스크 중에서도 꽤 공을 많이 들인 팬디스크에 속합니다.
다만, 이 시기 엘프 사는 암흑기였기 때문에
올스타라고 모아놨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은 게임들만 모일 수 밖에 없었죠.


 

제가 반농담으로 주장했던 이론으로
엘프 사는 에로게보다 마작 게임에 더 진심이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당시 엘프 사는 유행했던 학원 배경의 에로게를 최대한 줄이고 다양한 장르를 도전했었는데
그 이유가 좋은 에로게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작 게임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맵 화면에서 저 앞에 군함이 있고, 그 앞에는 다이쇼 시대의 건물이 있으며,
또 아래에는 서양식 저택이 있고, 반대쪽에는 판타지의 왕궁이 있다면
다양한 테마파크 분위기가 나서 그림이 예쁘잖아요.
그래서 애초에 제작할 에로게를 선정할 때,
마작 게임에 멋진 건물을 만들 수 있는 소재인가를 고려했다는 이론인 거죠.


말도 안 되는 이론이기도 하고 확증은 없지만, 
근거가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3편에 등장한 게임 목록을 보세요.

<라임색 류기담X> : <라임색 전기담>의 후속작
<하급생2> : <하급생>의 후속작
<신 미카구라 소녀탐정단> : <미카구라 소녀탐정단> 시리즈의 후속작 
<카와라자키가 일족2> : <카와라자키가 일족>의 후속작
<내일의 유키노죠> 시리즈
<드래곤나이트4> 리메이크

선정된 게임의 100퍼센트가 후속작이거나 리메이크입니다.
그렇다 보니 처음부터 무슨 계획을 가지고 만들어진 게임들이 아닐까 하는 거죠.



마작 게임으로서 새로운 점은 '신사'의 존재입니다.
신사에서는 길흉을 점칠 수 있는데,
이 점괘가 다음 마작 플레이에 영향을 줘서
'길'이 나오면 확실히 패가 다른 때에 비해 잘 나오는 것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여전히 상대방들은 사기를 치지만
플레이어 측도 운에 따라 비슷한 사기를 칠 수 있는 시스템이죠.
'대길'이 나왔다면 큰 거 한 방 노려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라임색 작기담>에 나왔던 초심자 네비게이터 시스템도 도입되었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시키는 대로 안 하면 그냥 꺼져 버리던 <라임색 작기담> 때와 달리
이 게임에서는 약간 다르게 해도 버릴 패를 다시 계산해 줍니다.

그래서 이 네비게이터는 쓰레기입니다. 도움이 전혀 안 돼요.
전혀 이해가 안 되는 짓을 할 때가 상당히 많습니다.



마작 외의 부분에서의 변경점은
전작처럼 단순히 옷을 벗기면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옷을 다시 입힐 수도 있죠.

H씬은 캐릭터당 총 세 개가 있는데
옷을 전부 벗었을 때, 다시 모두 입었을 때,
그리고 코스프레 옷을 구해서 하는 코스프레 H씬이 있죠.
모든 CG를 모으기 위해서는 전작의 3배 정도의 마작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등장 게임들과 캐릭터들을 살펴 봅시다.
먼저, 제가 혹평했던 <라임색 류기담X>입니다.
이 게임이 선정됨과 동시에 올스타의 권위는 무너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등장 캐릭터는 츠무기, 카스리, 쿠키입니다.
지나치게 억지스러운 설정이 많아 
거슬리는 캐릭터들이 참 많았던 게임이지만
다행히도 덜 거슬리는 캐릭터들로 선정되었습니다.
캐릭터 선정만큼은 칭찬해 주고 싶네요.



그 다음 게임은 저는 사랑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서 혹평을 받은 <하급생2>입니다.

캐릭터는 나나세, 유리, 타마키가 선정되었는데
다른 의견이 있을 수가 없는 대표 캐릭터 셋이라고 봅니다.



게임도 좋아하고 캐릭터도 좋아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분 좋게 플레이할 수 있는 마작 장소였습니다.



<신 미카구라 소녀탐정단>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게임은 엘프 사의 오리지날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관점에 따라서는 더더욱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멀쩡한 전연령 게임을 에로게로 만든 것만으로도 모자라
이젠 그 캐릭터들이 탈의 마작 게임에까지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캐릭터는 토모에, 시게노, 치즈루인데 이건 논란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레귤러 캐릭터가 단 세 명 뿐인 게임이니까요.



<카와라자키가 일족2>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게임이기는 한데,
밋밋한 캐릭터들이 많은 게임이었기 때문에
이런 팬디스크에는 사실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게임이죠.

등장 캐릭터는 안나, 마키, 미카입니다.
미카는 과하게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였습니다.
제가 마작에 이겨서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뿐인데도 무서울 정도였죠.

안나와 마키는 평범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마키보다 나츠코가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내일의 유키노죠> 시리즈입니다.
적당히 좋아하는 게임인데 달리 할 말은 없네요.

등장 캐릭터는 세리나, 쇼코, 아키라인데
역시 다른 의견이 나올 수가 없는 시리즈를 대표하는 셋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쇼코가 본편에서보다 더 마음에 드네요.



<드래곤나이트4>입니다.
위에서 리메이크라고 적었지만 
사실 리메이크판의 발매는 2007년도로
탈의작 3편보다 더 나중의 일입니다.
하지만, 리메이크의 준비는 90년대부터 이미 시도되고 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드래곤나이트4>는 선정 게임중 유일하게 
올스타의 이름에 걸맞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지도로 보나, 평가로 보나 매우 훌륭한 게임이었죠.

등장 캐릭터는 나타샤, 마리안, 마를레네입니다.
나타샤와 마를레네는 의심할 여지없는 투 톱이지만
마리안의 선정은 아쉽습니다.
동료였던 캐릭터들을 제치고 1회성 조연이 선정된 거니까요.

물론 마리안이 조연치고는 강렬했고, 콘솔 버전에 따라 동행했던 경우도 있었지만,
루시폰 토벌을 위해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들이 한 두명이 아닌데
너무한 처사네요.



마지막으로 모든 캐릭터들의 옷을 벗기면 나오는 스페셜 코너입니다.
<워즈워스>의 샤론, <취작>의 타카베 에리, <하급생>의 유키 미즈호가 등장했죠.
에리와 미즈호는 무려 올스타 3회 선정에 빛나는 대기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엘프 사가 인정한 올스타라는 거죠.



제 최애캐인 에리가 이번에도 등장해서 좋긴 한데,
정작 에리는 까칠한 모습을 많이 보여 줍니다.
세 번이나 옷을 벗었으니 그럴만도 하죠. 
이해합니다. 그리고 까칠한 모습도 좋아합니다.


어쨌든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3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올스타라는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했던 등장 캐릭터들이었습니다.

팬디스크의 인기는 결국 원작의 인기에 달려 있는데,
원작들이 큰 화제가 되었던 게임이 아니었죠.
<신미카구라 소녀탐정단>이나 <하급생2>처럼
안 좋은 쪽으로 화제가 되었던 게임은 있었지만
당연히 이런 화제는 팬디스크에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총평하자면, 엘프 사의 몰락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게임이었습니다.
제목에서 올스타는 그냥 빼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오히려 민망해집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라임색 류기담X>를 제외하고
모두 애정이 있는 게임들입니다.
그래서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3도 대단히 좋아하는 게임이에요.
가끔 생각날 때마다 플레이하곤 합니다.


원작 게임과 캐릭터 문제를 제외하고 보면,
탈의 마작 게임으로서 최고의 게임입니다.

모르는 캐릭터들이 많겠지만 그냥 팬디스크라고 생각 안 하고, 
그냥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했다고 생각하고 플레이하면 돼요.
아니면 모 위키나 젊고 순수한 블로그 같은 걸 보고
대충 예습하고 플레이해도 되고요.

마작을 할 줄 모르는 분들께도 입문용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게임입니다.
적어도 저는 이 시리즈로 마작을 시작했습니다.

2022년 3월 6일 일요일

리뷰 :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2(2001/11/22,elf)

 *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2>입니다.
1년 반만에 만들어진 후속편 치고는 굉장히 많은 개선점이 눈에 띄는 게임입니다.

1편은 시리즈의 기본 규칙만 완성했을 뿐 다른 점에서 많이 미흡했지만
2편은 연출이나 에로 부분을 확연히 발전시켜
시리즈의 틀을 완성시켰다고 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3편도 발전된 점이 있긴 하지만
2편이 만든 틀 안에서의 발전이었죠.



기본적인 룰은 1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보다 순위가 낮은 캐릭터는 그 차이만큼 벗는 룰이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벗는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점입니다.
또한 옷을 하나씩 벗을 때마다 포즈도 변하여 전작의 단조로움을 많이 개선했죠.

마작 이외의 부분에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게임입니다.
글로 설명할 때는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1편과 2편의 차이는 상당히 크죠.



개인적으로 1편은 그렇게 추천하지 않습니다만
2편은 3편과 비교해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추천할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작 입문자가 하기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게임이에요.
게임이 자꾸 사기를 치는 것만 빼면요.



플레이어의 패도 잘 나올 때가 있긴 하지만,
가끔 미쳐 날뛰는 캐릭터가 있는데 그 캐릭터는 절대 막을 수가 없습니다.

위 장면을 보세요.
안 그래도 계속 이겨서 무려 6만 7천점이나 갖고 있는 캐릭터가
더블 리치 + 치또이츠 + 도라4가 떴습니다.

특정 캐릭터가 저렇게 발동이 걸려 버리면
플레이어에게 아무리 좋은 패가 나와도 이길 수가 없죠.



그래서 이 게임을 가장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은
최대한 많은 게임을 돌리는 겁니다.

어떤 사기가 나올지 모르는 한 판, 한 판에 너무 정성을 쏟기 보다
탕야오나 혼일처럼 버릴 패가 명확한 역만 노리고
치퐁깡을 적극 활용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게임을 하는 거죠.

승률이 극적으로 높아지지도 않고,
이겨도 버는 점수는 적기만 한 전략입니다.
하지만, 한 게임, 한 게임을 빨리 끝낼 수 있습니다.

꼴찌만 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벗길 수 있다는 걸 노리는 방법이죠.
꼴찌를 했다면? 빨리 다음 게임 시작하면 되고요.
어차피 플레이어에겐 손해가 없습니다.

이 방법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게임이 재미가 없어진다는 겁니다.
효율만 따진다면 인터넷 어디서 세이브 파일 구하는 게 더 빠르니까요.
제대로 된 마작 게임을 즐기려면 사기를 당하더라도 정정당당히 플레이해야 하죠.



이번에도 올스타로 선정된 게임 및 캐릭터들을 살펴 봅시다.
우선 <동급생>입니다.
게임으로만 보면 불평불만이 나올 수 없는 올스타 그 자체인 게임입니다.
올스타 중의 올스타를 뽑는다고 해도 <동급생>은 뽑혀야 할 게임이죠.

캐릭터는 좀 마음에 안 듭니다.
쿠루미, 미사, 마이가 선정되었는데
미사는 제가 <동급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고,
마이는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게임이 밀어줬던 캐릭터니까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 쿠루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선호도 순위를 매긴다면 쿠루미는 밑에서 세는 게 더 빠를 겁니다.

저는 연상쪽 캐릭터를 더 좋아하는데
학교 배경에 그런 캐릭터들은 어울리지 않았겠죠.
아쉽습니다.



<귀작>은 탈의작2가 나올 때 가장 핫했던 게임 중 하나입니다.
올스타로 선정되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게임이죠.

캐릭터는 마도카, 유리, 나데시코입니다.
근데 탈의 마작 게임에 나오기에 유리나 나데시코는 좀 심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귀작>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은
대부분 개성이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딱히 누가 나왔어야 된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아야노 정도가 나왔으면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마도카는 개성적이었습니다.



<리프레인 블루>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엘프 사 게임 중에서 인지도가 바닥인 게임이고,
일본 기준으로도 올스타에 선정될 만한 게임인지 의문이 듭니다.

캐릭터는 유오리, 미카게, 시즈쿠가 선정되었는데
시즈쿠는 이 게임과 안 맞았다고 생각합니다만
미카게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카와라자키가 일족>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게임이고,
제 블로그에서도 가장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게임 중 하나죠.

캐릭터는 아리스, 미사코, 레이가 선정되었습니다.
해피엔딩이 있는 캐릭터인 카오리가 빠지고 아리스가 들어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오리가 나왔어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있는 게임인
<노노무라병원 사람들>입니다.

캐릭터는 료코, 치사토, 미호가 선정되었죠.
개인적으로는 원장 부인이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게임 분위기와 안 맞았을 가능성도 크죠.

대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캐릭터 선정입니다.
불평할 점이 없네요.



<애자매>입니다.
올스타로 선정된 게임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 리뷰하지 않은 게임이죠.

<애자매> 역시 의심할 여지없는 인기게임입니다만
리메이크는 호불호가 많이 갈렸습니다.
리메이크를 모르시는 분들은 캐릭터들을 보고
'이게 무슨 애자매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캐릭터는 유키에, 토모코, 루미입니다.
저는 비서를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세 모녀가 등장하는 편이 그림이 좋았겠죠.

마작을 하면 그림이 약간 이상해지는데,
캐릭터들이 합심해서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기능같은 건 없기 때문에
세 모녀가 서로를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장면이 나오게 되죠.



게임은 <리프레인 블루>를 제외하면,
이번에도 에로게 역사에 남을 훌륭한 게임들 뿐입니다.

문제는 <노노무라병원 사람들>, <카와라자키가 일족>, <애자매>는
엄밀히 말하면 실키즈 사의 게임이라는 거죠.
물론, 실키즈 사는 엘프 사의 자회사였고,
엘프 사가 리메이크를 하긴 했지만
절반이나 실키즈 게임이라는 건 좀 아쉽습니다.

심지어, <동급생> 빼면 엘프 사가 밀리는 느낌이에요.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2의 유일한 문제점은
엘프 올스타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키즈 올스타 옆자리에 끼어있는 느낌이에요.



6개 장소를 모두 제패하면 등장하는 히든 캐릭터들입니다.
<취작>의 에리, <하급생>의 미즈호, <동급생2>의 유이가 나오죠.
1편 등장 캐릭터 중에서도 최고의 캐릭터만 선정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올스타가 아니겠습니까?



2편도 포인트를 모아서 상점에서 다양한 것들을 구매하는 게 가능합니다.
점원들은 실키즈의 <코이히메> 캐릭터들이죠.



총평하자면, 마작 에로게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의 역작입니다.

여러 면에서 3편보다는 떨어지는 점이 있지만
3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대부분의 게이머들에게 생소한 캐릭터들이죠.
이 게임은 <동급생>이나 <카와라자키가 일족>, <노노무라병원 사람들>등
유명한 게임의 캐릭터들과 마작을 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습니다.

마작 에로게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3편과 함께 안 할 수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되네요.